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태권도 국대와 동네 등신의 갭이란
W.superwoman
04. 사랑과 우정사이1
샤이니-방백
어제 집에 들어와서 김태형이랑 어떻게 화해하지 하는 생각만 하다 잠이 들었다. 장장 12년동안 싸운 적은 많았지만, 저렇게 김태형이 일방적으로 크게 화냈던 적이 없어서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나한텐 편지쓰기나 길게 카톡하는거나 그런건 오글거려서 안 어울리고, 부딪혀 보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김태형네 집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김태형!"
"..어,왜."
핸드폰만 보고있던 김태형은, 내 목소리를 들었음에도 나를 절대 쳐다보지 않았다. 현관에 가만히 서서 어쩌지..하다가 신발을 벗고 김태형 앞에 털썩 앉았다.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여전히 내 쪽으로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야. 내가 어제 미안했어.."
"..어."
"..미안하다고!"
"알았다고."
내가 민망함을 꾹꾹 참아가며 미안하다고 먼저 꼬리를 내리고 다가갔는데도, 돌아오는 건 딱딱한 단답과 여전히 핸드폰에 고정되어 있는 무심한 시선이다. 어쩌라는거지.. 사과하는 나는 한번도 쳐다보지 않으면서 핸드폰을 보며 살짝식 피식피식대는 모습에 짜증이 확 밀려왔다. 참나, 복수하는 거야 뭐야.
"야. 내가 사과하잖아."
"어,알았다고."
"..장난하냐?"
"..뭐가. 사과하러 왔으면 알겠으니까 가."
정색하고 말하는데도 여전히 핸드폰 화면만 보던 김태형이, 내가 살벌하게 묻자 그제서야 힐끔 쳐다보고서 귀찮다는 듯 대답한다. 김태형의 태도에 열이 확 뻗쳤다. 좋게 해결하려고 왔더니 저런 식으로 사람을 대하다니.
"그게 사과받는 사람 태도냐?"
"넌 뭐 사과하러 온 사람 맞냐?"
"너 아까 내가 미안하다고 할때 나 한번이라도 쳐다봤어?"
"아 사과 받은걸로 할테니까 집에 가라고."
여기 더 있다간 김태형이랑 영원히 연 끊을 거 같아서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아, 이 지랄맞은 성격 고쳐야 되는데.. 사과하러 갔다가 결국 또 싸우고 왔다. 다음주부터 경기 많아서 만날 시간도 별로 없는데.. 다시 가서 사과할까. 아니면 이대로 지낼까? 너무 불편할 것 같은데..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꽉꽉 채워 어지러울 정도였다. 결국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
김태형과의 관계는 진전없이 그대로, 예선 경기 이틀 전까지 흘렀다. 나도 김태형도 경기 준비를 하기 위해 며칠 전 선수촌으로 들어왔다. 그때도 물론 각자 따로 왔다. 새삼 느낀거지만 김태형 없이 혼자 탄 지하철은 꽤나 힘들었다. 젠장, 괜히 싸워서 사서고생이다. 그나마 시즌이 아니라 친선경기라서 부담감이 조금 적다. 다른나라 선수들의 견제 때문에 귀찮을 것 같긴 하지만.
"..."
선수촌에서 우연히 만난 김태형은 기분이 좋아보였다. 동료 선수들과 있는데도 살짝씩 미소를 짓는 걸 보면. 지나가던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표정이 살짝 굳는다. 며칠 전의 대화들이 생각나 무시하려고 했는데, 이대로는 너무 답답해서 안되겠다 싶어 무작정 김태형의 손목을 잡고 카페 근처로 갔다.
"야."
"..."
"아직 마음 안 풀린건 알겠는데, 아. 내가 미안해 진짜. 그냥 니가 너무 오래된 친구고 나에 대해서 잘 아니까 편해서 다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니 말 들으니까 좀 짜증날 것 같긴 하더라. 이해해. 이제부터 안그러려고 노력할게. 근데 나 너랑 이런식으로 어색하게 지내는거 싫어. 화해하자, 이제."
"..."
내가 저렇게 주절주절 사과를 했는데도, 여전히 뾰루퉁한 표정을 풀지도 않고 대답을 하지도 않는다. 아..아직 안풀린게 있으면 말이라도 하던가.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그대로 서서 5분은 기다려준 것 같은데 아직까지 입을 열 생각이 없어보인다. 와, 나 진짜 많이 참았다. 할만큼 했어.
"..야 김태형. 너 아무 말도 안할거야?"
"..."
"그래. 알겠어. 너 나랑 화해하고 예전처럼 지내고 싶으면 이틀 뒤에 내 경기 보러와. 그때 얘기해. 아니면 지금처럼 쌩까고 지내고 싶으면 오지마. 알겠냐?"
