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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3 # 내기

 

 

 


" 스~마일, 양양. "

 

 

쑨양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어릴때와 같은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태환이 보였다. 아니 그보다, 어린시절 불러주던 그 이름을 다시 불러주는것에 더 포커스를 맞춘 쑨양이였다. 쑨양은 기억해준 태환이 고맙고, 또 좋아서 바보같이 다시 한번 더 소리내서 웃었다.

 


 

 

 

 

by.팊

 

 

 

 

 

시간은 그렇게 느린듯 빠르게 흘러갔다. 어느새 쑨양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지 2주라는 시간이 지났고, 쑨양은 처음에는 버벅거리더니 한국 생활에 많이 익숙해져갔다. 학교에서는 반친구들과 대화도 제법 할 수 있었다. 워낙 어렸을때부터 활발했던 쑨양은 반 친구들과 곧 잘 축구나 농구를 즐겼다. 그 중에서도 큰 키에 어울리게 농구를 유독 좋아했던 쑨양이였다.

 

 

 

" 태환형도 해. "

 

 

" 싫어 "

 

 

" 왜 싫어? 쑨양 싫어? "

 

 

 

" 누가 니가 싫댔냐‥, 난 더운거 싫어. "

 

 

 


평소 어렸을때부터 시원한 물 속에서 살았던 태환은 더위에는 쥐약이였다. 그런 태환을 보며 쑨양은 입을 앙 다물고 특유의 표정을 지은채 입꼬리를 쭈욱 내렸다. 그런 쑨양을 보던 태환은 한숨을 쉬며 대신에 나가서 농구하는거 봐주겠다고 했다. 쑨양은 그 말에 또 금새 풀어져 바보같이 웃으며 좋아서 체육복을 걸친채 태환의 팔을 붙잡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먼저 농구를 하고 있던 친구들이 왜 이제 오냐고 공을 쑨양 쪽으로 던져주었다.

 

 


" 태환형, 나 갔다올게. "

 

 


태환은 고개만 끄덕이고 땡볕 아래로 뛰어나가는 쑨양을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는 나무 밑 그늘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키가 큰 쑨양은 농구에 유리했다. 물론 그렇다고 실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여서 친구들에게 종종 밀리기도 했다.

 

 

 


" 이제 10분 정도 했는데 땀봐라, 와‥ "

 

 

어느새 땀범벅이 된 아이들을 보며 태환은 혀를 내둘렀다. 지금 이렇게 앉아있어도 더운데 저렇게 뛰어다니다니, 태환은 시원한 물 속이 그리웠다. 그렇게 한창 애들이 열을 내고 있을 무렵, 쑨양이 처음 전학 온 처음부터 계속해서 시비를 걸던 그 노는 무리가 또 스멀스멀 다가왔다. 쑨양을 보며 또 툭툭 내뱉는 말에 태환은 점점 열이 받았고, 짱개가 농구도 하네? 라면서 비웃자 이내 태환은 뭔가 뚝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재밌냐, 그렇게 말하면? "

 


" 넌 또 뭐야. "

 

 

" 창피하게 왜 뒤에서 그렇게 욕해? 앞에 가서 직접하지? "

 

 

" 이게 미쳤나. 좆만한게 더위 쳐먹었냐? "

 

 

 

어느새 말싸움이 붙은 태환의 주위로 아이들이 몰렸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쑨양은 고개를 돌려서 봤고, 이내 노는 아이들 무리와 맞서고 있는 태환을 발견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쑨양은 날아온 공을 잡은채 그들을 주시했다. 험한 말이 오가는것 같더니 상대쪽에서 먼저 태환의 어깨를 팍하고 치는게 보였다. 그래도 태환은 운동선수 였기에 크게 밀리지는 않았지만 쑨양은 순간 욱하고 뭔가 치밀어 오르는걸 느꼈다.

 

 

 

 

" 너 이새끼 진짜 겁대가리를 상ㅅ..악!! "

 

 

쑨양은 그대로 공을 태환의 어깨를 친 녀석의 머리에 냅다 던졌다. 공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고, 공에 맞은 아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 앓았다. 주변에 있던 그 친구들이 저 새끼가, 하면서 쑨양에게 달려갔고 쑨양은 어디 한번 와보라는 표정이였다. 태환은 갑작스럽게 불안했다. 뭔가 큰 일이 생길거같아서 운동장으로 뛰어가던 아이들을 붙잡았다. 놓으라며 욕을 하는 그들을 붙잡다가 부딪히는둥 작은 몸싸움이 있었고, 쑨양은 결국 태환의 곁으로 다가와 그들을 떼어놨다.

