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동생인 징어가 모델인 썰
“ 자, OO양은 애교도 봤으니까 이제 집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
“ 아, 진짜요? 안녕히 계세요. ”
정말 진심으로 벗어나고 싶었다. 뚫릴기세로 쳐다보며 요상하게 웃는 김종인 때문에. 보이는 라디오만 아니였다면 따귀 한대를 철썩 하고 갈겼을텐데. 진짜 헤드셋을 벗고 갈 준비를 하는 나를 당황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웃던 동그리DJ가 미안하다며 도로 나를 앉혔다. 아뇨, 사과 따위 필요없으니까 집에 보내주세요. 애절한 눈빛을 알고도 모른 척 하는건지, 정말 영문을 모르는건지 허허하고 웃던 동그리동동씨가 EXO, OO양과 함께 하는 심심타파 1부 신나게 출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고 후에 만나요~ 하고는 물을 한모금 마셨다. 다들 헤드셋을 벗고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듯 서로 말을 하다가 나를 쳐다봤다. 뭐.
“ 뿌잉뿌잉. ”
“ 아, 하지마시요. ”
“ 하지마시요래. 아핰↗ ”
콩나물 대가리가 너무 많으니까 뿌리 속을 못알아보겠다. 자꾸 저따구로 웃는거 누구냐고. 멍한 눈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부스 안 시계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나를 쿡쿡 찌르는 손길에 옆을 쳐다봤다. 광고 다 끝나가니까, 헤드셋 껴. 눈을 도로록 굴려가며 헤드셋을 가르키던 김종대가 친히 내 귀에 헤드셋을 착용시켜줬다. 참으로 고맙네요, 네. 이제 이 장면은 카메라를 타고 흘러가 당신의 많은 팬분들께 겁나 사랑을 받게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제 흑역사가 가득 담긴 미니홈피 닫게 해주셔서.
“ 자, 이제 슬슬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
“ 예에. ”
“ 아니, 아까부터 영혼없는 대답이 계속 들리는데 누구에요? ”
“ 김OO요. ”
에? 나 아니에요! 축 처진 어깨로 카메라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헤드셋을 타고 흐르는 김종인의 목소리에 손사레를 쳤다. 저게 진짜 제대로 미쳤나. 저 미친 고자질쟁이 새끼. 쪼개고 있는 낯을 보아하니 내가 구석으로 몰리는게 상당히 즐거운 듯 해보였다. 폭풍짜증에 인상을 찡그리고 김종인을 노려보자 입모양으로 뭐ㅋ? 하는 듯 했다. 너는 조금만 기다려라. 모든 일에는 때가 오는 법, 내가 니새끼를 차근차근 밟아주마.
“ 그럼 간단한 질문부터 갈게요. EXO는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인기가 대단해요. 평소에 인기 실감하세요? ”
“ 아, 팬분들께서 저희를 되게 좋게봐주시는 것 같아서 그 마음이 느껴져요. ”
우웩. 오, 회사에서 많이 가르침 받은 대답이네요. 그럼 우리 애교쟁이 OO양은? 애교쟁이라뇨. 어퍼컷 한 방 먹일 뻔. 김종인이 보낸 예고마냥 저녁 10시에 예고장 하나 날려드릴까. 갑작스럽게 토크화살이 내게로 꽂혔다. 전혀 상상도 못했던 전개에 놀랄새도 없이 나를 쳐다보는 초롱초롱한 눈빛들이 부담스러워 애써 웃으며 예, 뭐, 길거리에서 알아보시는 분들이 좀 계세요. 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EXO와 OO양은 공통점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신인이 이렇게 공통점이 많기도 쉽지 않을텐데, 대단하네요. 전혀 공감가지 않는 말이지만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 OO양, 라디오 재미없어요? ”
“ 아니요? ”
“ 표정은 완전 아, 내가 여기 왜있지 지금 나는 뭘하고 있는거지. 그나저나 신동 실제로 보니까 정말 크다. 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
아니라니까!!! 아니라느뇽!!!!!! 오라가짜!!!!!!!!!!!!!!!
