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주의
w.모르
* * *
수현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웃었다.
현우가 오지 않아 옷도 벗지 못한채 집안을 왔다갔다 거리다가,
현우를 찾겠다고 마음먹고 나가려고 했던 순간,
그래, 찰나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잘됐네."
웃는 모습과는 다른 무미건조한 말에 아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현우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아이의 팔을 잡았다.
"야야, 왜그래- 형아, 장난친거야."
아이는 표정을 풀고 씨익 웃었다.
"질투하는거죠?"
-
아이는 그 말을 끝으로 집으로 가야겠다고 한 뒤,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고 해맑게 웃으며 돌아갔다.
폭풍이 몰아친듯 조용한 정적이 흐르는 집 안에 현우는
신발도 채 벗지 못한채 현관문 앞에 멍하니 서있었다.
"…형, 장난친거야."
현우는 그제서야 쏟아내듯 말을 내뱉었다.
"나 형밖에 없어. 형은 몰라도돼. 나 혼자 좋아하는거라도…."
현우는 그 뒷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수현이 현우를 꼬옥, 껴안았다.
"…어쩌냐, 이러면 안되는데. 난 니 형인데.
우리 현우 형인데…. 현우야, 어쩌지. 나도…"
…널 좋아하게 됐나봐. 라고 현우의 귀에 작게 읊조린 수현은
현우를 꼬옥 끌어안은채 미동도 없었다.
현우는 혼이 나간듯 멍하니 있다가 팔을 추욱 떨어뜨렸다.
"…정말?"
현우는 살짝 떨리는 음성으로 되물었다.
수현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현우는 멍하니 밥을 준비하는 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적이다. 하지만 무거운 정적은 아니었다.
설레고, 설레고, 또 설렜다.
"김치볶음밥 이네?"
"며칠 전부터 김치볶음밥 먹고 싶다고 노랠 불렀었잖아."
수현은 씨익 웃으며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현우는 수현이 만들어준 정말로 많이 먹어보았던 김치볶음밥을,
오늘은 색다르다고 느끼면서 오물거리며 씹었다.
씹는 동안에도 현우는 수현을 계속 바라보고 있어,
가끔씩 수현은 현우와 눈이 마주쳐 민망해했다.
원래 먹는 속도보다 한참이나 느려진 식사가 거의 끝나갔다.
현우는 양치를 하고, 수현은 설거지를 했다.
갑자기 도도도, 하고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현우가 수현의 볼에 쪽, 하고 뽀뽀를 퍼붓곤 다시 거실로 뛰었다.
물소리만 들렸다.
수현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심장이 두근두근, 원래보다 빨리 뛰는 소리를 들으며.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끼며.
이게 사랑이라면, 정말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감정이었다.
수현은 설거지를 끝내고 이를 닦았다.
현우는 TV를 보면서도 아까 자신이 한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TV에선 하하호호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
양치를 마친 수현이 현우의 옆에 앉았다.
"형아, 옷 갈아입어. 불편하잖아."
정적을 깨고 말을 건것은 현우였다.
현우가 슬쩍 웃으며 말해도 수현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괜찮아. 하루종일 입고 있어도."
수현은 현우를 힐끔, 쳐다봤다.
"그런데 형, 원래 나에 대한 감정은 좋아한다는게 아니었잖아."
현우는 궁금했던 말을 물어봤다.
"처음엔 그런줄로만 알았지. 너가 친구 데려왔다는 소리듣고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보기도 좋았고.
그런데 매일 같이 다니는 걸 보면서 왠지 모르게 아파왔어."
여기, 라며 수현은 현우의 가슴에 손을 얹고 웃었다.
"직장 동료한테 물어봤더니 사랑이래, 질투하는거라면서."
수현은 현우에게 한층 더 다가왔다.
현우는 멍해졌고, 수현은 그런 현우를 보며 웃었다.
"오늘에서야 알게됐네. 긴 시간이었지?"
수현은 현우의 눈을 바라보며 웃다가,
현우에게 다가가 입을 맞췄다.
"사랑해, 현우야."
현우는 형에게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그러나 들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 없었던
그 말을 들으며 괜시리 눈물이 났다.
"나도… 형아-"
현우는 그새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수현을 바라보다,
수현의 목에 두 팔을 둘러 키스했다.
안녕하세요, 모르입니다! 아마 내일은 불마크가! 나오리라 예상합니다. 김수현님, 세모네모님, 엘모님 감사합니다! 봐주신 모든분들도 감사해요!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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