 

 

" 너 이 씹새끼, 진짜 뒤졌다 이제, 어? "

 


" 나 운동선수야. "

 

 

" 어쩌라고 씨발 "

 

 

" 농구 잘해? "

 

 

" 너보단 잘한다 짱개새끼야. "

 

 

" 좋아. "

 

 

 

쑨양은 바닥에 굴러다니던 농구공을 집더니 그에게 던졌다. 공을 받아들은 그 아이는 눈썹을 꿈틀이며 쑨양을 노려봤고, 쑨양은 손가락을 두어번 까딱거렸다. 싸워서 징계 받기는 싫었던 아이들은 좋다며 채웠던 교복 셔츠 단추를 풀어내렸다. 쑨양과 함께 농구를 하던 애들도 긴장을 하고 쑨양의 옆으로 모였다.

 

 


" 쑨양! "

 

 

태환이 소리치며 다가왔다. 예쁜 입가가 발갛게 부어있었다. 미간을 짠뜩 찌푸리며 급격하게 기분이 나빠진 쑨양은 그의 입가에 상처를 보면서 더욱더 자신이 이겨야겠다 생각했다. 공을 바닥에 튕겨보며 몸을 풀던 아이들은 이 게임에서 자신이 이기면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둥 그런 말도 안되는 공략을 걸었다. 그 말에 태환은 욱해서 그들을 보며 소리쳤다.

 

 

" 야, 웃긴다 진짜. 그럼 니네가 지면 다시는 얘 근처에 얼씬도 하지마. "

 


그 아이들은 좋다는 의사표현을 했다. 태환은 고개를 돌려 쑨양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쑨양은 눈을 꿈뻑이며 태환을 내려다보았고 태환은 잔뜩 화가 나있는 얼굴이였다.

 

 

 

" 이겨. 꼭 이겨라, 너. 이기면 내가 뭐든 해줄테니까 "

 

 

" 뭐든지? "

 

 

" 소원이든 뭐든 아무튼! 저 새끼들은 꼭 이겨 쑨양! "

 

 


쑨양은 그런 태환을 바라보며 왠지 귀엽다고 느꼈다.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고는 알았으니 진정하라고 태환을 다시 그늘가로 밀어넣고 쑨양은 농구 코트로 돌아왔다. 수영선수가 농구라니, 쑨양은 조금은 불안했지만 저들 정도는 이길 수 있을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 발라버려! "

 


그늘가에 있던 태환의 소리를 뒤로 하고 게임은 시작됐다. 초반에는 현재 체력이 만땅이였던 일진무리가 우세했다. 그럴수록 태환은 초조해져서 저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그러나 전세는 금방 역전됐다. 게임중에 계속해서 태환의 친구들 자존심도 건들더니 결국 그들도 폭발해버렸고, 쑨양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제대로 그들에게 역관광을 시켜주었다.

 

 

" 하‥, 씨발. 됐어 안해. 집어치워. 아! 짜증나! "

 

 

계속해서 밀리자 참다못한 일진 무리들이 공을 바닥에 내다꽂으며 게임은 그렇게 끝이났다. 16 : 7, 쑨양 쪽의 완벽한 승리였다. 숨을 고르고 있는 아이들의 틈으로 다시 내려온 태환은 손가락을 척 뻗어보였다.

 

 

" 니네 약속지켜라. 고추 떨어진다. "

 


일진 무리들은 그런 태환을 보며 짧게 욕을 하더니 침을 바닥에 뱉으며 저마다 지친 얼굴로 돌아서 가버렸다. 태환은 왠지 자기가 이긴듯 뿌듯해서 허리에 팔을 척 올린채 그 뒷모습을 보다가 뒤를 돌아 쑨양을 봤다. 쑨양은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그런 쑨양에게 다다다다 뛰어간 태환은 뒤에서 확 끌어안아주었다.

