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어야 아무래도 전학 수속 밟는 게 나을 거 같다"
주말에 집에서 뒹굴 거리고 있는데 제 귀에 꽂히는 아빠의 중저음에 벌떡 일어났다. 아니 뭔 소리야 이게!!! 이제 고등학교 원서 써야 하는데 졸업 하는데 전학이라니.. 집만 이사 한댔으면서 이럴 줄 알았지 내가 한숨을 푹푹 쉬며 저 멀리 있는 휴대폰을 끌고 와 카톡을 켜서 단대에 들어가는데 한참 먹는 얘기 중인 내 친구들.. 얘들아 나 진지한데 라고 말을 하는데 전부 다 나도 진지해 배가 너무 고파 라는 둥 장난만 치기 바빠서 그저 멍하니 보고 있다가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휴대폰을 다시 내려 두고 가방을 챙겨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나오고 보니 갈 때가 없잖아.. 학원이나 갈까 하는 생각에 버스에 몸을 싣고 학원으로 향했다. 학원으로 올라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하자 쌤이 왠일이야? 오늘 레슨 없잖아 하며 놀라시기에 연습이나 하려구요 하며 자연스럽게 연습실 하나를 잡아 들어갔다. 그제서야 생각난 게 악보를 안 가져왔다. 생라이브로 노래를 부를 생각에 멍하니 피아노 건반만 바라보다가 저를 자책하며 무반주에 노래 연습만 한 시간 하다가 학원을 나오니 해가 지고 있었다. 가슴 밑으로 내려오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전학 가면 한 달 밖에 애들 얼굴 안 볼텐데 어떻게 적응해 하며 슬퍼하던 중 저를 툭툭 치는 손길에 고개를 들어보니 사랑스러운 나의 친구 진리다. 진리야 내가 사랑하는 거 알아? 진리를 보자 반가운 마음에 한참 큰 진리를 올려다 보며 안고 방방 뛰자 무슨 일이냐고 물어오기에 진지한데 너만 일단 알고 있어 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학 간다는 내 얘기를 들은 진리는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가지 말라며 울상을 지었다. 진리야 나도 가기 싫어... 너희랑 떨어지면 나 어떻게 살아.. 가선 어떻게 적응해.. 미치겠네 진짜. 그렇게 진리와 헤어지고 집으로 와 멍하니 앉아 있다가 다음날 학교로 갔다. 부모님 오시고 쌤이랑 얘기하면 쌤이 애들한테 얘기 할텐데 어쩌지 어쩌지 내가 먼저 말할까 하는 사이에 시계는 4시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담임쌤이 올라오셨고 나를 불러 조용히 얘기 하셨다. 아무래도 쌤이 통보 하는 거 보단 본인이 얘기하는 게 더 좋을 거 같으니 쌤은 너 전학 가고 나서 네 사정 말해주고 일단 먼저 애들한테 얘기 해놓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아이들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전학을 오게 되었다. 얼마 멀지 않은 학교라 자주 애들을 볼 수 있었지만 예전처럼 매일 볼 수 없으니 보고싶은 건 사실이였다. 그래도 적응을 아예 못 할 거 같았는데 어느정도 적응도 하고 원래 알고 지내던 애들도 한 두명 있었던지라 편하긴 했다. 그래도 졸업생들 중에는 날 모르는 애들이 많았을 게 분명했다. 그렇게 한달의 생활을 마치고 고등학교 원서를 쓴 뒤, 졸업식을 했다. 졸업식 일화를 하나 말하자면 의자에 앉아 멍때리다가 졸업식이 끝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우왕좌왕 하다가 친구들이 보여 그 쪽으로 뛰어가다 왠 키 큰 사람이랑 부딪혔는데 너무 민망해서 죄송합니다 도 못하고 고개만 꾸벅 숙이고 고개를 들지도 못 한 상태에서 뛰어서 친구들한테 갔던 일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 지원한 고등학교 신입생 소집일이 있었다.
고등학교 로맨스를 쓰려고 하는데 반응 괜찮으면 계속 쓸게요 ㅠ.ㅠ 별 것도 아닌 글로 포인트 잡아 먹어서 죄송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