“ 아, 진짜 아니에요오. ”
“ 어? 지금 애교쟁이 발동 거신 거에요? ”
“ 아니. ”
“ 헣헣흐허↗ 헣→↘ 핱하헣핰↗하앜→. ”
그렇다고 라디오에서 반말 하시면 어떡해요, 우리 아직 어색한 사이인데…. 아, 나 좀 갈구지 말라구여ㅠㅠㅠㅠㅠ 옆동네, 뒷동네, 앞동네는 울기 일보 직전이였다. 급하게 해명한다는게 반말까지 써버렸으니 이미 나는 이미지고 뭐고 다 날라간거다. 앞으로 2시까지 한참이나 남았는데 30분내로 집에 가고 싶어서 눈물 질질 짜내면서 운다에 한 표 건다. 간단한 앨범소개와 근황이야기를 하다가 첫인상 이야기가 나왔다.
“ EXO는 처음에 서로서로 봤을 때, 어땠어요? 첫인상 같은 거. ”
“ EXO 찬열입니다. 아, 저는 디오씨 처음 봤을 때 모든게 동글동글해서 밤톨같았어요. “
저게 칭찬이여, 뭐시여. 흥미없는 주제에 아, 그르시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영혼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옆을 슬쩍 쳐다봤는데 나를 줄곧 지켜보고 있던 동그리DJ와 눈이 마주쳤다. 근데 디오씨가 되게. 푸흡ㅡ. …제 얘기가 그렇게 재미없나요? 눈이 마주치자 민망해서 웃었더니 입방구를 낀것 마냥 부르륵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박찬열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멤버들이 나를 보며 따라웃고, 박찬열은 지 이야기가 비웃을 정도로 그렇게 재미없었냐며 몸을 앞으로 빼 나를 쳐다봤다.
“ 아니요, 흐흫↗. ”
“ 왜 그래요? 왜그래? ”
“ 그러시다 숨 넘어 가겠어요. ”
평소에 이 인간들한테 들어보지 못한 어색한 존댓말에 웃음이 점차 멎어들어갔다. 코를 먹어가며 쪼개는 나를 보던 동그리DJ가 자신은 내가 왜 웃는지 안다며 어깨를 들썩였다. 제가 찬열씨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자꾸 옆에 의자가 삐꺽이는거에요. 그래서 뭔가 싶어서 쳐다봤는데 리듬을 타면서. 내가 했던 행동을 직접 재연까지해가며 말을 하는 동그리DJ때문에 얼굴이 활활 타오를 것 같았다. 제가 언제 그랬어요어! 방금 그러셨어요.
“ 집에 가고싶다…. ”
“ 예? ”
“ 집에 가고싶댘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년은 참 미친년이다. 그 후에도 내가 무슨 리액션을 취하거나, 말을 더듬을 때마다 이 인간들은 단체로 나를 물고 늘어졌다. 우리 아이가 말을 잘 못하니 양해를 구한다라거나, 영혼 없는 리액션의 1인자라거나. 그 중에서도 김종인이 제일 심했다. 먹잇감을 찾았다는 듯한 맹수의 눈빛으로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다 지켜보고 토크 중간중간에 내게 시비를 거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진짜 저 개새.
“ 자, 이제 팬분들의 질문타임 한 번 가봅시다. 먼저 첸씨가 모니터에 있는 질문 읽어주시겠어요? ”
“ 네, EXO 첸입니다. #8699님 아까 EXO끼리의 첫인상 이야기 듣고 호기심에 질문해봐요. EXO오빠들과 OO언니는 오늘 처음 만나는 건가요? 아니라면 첫인상은 어땠는지. ”
“ 오, 이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네요. EXO랑 OO양은 초면은…, 아니죠? ”
네, 당연하죠.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변백현이 당연한거 아니냐라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백현씨가 상당히 자신감 있게 대답해줬는데 그럼 백현씨부터 OO양 첫인상이 어땠어요? 잡혔구나, 원샷. 물렸구나, 먹잇감.
