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사랑...항상...받아...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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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김세봉 일어나. "
" 으음... "
" 일어나라고. "
거칠게 잡아흔드는 손길 때문에 천근만근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올렸어.
반쯤 뜬 네 눈에 맨 처음 보인 건 아직도 깜깜한 창밖. 숫자 3을 가리키고 있는 벽시계. 그리고 널 '발'로 흔들어 깨우고 있는 부승관.
네 퉁퉁부은 얼굴을 극혐스럽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손도 대기 싫다는 듯 발로 억세게 좌우로 흔들고 있었어.
그러다 네가 눈 뜨는 걸 발견하고
" 앗. "
아무일 없다는 듯 손을 대신 올려놨지.
아침이라 대꾸하기도 귀찮은 너는 다음번 부승관을 깨울 땐 발을 입안에 쳐넣으리라 다짐했어.
네가 눈을 온전히 뜨자 부승관은 마치 처음부터 이렇게 다정하게 깨우고 있었다는 듯이 행사웃음을 장착했어.
그리고 어디서 구해왔는지 쟁반 위에 있는 종을 품격있게 다섯번 짤랑이고는 말했어. 참 이렇게 병신짓을 정성스럽게 하니까 화내기도 미안해져.
" 공주님. 오늘 석민공주님과 새벽만찬이 있으십니다.
세봉돼지공주님이 하루 열다섯번 만찬을 잡아놓은 탓에돼지새끼 요리사들 허리가 휩니다요. 돼지새꺄"
새벽부터 참 줄기차게 지랄맞아.
시녀코스프레를 하고있는 부승관은 네 침대옆에 무릎으로 앉아있었고 너는 인자하게 웃으며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했어.
네 인자한 웃음에 속아 네 앞으로 온 부승관 덕에 정확히 주먹을 얼굴에 꽂아넣을수있었지.
" 앆1!! "
부승관이 얼굴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고 있을때 너는 그 틈을 타 침대에서 재빠르게 베개를 들고 내려와 부승관을 먼지나게 때렸어. 앍!앍1앍!앍1.
실컷 때려주고 난 뒤에도 화가 안 풀려서 씩씩대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지. 부승관 수치플.
부승관의 병신짓을 갚아주기 위해 넌 부승관을 때리느라 거칠어진 숨을 부승관의 귓가에 불어넣으며 공기가 90퍼센트정도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어.
" .. 승관아..하아... "
" 뭐..뭐야! 하지ㅁ..! "
발악하는 부승관 위에 올라타서 못 움직이게 만든 뒤 계속 말을 이었지.
" 널.. 때리는데...피가 빠르게 돌고..가슴이 막 뛰어... "
" 아아ㅏㅇ라가아알ㄲ!!! "
" 나 사실.. 이쪽 취향인가봐... 하아.. 넌..너무 찰져... "
" 내가 잘못했어!!!!내가 잘못했어!!!!!! "
" 앞으로도.. 넌 영원한 나의... 샌드백이야.. 승관아아... "
네 밑에서 거의 미친놈처럼 발광하는 부승관을 즐겁게 바라보며 계속 귓가에 속삭이고 있을 때
문득 잠깐시선을 돌리자 네 방문 앞에서 잔뜩 굳은 표정의 김민규를 발견했어.
너는 이 재밌는 일을 김민규에게도 알려주려고 부승관에게 바짝 붙어있던 몸을 들어올리는데 김민규가 쿵!!쿵!! 거리며 널 거칠게 일으켰어.
발소리만으로도 '나 화났소' 가 제대로 느껴졌지. 김민규가 힘조절을 못해서 거의 공중으로 튀어오르듯이 일으켜진 너는 깜짝놀란 표정으로 김민규를 바라봣어.
바짝 붙어 올려다보는데 그 원인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김민규가 엄청 심각한 표정이었어.
부승관은 아직도 혼이 나간채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너는 네 팔뚝을 아직도 세게 쥐고 있는 김민규한테 놔달라고 울상을 짓고 말했어.
그러자 김민규는 서서히 손에 힘을 풀었고 너는 욱신거리는 팔을 문질렀지.