 

 

 


" 콜록! "

 


물을 마시던 쑨양은 물을 반쯤 뿜어냈지만 그러던말던 태환은 잘했다고 말하며 끌어안은채 토닥거렸다. 쑨양은 애써 올라오는 기침을 누르며 물을 내려놓고 그런 태환의 토닥임을 받다가 이내 떼어놓았다.

 

 

 

" 아, 형, 태환형, 땀. "

 

 


" 괜찮아 괜찮아! 잘했어! 니가 제일 멋있어! "

 

 

 

태환은 연신 칭찬을 해대며 얼굴에는 함박 웃음을 띈채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보였다. 쑨양은 힘은 들었지만 그런 태환을 보고 있으니 저도 기분이 좋아져서 그냥 웃어버렸다. 곧 친구들이 야, 우리도 수고했거든? 하면서 다가와 태환의 등을 툭 치고 잘됐다며 쑨양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결국엔 다들 그렇게 기분 좋게 웃으며 그날의 해프닝은 하나의 추억으로 끝을 맞이했다.

 

 

 

 

 

 

[쑨환/태양] 你好 (니하오) 0 3 | 인스티즈

 

 

 

 

 

 

 

 

 


그로부터 몇일 후 쑨양은 어느새 태환의 옆 레인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 태환과 함께 훈련해도 좋다는 한국 코치진들의 허락이 떨어진 모양이였다. 기록을 체크하며 왕복 훈련을 하던 태환은 잠시 레일에 기대서 휴식을 가졌다. 그런 태환의 곁으로 쑨양이 다가와 벽에 등을 기대며 함께 숨을 골랐다.

 


" 아, 죽겠어. "

 

" 쑨양도 죽겠다. "

 

" 둘 다 힘내자‥ "

 

 


서로를 바라보며 숨을 고르다가 이내 아련해지는 느낌에 두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잡고 어깨를 토닥였다. 다시 훈련시작을 알리는 호각소리에 태환은 으악 거리며 고개를 절레였다. 쑨양 역시 중국어로 안돼, 벌써 다시 시작이야? 라며 중얼 거렸다. 태환은 흑흑 거리는 볼멘소리를 내며 수경을 내려꼈다.

 

 

" 쑨양! "

 


" 아? "

 

수경을 고쳐쓴채 출발하려던 쑨양은 멈추고 태환을 바라봤다.

 

 


" 오늘 훈련 끝나면 우리 맛있는거 먹자. "

 

 

" 맛있는거? "

 

 

" 배고파서 죽을거같아. "

 

 

" 좋다, 쑨양도 배고파. 태환형 가자. "

 

 

태환은 푸흐흐 웃으며 좀 있다 보자며 먼저 출발했고, 쑨양은 뒤에서 태환을 바라보다가 괜시리 기분이 좋아져 페이스를 오버해 수영하다가 오히려 코치에게 약간의 잔소리를 들었다. 먼저 훈련이 끝난 쑨양은 뭉칭 근육을 풀어주며 태환의 훈련 모습을 보고있었다. 왕복 연습이 끝난 태환은 스타트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태환을 뚫어져라 쑨양은 바라봤다. 태환의 스타트는 깔끔하고 빨랐다. 쑨양은 신체가 길어서 어떻게 스타트를 하던 빠른 편이였지만, 태환의 스타트 반응속도는 가히 세계 최고라고 말 할 수 있었다.

 

 

 


" 수고하셨습니다. "

 


어느새 훈련을 끝낸 태환이 지친 다리를 거의 바닥에 질질질 끌며 이미 나갈 준비를 다한 쑨양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쑨양은 그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수고했다는 말을 전했다.

 


" 힘들어 "

 


태환은 징징거리며 쑨양에게 기댔고, 쑨양은 그런 태환을 토닥여주며 탈의실로 밀어넣어주었다. 먼저 수영장을 나와서 근처 벤치에 앉아 조용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피며 기다리던 쑨양은 문득 자신의 가방에 있는 돌고래 인형을 손에 움켜쥐었다. 어렸을때는 매일 하루가 멀다하고 때가타면 바로 빨았던 녀석이 어느새 꽤 때가 타있었다. 언제 한번 거품칠을 해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을 무렵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이 형이 오늘 용돈을 탔다 이거지. 뭐 먹을래? "

 


" 용돈? 태환형 돈 많아? "

 


" 어~ 진짜 많아. 형이 사줄게! "

 

 

히죽 웃으며 태환은 들떠서 쑨양을 바라봤다. 쑨양은 따라서 베싯 웃으며 그런 태환의 옆에서 응~응~ 이라고 대답하며 먹을거리가 많은 번화가 쪽으로 걸어나갔다. 훈련이 비교적 빨리 끝나서 그런지 아직 저녁시간대인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각해보니 쑨양은 한국으로 온 뒤 언제나 학교 수영장 집 이런 식의 패턴을 보내서 이런 거리까지는 처음 나오는듯 했다.

