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남준/정호석] 직장 상사와 담배의 상관관계
w. super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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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엉뚱함에 넘어가지 않으려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러다보니 사적인 이야기보다 회사 일에 대한 대화를 하게되었다. 저번 기획안에선 이런게 아쉬웠고, 성대리의 아이디어와 접목시키면 꽤 좋은 방안이 될 것 같다, 등의 이야기 말이다. 그게 차라리 더 편하게 느껴졌다. 팀장님과 우리 관계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할 땐 온통 낯선 감정으로 가득 차 모든 게 신경쓰이고 어색했으니. 아직은 나에게 들이대는 팀장님이 익숙하지 않다.
"속 괜찮아요?"
"네. 다행히 밥을 먹어서."
"오늘 야근 마지막 날인거 알아요?"
"네."
"네?"
"알아요."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아도 챙길 건 다 챙깁니다. 내가 당연히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지 네?하는 대답이 되돌아온다. 딱히 별 생각 없었는데 이제 야근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이 다시 떠오르자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마침 집에 쌓여있는 담배도 여유롭게 필 수 있겠다 싶다. 미묘하게 풀린 내 표정을 눈치챈건지 팀장님이 쿡 하고 정곡을 찌른다.
"담배 생각나죠?"
"...어떻게 아셨어요?"
"그러고보니 우리 회사에 이름씨 담배피는거 나밖에 모르네요."
"뭐..어쩌다보니 그렇네요."
딱히 밝힐 생각도, 밝히지 않을 생각도 없다보니 팀장님밖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더군다나 회사에선 일체 흡연을 하지 않으니. 팀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회사 앞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라 직원들로 북적북적하다. 괜히 쓸데없는 관심들을 받을까봐 팀장님보다 걸음을 빨리 하는데, 긴 다리로 어느새 쫓아온 팀장님이 내 옆에 자연스레 붙는다.
"뭐가 그렇게 급해요?"
"아..시간이 얼마 안남아서요."
"진짜에요?"
"네?뭐가요?"
"저런 사람들 때문은 아니고?"
나에게 살짝 붙어 말하며 고갯짓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우리 쪽을 보며 수근거리는 우리 팀 직원들 두세명이 모여있었다. 하. 피하기는 이미 글렀다. 입술을 꾹 깨물며 팀장님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저렇게 보고 있는 거 알면서 대체 왜 붙어있는건지.
"맞습니다."
"저렇게 소문 나는거 싫어요?"
"당연하죠. 팀장님은 좋으세요?"
"네."
"네?"
"좋습니다. 저런거."
회사 다니면서 사람들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해서 좋을거 하나도 없는걸 알텐데. 그런 팀장님에게서 나온 말은 예상 외였다. 뭐, 나는 직접 겪은 게 있으니 싫어하는 정도가 좀 심했지만.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뭐 그렇게 심각하냐며 웃는 팀장님이다.
"대체 뭐가 좋은데요?"
"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무슨 사실이요?"
"내가 이름씨 좋아하잖아요."
대체 이 사람 뭐가 이렇게 대책이 없지. 우리 팀을 비롯해서 직원들이 이렇게나 가득한 회사 로비에서 당당하게 이러다니. 순간 너무 놀라 내 손으로 팀장님의 입을 막았다가, 주위에서 몰려드는 시선을 뒤늦게 깨닫고 바로 손을 뗐다. 아, 이런 거 질색인데 진짜.. 뭐같다. 안좋아진 기분이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났다.
"표정 풀어요. 이제 티 안낼게요."
"이미 티 다 내셨잖아요."
"아. 그랬나."
언제부터 이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능글거리게 됐는지 모르겠다. 팀장님은 팀장실에 들어가면 그만이지, 나는 어떻게 하라고. 선배들이며 동료들이며 팀장님과 무슨 사이냐고 물어올게 뻔한데. 급격히 쌓이는 스트레스에 나를 상쾌하게 해주는 담배 한 개피가 너무나 고파졌다. 최근에 좀 덜했더니 집에 쌓여버린 담배 두 곽을 줄줄이 태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팀장님과 최대한 떨어져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대한 붙어있지 않으려 노력하며 우리 팀 사무실에 들어왔다. 아직은 팀원들이 나에게 눈빛으로만 할 말들을 쏘아대고 있지만, 아직 팀장님이 팀장실에 들어가기 전이라 그런지 선뜻 나에게 말을 걸어오지는 않는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 앉아 눈치게임만 하고 있을 뿐. 곧 팀장님이 팀장실에 들어가면 엄청나게 피곤해지겠지, 하는 생각에 한숨을 푹 쉬며 내 자리에 가서 앉았는데 팀장님은 팀장실로 들어갈 생각이 없어보인다.
"팀장님, 안..들어가세요?"
"아. 우리 팀원들 일하는 것 좀 보려구요."
"아..네.."
"점심시간 이제 막 끝났는데 다들 열심이네요, 보기 좋습니다."
프린터기 옆의 책상에 걸터앉아 가만히 있는 팀장님에, 성대리님이 조심스럽게 들어가시라는 이야기를 돌려 말했지만 팀장님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단호하게 대답했다. 갑자기 왜 그러지, 하는 생각에 팀장님을 의아하게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다.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모습을 보고, 마치 내가 난감할까봐 일부러 그러는 거구나 깨달았다.
"아. 내가 오후에 외근이 있어서 그런데, 회의시간 한 시간만 당길게요. 2시로."
"네? 지금이 1시인데요?"
"회의 자료는 어제까지 준비 해놓으라고 했으니까 괜찮죠? 조금 어설퍼도 이해할게요. 한 시간 뒤에 봅시다."
오 분을 그러고 있더니, 이제는 회의를 앞당기겠단다. 실제로 대부분의 팀원들은 점심을 먹고 나서야 부랴부랴 자료를 준비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나에게 몰려드는 관심을 분산시키려고 그런 것 같다. 내심 고마우면서도, 이럴거면 회사 앞에서 티내지 말던가 하는 원망도 따라왔다. 그래도 팀장님 덕에 팀원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들은 거의 다 거두어졌다.
회의 전, 간단히 결재받을 서류가 있어 파일을 들고 팀장실로 들어갔다. 노크를 하고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는 팀장님이다. 잠깐 서있었던 건지 나에게 뚜벅뚜벅 걸어오길래 서류를 불쑥 내밀었다.
"이거 결재 좀 해주세요."
"..이름씨 솔직히 말해봐요."
"뭘요?"
"고맙다는 인사 하려고 왔죠."
이건 또 무슨 어처구니 없는 소리인가. 얌전히 결재 받으려고 기다리는 내 모습이 안 보이는 건가.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물어오는 팀장님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결재 받으러 왔는데요. 내 대답에도 팀장님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아닐텐데, 하며.
"결재. 받으러. 왔습니다만."
"그럼 하나도 안 고마워요?"
"..아,뭐.."
"하나도?"
하나도 안 고맙냐는 팀장님의 물음에 대답을 조금 망설이자, 내 얼굴 바로 앞까지 얼굴을 가까이하며 다시 묻는 팀장님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눈을 맞추는 건 처음인데, 뭔가 이상하게 묘한 기분이다. 원래는 예전의 나처럼 팀장님의 들이댐을 칼같이 잘라내야했지만,
"...조금..?"
아무래도 말려버린 것 같다.
이 남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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