" 왜.. 그러는데?.. "
네가 김민규 표정때문에 살짝 기죽은채로 묻자 김민규는 말하려고 숨까지 들이마셨다가 이내 아니라며 다시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어.
그리곤 " 오늘 지방행사갔다가 화보촬영이랑 인터뷰까지있어. 시간없으니까 빨리 내려와. "
라고 통보한뒤 밑으로 내려가버렸지.
넌 아직도 분위기 파악못하고 끙끙대고 있는 부승관을 꾹꾹 짓밟고 방을 나가버렸어.
**
샵에서도 김민규는 뭔가 못마땅한 표정이었어. 게다가 항상 네게 장난을 치고 부산스럽던 김민규가 네게 말 한번 걸지 않았어.
분명히 네가 뭔가 심기를 건드렸다는건데 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았어.
그렇게 셋팅이 끝나고 너희는 반으로 나뉘어 차에 오르기 시작했어.
너는 김민규한테 말이나 걸어보려고 김민규의 옆자리에 타기위해 김민규 뒤에 줄을 섰지.
하지만 잘 웃으면서 홍지수와 이야기하던 김민규가 뒤에서 우물쭈물대며 자기를 올려다보고 있는 널 발견하자
표정을 싹 굳히고 갑자기 홍지수 앞으로 가서 차에 올라버렸지.
김민규의 이 행동으로 김민규가 화가 났다는 게 완전히 확실시 돼버렸어. 덕에 네 기분은 추락하고 비글미는 온데간데 없이 무기력모드에 들어가지.
네 옆에 앉은 문준휘가
" 세봉..기분 안조아?.. 왜 그래.. "
라고 물었고 너는 힘없이 웃어보이며 고개를 저었어. 그리고 김민규가 그걸 들었는지 조금 신경쓰는 눈친것 같았어.
문준휘는 계속 네가 걱정됐는지 네 어깨를 토닥였고 네 머리를 부드럽게 끌어당겨 본인 어깨에 기대게 했지.
" 푹 자. 자고나면..좀..갠차나 질거야.. "
준휘는 네가 왼쪽어깨에 기대자 오른쪽손으로 네가 잠들수있게 네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줬어.
문준휘의 손길이 기분좋아 서서히 눈이감겨가다 김민규가 싸늘한 눈빛으로 너를 흘깃 쳐다보는 걸 마지막으로 잠에 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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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사가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채 눈 깜짝하는새 끝나버렸고 너희는 다시 차에 올라 서울로 올라왔지.
패션잡지 화보촬영이 있었거든. 차 안에서는 김민규고 뭐고 신경쓸 틈도 없이 너무 피곤해 잠들어버렸어. 14명 모두 다.
그렇게 촬영장에 도착하고 매니저오빠를 따라 스탭분들께 인사를 드리러 돌아다녔어. 다행히 촬영장 분위기는 훈훈했고 모두 친절하셨지.
인사를 마친뒤 이번 화보컨셉을 듣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갔어. 거기선 관계자 몇분과 사진작가 한분이 계셨지.
작가님은 너희에게 편히 앉을 것을 권유했고 너는 이지훈과 전원우 사이에 앉았어.
" 안녕하세요. 소문대로 사람들이 참 많네요. "
우스갯소리로 시작된 이야기.
" 일단 제 이름은 ... 입니다. 오늘 촬영을 맡게 됐구요. 잘 부탁드립니다. "
뿔테안경을 딱 쓰고 자신감넘치는 눈빛의 여자였지.
무기력모드는 어디로 가고 갑자기 신이 나 힘차게 박수를 쳐대는 너를 양쪽에서 이지훈과 전원우가 흐뭇하게 바라봐.
" 한분씩 다 소개를 듣고싶지만 여러분이 다음 스케줄이 바쁘다고 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이번 잡지의 컨셉은 '기 센 여자' 입니다. "
기 센 여자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바로 열세명의 시선이 네게로 향해.
'기 센'에서 반응한건지 '여자'에서 반응한건지. 영 기분이 찝찝해.