“ 어어ㅡ, 예뻤어요. ”
“ 그게 다에요? 아, 그냥 예쁘고 말았구나. ”
“ 예? 아니에요! 좀 정신 없었을 때 만났긴 했는데 첫인상이 되게 예뻤어요. ”
“ OO양이 예쁘긴 예쁘니까요. 그럼 다른 멤버들은? ”
“ ……. ”
“ 아ㅡ, 그냥 예쁘기만 했구나. ”
왜 대답을 못하는건데. 째릿한 눈으로 쳐다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한 변백현이 아, 예쁘기도 하고. 귀, 귀엽기도 했어요. 귀, 귀엽기도 했어요? 시발 말은 왜 더듬어. 그러니까 더 이상해보이잖아. 차라리 흉측했다고 말해라.
“ 자, 그럼 반대로. OO양은 EXO 멤버들 첫인상이 어땠어요? ”
“ 어, 그냥 되게 평소 노는 동네 오빠들 같은 느낌이였어요. ”
“ 와, 예쁘다고 해줬는데 동네 오빠들이래. ”
“ 지금 딜 거시는 거에요, 찬열씨? ”
동네 오빠들 느낌 얼마나 좋은데요, 저희 동네 오빠들 완전 멋있어요! 발끈하며 쳐다보자 아, 알았어요, 알았어. 하던 박찬열이 주먹 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OO양은 여기서 동갑인 멤버는 없죠? 아, 있긴 있는데 워낙 족보 브레이커라서 호칭 부르기가 애매해요. 누구랑 동갑이에요? 세훈씨랑 동갑이긴 한데, 제가 카…이씨한테 오빠라고 잘 안 부르거든요. 근데 또 세훈씨는 김종, 카…. 하….
“ 이름 부르기가 싫어요? ”
“ 네. ”
“ 아핰↗ 너무 솔직한거 아니에요? ”
카이가 뭐냐그여, 카이가. 존나 테일즈런너 선수도 아니면서. 카이씨래, 카이씨. 어우, 미친. 한약을 먹은 듯이 똥 씹은 표정으로 김종인을 쳐다보자 허ㅡ 하고 웃던 김종인이 쟤가 저한테 오빠라고 불렀던 적이 세손가락에 꼽을 정도에요. 하고는 동그리DJ한테 다 일러바치듯이 말했다. 김고자질 새끼.
“ 왜 오빠라고 안 불러요? ”
“ 징그러워서 못 부르겠어요. ”
“ 그래도 먼저 태어났잖아요. ”
“ 그 속에 들어간 건 똑같잖아요. ”
미쳤나, 나 지금 뭐라고 했냐. 따지고 드는 김종인의 말에 치를 떨며 이야기를 하자 우리의 공방전을 유심히 지켜보던 멤버들이 부스안이 떠나가라 웃었다. 아핰아핰아핰↗아흐으→. 저기요, 지금 여기 누가 울고 계세요?
“ 아니, 원래 남매끼리 이런 거친 말 하고 놀아요? ”
“ 노는 게 아니라 매일 이렇게 싸워요. ”
“ 알겠습니다. 첫인상 물었더니 엄청난 발언을 해주시네요. 다음 질문은 우리 OO양이 읽어주세요. ”
“ 네. #5621님. OO언니, 카…이오빠 어렸을 적 일화 좀 들려주세요. ”
드디어 때가 왔군. 백만 제군들이여, 이제 개종인이 몰락할 시간이 다가왔다. 모두들 긴장을 늦추지말고 마음을 경건히 먹도록.
“ 아, 이런거 참 재밌어요. ”
“ 지금 카이씨 울 것 같은데욬. ”
“ 벌써부터 우시면 안됩니다. 어떤 폭탄이 터질 지 몰라요. ”
“ 아, 불안한데…. ”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종합하면 너.
