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어는 오늘 있을 추석 특별 무대에 서기 위해 샵으로 향하기 전에 옷장 앞에 멈춰서 옷을 점검했다. 단가라티에 검정색 a라인 치마와 위에는 청자켓을 걸쳤다. 짧은 단발머리에 앞머리 그리고 귀여운 컨셉으로 데뷔를 했던 징어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키도 조금 작은 편이였고 예쁜 얼굴은 아니였지만 흔히 말하는 덕후들이 끙끙 앓을 만한 주위엔 있을 법한데 없는 귀여운 여고생 정도의 이미지였다. 국민 첫사랑 수지, 국민 여동생 아이유의 뒤를 이을 아이돌이 등장했다며 언론사도 들썩 했다. 징어네 그룹이 데뷔한지는 아직 6개월. 하지만 실력이나 뭐나 주목 받는 신인이였고 직속 후배로는 대세를 달리는 exo가 있었다. 샵으로 향한 징어네 그룹은 먼저 도착 해서 기다리는 엑소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대충 메이크업을 끝내고 머리 세팅도 끝낸 뒤에 거울을 확인했다. 데뷔 후 머리스타일을 확 바꾼 멤버는 징어로 유일했다. 나머지 멤버는 염색을 새로 하거나 웨이브를 넣었다거나 생머리로 바꿨다거나 했지만 단발머리였던 징어는 허리까지 오는 긴생머리에 앞머리도 확 길러 여자들의 로망이라는 여신머리를 뽐내고 있었다. 엑소 멤버들이 뒤로 지나가면서 머리 어울린다며 한마디 씩 던지고 갔다. 세훈은 머리 세팅을 하며 졸다가 제일 마지막으로 나가며 징어를 쳐다보며 웃었다. 징어와 세훈이 연애한지 한달이 된 날이였다.
대기실로 이동하던 중 팬들이 몰려 뒤늦게 매니저가 따라 붙었지만 이미 몰려든 팬들을 저지하기엔 턱 없이 부족했다. 징어야!!! 징어야!! 부르는 소리에 징어가 소리를 돌리자 셔터 소리와 함께 수많은 카메라들이 올라왔고 가까이까지 다가와 선물을 전해주는 팬들도 있었다.
징어야!!!! 오늘 옷 예쁘다!!!
감사해요!
징어야 밥 먹었어 밥?
네 먹었어요! 드셨어요 밥?
나도 먹었지~ 이거 받아 목도리! 날씨 추워지잖아 꼭 하고 다녀!
감사해요! 오늘 무대 예쁘게 찍어주세요!
팬페이지 마스터로 유명한 문어(작가의 작명센스를 이해해주세요)의 대화를 끝으로 징어네 그룹은 대기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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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신인 걸그룹의 무대죠? 네 비주얼도 최강! 노래도 최강! 벌써부터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OOOO의 노래 듣고 오시죠!
오글거리는 MC들의 멘트 끝으로 징어네 그룹은 무대를 마치고 내려왔다.
추석 특집 무대라서 모든 가수들의 무대가 끝나고 출연진 다 같이 무대로 올라와 마지막으로 노래를 부르는 게 있었는데 먼저 무대가 끝난 징어네 그룹이 먼저 올라와 있었고
방금 무대를 끝 마친 엑소도 뒤이어 무대로 올라왔다. 리더언니가 징어를 툭툭 치기에 징어가 돌아보자 뒤 쪽을 가리키는 리더언니의 손을 따라가보니 엑소가 서있었다. 당황스러웠던 건 오세훈이 딱 봐도 너무 붙어있다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는 점과 리더 언니가 그런 둘을 뿌듯하게 쳐다보고 있었다는 점.
'마치고 아육대 가기 전에 잠깐 봐'
'좀 떨어져 누가 보면 어쩌려구'
귓속말로 대화를 마치고 오세훈이 조금 떨어졌을 때 쯤 무대도 마무리 되고 있었다. 그렇게 무대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육대 가기 전에 체력 보충이라도 하자며 뭘 먹으러가자는 찬열의 의견에 징어네 그룹까지 합류해서 다 같이 회식 아닌 회식을 하게 되었다. 징어네 그룹이 그렇게 많은 인원수는 아니였으나 엑소 만으로도 엄청 많은 인원수를 자랑했기에 한 밤 조용했던 고기집은 시끄러워 지기 시작했다. 징어의 옆에 자리 잡은 세훈은 멤버들의 원성을 샀고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는 듯 징어를 보며 웃는 세훈이였다. 그 때 징어네 그룹에 막내이자 징어의 친구인 OO이 휴대폰을 만지다가 화면을 사람들 쪽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징어가 읽기 시작했다.
오세훈 오징어 사귀는 거 아님?
ㅇㅇ 오늘 인기가요에서도 이상했음 둘이 귓속말 하는데 일위 축하 이런 건 아닐테고
그냥 친하겠지 징어님 다른 오빠들이랑도 친하다 그러지 않음?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거리자 오세훈이 정리를 하겠다며 한 소리 했다. 그럼 공개연애 할까? 매니저 오빠가 발끈했던 건 비밀. 멤버들은 환호하고 박력있다며 둘을 놀린 건 안 비밀.
짧지만 아육대 썰
같은 소속사라 그런지 엑소와 징어네 그룹은 같은 팀으로 배정이 되었고 세훈은 커플티 느낌이 든다며 좋아했다. 같이 등장해 개막식이 끝나고 둥글게 모여 앉아 장난도 치고 과자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세훈이 징어에게 가위바위보를 제안했다. 징어는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게임을 했고 수도 없이 하는 족족 가위바위보에서 졌다. 세훈은 그럴 때 마다 징어의 이마에 딱밤을 놨고 팬들은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막내라인 재밌게 논다, 친해보여서 좋다 라는 말이 나오는 반면. 징어에 대한 욕설도 적지 않게 있었고, 징어의 팬들의 질투도 조금씩 보였다. 사실 세훈이 사귄다는 티를 내려고 소심하게 낸 의견이라는 건 비밀.
앗... 멤버 별로 써서 올리려고 했는데 재미가 없네요...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