" 여성분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오늘날, 더이상 남자들의 그늘 밑에 가려져있지 않은 당당한 여성상을 표현하는게 오늘 컨셉입니다.
저희가 구상해놓은 구도엔 여자 한명과 남자 여러명이 필요했는데 마침 그런 그룹이 데뷔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탁 치고 옳다꾸나! 싶어서 바로 섭외한게 여러분입니다. "
" 마침 여기 있는 여자도 어마무시하게 기가 셉니다. "
입을 가만히 못 놨두고 나불거리는 권순영을 여러사람 앞이라 째려봐주지도 못하고 억지로 하하 웃는데 아주 죽을맛이었지.
작가님은 재밌다는 듯이 하하 웃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어.
" 여기 예시 사진들이 있으니까 대충 이런느낌이구나 감을 잡아주시면 되겠습니다.
남자분들껜 죄송한 말씀이지만 오늘은 세봉씨가 메인역할입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
작가님의 말에 다른멤버들은 괜찮다며 방긋방긋 웃었어.
그렇게 회의가 끝나나 싶었는데 작가님은 깜빡하고 뭐 하나 말하지 않았다며 자리에서 일어서다 말고 말씀하셨지.
그리고 그 말을 너에게 할 말이었어.
" 아 맞다. 세봉씨. "
" ..네! "
" 근데 오늘..
노출많은데 괜찮아요? "
그 말 한마디 후 회의실은 싸늘한 정적이 흘렀어. 보지 않아도 다른 멤버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고 있는게 느껴졌고
멤버들의 시선이 주는 부담감에 너는 식은땀이 막 흘러내려. 작가님을 바라보는 눈은 억지로 웃고있는데 눈동자는 지진을 일으켜.
넌 아무 상관없는데 다른멤버들 때문에 괜찮지가 않아.
의상을 갈아입자 마자 받게될 고나리들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뇌가 지끈거리고 촬영하다말고 카메라를 뿌셔버릴 수 있을 것 같아.
당장 옆에 있는 전원우와 이지훈의 고나리가 벌써부터 느껴져. 전원우의 못마땅하다는 표정. 이지훈의 꿍얼거림.
" 이제 열아홉 되는 애한테 노출은 무슨. "
물론 안들리게. 안 괜찮다고 하면 뭐 진행안될 일도 아니고 너는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였지.
작가님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방을 나섰고 너도 멤버들의 원성을 받아낼 자신이 없어서 바로 작가님 뒤를 따라 나가버렸어.
멤버들의 짜증어린 목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리지.
멤버들은 메이크업을 받기 위해 분장실로 들어갔고 너는 옷을 갈아입어야했기에 남자멤버들과 다른 실로 들어갔어.
거기서 스탭분이 손수건 같은 걸 곱게 접어 건네시길래 이게 뭐냐고 여쭈니.. 옷이래 ㅎ..
평생 본적도 없고 입어본적도 없는 면적의 천쪼가리를 옷이라고 주니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은 자꾸 새어나오지.
어떤 옷인가 한번 보기나 하자 싶어서 옷을 펴서 들어올렸는데
넌 들어올리자마자 경악했지.
아.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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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흰 점심도 못먹은 상태였지만 패션화보촬영인지라 몸매가 중요해서 거하게 먹지는 못하고 매니저오빠가 사다준 과일이나 풀때기 따위를 오물거렸어.
심지어 그마저도 한참 전에 들어가서 아직 나오지 못한 너는 먹지 못했지. 그만큼 이번 네 역할이 중요했어.
멤버들은 네 노출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를 하고 있었어. 하지만 멤버들의 노출 또한 그렇게 준수한 상태는 아니였어.
근데도 본인들은 심각한지 모르고 그 상태로 잘도 네 걱정을 해.
안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마이만 입은 상태였고 머리는 깔끔하게 전부 기름기 좔좔 흐르는 포마드로 통일. 거기다 엄청 두꺼운 초커까지.
극 마이너하면서 덕후들 심장을 조사버리기에 아주 적절했어.