“ 일화가 있어요? ”
“ 저도 사실…. 딱히 기억 나는 건 없지만 예전에 엄마가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
“ 카이씨에 대해서? ”
“ 네, 근데 그런 이야기 듣다보면 또 새록새록 기억이 나요. ”
“ 어렸을 때 카이씨는 어땠어요? ”
“ 되게. ”
찌지리였어요. 아, 시발 망했다. 저 미친년. 내 앞에 앉은 김종인의 표정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찌질이욬ㅋㅋㅋㅋㅋㅋㅋ? 예. 남들 다 웃는 사이에 나는 조금 더 확실한 긍정을 내비추기 위해 웃음을 참고 정색을 빨았다. 점점 굳어가는 김종인의 표정과 같이 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드디어 숨을 쉬는 기분이군. 한시간동안 막아놨던 두 콧구멍이 벌름 거리며 공기를 섭취하는 듯 하다.
“ 카…, 하…. 진짜 못 부르겠네요. ”
“ 본명 부르세욬ㅋㅋㅋㅋㅋㅋ ”
“ 예, 김종인이 어렸을 때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좀더 작고 말랐대요. ”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천천히 입을 뗐다. 지금은 뭐, 키도 크고, 덩치도 있지만 어렸을 때는 전혀 반대라서 오히려 제가 지켜줬대요. 예전에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갔는데 선생님 인솔하에 애기들이 다 줄맞춰서 가잖아요. 근데 가다가 중간에 어떤 여자애가 종인이가 없어졌다고 엉엉 울더래요. 그래서 막 공원 다 뒤지면서 찾았는데도 없어서 원장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다른 선생님들도 김종인 찾으러 돌아다니셨대요. 근데 갑자기 제가 어디에서 튀어나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던 김종인 손을 잡고 있더래요. 그래서 선생님이 너네 오빠 어디서 찾았니? 그랬는데 하수구에서요. 그랬대요.
“ 하수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와, 이거 대박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김종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으히핰↗ 끄엌↗ 흐핰↗ ”
시발, 방금 누가 내 이야기에 웃겨서 웃는 척 하면서 트름 한 것 같아. 많은 이들을 쓰러뜨렸다는 생각에 뿌듯한 표정으로 브이를 그리고 있는데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김종인이 보였다. 왜, 너도 하수구에서 빠졌다가 빌어먹을 동생년이 구해줘서 나왔다는게 부끄럽긴 하냐. 손바닥으로 얼굴 가리면 뭐해, 귀가 활활 타오르는구만.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일화네요. 마치 현장에 있는듯한 이 생생함 아주 좋습니다. 이거 재밌는데, 혹시 또 있어요?
“ 하수구 얘기는 너무 찌질해보이니까 조금 나은 걸로 갈까여? ”
“ 이제와서 뭘. 됐어, 조용해. ”
“ 뭘 됐어, 난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
“ 야. ”
에헤이, 이러다 싸움 나겠네. 자, 하나 더 가고 훈훈하게 마무리 지읍시다. 어, 그니까 이거는 제 기억으로는 아마 제가 16살 때 일인 것 같은데 1학기 중간고사? 쯤에 제가 너무 생각없이 놀아가지고 시험 치는 전날까지 놀았거든요. 총 3일 정도 쳤었는데 3일 다 망해가지고 성적표 나오는 날 후들후들 떨면서 집에 갔는데 부모님께 보여드리기가 너무 죄송한거에요. 이걸 보여드리고 확인 말씀 적어서 학교에 다시 내야하는데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겁도 나서 집에 못 들어가고 현관문 앞에서 성적표 들고 엉엉 울었어요. 그때 김종인이 고1이였으니까 저보다 더 늦게 마쳤을거에요.
“ 어린 마음에 혼날거 생각하니까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훌쩍거리고 있는데 김종인이 온거에요. ”
“ 내색은 안했지만 진짜 놀랐어요. ”
시끄러워. 김종인이 원래 저한테 막 그렇게 살갑게 구는 사람이 아니에요. 전 당연히 제 성적표 보고 한심하다고 놀리면서 엄마한테 들고가서 막 다 말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제 손에 들린 성적표를 보더니 그냥 아무말 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거에요. 오ㅡ. 그때 진짜 한참동안 머리 쓰다듬어주면서 부모님께 공부안하고 놀기만해서 잘못했다고 말하고, 다음 시험때부터 열심히히해서 잘치면 돼. 이러는데 다 그친 줄 알았던 눈물이 막 펑펑펑 쏟아지는거에요.
