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갈색빛이 나는 긴 생머리에
우윳빛 피부가 어여쁜 여자아이가,
웃고 있지 않아도 웃는 것 같아 보이는 남자를 보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키 차이도 적당했고, 둘은 정말로 잘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로 보였다.
여자아이가 말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을 때,
남자는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답답해보이는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말을 해야 알아듣죠. 무슨 일이신데요?"
여자아이는 입을 벌렸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는 자신의 목을 두 손으로 가렸다.
그리고 얼른 무언가 손짓을 하더니 작고 가느다란 신음소리 같은 소리만 들릴뿐이었다.
"저기 혹시, 말 못해요?"
남자는 무언가 자책하는듯한 얼굴로 여자아이를 바라봤다.
분명 남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회사를 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달려온 여자아이와 부딪혔고 왠일인지 그 여자아이는 울고 있고,
옆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힐끔힐끔 거리며 둘을 쳐다봤다.
"수화로 얘기해봐요. 그건 좀 알아볼 수 있으니까."
남자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해보고자 여자아이에게 친절한 미소를 띄우며 얘기했다.
여자아이는 그 말을 듣고 얼른 수화로 얘기했다.
"고양이를, …구출해주세요…?"
남자는 말문이 막힌 표정으로 여자아이를 바라봤다.
*
"컷!"
그 사이 우렁찬 감독의 사인이 들려왔다.
감독은 대단히 만족한다는 미소를 띄우며 남자와 여자아이에게 걸어왔다.
"이야~ 김수현씨랑 이현우씨 덕분에 이번 드라마 대박나겠는걸?"
감독은 수현이라 불린 남자와 현우라 불린 여자아이의 어깨를 웃으며 토닥였다.
"다음씬도 잘 부탁해요, 수현씨. 아, 현우씨도. 둘 다 아주 잘하고 있어요."
감독은 다시 한번 둘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다음씬을 촬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러 갔다.
수현은 빙긋 웃으며 현우에게 말을 걸었다.
"힘들죠?"
"아니예요. 괜찮습니다."
차분한 어조의 현우의 목소리는 약간 남성적이어서
수현은 지금 모습이 진짜인지, 목소리가 진짜인지 잠시 헷갈릴 지경이었다.
이내 수현은 약간 씁쓸한 미소로,
"남잔데 여자인척 연기하는거, 어렵지 않아요?"
"괜찮아요. 전 아직 신인이고…"
현우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수현의 눈을 맞췄다.
"어차피 말을 안하는 역이라, 괜찮다고 생각해요."
수현은 현우의 그런 모습을 보며 정말 웃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할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라고.
현우는 자신을 이런 드라마에 밀어넣은 기획사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차피 일이라고 생각하므로. 그래도 남자가 여자역을 한다는건,
조금이나마 거북스러운 일이라 현우는 조금도 웃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신인이라서, 첫 역할이라서, 촬영할때만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자! 다음씬 들어갑시다!"
감독의 재촉에 현우는 수현을 지나쳐 빠르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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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모르입니다! 보기 싫으셔도 또 왔어요. 하핫 이번건 현대물이고, 배우들의 이야기네요. 두근두근. 다음편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 이렇게 다들 떡픽을 좋아하실 줄은...... 감사해요!! 세모네모님, 김수현님 항상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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