대략 이런 느낌이야. ( 특별출현 - 빅스 택운쨩ㅇㅅ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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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이번에 떼띠화보 봤냐.... 와...................아니...왤케들 열일하셨어...
사진작가분들도 컨셉짜신 분들도..옷입히신분들 특히 열일
그리고 제일 열일한건 우리 애들 미모....와...초커에..와...마이...와 가슴팍..ㅇ.ㅏㅏ....(((((((((미자들)))))))))))))
다행히 미자들은 안에 베스트라도 입혔더라....(아쉽)
나 진짜 사진보고 거기서 바로 관짬....후.. 같이 들어가실분.......아...........
칠봉이1 나 당장 사러간...
칠봉이2 봤어............봤어...봤다고...........와.........우리애들 이런컨셉 소취
L칠봉이3 아직 좀 멀긴했지만..먼훗날에라도 좀 해줘...
L칠봉이4 찬이 미자딱지 떼는 날...그날...
L글쓴칠봉이 ㅠㅠㅠㅠ아 찬이 미자딱지 떼는 날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상상만해도 벌써 슬픔. 근데 벌써 민규랑 석민이가 떼버렸네...내년엔 부랑 한솔 이냐...와..
L칠봉이5 새삼 나 봉 왜이리 나이 많이 먹었냐...
칠봉이6 후.....컨셉짜신분..일로와. 뽀뽀해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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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심각한건 네 상태.
문 밖으로 나가기까지 한 오천번은 망설인것같아. 이런 꼴을 멤버들한테 보인적은 한번도 없었거든. 죽어버릴 수도 있을정도로 부끄러웠고
지금 나가면 멤버들이 억지로 괜찮은 척 하지만 널 어색해할 그 상황도 상상하면 미쳐버릴 것 같았지.
뒤에선 메이크업 담당자들이 왜 안나가냐고 네 등을 떠밀었고 넌 마침 운좋게 나가기전 주인없는 후드집업 하나를 발견하고 걸쳤어.
바지까지 입어버릴까 하다가 다리에도 메이크업을 해놓은 상태라 사람들이 극구 말리더라고.
다리에도 메이크업을 해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알수있듯이 이번에 네 다리는 시원하게 노출됐어. 무대에서도 숙소에서도 무릎이상 보인적 없는 네가
무릎위 이십센치. 거의 허벅지가 다 드러났지.
시바 여기부터 날아갔어여...
뒤에서 떠미는 메이크업 언니들 때문에 거의 튕겨져나가다시피 문밖으로 나왔고 모든 멤버들의 시선이 일제히 네게 쏠렸어.
메이크업 언니들이 네 뒤에서 웃고 떠들면서 지나가는데 너와 멤버들의 고요한 정적에 너무 대비되지.
마치 너희 쪽의 시간만 멈춘 듯이 약속이라도 한듯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어. 그리고 멤버들과 눈이 마주치자 너도 튕겨져나온 어정쩡한 자세로 그대로 굳어버렸어.
멤버들은 놀라움 플러스 솔직한 본능 때문에 네 다리에 시선이 고정돼버렸어. 그러다 네가 민망해하는 걸 깨닫고 재빨리 시선을 피해 딴짓하는 척을 했지.
너는 멤버들사이에 있는 음식을 발견하고 괜히 큼큼 아무렇지도 않은척 헛기침을 하면서 멤버들사이로 들어갔어.
하지만 멤버들은 너무 노골적으로 너를 피해서 멀리 도망가버렸어. 그나마 괜찮아 하는 윤정한만 자리에 남아있었지.
나머지 멤버들은 네가 호랑이라도 되는 듯 다람쥐마냥 숨어서 너를 지켜봤지.
여자가 그립다 못해 무서워진 남고에 온 듯한 기분이었어;;;;
넌 방울토마토를 입으로 집어넣어려다 아! 하고 뭔가를 자각한듯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시 내려놨어.
윤정한은 왜 안 먹냐고 물었고 너는 옷 때문이라고 대답했지. 다른 멤버들도 윤정한이 네 다리에 담요를 덮어준 덕에 다시 네 주위로 모이고 있었어.