“ 예전에 제 친구중에서 저희랑 완전 반대로 사이 좋았던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오빠가 아무리 그렇게 달래줘도 도통 위로 받는 느낌이 안든대요. ”
“ 뒷동네 현식이? ”
“ 근식이야, 바보야. 근데 또 진짜 안 그럴 것 같은 사인데 챙겨주니까 그만큼 크게 가슴에 와닿더라구요. ”
현식이는 앞동네고. 저새끼는 지 친구들 사는 곳도 모르나. 꽤 좋게 포장 될뻔했던 남매 이야기는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 이게 누구보고 바보래. ”
“ 너. ”
“ 지는 생긴건 천둥도 때려잡게 생겼으면서. ”
와, 이렇게 인신공격해도 되는건가. 시발, 모래성도 못 쌓는 새끼가.
“ 어휴, 이러다 주먹다짐 하겠어요. 훈훈하게 끝내려다가 싸움붙일판이네.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자! 서로에게 고마웠던 일 말하면서 마무리합시다. ”
난데없이 김종인에게 고마웠던 일을 생각하려니 머리가 까마득해졌다. 고마워 했던 일…, 고마워 했던 일…. 시발 도대체 몇년전으로 거슬러야 하는거냐.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던 놈이 먼저 입을 뗐다.
“ 저 연습생 때, 맨날 늦게 들어오고 저녁도 잘 못챙겨먹었거든요. 어느 날은 이제, 연습 끝나고 집에 들어왔는데 동생이 잠깐 깼나봐요. ”
“ 화장실 가고 싶어서. ”
흐름 끊지마라. 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말로 배고프다 그러고 방에 들어갔는데 동생이 토스트 만들어서 방으로 넣어주더라구요. ”
“ 오, 그때가 고마웠어요? ”
“ 그럴뻔 했는데 제가 무슨 최민식 선배님도 아니고 옥살이 하는 사람 밥 주듯이 바닥에다 휙 던져놓고 가서. ”
그래서 그 날도 어김없이 한 판 떴어요.
“ 오늘 함께한 소감 어땠어요? EXO? ”
“ 오늘 너무 즐거웠구요, OO와 함께 하는 자리가 이번이 3번째인데 볼때마다 너무 재밌어서 또 만나고 싶네요. ”
꺼져주세요.
“ 신동 선배님과 재밌는 시간 보낸 것 같아서 영광입니다. OO한테 문자로 카이씨 일화 더 물어봐야겠어요. ”
언제든지요. 예약 문자 남길게여.
“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
“ 저도 영광입니다. 다음, 카이씨? ”
“ 이런 자리가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
시발, 그건 나도 마찬가지.
“ 으핰핰핰↗ 농담이구요. 사실 동생이랑 어릴때 이야기를 한적이 없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얘기해보니까 저희가 참 재밌게 컸다는 생각이 드네요. ”
“ 자, 오늘의 MVP OO양은 어땠어요? ”
“ 다음에 저만 개인적으로 불러주시면 2시간동안 주구장창 김종인 일화만 얘기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땜빵 메꾸는거 제 전문입니다. 꼭 불러주세요. ”
저게 마지막까지. 눈썹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웨이브를 타는 김종인을 보다가 혀를 내밀었다. 난 이제 여한이 없다. 마지막 광고를 끝으로 생방라디오가 끝났다. 헤드셋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셔츠를 바지에 집어넣었다. 야, 좀 돌아서서 해라. 계집애가 남자들도 많은데 뭐하는 짓이야, 저게. 역시나 김종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슨 너의 목소리가 들려도 아니고 시발. 김종인을 흘낏 쳐다보다가 스키니진 단추만 슬쩍 풀었는데 눈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 야하다. ”
“ 그러게, 우리 OO. 야해. ”
“ 아, 왜 그래여. ”
아니야, 신경쓰지말고 하던거 마저해. 배려심 돋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가 싶어 고개를 돌리면 의심미가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변백현이 보였다. 그 말에 바지를 추켜올리며 단추를 채웠다.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작가언니의 말에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물을 한모금 마셨다. 갑자기 너무 말을 많이 했나, 목도 조금 아픈 것 같다. 계속 갈증이 나 물을 마시는데 기지개를 켜며 내가 서있는 쪽으로 오던 김종인이 익숙하게 내 손에 들린 물을 빼앗아 마셨다.
