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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쌀쌀한 공기가 경수의 흠뻑 젖은 이마를 보듬 듯 따가웁게 스쳐 지나갔다. 찬열이 자꾸만 부여 매던 팔짱을 경수가 정신없게 뿌리쳤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치만 동생이 집에 혼자 있어요. 빨리 가지 않으면, 울고 있을거라구요. 얼굴에 핏기가 없이 싸한 경수가 입술을 오물오물 거리며 그저 정면만 또렷하게 쳐다 보았다. 입새 중간중간에 밭은 숨이 삐져 나왔다. 찬열은, 그런 경수가 너무나도 낯설었다. 동생이 많이 어리구나, 생각했다. 물론 경수의 집 앞에 다다를 때까지는.

 

 

 

ambitious 5

- Lemans

 

 

 


경수가 사는 자그만 주택 앞에 도착하였다. 낮에는 환해 보였던 파스텔 톤의 하늘색 빛이, 거뭇한 암흑을 받아 그런지 한 없이 탁해 보였다. 경수의 눈동자와 일치했다. 여기저기에서 새끼 길 고양이들의 울음이 피어났다. 야오옹, 야옹. 길 잃은 어린 고양이들이 어미를 찾는다. 경수의 발걸음이 그만 주택 문 앞에서 우뚝 멈춰버렸다. …종인아, 우리 종인아. 주택 앞에서 무릎을 감싸고 쪼그려 있는 종인의 모습은, 길 잃은 어린 고양이들과 일치했다. 외로움에 잡아 먹힌 것 마냥 모아져 있는 얇다란 무릎은 집 안에서 어쩌다가 넘어졌는 지 발갛게 까져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리 작지 않은 몸인데 오늘따라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코를 훌쩍거리며 고개를 들 생각을 안 한다. 종인아, 고개 좀 들어 봐. 응? 제발, 좀. 종인의 툭 불거진 날개뼈에 경수의 큼지막한 손바닥이 올려졌다. 고작 얇은 티셔츠 한 장으로 계속 바깥에 있었던 모양이다. 저를 찾으러 이곳저곳 안 돌아다닌 게 다행이지, 아이러니한 둘의 모습에 찬열은 벙이 진 채 가만히 정지가 된 상태였다.

 

 

“미안해요, 동생이 절 많이 기다린 모양이에요.”

“…….”

“그러니까, 미안해요. 차 조심하고, 집에 곧장 들어 가요.”

 

 

꽤 녹슨 나무 문이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쿵─ 닫혔다. 문득 찬열의 하, 하는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신발장에 들어서자 마자 바들바들 떠는 종인을 껴 안고야 말았다. 어찌나 불안했던 건지, 어제만 해도 바르게 깎아 둥글었던 손톱에 흉한 상처가 가득 생겼다. 살이 찢긴 걸로도 모자라, 피까지 철철 나 굳어 버렸다. 누군가 경수의 머리를 망치로 두들긴 것 같았다. 차가운 손을 하염없이 주무르며 집 안으로 이끌자, 종인이 두 눈을 도르륵 도르륵 구르며 손길을 내팽겼다.

 

“견수는 씨─발 년이야.  왜, 왜 조닌이 말 안 들어?”

“김종인, 그런 말 쓰는 거 아니야.”

“일찍, 일찍 온다구 해짜나. 지금, 지금 작은 바늘이 팔에 있어. 견수는 개년이구, 씨발이야. 견수한테 다른 사람 냄새 나.”

“김종인.”

 

종인이 그 자리에서 휘청거리며 무뎌졌다. 흐어, 끕, 흐어어어. 왜, 왜 늦게 와아. 나쁘은, 아저씨가 견수 잡아 간 줄 알고, 흐으… 흐아아앙! 어찌나 서럽게 꺽꺽 거리며 우는 지, 경수의 눈꼬리도 그만 발갛게 물들고야 말았다. 미안해, 미안해 종인아. 경수가 다시 한 번 얇다란 팔을 종인을 향해 쭉 뻗었다. 종인이 고양이 마냥 사나운 표정으로 갸르릉, 거리며 꾹 꼬집었다. 아야. 짧은 탄성이 넓은 집 안을 울렸다. 오롯 압력으로 찝힌 손등이 전기에라도 데인 것 마냥 얼얼했다.

 

 

* * *

 

 

