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 - Pure White
남준이와 같이 외출을 다녀오며 돌아오는 길에 윤기의 눈에 문득 큰 대형쇼핑몰이 띄었으면.
화려하게 빛나며
복잡하게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우뚝 선
그 건물을 가만히 눈에 담았으면.
그리고 힐끗 뒷자석에서 피곤했는지 귀와 꼬리를 내놓을 생각도 못한 채 완연한 사람의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남준이를 바라보았으면.
가볼까.
손을 뻗어 남준이의 어깨를 잡아 흔들고
잠이 덜 깨서 눈을 부비는 남준이를 추스려 챙기고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이제는 제법 사람들 틈으로 녹아내리는 것에 익숙해진 남준이가 멍한 얼굴을 문지르며 윤기의 뒤를 바짝 쫓았으면.
둘은 짧게 분주한 사람들의 분위기 속에서
덩달아 피곤함을 떨치고 돌아다니며 쇼핑을 했으면 좋겠다.
손에 산 물건이 조금씩 늘어가고, 다리가 조금씩 무거워지면서
몸이 늘어질 즈음 윤기가 남준이를 층 구석에 있는 쉼터 공간의 벤치에 앉혔으면.
여기 가만히 있어. 알겠지? 진짜 어디 가면 안 돼.
응. 알았어. 응. 다녀와, 주인아.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무슨 일인지 줄이 길어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겨우 왔을 때
남준이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졌으면.
예전의 일과 겹쳐져 윤기는 잠시 멍하니 빈 벤치를 바라봤으면.
자신의 말을 어길 강아지가 아닌데.
그럴 일이 없는데.
왜.
왜 사라졌지?
윤기는 한동안 남준이가 바로 말려줘 깨물지 않던 손톱을 절로 제 입술틈으로 물어
잘근잘근 씹으며 고민에 빠졌으면.
여기서 어떻게 찾아야 하지.
짐은 또 왜 다 없어졌을까.
그렇다면, 스스로 짐을 다 챙겨서 이동했다는 건데.
나를 찾으러?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야할... 가야할, 이유가.
문득 윤기는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에 시계를 확인했으면.
잠시 시간을 계산하던 윤기가 이내 얼마가지 않아
참지 못한 욕을 내뱉으면서 발을 굴렀으면.
제 머리를 헝클였으면.
벤치 앞에 쭈그리고 앉은 채, 눈을 질끈 감고 떨리는 손을 애써 움켜쥔 채 침착해지려 숨을 골랐으면.
생각하자. 생각하자.
내가
준이녀석이었다면
어디로 숨어들어갔을까.
시간이 지나
숨겨지지 않는
귀와 꼬리를 보이지 않기 위해.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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