 

 

 

" 아‥, 이렇게 생겼구나. "

 


" 그러고보니 어디 안다녀 쑨양? "

 


" 어디를? "

 


" 아니, 놀러간다거나.. 휴식이라거나. "

 


" 없어 그런거. "

 


" ‥으음. "

 

 

그런 경험이 없기는 태환 본인도 마찬가지 였던지라 턱을 쓰다듬으며 묵묵히 걸었다. 뭘 먹지 고민을 하던 두사람이 향한곳은 결국 분식집이였다. 사실상 쑨양은 한국으로 와서 급식이나 집에서 먹는 음식 말고는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였다. 들어가자말자 태환은 우선 큰 각오를 했다. 두사람은 한창때의 청소년기였고, 거기다가 운동선수다. 오늘 한달치 용돈을 비록 다 쓴다고 하더라도, 태환은 쑨양에게 제대로 먹여주고싶었다.

 

 

 

" 뭐 먹고싶어? "

 


" 뭐가 맛있는데? "

 

 

되려 돌아오는 대답에 태환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중국인인 쑨양의 입에 맞는게 뭐가 있을까? 하며 고민하다가 결국 태환은 얼마없는 분식집 메뉴를 거의 다 시켜버렸다. 물론 그렇게 주문을 하면서도 남길 걱정은 없었다. 가게 아주머니가 괜찮겠냐고 물어오자, 태환은 저희 운동선수라 괜찮아요! 라고 대답했다.

 

 

" 쑨양, 한국은 어때? "

 

 

" 응? "

 


" 한국에 온지 이제 좀 됐잖아. 편해? "

 

 

" 응, 괜찮아. 형 있으니까. "

 

 

" 그런게 어딨냐.. "

 


" 여기 "

 

 

쑨양은 항상 말의 뜻을 다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따박따박 그에 맞는 대답을 잘도했다. 태환은 어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빈컵에 물을 따랐다. 쑨양은 가게를 여기저기 살피는듯 하더니 턱을 괴고 태환을 가만히 뚫어져라 바라봤다. 가게 안에 있던 TV를 보던 태환은 순간 콕콕 찌르는듯한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가 쑨양과 눈이 마주쳤다.

 

 


" 왜? "

 


" 응? "

 


" 왜 그렇게 보냐고 "

 


" 보면 안돼? "

 


" 안되는건 아니지만‥ "

 


" 근데 형 소원. "

 


" 뭔 소원? "

 

 


태환의 대답에 쑨양은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뾰루퉁한 표정이 되었다. 태환은 그런 쑨양을 보며 살짝 당황하다가 아, 하며 학교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요즘들어 느끼는건데 쑨양은 기억력이 참 좋은거 같았다.

 

 

" 알았어, 알았어. 소원 들어주면 되잖아. "

 


" 아니야 "

 

 

" 뭐? "

 

" 지금 아니야. "

 


아마 나중에 말할거라는 소리 같았다. 태환은 눈썹을 꿈틀이고는 뭐, 그러던가.. 하고 넘겼다. 이내 주문한 음식들이 정말 상다리가 부러질듯 하나씩 나왔다. 태환은 쑨양에게 먼저 권했다. 쑨양은 젓가락을 쥐고 제일 가까운것부터 하나씩 맛을 봤다. 다행히 전부다 맛있게 잘먹었다. 그리고 두사람은 정말 조용히 음식들을 헤치워나갔다.

 

 

 

 

 

 

" 아 배불러! 미치겠다! "

 


" 쑨양도 배 터져. "

 


" 걷기도 힘들어. "

 


" 맞아. "

 

 

분식집에서 나온 두사람은 든든해진 배를 슥슥 문지르며 행복한 투정을 했다. 두사람은 조금은 한산해진 거리를 걸으며 소화를 시키기 위해서 집까지 돌아서가기로 결정했다.