“ 내가 입댄건데. ”
“ 네가 입댄거 한 두번 먹냐. ”
그래, 그럼. 마시고 내 곰팡이 다 가져가삼.
“ OO야 이리와. ”
“ 여기 서는게 사진에 더 잘 나와. ”
“ 네 키 때문에 다 가리는데 뭐가 잘 나와. ”
“ 내 키 때문에 더 돋보인다고 생각은 못 하냐? ”
내 자리를 놔두고 아웅다웅하는 변백현과 박찬열을 보다가 혀를 끌끌 찼다. 그틈을 노려서 조용히 내 손목을 잡고 데려가던 도경수가 자랑스럽게 제 옆에 내 자리를 잡아줬다. 여기 서면. 어? 어디갔어? 아, 미친 도경수. 궁시렁대는 두 사람을 멀거니 쳐다보던 김종인이 기가찬듯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도대체 쟤가 뭐가 예뻐서 챙겨주는거야? 넌 네 여동생이라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 네 동생 겁나 예쁨. 귀가 간지럽다.
“ 피어싱 예쁘다. 어디서 산거야? ”
김종대가 내 귓볼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구나. 인기스타님이 동대문시장 아이쇼핑 하러 가셨을 때 예뻐서 선물해주셨어요. 인기스타? 아, 제 매니저 오빠요. 별이 박힌 작은 피어싱을 쳐다보는건지 그걸 보는 척 하면서 내 옆모습을 쳐다보는건지. 한참동안이나 나를 보던 김종대가 으음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 나한테도 이거 있는데. 뒤에 잠자코 서있던 오세훈이 내 어깨를 슬쩍 밀치며 말했다. 뭔데, 이렇게 수줍어해? 이런 수줍은 샤이가이는 처음이다.
“ 아, 그래요? ”
“ 응, 우리 커플이네. ”
근데 우리 호칭 정리 어떻게 된거임? 다른 멤버들을 따라서 반말 하는 오세훈을 쳐다보다가 그냥 해탈했다. 제 밑에 반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걸 저렇게나 뿌듯해하는데 어떻게 친구 먹자고 하겠어. 당분간만이라도 닥치고 있어주자. 목상태가 별로 안 좋아 헛기침을 하는데 시끄러웠던 인간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뭐야, 감기 걸렸어? 아뇨. 갑자기 말을 많이 하니까 무리가 갔나봐요.
“ 자, 물마셔. ”
“ 아, 고맙습니다. ”
테이블 옆에 서있던 변백현이 물통을 내게 건넸다. 어휴, 갈증이야. 반쯤 남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나니 혼자서 실실 쪼개고 있는 변백현이 보였다.
“ 나랑 간접키쮸. ”
“ 변백현 개새끼야. ”
아, 시발. 물이 역류한다. 입술을 쮸하고 내미는 변백현을 쳐다보다가 물병을 던질뻔했다.
“ 사진 찍을게요! ”
카메라를 만지작 대던 작가언니가 부스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 수고하신 동그리DJ까지 자리를 잡고 나서 기념촬영을 찍었다.
“ 수고하셨습니다. ”
“ 수고했다, OO도 수고했어. ”
“ 네, 다음에 봬요! ”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부스 밖에서 하품을 쩍쩍 하는 인기스타님께 다가갔다. 헐, 뭐임. 나 라디오 할동안 잤음? 책을 베고 잔 듯, 눈썹 옆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책자국에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누구는 두시간동안 꿀잠을 잤다 이말이지? 주먹을 쥐어 도진오빠 팔뚝을 툭툭 때리는데 내 머리를 부드럽게 휘어잡는 느낌에 저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안녕하세요.