딱딱하게 굳은 등을 어루고 만져서야 집 안으로 들이는 데에 성공했다. 여전히 끅끅 거리는 종인을 푹신한 침대 위에 앉혔다. 매치가 전혀 안 되는 몸집만한 뽀로로 인형을 안고 자신을 도닥이는 종인을 보며, 역시 애는 애구나 하고 생각했다. 눈을 깐 체 말을 꺼낼 듯 말 듯 두터운 입술만 그저 우물우물 거리다, 첫 말을 꺼냈다. 너, 아까 그 나쁜 말 누가 알려줬어. 응? 여전히 발가락만 꼬물꼬물 하고 있는 종인이 알록달록한 벽지에 머리를 기대고는, 변배쿈 형이 알려 줬어. 저번에, 조닌이 하구 같이 놀 때 거짓말 하는 사람은 씨발년이구, 개년이라구 알려 줬…. 종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수가 자신의 얼굴을 들이 밀었다. 한 번 더 그런 말 하면, 다시는 뽀로로 안 보여 줄 거야. 종인의 눈빛이 확 커지며, 동시에 일렁였다. 푸흐흐, 경수가 김 빠진 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이내 눈빛을 반짝이며 아까 긁힌 손등을 붙 잡고는 어색한 연기 톤으로 아야아야, 여기 참 아프다. 아까 종인이가 형 꼬집은 곳. 아야, 너무 아파서 병원이라두 가야겠어. 라며 꾀병 아닌 꾀병을 부렸다.

 

견수우, 많이 아파아……? 방금 전까지 눈꼬리를 삐죽이 올리고 노려 보던게 누구였나 싶을 정도로 종인이 경수의 손목을 잡아 손등에 연신 입을 맞추었다. 그 틈을 노려 경수가 큼지막한 종인의 몸통을 잡아 침대로 짓 눌렀다. 긴 다리가 공중에서 휘적거렸다.

 

 

“오늘은 정말 형이 잘 못 했어.”

“견수, 벌 받은 거야. 거짓말 해써. 종인이 한테 벌 받아써.”

“알았어, 알았으니까 앞으로는 안 그럴게.”

 

새끼 손가락을 걸고는 복사, 그리고 인쇄까지 해야지만 안심을 하는 종인이다. 경수가 하도 깨물어 부루튼 입술을 쭈욱 내밀곤 종인에 이마, 눈 두덩이, 코에 입까지 차례로 뽀뽀세례를 퍼 부었다. 형이 얼마나 우리 종인이를 걱정 했는데. 넌 모르지, 이 못난아. 경수가 뭐라 틱틱대든, 종인이 알 바가 아니었다. 이내 큰 손바닥으로 경수의 뻗친 뒷통수를 꽤나 센 힘으로 쥐더니, 이내 저의 입술과 박치기를 하듯 맞 부대꼈다. 경수의 두 눈이 댕그랗게 커졌다. 말캉한 물체가 들어올 번 한 걸 경수가 가까스로 입을 꾹 틀어 막아 저지했다. 종인이 아쉽다는 듯 새파란 아랫 입술을 혀로 쓸었다. 분명 아까까지 뽀로로 인형을 보물마냥 끌어 안고 있던 애였는데… 여전히 경수는 멘붕.

 

 

“이 것두 배쿈 형이 알려줘써. 빨간 비디오, 빨간 비디오.”

 

아, 못 말려. 변백구 새끼. 종인아, 너 앞으로 변백현 형아랑 놀면 안 돼. 알았지? 걔랑 놀면 나쁜 아이야. 그러자 종인의 고개가 갸우뚱 거리며 흔들린다. 아니야, 변백현 형아는 사탕두 사 주고…… 놀지 말라면 같이 안 노는 거야. 그깟 사탕, 나두 사 줄수 있거든. 짙은 눈썹을 찡그리며 경수가 제법 위압감 넘치게 말했으나, 종인은 그저 졸린 눈으로 경수의 입술만 제 입술에 부빌 뿐. 경수는 무슨 저격사라도 보는 듯 하였다.

 

“조닌이 여자친구 생기면 뽀뽀 하랬어.”

“경수, 조닌이 여자친구잖아. 그러니까 뽀뽀.”

 

종인의 졸린 눈꼬리가 무장해제가 되는 동시에, 예쁘게 휘었다. 덕분에 경수의 조그만 머리통이 활활 불 타오르고 있다고 느낀 건, 단순한 경수의 기분 탓일까? 침으로 범벅이 된 아랫 입술을 꾸욱 물었다가, 놓으며 얇은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렸다. 종인이 팔을 뻗어 경수의 어깨를 쥐며 가볍게 흔들었다.

 

“견수, 씻구 자야지. 견수한테 다른 사람 냄새 난다구 해짜나. 빨리 씻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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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ㅠㅠㅠㅠㅠ카디에역저능아라니ㅠㅠㅠㅜ잘보고가요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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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헠ㅋㅋ구ㅜㅜㅜㅜㅜ짱좋아요 잘보고갑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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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니니야ㅠㅠㅠㅠ 배쿈이형이 나쁜형인데참 좋구나...ㅋㅋㄱㄱ 잘배웠어음..ㅋㄱ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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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잘보고 가요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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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변백현 안되겠넼ㅋㅋㅋㅋ애데리고 뭘보여준거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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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왠지모르게 엄청 슬프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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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잘보구가영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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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아이고 배켜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종인이한테 뭘알려주고뭘보여준거야 너도 경수한테 입때찌 맞아야겠구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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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흐아.....조니닌의 집착??ㅠㅠㅠㅠ흐앙....다른사람냄새난다고 씻고오라는 부분에서ㅠㅠㅠㅠ흐엉.,.,다..다음편보러가야겟어엉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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