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돌파.
그나저나 여러분들 요즘 댓글에 어디서 그렇게 꿀을 바르셨어요.
읽다가 읽다가
너무 과분하고 그래서 뭐라고 답글을 달아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감사하다는 말로도 채워지지가 않는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아무튼, 음, 정말 정말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답글을 못 달아도 한 댓글당 기본 4번 이상은 진짜 꼭꼭
다 읽고 있어요. 댓글, 추천, 그리고 읽어주셔서 너무나 고마워요.
Livin Out Loud-I Can't Stop
윤기가 병원을 나서면서 제 팔에 감겨진 깁스를 보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 옆에서 한없이 눈치를 보고 있는 남준이를 모른 척 하면서 걸음을 옮겼으면.
주인아, 괜찮아?
아니.
남준이가 머뭇머뭇 윤기에게 말을 걸면 윤기는 칼같이 대답하고 택시를 잡았으면.
남준이를 먼저 차 안에 우겨넣은 뒤 자신도 따라 타고는 제 옆에서 계속 안절부절하는 남준이의 어깨를 잡아 진정시킨 뒤에
그 어깨에 볼을 기대고 길게 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강아지의 모습으로 목욕을 했더니 신이 났던 남준이가 거품도 덜 빠진 채로 이리저리 뛰놀다가
윤기가 욕실에서 거품을 밟고 미끄러져
거하게 넘어졌고
그 결과가 지금 윤기의 왼팔에 둘둘 감긴 깁스였으면 좋겠다.
집에 도착하고 자신이 왼팔잡이가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긴 윤기가 문을 열고 우선 핸드폰을 들어 지금 들어온 일들을 미루고
병원에서 무슨 검진이다, 검사다, 치료다, 뭐다 하면서 진이 빠진 터라 그대로 소파에 털썩
몸을 눕혔으면 좋겠다.
주인아...
그런 윤기의 옆으로 귀와 꼬리를 내보인 채로 슬금슬금 다가온 남준이가
잔뜩 풀이 죽어서는 귀도 축 늘어뜨린 채 아직까지 윤기의 눈치를 슬금슬금 봤으면.
잘못했지.
응...
나 팔 한 쪽이 이 모양이라 앞으로 너 많이 부려먹을거야.
응! 열심히 할게!
살짝 심통이 난 말에 해맑게 답하는 목소리.
윤기는 결국 뚱했던 표정을 풀고 웃으면서 오른손을 뻗어 남준이의 머리를 헝클였으면 좋겠다.
일주일정도 하고 있어야 될 반깁스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제 강아지한테 도움 좀 받아볼까.
생각하면서 짧은 낮잠에 빠졌으면 좋겠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서 자신이 요리하겠다고 나서는 남준이를 윤기가 말리고 난 뒤
결국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으로 합의를 봤으면.
중식을 또 좋아하는 남준이의 취향에 맞춰 주문을 하고,
음식을 받고 나니
자신은 짜장면을 비비기 힘들다는 것을 문득 느꼈으면.
그런 윤기의 머뭇거림을 먼저 눈치챈 남준이가 눈을 빛내며 윤기의 그릇을 제 앞으로 가져갔으면 좋겠다.
잠시 불안한 얼굴을 한 윤기가 이내 턱을 괴고 남준이가 하는 행동을 빤히 지켜봤으면.
두 젓가락을 비장하게 한 손씩 꾹 쥐고
면을 덥썩 들어올렸다가
내려놓고
나름 열심히 비빈다고 하는데 영 신통치 않은 게 보여서
그 서툰 행동에 결국 고개를 숙이고 웃어버렸으면 좋겠다.
다 했어?
면이 조금 불 정도로 시간이 지나서야 꽤나 엉망으로 헤진 짜장면만이 남고
남준이가 슬쩍 아직 비비지 않은 새 짜장면을 밀어주려고 하면
윤기는 팔을 뻗어 남준이가 먼저 비벼준 짜장면 그릇을 그대로 가져와
나무젓가락을 한 쪽을 입에 물고 뚝 떼어냈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그 모습을 보고 괜찮은가보다, 생각하고 마저 제 짜장면까지 열심히 비빈 후 먹기 시작했으면.
윤기는 간간히 아예 짜장이 묻지 않은 면이 나오면 슬쩍 그릇 가장자리나 구석에 몰려있는 짜장에 면을 비비면서
그렇게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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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글씨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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