" 대체 어떤 옷이길래 그래. "
윤정한은 굉장히 심기가 불편해보였어. 너 빼곤 다 아는 공식 세봉맘. 윤정한. 귀하디귀하게 잘 지켜온 딸이 오늘 이렇게 외간남자들이 많은 곳에서 맨살을 드러내니
윤정한은 잔뜩 심통이 나있었어. 하지만 비지니스인데다가 을의 입장인 지금 짜증말곤 할 수 있는게 없었지.
" 좀...좀..많이 파였어... "
후드집업 밑으로 느껴지는 맨살을 쓰다듬으며 멎쩍게 대답했어.
네가 당황해하는 것을 발견하자 최승철은 다정하게 물었지.
" 세봉아. 옷 바꿀까? 오빠가 부탁드려볼게. "
하지만 그옆에서 현실적인 이지훈이 대신 대답했어.
" 이미 정해진거라.. 불가능할걸요. 형. "
사실 그건 최승철이 더 잘 알고 있었지.
" 열아홉살 밖에 안 된애한테.. "
" 그니까요. 저희 눈도 생각해줘야... "
순서대로 홍지수와 홍지수한테 뒷통수한 대 얻어맞은 부승관.
" 촬영들어갈게요- "
스탭이 크게 소리치자 너는 엄청나게 주저하면서 후드집업을 벗기 시작하다 결국엔 체념하고 확 벗어재꼈어.
후드집업을 벗자마자 커진 멤버들의 눈. 굳어버린 표정. 떡벌어진 입.
그만큼 네겐 유래없는 파격적인 의상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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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봉이가..노출...배..완벽..성공적...각선미..환상적.... 45
아 그냥 이번 떼띠가 레전드인듯...
아....아.......우리애가 노출을 하다뇨.... (따뜻하게 식어있는 시체다)
칠봉이1 왜ㅣ..왜 나 아직 못봤단 말이야...
L글쓴칠봉이 후...긴장해라.. 내가 사진올린다...심장 부여잡고..
L 글쓴칠봉이
L 칠봉이2 ??????????????....이게...뭥...........???????????????아아아앙아ㅏㅇ아카아아!!! 유레카!!!!유레카!!!!
L 칠봉이30 아 여신님....아 레알...진짜....같은 나인데 난..(거울을 보고 거울을 부순다)
칠봉이3 우리 세봉이는...안 완벽한게 뭐니?..응?..
L칠봉이4 몸매도 완벽해.....하다못해...하... 맨날 후드티에 바지나 남자같이 입고다니니까..다리 얇은건 알았는데....볼륨까지 완벽해....하 저게 150대의 볼륨?..
칠봉이9 세봉언니 걸크러쉬 대박..... 일년에 한두번 나오는 쎈언니..... 자주 나와줘요...
L 칠봉이10 진짜 열일들 하신다. 이번 컨셉짜신분 그냥 포상휴가 보내드려라..
칠봉이16 맨날 순둥순둥한 얼굴이다가 이렇게 돌변하면...그냥 내 심장을 조사버림......... 하.....
칠봉이17 한번만 뺨맞아보고싶다
L칠봉이25 뺨은 왜맞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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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이정도 노출은 예삿일이래도 네겐 유래없는 노출이었어.
너도 부끄러웠지만 멤버들이 더 부끄러워하니 넌 더 부끄러워지고 촬영장공기가 어색해지는건 한순간이었어.
촬영을 하고 있지만 하면서도 본인이 뭘 하나 싶어지는 포즈들이었어. 다만 확실한건 사진작가님 취향이 정확히 이 쪽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
멤버들이 엎드리고 있으면 네가 의자에 앉아 도도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있거나, 하여간 정말 퇴폐스럽고 에스엠틱 한 느낌이었어.
그러다 문득 네가 아침에 부승관한테 한 짓이 생각나서 후회됐지. 아 이렇게 벌을 받는구나. 앞으로 그런식의 장난은 절대 안치리라 다짐했어.
