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랑 마늘을 볶았으면 거기다 토마토를 넣어야지. 야 넌 어떻게 레시피를 보고도 모르냐?"
또 또 나왔다 저 하찮은 표정.
"아 지금 열심히 노력 중이니까 건들지 마요.."
"노력은 개뿔, 야 토마토 파스타는 기본중에 기본이야 임마."
제가 왜 지금 이러고 있냐구요?
그러게요 허허. 불과 한 몇십 분 전까지만 해도 카운터에서 정국이에게 계산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는데 말이죠.
손님이 없는 틈을 타 어디선가 나타난 사장님이 우리 셋에게 기습적인 통보를 했어요.
"야 이제부터 너희 세명 중 한명은 주방에서 요리해.
어디보자, 김탄소 너 이리오고. 그리고 정국이 이제부터 밖에서 그만 날아다니고 안에서 서빙해."
"에? 밖에 사람들..."
"밖에 사람들 너 없어도 알아서 들어와. 걱정하지 말고 안에서 일해. 메뉴나 좀 제대로 외우고.
김탄소 따라와."
"...느에?"
그렇게 다짜고짜 끌고 와서는 후라이팬 앞에서 십 분째 저를 마늘과 양파와 함께 들들 볶고 있어요.
나 진짜 요리 못하는데, 그 흔한 라면물 하나 제대로 맞추지 못해 아예 라면을 포기해버린 그런 사람인데.
"아니..정국이도 있고 호석오빠도 있는데 왜 나를...! 하필이면 요리고자인 나를!!!"
"어차피 셋 다 똑같이 요리 못할바에야 니가 낫지."
"설마 모든 여자들이 요리를 척척 해낼거란 그런 멍청한 생각으로 저를 부르신건 아니겠죠.."
"정국이가 주방에서 요리하는 상상을 해봐. 그 앤 소금을 두고 슈가랑 솔트도 구별 못하는 애야."
"...하긴."
"그리고 딱 봐도 셋 중에서 니가 힘 제일 잘 쓰게 생겼...
어이 그 칼 내려놔. 딱 거기 내려놔."
"참 나, 어디 좋은말 하나 해주면 죽어요? 칭찬 한번 했다가 인생 마감하시....악 사장님!!!!물!!물 넘쳐요!!!!!!"
"불 꺼."
정말 보란듯이 엿 한 바가지 가득 퍼담아 꾸역꾸역 먹이고는 당황해하는 저를 보면서 사장님은 희열을 느끼는것 같아요.
여기 사장은 남 괴로워하는걸 지켜보는게 취미인가?
멀리서 허둥대는 저를 아주 광기 일으키는 개새끼 바라보는것 마냥 흥미로운 눈을 반짝이며 웃고 있네요.
마치 동물원 속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에요.
그렇게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 드!디!어!
Made by. 탄소
토마토 파스타가 완성되었어요! 와우!
"크으, 이거 처음만든것 치고는 꽤 잘하지 않았어요? 와 비주얼 봐. 작살난다."
"잘못 먹었다간 진짜 누구하나 작살낼것같은 생김새네.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 갖다줘."
"아 진짜..사장님 말 너무 심한거 아니에요?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든 파스타인데..!!
누가 처음부터 잘해요, 사장님 처음부터 완벽했어요? 어디 맥가이버라도 돼요?"
"아니."
"사장님처럼 막 그렇게 예쁘게 할 줄은 몰라도 잘 한다 이정도 격려 한번은 좀 해도 돼잖아요!
그렇게까지 제가 만든게 마음에 안 드시면 그냥 혼자 다 하시던가요. 사람 짜증나게 하지말고."
사장님의 말 하나하나가 비수가 되어 심장에 퍽퍽 꽂혔어요.
그래도 나름 정성들여 만든건데. 상처 반 불쾌 반 저도 모르게 막말을 해버렸지 뭐에요.
마지막 말은 제가 뱉어놓고도 아차 싶었어요.
한순간 어색한 정적이 감도는 주방 안에서 잠시 고민하다 사과의 말을 꺼내려는데
갑자기 해맑은 호석오빠가 모습을 드러내요.
"쨤번 떼이불 또마또 빠스땨 하냐."
"..."
"..."
"...뭐야 여기 분위기 왜이래. 싸웠어?"
"..아니."
"아, 아뇨 오빠. 금방 나가요"
시야에서 호석오빠가 사라지자 또다시 찾아온 침묵의 기류가 주방 곳곳을 헤집고 다녔어요.
다시한번 마음잡고 사과하려는데 이번엔 사장님이 먼저 입을 여네요.
"..기다려. 금방 만들테니까.
옆에서 뭐라도 하고있어."
화난듯이 "주방에서 꺼져" 도 아니고
한심한 듯이 "가게에서 꺼져" 도 아닌
덤덤한 말투의 "기다려" 라는 사장님의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그 몇 마디 말 때문이라기보단
화나지도, 무기력하지도 않은 평소와는 다른 착 가라앉은 눈동자가 제가 직접 만든 파스타에 머물기를 잠깐.
이내 눈을 돌리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새 후라이팬을 꺼내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볶기 시작하는 뒷모습이 가슴 한구석을 켕기게 하네요.
미안함에 최대한 멀찍이 떨어져서 괜히 이것저것 건드려도 보고, 행주로 싱크대의 물기를 닦아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흘끔흘끔 곁눈질로 사장님의 요리를 지켜보았어요.
확연히 다른 손길로 능숙하게 양파와 마늘을 볶아내고 토마토 껍질을 벗겨내 순식간에 다져 후라이팬으로 직행하고는
한 치 오차 없이 토마토 소스를 뚝딱 소리나게 만들어내고는 면을 삶기 시작해요.
허공에서 낭비하는 손가락 하나 없이 착착 손에 감기는 재료들이 사장님의 진지한 표정 사이로 왔다갔다거려요.
누가 봐도 저건 셰프다, 하고 감탄을 자아낼 만큼 멋있어 보이는 사장님에 비해
초라했던 토마토 파스타죽을 만들어냈던 제가 괜시리 부끄러워지네요.
사장님이 분주한 틈을 타 조용히 만든 파스타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3번 테이블 토마토 파스타 나왔어."
"넹~"
그새 다 만들어낸 먹음직스런 파스타가 식당 로비로 이어지는 탁자에 올려지고
이내 정국이가 들고가버려 허연 대리석의 탁자만 남은 빈자리만 애석하게 바라보았지요.
파스타 그릇이 올려졌다 떠난 자리엔 동그란 물자욱만 홀로 남아 투명히 조명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어요.
눈에 거슬리는 그 모습을 보기가 싫어 행주로 닦아 버렸지요.
사과할 타이밍도 놓쳤겠다,
사장님하고는 서먹해지기까지...
아, 미치겠네.
+) 윽 잘못 끊었다.
여러분 살다보면 누구나 노잼시기가 찾아오기 마련이에요.
이번화 진짜 핵노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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