 

 


" 쑨양, 집에서 밥은 잘 먹어? "

 


" 별로 "

 

 

" 밥은 잘먹어야지. "

 


" 요리 못한다 쑨양 "

 


" 어휴‥. 다음에 우리집에 놀러와! "

 


" 어? "

 


" 우리 엄마 밥 완전 맛있거든! "

 


" 쑨양 가도 돼? "

 


" 당연하지! 넌 내 친구니까! "

 

 


태환은 쑨양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어깨동무를 했다. 쑨양보다 조금 작은 태환이였기에 쑨양의 몸은 살짝 앞으로 쏠렸지만, 쑨양은 어그적 걸으면서도 어깨동무를 한채 있었다. 태환이 고개를 돌려서 본 쑨양의 얼굴은 방긋방긋 잘도 웃고있었다.

그 후로 몇 일의 시간이 흐르고, 두사람은 매일 등교길에 만나서 함께 등교했다. 10년만에 재회했던 그 횡단보도에서 항상 아침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인사를 하는 그런 일상의 반복이였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등교를 하고 있었는데 쑨양이 문득 말을 건네왔다.

 

 

" 태환형 집, 가고싶다 오늘. "

 


" 어? 우리집? "

 


" 형이 놀러오라했어. "

 


" 그래, 그건 그랬지. "

 


" 오늘 우리 훈련 조금만해. "

 


" 응, 그래 코치님들 어디 가신다고 했으니까‥ "

 


" 그러니까 놀러간다 오늘. "

 

 

 

태환은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쑨양을 보다가 뺨을 긁적이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 그래, 뭐 "

 


" 좋다 "

 

 


쑨양은 베시시 바보같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항상 태환이 웃을때는 바보같이 보이지않게 조심하라 했지만, 어째서인지 쑨양은 항상 태환의 앞에서 바보같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냥 쑨양은 좋은걸 참지못하는거 같았다. 그 날 하루는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리만치 빠르게 지나갔다. 이렇게 해가 떠있을때 집에 가는건 참 오랜만인 태환이였다.

 

 

 

 

" 엄마한테 맛있는거 해달라고 말해놨으니까 얼른 가자! "

 


" 응, 좋다 "

 

 

쑨양은 왠지 잔뜩 들떠서 히죽거리며 태환을 따랐다. 태환의 집은 학교 근처의 아파트였다. 도어락을 꾹꾹 누르고 이내 문이 열렸다. 우선 현관은 태환의 운동화가 많이 보였다. 쑨양은 시선을 집안으로 돌렸고, 빠르게 집안을 스캔했다. 집은 크지도 작지도않음 네식구가 살기에 딱 적당한 크기인듯 보였다.

 

 


" 엄마 우리 왔어! "

 


" 어서 와, 아들~ 그리고 친구. "

 

 


어머니는 웃으며 부엌에서 나오더니 반갑게 쑨양을 맞아주었다. 쑨양은 꾸벅 인사를 하며 최대한 또렷하게 한국어를 발음해 자신을 소개했다. 태환의 어머니는 어린날의 쑨양을 기억하는듯 많이 컸다며 등을 연신 토닥거렸다. 쑨양은 괜시리 부끄러워져 작게 미소만 띈채 서있었다.

 

 

 

" 가방 내려놓고 얼른 와서 밥 먹으렴. "

 

 

 

문득 고개를 들자 집안에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겼다. 쑨양은 침을 꼴깍 삼켰고, 태환은 먼저 방문을 열고서 이리와, 하고 쑨양을 불렀다. 오랜만에 따뜻한 온기가 풍기는 '가정'에 온 느낌을 받은 쑨양은 뭔가 울컥 했지만 애써 웃으며 태환의 방으로 향했다.

 

 


" 형, 집 좋다. "

 


" 어? "

 


" 따뜻해 "

 


" 응? "

 

 

쑨양은 입을 다물었다. 태환은 몇일간 본 결과 쑨양이 저렇게 입을 닫으면 절대 대답을 하지않는다는걸 느꼈다. 결국 그 말에 대한 질문은 접어두자 라고 생각한 태환이였다. 쑨양은 방에 들어오자 침대에 풀썩 걸터 앉으며 태환의 방 여기저기 살피기 시작했다. 나이 또래에 안 맞게 깔끔하게 잘 정돈된 방이 보기 좋았다.

