인스티즈앱 너의 세상으로 09
w.기분이나쁠땐
"민석아 몸은 어때? 좀 괜찮니?"
"네.. 괜찮아요.."
"어...음....그게.....루한..기억나지..? 하긴.. 기억이 안난다면 이상한거겠지.. 그... 루한..말이야...잘지낸데.."
"아.. 그래요? 다행이네.."
"뭐....말..이라도....전해줄까..?"
"괜찮아요. 그리고 고마워요."
"어..그래..쉬어.."
새로운 사람이 왔다. 의사선생님의 말로는 루한의 근처 지인분이신데 루한이 가기전에 이분을 꼭 시켜달라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루한의 지인분이 우릴 도와주시고 계신다.
새로운 사람이 온지는 고작 4일. 내가 응급실에서 나온지는 겨우 6일이 지난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병세는 여전했고, 병실 아이들과는 여전히 어색했다.
잘지낸다라.... 루한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 할 줄 알았는데 빨리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았지만 가슴한켠에 씁쓸히 남아있는 쓸쓸한 마음은 지워내고 싶어도 지울 수가 없었다. 매직블럭을 가져다 준다한들 이 마음을 지워낼순 없을 것 같다.
처음 만났을 때, 처음 만나서 해줬던 이야기, 외출허락을 받으러 간 일, 그리고 산책하면서 있었던 일.......여러가지 일들이 아직 내 머릿속에 복작복작하게 들어차서 날 괴롭히는 데 루한은 잘 지낸다라...
루한이 보고 싶었다.
무려 밤 12시. 오전 0시의 일이였다.
그냥 멍하니 누워있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였다.
잠도 오지 않던 찰나에 떠오른 그 생각은 어느세 다시 루한이 그만뒀다는 그 시점의 베게를 만들수 있도록 해주었다.
루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야되는데. 그래야지 눈감고서 엄마아빠를 만나도 미련이 안생기는데...
루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야되는데. 그래야지 눈감고서 루한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데...
루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야되는데......
생각에 잠겨 감았던 눈을 뜨니 아침이였다.
루한의 지인분이 날 깨우셨고 나는 인사를 하며 오늘 할 일을 억지로 정하기 시작했다.
"저..저기..민석아.."
"네?"
"음..이거 말해줘도..되나..루한이야기인데..."
"아.네..말씀하세요."
"어제 연락왔는데.. 루한이..여자친구가 생겼다더라..사진 보여줄까?"
"아 그래요?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루한정도면 얼마나 이쁜 친구를 사겼을까.. 사진도 보여주세요!"
사진 속 웃고 있는 루한과 그 옆에 예쁘장한 여학생. 잔인했다. 이사진을 보여주는 루한의 지인이나 여자친구를 사귄 루한이나 그런 걸 보면서도 그냥 웃으면서 덤덤한척 감정을 숨기는 나나.
루한이 원망스럽거나 하지는 않다. 루한이 행복하길 비는 게 내 원래 일인데 뭐..
내 자신이 절망스럽지도 않다. 절망은 내가 병에 걸린 뒤부터.. 아니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부터 내 곁에 머물러 나를 괴롭혀왔으니깐.
그냥 복합적인 모든 상황이 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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