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스캔들 ;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c/f/ecf356fc7b6978dfa9b9147fca33af7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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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dal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가끔 내가 언제부터 말을 잃었는지 기억을 더듬을 때가 있다.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헤집어놔도 찾을 수 없었다.말을 잃었던 내 옆엔 항상 네가 있었다.어떠한 순간이 와도 너를 잊은 적은 없다.나때문에 죽은 너를 잊는다는 것 자체가 죄같았다.다 타들어가던 불 속에서 네가 속삭인 말은 내 귓가에 상처를 남기고 연기로 다시 날아갔다.모든 것이 생생했던 그 날의 기억속에서 유독히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네가 속삭였던 그 말이였다.기억이 나는 것이라곤 그 말을 듣고 울음을 쏟았던 나뿐이였다.머리 속에 각인 된 악몽같은 그 날은 몸이 타들어가도,내 몸이 죽어서라도.영원히 남아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변백현,내가 너를 좋아했나보다.
**01**
외국 기업의 바이오가 하는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경수가 옆에 서있던 비서에게 다가오라는 손짓을 했다.귓가에 뭐라 중얼거리는 듯한 경수에 옆에 서있던 비서가 고개를 두어차례 끄덕이다 이내 알겠다며 경수에 작게 고개를 숙인 후,외국 바이오에게 이러저러한 말을 쏟아냈다.그러고는 경수는 말없이 제 앞에 놓인 계약서 서류에 싸인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바이오도 서류를 들고 경수를 따라 일어나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경수는 짧은 악수를 하고는 그대로 방안을 빠져나갔다.경수가 뒤로 비서가 문을 닫고 따라 나오자 마자 짧은 한숨을 쉬고 뒷목을 잡아 이리저리 스트레칭을 했다.요새 잠을 못 잤다.딱히 어떠한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니였다.그냥,백현이 너무 생각날 뿐인 듯 했다.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꾹 닫힌 입에서는 단내가 났다.그래서 화장실로 들어가 입을 몇번이나 행구었다.바이오 앞에서는 귓속말인 척 비서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댔지만 정작 경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못했다.예저녁 어렸을 때부터 앓아온 실어증이였다.말을 하고 싶다 목소리를 내려 안간힘을 지르면 이상한 쇳소리가 났다.
'너는 목소리가 참 예뻤는데.'
입에서 우글우글 거리던 물을 세면대로 퉤하고 뱉어버렸다.그러고는 잔기침을 몇차례했다.수도꼭지는 잠기지 않은 채로 물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었다.수도꼭지를 세게 틀어 수압이 셌다.그에 따라 소리도 컸고 세면대에 기대있는 경수에게도 물방울이 잘게 튀었다.경수가 하수구로 내려가는 물줄기를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봤다.커버린 자신에게서 예전의 자신이,또 예전의 백현이 겹쳐졌다.수도꼭지를 잠구고 목을 큼큼 거리며 풀었다.다시 목소리를 내려 안간힘을 내었다.허나 돌아오는 건 듣기 싫은 쇳소리였다.경수 자신도 모르는 제 목소리를 그 애는 알고 있었다.아마도,백현은 거짓말을 했나보다.
주머니에서 곱게 접힌 손수건을 꺼내 손의 물기를 닦았다.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경수의 비서가 경수의 뒤를 따라갔다.경수가 엘레베이터 앞까지 걷다가 주머니에서 제 휴대폰을 꺼내 메세지창을 톡톡댔다.20층에서부터 내려오던 엘레베이터가 17층에 멈추고 경수는 여전히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며 엘레베이터를 탔다.엘레베이터 안에는 경수와 그의 비서를 제외한 남자 한 명도 있었다.엘레베이터를 타면서 언뜻 본 남자는 검은색 후드집업에 블랙진,검은색 군모를 쓴 채로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온 몸이 검은색에 뒤덮혀 있는 남자가 괜히 기분이 나빴다.온통 검은색 투성이인 몸에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손만 유독히 하얗고 가느다라 했다.밀폐된 엘레베이터 안에서 단내 비슷한 향기가 났다.유난히 후각이 좋았던 경수가 그 냄새를 놓칠리가 없었다.고개를 살짝 돌리니 뒤에 서있던 남자가 보였다.제 엄지손가락을 물어뜯는 버릇에 백현이 생각났다.
'손 물어뜯지 말라고?나도 그러고 싶은데 버릇이 되서 못 고치겠다.'