 

 


" 볼거없지? 방 좀 컸으면 좋겠다. "

 


태환은 가방을 내려놓고 방 한가운데에 허리손을 한채 서서 흠, 하고 숨을 길게 내쉬고는 여전히 방을 둘러보고 있던 쑨양의 팔을 잡아일으켜 세워 얼른 밥 먹고 놀자! 라며 방에서 데리고 나갔다. 방을 나서며 쑨양은 문득 보이는 어린 태환의 사진에 시선이 쏠렸다. 이내 부엌으로 들어가며 사진이 보이지않자 정신을 차리고 테이블 앞에 앉으며 쭉 식탁을 둘러봤다.

 

 

 

" 와, 많다. "

 


" 엄마, 아들한테도 매일 이렇게 좀 해주지? "

 


" 무슨 소리니. 엄마가 매일 얼마나 힘들게 요리해서 밥 주는데. "

 


" 에이~ 거짓말. "

 


뺨을 뾰루퉁 부풀리던 태환은 고개를 돌려 쑨양을 봤다. 쑨양은 기대에 가득찬 얼굴로 음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얼굴에서 씁쓸함이 보이는듯 했지만, 물어보진 않았다.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한 두사람은 야금야금 밥을 잘도 먹었다. 쑨양은 밥을 반쯤 먹었을때쯤 소리내서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 진짜 맛있어. "

 

 

그런 쑨양의 환한 미소를 보며 왠지 아들이 하나 더 생긴거 같아, 흐뭇한 어머니였다. 물론 태환도 그가 맛있게 먹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제 밥그릇을 깨끗히 비워갔다.

 

 

 

 

 

 

 

 

 

 

 

 

 

 

 

 

 

 

 

팊.

시간을 어서 넘기기 위해서 이번화는 시간이 정말 빛의 속도로 휙휙 넘어갔어요 ㅋㅋㅋ

이번편은 어떻게 보셨나요? 두근두근...... ☞☜

여러분의 댓글은 항상 하나하나 읽고있어요! 다음화 쓰면서 정말 힘이된답미다 ㅋㅋ!

쓰기 싫어서 쳐져있다가도 댓글을 한번보면 안돼 써야댕!! 하고 열심히... 또르르르르....ㅁ7ㅁ8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T

이번편도 잘부탁드려요!!

 