멤버들의 배려랍시고 해준 행동들 덕에 더 불.편.한^^ 촬영시간이 지나가고 단체컷과 멤버들 개인컷은 다 찍었지.
이젠 서서히 네 의상에 익숙해져가고 있었지. 너만 ^^...
아직도 멤버들은 너를 지켜준답시고 네 눈 밑으론 절대 쳐다보지도 않아서 열세명이 허공을 쳐다보고 다니는 웃기는 꼴이 연출됐어.
파워고나리를 할거라고 생각했던 네 예상과는 달리 너무 근본없는 노출이라 오히려 멤버들이 네게 낯을 가리고 있었어.
어쩌다 실수로 네 맨살을 보면 금세 볼이 붉어져서 경기를 일으키며 자리에서 튀어올라. 그러면 나머지 멤버들이 그걸 눈치채고 와서 집단구타를 선보였지.
너는 이제 멤버들 가슴팍을 보는 여유까지 생겼어. 아까도 말했다시피 몇몇 멤버들은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채 위에 마이만 입었으니까.
간혹 예고없이 아랫층숙소로 들어가면 보는게 멤버들 웃통이지만 (네게 들키자 상처받은 표정으로 방에 들어가는 이석민이 생각났어)
이렇게 작정하고 꾸민 채로 보이는 가슴팍은 꽤나..실하고... 보기 좋았..ㅈ..ㅣ....
po당당함wer 빼면 시체인 너는 그런 감정을 절대 숨기지 않고 어쩌다 멤버들이 허리를 숙이면 적나라하게 보이는 가슴팍에 환호했어.
" 호우-!! 경치 좋다-!! "
최승철은 네 성희롱에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앞섭을 가리고 일어나 자리를 피했어. 누가 남자고 누가 여잔지..
" 아아- 최한솔은 아직 애기네 애기. "
" 야! 넌 기지배가! "
" 뭐가 그렇게 민숭맨숭하냐. 언니 취향은 짐승남이애오- "
" 하... 말을 말자. "
" 찬아! 우리 애긔.. "
" ㄴ..누나. "
" 누나 손목이 차가워지는걸~? ㅎ 넝담~ ㅎ 찬이도 남자여꾸나?~ ㅎ 넝담넝담 "
거의 망나니 급으로 진상을 부렸어;;
당장 서로 끌려가도 무방할 정도로.
( 지켜보던 멤버들의 바램)
전원우도 몇분전에 통보받은거라 굉장히 당황한 눈치였어. 안절부절 못하고 네 의상때문에 눈은 동공지진. 오히려 네가 너무 담담해보일 정도로...
이걸 전해 들은 멤버들은 전원우를 뚫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노려봤고 거기엔 무언의 압박들이 담겨져 있었지. 공통적인 내용은 그냥 결국은 죽여버리겠다는 거였지.
작가님이 요구한 포즈는 여전히 퇴폐적이고 자극적이었어.
네가 전원우 무릎에 걸터앉는다던지 전원우의 목을 끈적하게 감싸안는다던지. 수위가 꽤 쎘지.
너는 비지니스라고 생각하니까 아무렇지도 않아졌는데 전원우는 그렇지 않았는지 무표정을 유지해야 하는 전원우는 그렇지 못해서 자꾸 NG가 났어.
얼굴이 보정으로 어찌해볼수 없을 정도로 시뻘개진다던지 입가에 경련이 온다던지 여러가지 이유로 자꾸 엔지를 냈어.
사실 가장 너를 피하던게 소녀감성 전원우였거든
제일 큰 걸림돌은 전원우가 네게 손을 못댄다는거야.
살짝 맨살에 손이라도 닿으면 안절부절 못하면서 " 미안해...미안해..!!" 를 연발하는 순정파였어.
보다못한 작가님은 잠시 쉬는시간을 주셨고 전원우는 네게서 바로 떨어졌어.
아니..떨어져나갔어. 다른 멤버들에 의해. 멤버들은 전원우가 어떻게 되던 눈길한번 안주고 매정하게 저 뒤로 밀어버리고
바로 후드집업을 가져와서 네게 입혀줬고 바로 허리에 담요를 둘러줬지.