“ 아, 네. 안녕하세요. ”
“ 김종대입니다. ”
“ OO 매니저 김도진입니다. ”
이건 또 무슨 삼자대면이야. 도진이라는 말에 살짝 움찔했다. 난 봤다, 김종대.
“ 우리 OO 매니저분이시군요. 박찬열입니다. ”
“ 아, 예…. ”
찍은 사진을 둘러보느라 다른 멤버들이 한 눈 팔고 있는 사이 매니저에게 투정부리고 있는 OO에게 다가간 종대가 악수를 하며 인사를 하자 뒤늦게 따라나온 찬열도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우리 OO? 와, 슈퍼스타. 인기 많나보네. 벌써부터 남자가 꼬이다니. 점점 더 모여드는 머리통에 당황하던 도진이 발걸음을 슬쩍 물렀다. 뭔진 몰라도 사랑 받고 있다는 건 확실하네. 제 팔에 매달려 피곤하다며 찡찡대는 OO를 어휴, 예쁘다 내새끼. 아, 귀여워 시발. 이라며 제대로 뻑간 것 같은 EXO 멤버들을 보던 도진이 더이상 이대로 놔두다가는 자기네들 숙소에 데려갈거라고 우길 것 같아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 어,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OO가 많이 피곤해해서.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 아…. 안녕히 가세요. ”
심하게 티낸다. 보내기 싫어하는게. 서둘러 스튜디오를 나가려하는 도진오빠를 쳐다보다가 나보다 더 피곤해 보이는 포즈로 스튜디오 의자에 널부러져있는 김종인을 쳐다봤다. 어휴, 불쌍한 놈. 저는 이대로 집에 들어가서 자면 되지만, 숙소에 가지도 못하고 연습을 해야하는 종인이 안쓰러워 보였다. 야, 김종인. 잔뜩 졸려죽겠는데 저를 부르는 앙칼진 목소리에 고개를 들던 종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직 안가고 뭐하냐.
“ 이거 먹을래? ”
“ 뭔데. ”
“ 초콜렛. ”
“ 언제는 엿 먹더니 취향이 그새 바뀌었냐. ”
제 손에 올려지는 작은 초콜렛을 물끄러미 보던 종인이 다시 시선을 틀어 OO를 쳐다봤다. 아, 시발 깜짝아. OO 뒤로 저를 째려보는 멤버들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종인이 빨리 이 년을 보내야 저 뜨거운 눈총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야, 너 빨리 가라. 어? 왜? 아, 빨리 꺼져. 손으로 OO의 어깨를 밀던 종인이 스튜디오 밖으로 OO를 내쫓았다. 얼른 가라, 훠이훠이. 내보내는 그 순간마저도 곧 눈알이 터질 것 같이 저를 보던 멤버들이 생각난 종인이 얼른 조심히 가라며 급히 도진에게 인사했다.
“ 김종인 왜 저런대? ”
“ …글쎄. ”
라고 대답은 했지만 왜 종인이 급히 OO를 내쫓았는지 도진은 뭔지 모르게 알 것 같았다.
감기는 눈 빡빡!! 떠가면서 글쓰네옇ㅋㅎㅋㅎㅎ...
안갔던 학교를 가서 그런가 온몸ㅁ이 노곤노곤한게 피로가..... 회복엔 우루사!!!!!!!!!!!
ㅠㅠㅠㅠㅠㅠ어휴ㅠㅠ 기다리셧ㅆ씅ㄹ텐데 졸면서 쓰느라 늦었ㅆ져요ㅠㅠㅠ 뎨둉함당ㅠㅠㅠ
사랑해요우ㅠㅠㅠㅠㅠㅠ
아! 그리고 질문중에 러브라인 있냐고 물어보시던데
러브라인 당연히 있쪄!!!!!!!!!!!!!!!! 없ㅅ어도 있게 만드는 우리는 상상 능력자자나여!!??!!?!?
그러니까ㅏ...
안녕히 주무세ㅔ요... (--)(__) 꾸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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