(+) 저번편에 어린 태환이 " 양양 " 이라고 불렀는데, 실제로 중국에서는 쑨양 팬들이 쑨양을 양양~ 이라고 부른다고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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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흐허헝 기다렸어요 사랑해요 마이자카님♥ ♥
흐헛ㆍㄱㄴㄴㄱㅅㄱㅅㄱㅅ 자카님반해떵!!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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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ㅋㅋㅋㅋ으앙 감사합니다!!! 얼른얼른 다음화 들고올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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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진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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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ㅠㅜ 허류ㅜ 감사합니다 ㅠㅜㅜㅜ 쭉 많이 찾아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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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양양?! 귀여워!!!ㅋㅋㅋㅋㅋㅋ 하 무슨 소원을말할까요 양양은 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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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글쎄요~ 그닥 중요한 요소는 아닐거같아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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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허으읔 왜이렇게 작가님 잠시만요 저 여기좀 눕고...ㅇ<-< 으아으아, 읽는 내내 광대폭발이었어요 ㅠㅠㅠㅠㅠ 우리 양양이랑 환이 절대 떨어지지 말아라..ㅠㅠ 작가님 금손에 감사드려요 ㅠㅠㅠㅠㅠ 담편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게요!!!!! 사..사..사..사랑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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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광대폭발ㅋㅋㅋㅋ으잌ㅋㅋㅋ귀여우셔ㅋㅋㅋㅋㅋㅋㅋ 저두 사..사사사사삿ㅅ사사사...스릉흠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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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쑨은 과연 무슨 소원을 빌까궁금하네요ㅠ 그리고 많이 외로워보이는구나 쑨ㅠ힘내! 태환이가 있잖아><♥♥♥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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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그러믄요!! 쑤냥이에겐 박태환이 있죠 *^^* 핳하핳ㅋㅋㅋㅋ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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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크하ㅠㅠ 일어나자마다 보이는 글에 냉큼 읽엇어여..조..조쿠나!! 둘다 너무 귀여워요ㅠㅠㅠ흨ㅋㅋ 다음화도 기다릴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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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모닝글이네요 ㅋㅋㅋ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ㅜ) 얼릉얼릉 올게요!!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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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양양 귀엽다 ㅇ.ㅇ
ㅋㅋㅋㅋㅋㅋ 자까 힘내서 다음번엔 소원을 이러줘 ㅋㅋㅋㅋㅋㄱ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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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ㅋㅋㅋㅋㅋ 소원은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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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수고많으셨어요 제밌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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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ㅎㅎㅎ감사합니다! 다음번에 또 찾아주세용 ㅎㅎ 아 이거 뭔가 업소홍보같네욬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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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작가님..♡
그거알아요? 내하트 많이가져가는사람 당신이 처음이야..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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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독자님..♡
ㅋㅋㅋ으아닠ㅋㅋㅋㅋㅋ 싸랑의 베터리를 채우주세욬ㅋㅋ 감사합니다!! 하트하트하트 저도 하트!!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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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양양~기여워용하하하둘다기염터지고ㅠㅜ자까님 금손은 또한번증명되엇꼬.....흐흐흐흐흐담편기대하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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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매번 말씀드리지만 덩손입니다 덩손...ㅇ<-< 감사합니다!!!! ㅠ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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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웈ㅋㅋㅋㅋㅋ기여우ㅏ미치겟서요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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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ㅋㅋ감사합니다!! 다음번에 또 찾아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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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으아ㅓ어아ㅡ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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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ㅠㅜ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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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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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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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ㅋㅋ안녕하세요~ 기억하고 있어요! 소원은 별로 중요한 요소 아니였는데....중요한 요소로 써야겠네욬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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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쑨이가 뭔가 화니한데 숨기고 있는 남모를 비밀이 있는것 같아요 ㅠㅠ 씁쓸하게 웃는다는 부분에서.. 항상 잘 보고 갑니당♥ 달달쑨환은 언제봐도 항상 좋네요! 그리구 태풍조심하세용! _이미 신청했는지는 잘모르겠는뎀.. 암호닉 태쁘 신청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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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저번 글에서 신청하신거 기억합미다! 과연 쑨양은 뭘 숨기고 있을ㄹ까요 ㅎ헝엏ㅎㅎㅎ 사실 별게아니라는 소문이...ㅁ7ㅁ8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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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제가 작가님 때문에 매일 여기를 들어온다규요 ㅜㅠ♥♥ 조.. 조아해여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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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으앙ㅋㅋㅋ저두 조아합니다! 자주자주 찾아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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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달달하네옇ㅎㅎㅎ앟ㅎㅎㅎ진짜보는내내미소가떠나지않네요..ㅠㅠㅠ과연쑤냥이의소원은멀까요..ㅎ흫흫흐흫ㅎ 근데쑤냥이혼자사는데너무외롭겠어여..ㅠㅠ왜태환찡은쑤냥이집에안놀러가나요 어짜피쑤냥이혼자사는뎋흫흫흫흐흫ㅎ...죄송해여...작가님은쓰는글마다금글이세요ㅠㅠ금손작가님힘내세요♥♥ㅡ돌고래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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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ㅋㅋㅋ집주인이 초대를 해줘야가겠죠?? 항상 칭찬은 감사하게 받고있어요 ㅠㅜ 어휴 감사해서 몸둘바를 모르겠네여.. 기억하고 있어요 돌고래느님...하트!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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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으컼헠ㅎ컹헠ㅇ헠ㅇ헠ㅇㅎ 나 코피퐝 다음편에 무슨 소원을 들어달라할지 불마달아도 좋은데 양양아 쎄게 나가 어항항ㅎ작까님 사랑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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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불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그런거 잘 못쓰는걸욬ㅋㅋㅋㅋ사실 전작도 원래 불마였는데 못써서 그냥 그렇게 애매하게 끝났다는 소문이...ㅁ7ㅁ8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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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왘 그랬군요 양양ㅋㅋㅋㅋ 전 하늬에요♡ 이번편도 잘봤습니다~ 쓰니님 글은 너무 재밌다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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팊.
하늬하트! 기억합미다 *^^* 으앙ㅋㅋㅋ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덩가루 떨어지는 제 글을 좋아해주시니 저는 그저 감개무량합니다 ㅠ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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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잘보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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