차라리 눈갱이라고 놀려주는 편이 훨씬 편했을거야. 멤버들의 익숙하지 않은 과잉친절은 온몸에 닭살을 돋게 하고 부담스러웠어.
너는 그 자리를 피하기 위해서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 슬슬 빠져나왔지.
" 순영이형..저 너무 힘들어요... 김세봉이한테 이런 호의는 처음이라.. "
" 석민아. 조금만 힘을 내. 이게 다 세봉이가 여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란다. "
" 하지만 전 세봉이가 여자로 보이지 않는걸요?.. "
"그게 정상이란다. 승관아.. "
" 후...다행이다.. 빨리 저 손바닥만도 못한 천쪼가리 어울리지도 않는걸....아까부터 지속적으로 시력이 감소하고 있어요. "
" 동감이란다. 오늘 화장은 또 왜이리 센거니..!! 안그래도 기가 쎄서 오빠들 기를 못펴는데...! "
" 저 패기라면 원피스찾고 해적왕되는데 1화면 충분할듯.. "
" 저 얼굴인데 굳이 해적왕이 될 필요가 있.. "
" 다들린다. 새끼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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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을 처리한뒤 화장실로 향하던 중 김민규가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어.
하도 정신이없어서 잊고있었는데 현재 김민규는 네게 화가난 상태였어. 원인이 뭔지는 몰라도.
어떻게 반응해야 될까 말은 걸어야 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어느새 김민규가 네 앞에 와서 멈춰섰어.
놀란 너는 덩달아 김민규앞에 멈춰섰고 '어..엉...' 하는 멍청한 소리를 냈지. 김민규는 아침과같은 심각한 표정으로 너를 내려다보다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어.
" 너 오늘 나 열받아 죽게하려고 작정했지. "
" 응..? 내가 화 많이 나게 했어..?.. "
" 어. 엄청. 하루종일.쉴틈없이. "
" ..뭘 잘못한지는 잘 모르겠지만;;;..무릎이라도 꿇을까?.. "
" ...하..진짜. "
어이없는 네 말과 웃긴 네 말투에 김민규는 억지로 웃음을 참고 심각한 표정을 유지하려는 걸 실패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너털웃음을 터트렸어.
덕에 표정은 조금 풀리고 화가 누그러진것 같았지.
김민규는 아까 보다 살짝 미소가 도는 표정으로 네게 말했어.
" 넌 눈치도 빠른애가 왜 그러냐. "
" 응?.내가 뭘... "
" 몰카도 하나도 안 속고 거짓말하면 귀신같이 다 눈치채면서.. "
" 새삼 나 대단하구나.. "
" ... "
나름대로 기분 좋게 해준다고 말에 맞장구 쳐준건데 괜히 김민규 표정만 더 썩게한것 같아 그냥 입을 다물었어.
" 멍청아. 잘 생각을 좀 해봐. 뇌를 굴리라고. "
" ... "
" 꼭 이런데만 멍청해 답답하게. 아니면 일부러 멍청한 척 하는거냐. 멍청아. "
" ... "
뭘잘못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자꾸 멍청이 소리를 들으니 서서히 기분이 나빠지려는 찰나에 김민규는 가버렸어. 윤정한한테 치고빠지는 기술 특강이라도 받았나;;
네가 볼일을 보고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오자 무슨일이 일어난것 같았어.
메이크업 수정을 받고 카메라 앞으로 다시 돌아가니 웬일인지 전원우가 아닌 김민규가 네 옆으로 와서 섰어.
아까 그 정색했던 표정들은 다 어디가고 싱글벙글 해맑게 웃으며 네 옆으로 와서 능글맞게 네게 어깨동무를 했지. 그리고 네 귀에다 대고 속삭였지. '나 화 풀렸어.'
어...어쩌라고....ㅠㅠㅠㅠㅠ.... 조울증새끼야..ㅠㅠ....
조금 소란스러웠던 이유가 모델이 바뀌어서 그랬나봐. 무슨일이 이거였어.
조심스레 전원우의 표정을 살피는 너. 이번엔 김민규가 아닌 전원우의 표정이 엄청 심각해.