경수가 마른침을 삼켰다.단내의 원인은 뒤에 서있는 남자 때문인 것 같았다.경수가 그 향에 코끝이 찡해질 즈음 1층 로비에서 엘레베이터가 멈춰섰다.경수 뒤에 서있던 남자는 먼저 휘적휘적 걸어나갔다.깊게 둘러쓴 후드모자가 여간 답답해보이는 게 아니였다.경수가 다시 한번 잔기침을 했다.그러고는 안 내리십니까-하는 비서의 말에 손을 바지주머니에 꽂고는 엘레베이터에서 내렸다.엘레베이터에 잘게 베여있던 향이 아직도 제 코끝에 맴도는 듯 했다.경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호텔 밖을 나왔다.검은색 투성이던 남자는 어디로 갔는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가을을 맞아 제법 시원해진 바람이 경수의 앞머리에 장난을 치다 달아나기 일수였다.경수가 바람에 인상을 작게 찌푸리고 있었다.그 때 차가 제 앞에 멈춰섰고,운전석에 타고 있던 비서가 내려 뒤자석의 문을 열어주었다.경수가 뒷자석에 앉자마자 제 핸드폰을 꺼냈다.뒷자석 문을 닫은 비서가 다시 운전석에 올라탔다.경수는 창가에 기대 메세지창을 톡톡 치고 있었다.그 때 운전석에 앉은 비서의 안쪽 주머니에서 짧은 알림음 소리가 났다.조금을 더 달려 신호에 걸렸고,비서가 제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문자메세지 창을 바라봤다.
집으로.
경수의 성격이 잘 묻어나는 문자였다.경수의 버릇이였다.말을 할 수 없는 대신 휴대폰 메세지창으로 하고 싶은 말을 보여주는데,운전을 할 때는 항상 메세지창을 보여주기 보다는 문자를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자신을 오랬동안 봐왔던 비서이기에 하던 짓이였다.비서가 제 휴대폰을 바라보다 백미러로 경수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작게 숙인 뒤 집으로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그런 비서를 바라보던 경수는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옮기고는 메세지창을 두들겼다.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난 뒤에 항상 하는 버릇이였다.
운전에 집중하세요.
****
경수가 제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목을 꽉 죄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제꼈다.원체 갑갑한 걸 싫어해 넥타이도 안 하고 싶었지만 항상 겉치례를 운운하는 제 아버지때문이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다 큰 제게 항상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버지를 보다보면 또 백현이 생각난다.아버지와 달리 자신에게 자유라는 것을 보여주던 그 애가 말이다.이렇듯 항상 별거 아닌 일상 속에서 백현은 자꾸 잠식해 있던 수면 속에서 올라온다.경수는 그런 때면 항상 어지간히도 백현이 자신의 머릿속에 새겨진 것만 같다고 느낀다.잠들 때 조차 자신을 쫓아오는 백현을 말이다.
"내일부터 다른 사람이 도련님을 모시게 될 겁니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절 믿고 의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병으로 돌아간 제 아버지의 비서를 대체해 자신의 비서가 제 아버지 옆에 있게 됬다.말을 잃기 전부터 항상 제 옆에 있던 사람이 그였다.유일하게 남아있던 것도 그였다.제게는 아버지뿐만 아니라 자신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존재였다.죄송하다는 그의 말에 경수는 뭐라 할 수 없었다.아니라고,못난 자신을 이렇게 끌어올려줘서 고맙다고,말하고 싶지만 제 입도 따라주지 않았을 뿐더러,메세지창으로 모든 말을 적기엔 무리가 있었다.대신에 경수가 할 수 있던 것은 앉아있는 제 옆에 항상 서있던 그를 안아주는 것이였다.자신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많았다.근데도 자신보다 아직 키가 컸다.아직도 어린애처럼 폭 안기는 경수를 그가 끌어안아줬다.등을 토닥이며,머리를 쓸어주며,6살 어린아이의 경수를 안고 있는 듯 했다.그러고는 언젠가부터 불러왔던 도련님이라는 호칭대신,어릴적에 멀리서부터 달려오던 자신에게 불러주던 것처럼 속삭여주었다.
"경수야,경수야..도경수."
