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지훈아
오늘 아침은 어땠어?
나는 그저 그랬어.
아, 내일이 니가 좋아하던 크리스마스구나.
네가 나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라며 고백하던게 엊그제 같아
당연히 네가 내 옆에 있을 줄만 알았던 어제의 일들이
손에 잡힐듯 가까워서. 너무 가까워서 아프더라.
많이 보고 싶어. 그리고 앞으로도 늘 보고 싶을거야 지훈아.
++++
"여이~~ 김세봉~~"
지나가다가 오랜만에 순영이를 만났어.
그 애는 그대로더라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눈웃음, 따뜻한 목소리
게다가 노랗게 탈색한 머리까지도
"오랜만이네 순영아"
"잘 지냈어?"
"그럼. 내가 누군데"
"다행이네"
"너는?"
"난 잘 지내지. 물론 지훈이도"
"그렇구나."
내가 묻지않아도 알아서 너의 안부를 전해왔어.
네가 잘 지내는 건 나한테 큰 축복이겠지.
아니, 어쩌면 네가 나와 함께 했던 그 시간들 모두가 기적이었을지 몰라
"어디가?"
"나 그냥 산책. 너는?"
"나는 뭐 좀 사러"
"아, 내가 너무 많이 잡아뒀다. 미안해 순영아"
"아냐아냐. 오랜만에 너 봐서 좋았어."
"나도"
"야, 울고싶으면 전화해라. 밥 사줄게"
따뜻하게 나를 다독여주는 순영이가 너무 포근했어.
그래, 이게 행복이라는 거였지.
근데,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해
"순영아"
"음?"
"나...밥.. 사줘"
+++++
"여보세요"
"야, 권순영. 너 뿌링클 사러갔다가 죽었냐? 어?"
"미안미안. 근데 나 더 늦을것 같은데"
"뭐?"
"나 세봉이 만났거든"
"..........."
"그대로 야. 네가 좋아하던 눈웃음도 그대로고, 네가 사준 머리끈도 아직 하고 다니네"
"잘...지낸데?"
"아마도"
"아마도라니"
"넌 잘 지내는것 같냐?"
"누구, 나?"
"그래, 너"
"음...아니"
"그럼 세봉이는 잘 지내겠냐?"
"어.........."
"어우 답답해. 야, 너 요 앞에 김밥집으로 와라"
"왜"
"그냥 그러라면 그래"
"그럴게"
안녕 세봉아?
기억해? 우리가 헤어지던 날?
벚꽃이 떨어지던 어느 봄날이었어
그때, 우리가 왜 그랬는지는 그냥 덮어놓기로 하자.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내 몸에 네 향수냄새가 진득하게 배어서.
그래서 너무 아파 세봉아
많이 보고 싶어. 그리고 앞으로도 늘 보고 싶을거야 세봉아.
hidden.
"안녕.."
"안녕"
"오랜만이네"
"그러게"
"잘 지냈어?"
"아니"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
"나도"
"메리 크리스마스 세봉아"
"메리 크리스마스 지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