이젠 화난 사람 상대하기도 귀찮아져버린 너는 될대로 돼라 싶어 그냥 저대로 두기로 했지. 전원우가 제 역할을 뺏겨서 화난거라고 멋대로 치부해버린 채.
그런 것 치곤 얼굴에 그늘이 너무 깊게 졌는데 말이야.
" 원우씨 표정관리가 안 돼서 민규씨로 한번 대체해보게. 쫌이따 다시 원우씨한테도 기회줄건데 민규씨가 너무 잘하면 이대로 갈수도 있어. "
작가님 말이 끝나고 아까 전원우와 했던 포즈들을 김민규와 다시 해야했어. 간간히 보이는 전원우의 표정은 너무 무서워서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지..
촐싹맞은 모습은 어디가고 꽤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는 김민규. 무표정을 잘 유지하고 포즈도 거의 모델급이야. 작가님은 쉴새없이 굿굿을 연발하지.
너는 김민규를 의외라는 표정으로 올려다봤고 김민규는 아까 그 시크하고 멋있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빙구같은 웃음을 지으며 너를 바라봤어.
그러던 중 갑자기 전원우가 끼어들었어.
" 작가님. 저 이제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평소 전원우같았더라면 그냥 포기해버리고 말았을텐데 이번엔 상당한 집념을 보여.
너는 전원우가 엄청 이 역할을 맡고 싶어한다고 멋대로 착각해버리지. 작가님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해결책을 꺼내놓았어. 그건 바로 셋이 같이 찍는 것.
전원우는 메이크업을 살짝 수정한 뒤 너네 쪽으로 합류했어. 너는 하나나 둘이나 그닥 상관은 없었기에 그냥 그렇구나 싶었고 전원우를 웃으며 반겨줬어.
하지만 김민규와 전원우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같은게 있었어. 너만 모르는.
둘의 눈빛은 굶주린 맹수의 것이었지. 먹이를 뺏기지 않겠다는. 그것도 너만 모르는.
작가님이 제시한 포즈는 네가 가운데 서서 둘의 초커를 네 쪽으로 잡아당기는거야.
이제 창피함따윈 사라져버려서 너는 과감하게 왼손에 김민규 초커를 쥐고 오른손에는 전원우의 초커를 쥐고 네쪽으로 잡아당겼어. 둘의 머리가 네 머리 양 옆에 위치했어.
너무 적극적인 네 태도에 둘은 당황한듯 싶었지만 금새 페이스를 되찾고 작가님이 요구하는 표정연기에 셋다 몰입햇지. 아까보다 훨씬 좋아진 전원우의 표정에
그리고 화려한 셋의 비주얼에 작가님은 연신 감탄을 내뱉었어. 스탭들도 너희에게 홀린 듯이 쳐다봤고.
네게는 보이지 않는 시야라 보지 못했지만 김민규와 전원우의 눈빛싸움은 꽤 치열했어.
형과 동생 사이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맹수의 기싸움이 이어졌어.
그러다 잠시 둘의 눈이 떨어지고 요란한 셔터소리가 터지는 와중 왼쪽에서 김민규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어.
" 세봉아. "
" 왜. "
너는 최대한 입을 움직이지 않고 대답했어.
" 아육대 기억나.?"
" 나. "
" 나 아직 소원 안 빌었다. "
어쩌라고... 속으로 생각했지. 그걸 지금 말하는 김민규의 의도를 전혀 알 수 없었어.
" 세봉아. "
이번엔 오른쪽. 전원우.
" 왜. "
" 아육대 기억나? "
이 새끼들은 왜 이렇게 아육대에 집착이야;;;
" 나. "
" 그 때 나한테 빚진거 있잖아. "
" 무슨.. "
그 때 네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몹쓸 걸그룹
" 응. "
"그 빚 꼭 갚아. "
' ;;;이새끼들은 내가 봉인가;;;;;; 촬영하다 말고 무슨 지랄이야;;;'
정말 너만 모르는 일들이, 너만 모르는 감정의변화가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