경수의 이름을 몇차례나 되뇌며 동그란 머리통을 몇번이고 쓰다듬었다.머리를 쓰다듬는 손에도 자신의 등을 쓰다듬는 등에도 온기가 가득했다.경수는 목구멍이 일렁일렁 거렸다.자신을 몇번이고 되뇌이는 그때문인지,어릴적에 항상 이렇게 안겨있던 것이 생각이 나서였는지,그것은 경수 제 자신도 몰랐다.그냥 기분이 이상했다.다 큰 줄 알았으나 아직은 애였다.사람의 정에 물들어 헤어짐을 무서워하고,아쉬워하고,새로운 사람을 무서워하고,어색해하고.경수는 두번째로 제가 아끼던 사람하나를 떠나보냈다.
그가 떠난 뒤 밤이 깊어갈수록 잠이 오진 않고 더욱 정신이 또렷해졌다.침실에 있는 큰 창으로 달빛이 새어왔다.구름한점도 없는지 달빛이 유독히 밝았다.몸을 돌려 창문을 바라보던 경수는 몸을 뒤척여 창을 등지고 누웠다.요즘따라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잠에 쉽사리 빠져들지 못하는 것은 그때문이기도 했다.그리고 내일 보게 될 새로운 사람에 잠이 안 오는 것은 매한가지였다.어릴때부터 유독 낯을 많이 가리던 경수였다.그랬기 때문에 그를,백현을 따르기 시작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더군다나 '사고'이후로 더 정을 내쳤던 경수이기에 더욱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 뻔했다.머릿속에서 뒤엉킨 여러가지 생각들에 괜히 머리가 지끈해져오는 것을 느꼈다.침대 옆 협탁에 놓인 물컵을 들어 물을 들이켰다.차게 식은 물이 뜨거운 목구멍을 지나가니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경수가 컵에 따라놓았던 물을 다 마셔버리곤 자리에 다시 누워 억지로 눈을 붙였다.언제나처럼 꿈은 꾸지 않았다.
경수는 아침이 온 걸 앎에도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했다.그렇게 억지로 잠을 청했건만,몇시간동안 뒤척인 후에야 겨우 잠이 들었던 경수다.그랬기에 체력적으로 더 딸리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이불 속으로 꾸물대며 더 깊게 파고들고는 몸을 더 웅크렸다.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아침햇살에 제 얼굴에 닿았다.여간 따가운게 아니였다.경수가 미간을 있는대로 찌푸렸다.커튼을 치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이불 속에서 나오는 것은 싫었기에 그냥 인상을 찌푸린 채로 가만히 누워있었다.그 때 제 얼굴을 내리쬐던 햇빛이 갑자기 사라졌고,그 느낌에 경수가 찌푸리던 제 미간을 폈다.다시 또 단내가 났다.
"안 일어나세요?"
얇은 미성이였다.그 목소리에 경수가 무거운 제 눈꺼풀을 겨우 떴다.잠에서 방금 깬 터라 눈앞에 뿌얬다.경수가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던 제 손을 빼어 눈을 비볐다.침대에 누운 제 앞으로 검은색 양복바지를 입은 다리가 들어왔다.경수는 올게 왔구나,하는 생각으로 잔기침을 두어번 하다 몸을 서서히 일으켰다.이불이 제 다리로 툭하니 떨어졌고 팔에 돋는 추운 공기에 잘게 떤 경수가 버릇처럼 눈을 비비며 손을 내밀었다.그러곤 아차했다.자신을 오래봐왔던 그에게 항상 가디건을 달라고 하던 행동을 그대로 했다.경수는 그제야 그걸 깨닫고 손을 내리려했다.그 때 제 손에 제가 항상 입던 베이지색 니트가디건의 촉감이 닿았고,경수는 아직도 덜 떠진 눈으로 제 손을 바라보곤 놀랐다.마치 자신을 잘 알고 있던 사람같았다.경수가 제게 가디건을 건내는 손끝을 따라 시선을 죽 옮겼다.그러다가 웃고있는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눈을 비비던 손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떴다.온 머릿 속 회로가 정지하는 느낌이였다.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변백현이라고 합니다.잘 부탁드립니다."
"도경수 도련님."
****
+)
우앙 이런 그지같은 걸로 찾아와서 미안해요.
이런거 써보고 싶어서...사실 나 이런걸 더 좋아하는 여자..큐..내가 드립이 많긴 하지만..
나는 원래 그취 안 좋아하는데 뭔가 그취가 더 어울려서 이렇게 적었어요..끙 어색하네요.
이건 아주 가아끔 찾아올 것 같네요.
내일은 무용썰이나 선생님썰로 다시 옵니다.
그럼 내일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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