"..."
"알겠냐고."
이젠 어.라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대답좀 하라고 짜증낼 뻔 하다가, 선수촌 안에서도 싸우기는 싫어서 한숨을 내쉬고 숙소로 돌아왔다. 나를 일부러 피해다니는 건지, 연습에만 몰두하는 건지, 예선 경기를 하기 전까지 김태형은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다.
*
예선 경기 날이 되고, 나도 경기장 안의 대기실로 들어갔다. 역시나 하나같이 기 세보이는 표정을 하고서 이사람 저사람 어깨빵을 날린다.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넓은 방을 묵직하게 누르는 날 선 신경전에 지겹다지겨워,하고 경기장으로 일찍 나와버렸다. 터벅터벅 걸어가 코치님 옆에 앉으니, 내 표정만 보고도 이해한다는 듯이 웃어보이신다. 벌써 사람들이 몰린 관중석으로, 일부러 시선을 주지 않았다. 김태형이 있든 없든, 나는 내 경기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전에 나에게 똥씹은 표정을 하고 어깨빵을 했던 그 선수가 내 앞 순서였는데, 내가 탈의실에서 본 그 얼굴은 어디갔는지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표정연기를 한다. 이쯤되면 무섭다, 무서워. 저러고선 또 질투심에 나를 툭툭 건드릴 걸 알기에. 그 이중성에 속으로 감탄하며 몸을 풀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고, 사뿐사뿐 걸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원체 긴장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여서, 이번 경기도 여유롭게 풀어나갔다. 작년까지 나를 괴롭히던 까다로운 동작도 저번 달부터 완벽히 마스터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더 붙었다. 나름 만족스러운 연기를 하고 경기장 밖으로 나오자, 코치님이 잘했다며 엄지를 들어보인다. 코치님 옆에 앉아 점수를 기다리는데, 무심코 고개를 들어 쳐다본 정면 관중석에, 김태형이 아주 거만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어..왔네. 하고 생각한 순간 점수가 발표되고, 마지막 순서였던 나는 2위로 예선을 마쳤다. 내가 김태형을 보며 손을 들어보이자, 나와 같이 손을 들어보인다. 맞추기라도 한 듯이 허공에 하이파이브를 한 우리 둘은, 서로 씩 웃었다.
*
옷까지 다 갈아입고 나서 경기장 밖으로 나오자, 김태형이 기다리고 있었다. 뭔가 뻘줌해보이는 뒷태에 달려가서 엉덩이를 퍽 차버렸다. 아파!!하고 소리지른 김태형이 자신에게로 집중되는 시선에 얼른 패딩 모자를 뒤집어썼다.
"야 남준오빠한테 영통 걸자"
"무슨 형 빠순이냐 넌?"
"어. 내가 1호 팬임."
"별걸 다.."
옆에서 또다시 툴툴대는 김태형을 무시하고, 오빠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메이크업을 받는 중이었는지, 카메라를 보고있는 오빠의 얼굴 위로 여자 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오빠!형!하고 나와 김태형이 손을 흔들어 보이니, 드디어 화해했냐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내가 너네 화해시켰어야 됐는데, 스케줄이 많아져서..'
"오빠 화장하니까 진짜 모델같은데~"
'넌 경기했어 오늘? 화장 진하네'
"응! 오늘 예선. 2등했어."
남준오빠가 이등했다고 자랑하는 내 말에 아빠미소를 지으며 잘했다고 칭찬을 해준다. 뿌듯해져 히히 하고 웃으니 옆에서 김태형이 그렇게 좀 웃지 말란다. 아왜! 하고 따지니 바보같아서 창피하단다. ㅋ..
"지는!! 지가 더 등신같이 웃으면서"
"뭐 등신?? 내가 등신이면 넌 등등신이다!"
"야 너 한판 하자는거냐 또?!"
영상통화를 하면서도 싸울 기세인 우리를 보기 싫었던건지, 그대로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오빠다. 우리는 그런 것도 모르고 한참을 투닥투닥. 아무리 화해를 했다고 해도, 이런 건 일상이라 어쩔 수가 없나보다.. 습관이 무섭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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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원래 더 길게 쓰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량조절실패해서 폭ㅋ발ㅋ될까봨ㅋㅋㅋㅋㅋ
여기서 끊었어요..
제 독자님들 정말 한분 한분이 세심하신 것 같아요! 댓글을 읽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제 글이 뭐가 재밌다고 이렇게 열심히 읽어주시는지 ㅠㅠ 엉엉 감격스럽습니다..
다들 힘내세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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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군주님으로 암호닉 신청하신 비회원 독자님! 3화에 제 답글 확인 부탁드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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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