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의미 없이 오로지 이런 거 보고 싶다!
라는 의지로 쓰는 리버스 특집.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름.
언제 또 나올지도 모름.
왜냐하면 쓰는 나도 모르기 때문에.
* 주의. 남준이가 대형견인 썰과 내용상 전혀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Jeff Bernat - Call You Mine (Feat. Geologic Of The Blue Scholars)
남준이는 오전 알바를 끝내고 인스턴트 식품이 가득 담긴 봉투를 바스락거리며
겨울이라고 벌써 어둡게 물들여진 하늘을 바라봤으면.
입김을 훅 불어 하얗게 흩어지는 연기들을 보다가 빨갛게 물든 코를 문지르며 걸음을 재촉했으면 좋겠다.
내일은 또 몇 시에 일어나서, 오늘 산 것들 중에 햇반이랑 또 무슨 반찬을 곁들어 대충 끼니를 해결하고.
들어가서는 우선 씻고 누워야겠다는 그런 일상적인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자취방 근처에 다다랐으면 좋겠다.
적당한 크기의 원룸.
들어가는 입구 옆 쓰레기를 버리는 곳에 가득찬 봉투들.
오늘 쓰레기 버리는 날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챈 남준이는 귀찮음에 한숨을 내쉬며 비번을 누르려다
봉투 뒷쪽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흠칫 놀랐으면.
고양이?
옆집에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 있어서 또 그 고양이들 중 하나인가 싶어 곧 놀란 마음을 추스린 남준이가
가장 바깥쪽의 현관문을 비밀번호를 눌러 열고
자동으로 열리는 유리문 안으로 들어가
다시 계단을 한 층 걸어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이 사는 방 앞에 도착하면 또 한 번 도어락을 풀고 들어갔으면.
신발을 벗다가 문득 제 다리 춤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하얀 무언가를 발견했으면.
...?
봉투를 내려놓고 그 하얀 것을 떼어내어 들어보니 자신이 있는 곳과 굉장히 이질적인 토끼가 덜렁 들어올려졌고,
놀란 남준이가 그대로 토끼를 놓치고 뒤로 물러나자마자
그 토끼는
사람으로 변해서
불만 가득한 얼굴로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야. 다치면 어쩌려고 대뜸 집어던져.
... 아, 잠깐. 나 지금 뭘 본거지?
야. 너 지금 토끼 말 무시해?
알바가 너무 힘이 들어서 헛 것이 보이나.
눈을 비비며 그냥 지나치려는 남준이를 보고 헛웃음을 지은 하얀 토끼는 그대로 손을 뻗어 남준이의 발목을 잡았으면.
휘청거린 남준이가 저를 바라보면
하얀 맨몸인 상태로 다리를 살짝 오므려 제 몸을 감추면서도
무표정한 얼굴로 남준이를 올려다봤으면 좋겠다.
당근 좀 있냐.
... 예?
그거만 먹고 나가줄게. 지금 내가 배가 고파서 눈에 뵈는 게 없어서 그래. 갑자기 네 다리에 매달린 건 미안.
...?
사과 했으니까 괜찮지? 근데 토끼 앞니에 물리면 그거 꽤 아프다. 그러니까 당근 좀 줘봐. 상추나 양배추도 괜찮아.
이왕이면 옷도 좀. 뻔뻔스러운 말들이 계속 들리자 남준이는 잠시 아무 말도 못하다가 너무나 당당한 남자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보니 옷을 가져다 입혀주고,
얼마전에 카레를 해먹겠다고 당차게 샀다가 박아놨던 당근을 씻어 건네주고,
아작아작 당근을 쥐고 열심히 먹는 얼굴을 옆에서 빤히 구경했으면 좋겠다.
저기, 이거 진짜 귀예요?
응.
이거는 진짜 꼬리?
현실도피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나 토끼 맞고, 사람도 될 수 있는 거 맞아.
하얗고 말랑해보이는 볼에,
당근을 먹느라 우물거리는 하얀 피부때문에 더 돋보이는 입술에,
바짝 위로 세워진 토끼 귀와,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둥근 꼬리까지.
이름이 뭐냐고 묻는 남준이의 말에 그제야 당근 하나를 모두 먹어치운 남자가 입맛을 다시며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애교 있어보이는 얼굴과 다르게 서늘한 표정을 지은 채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씩
웃었으면 좋겠다.
내 이름 들으면 너 나 길러야 돼.
그런게 어딨어요.
여기. 나 기를거야?
그러면, 이름 알려주고. 무릎을 끌어안고 그 위로 턱을 괸 채 남준의 반응을 기대하는 건지 발끝을 까닥이며 가볍게 뱉어내는 말에
이유 모르게 울컥한 남준이가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알았어요. 기를게요.
... 야, 잠깐. 너 너무 즉흥적이잖아.
이름이 뭐예요?
... 민윤기.
민, 윤기. 이름 예쁘네.
고개를 끄덕인 남준이가 작게 중얼거린 소리를 들은 윤기가 멍하니 남준이를 바라보다가 사온 물건 정리해야 된다며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고
흠칫 놀랐으면.
남준이가 그 행동에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치면 괜히 제 두 귀를 잡아 눈가를 가린 채 고개를 숙였으면 좋겠다.
예쁘다는 소리는,
처음이라서.
그래서 그런거라고 애써 도리질을 치다가 한숨을 내쉬었으면.
봉투를 부스럭거리면서 물품을 정리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남준이 지나가다가 제 머리를 쓰다듬고 지나가버리면 그제야 멍한 얼굴을 서서히 지웠으면 좋겠다.
... 잠깐. 나 그럼 진짜 여기 있어도 되나?
그렇게 토끼 윤기와 대학생 남준이의 동거가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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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글씨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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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이 예전에 배우들이랑 일하고 후기 쓴거 여기에 조진웅도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