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동생인 징어가 모델인 썰
그러니까 어떻게 됐냐면. 동네 근처 카페에서 정수정과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그저께 변백현과 있었던 일을 정수정에게 소근소근 말해주자, 눈썹이 파르르하고 떨리는게 보였다. 뭐? 오랜만에 봤더니 리액션이 상당히 거칠어졌네. 금방이라도 제 앞에 놓인 아이스티를 내게 부을 것만 같은 표정이다. 그래서, 상견례를 했다 이 말이지? 야, 상견례 까지는 존나 개오바고. 그게 그거 아니야!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정수정을 쳐다보다가 한숨을 쉬며 빨대를 잘근잘근 물었다.
“ 왜 이렇게 성질이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
“ 오랜만에 만났는데 보자마자 그딴 이야기나 풀고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 ”
“ 아오, 나도 그 상황엔 어쩔 수 없었어. ”
난 이 개같은 상황이 존나 싫으니까 꺼지삼. 난 집에가서 꿀잠을 쳐자겠어, 바이. 뭐 이러기라도 하리? 질투심에 이글이글거리는 눈으로 나를 째려보던 정수정이 아이스티를 병나발 불듯이 들이켰다. 일하는데 방해안되게 하려고 일부러 전화도 몇 통 안했더니 남자나 만나고 있고. 어? 잘 하는 짓이다. 너 그래서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쩌려고? 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23통이 몇통 안 한거냐? …아, 궁금한데 어쩌라고! 앙칼진 고양이 마냥 그르렁대던 정수정이 짜증난다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 존나 짜증나, 너. ”
“ 나도 앎. ”
“ 학교 온다고 해놓고 오지도 않고. 부재중 떠도 전화 하지도 않고. ”
어구어구, 그래쪄? 애기마냥 삐친 정수정을 달래느라 웃겨 죽는 줄 알았다. 학교는 어때? 아, 몰라. 너 그렇게 데뷔하고나서 네 번호 알려달라고 하는 애들이 줄섰어. 아, 진짜? 귀찮아 죽겠어, 미친년들. 평소엔 아무말도 않더니 이제와서 친한척하고 지랄이야. 궁시렁 대던 정수정이 인상을 찌푸리며 발장난을 쳤다. 그래서 번호 알려줬어? 내가 미쳤냐, 딱 봐도 속물인 년들한테 네 번호 뿌리게? 차라리 내 멱을 따라고 해라.
“ 하여튼, 정수정. 아닌 척 하면서 나 신경써주고 있는거 봐라. ”
“ 내가 언제 신경썼다고? 허, 미친. ”
정수정과는 꽤 오래된 사이였다. 나야 뭐, 두루두루 잘 지내는게 좋기야 하지만 정수정은 조금 달랐다. 워낙 낯도 많이 가리고, 남들 앞에서 웃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매일 정색을 빨고 있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두려움과 무서움의 대상이기에 따로 없었다. 그래도 한 번 친해지면 정말 진하게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아인데, 사람들이 정수정의 예쁘장한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다가오는 경향이 있어 항상 경계를 하곤 했다. 오죽하면 중3때 제 책상위에 접근금지 팻말을 붙여놨겠냐고.
“ 스케줄은? ”
“ 아, 다음주쯤에 아마 화보촬영 있을 걸? ”
“ 신기하다. 내 옆에서 내내 잠만 쳐자던년이 화보촬영이라니. ”
들켰다. 요즘에도 내내 잠만 자. 빨대를 만지작거리던 정수정이 턱을 괴고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툭툭 두들겼다. 심심해? 번화가로 나가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그래서 왠만하면 한 곳에 틀어박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점이 못내 정수정에게 미안했다. 나는 괜찮은데 정수정이 사람 많고 번잡한 걸 싫어해서 배려차 카페에서 만난것이기도 하다. 투명한 창을 통해 밖을 쳐다보던 정수정이 시선을 틀어 나를 쳐다봤다.
“ 나갈래? ”
“ 어? 나야 괜찮지만 너 사람 많은 곳 싫어하잖아. 알아보는 사람도 있을텐데. ”
“ 뭐, 네가 곤란할 상황이면 말고. ”
새침한 표정으로 눈을 깔던 정수정을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졌다, 졌어. 나가자. 내 말에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진 정수정이 클러치백을 챙겨들었다. 참 종잡을 수가 없어, 얘는.
“ 우리 저거 먹자, 아이스크림. ”
“ 야, 사람들 점점 몰리는데 괜찮아? ”
“ 몰리면 어때. 이왕이면 나 예쁘게 좀 찍어달라 그래. ”
그러면서 내 팔은 왜 꽉 잡는건데. 아니나다를까 번화가로 나가자마자 알아보는 사람들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찰칵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하고, 어디로 걸어갈때면 뒤에 졸졸졸 따라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걸 원체 싫어하는 정수정을 내가 모를리가 있나. 그냥 어디 들어가자는 내 말에 끝까지 싫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정수정때문에 결국 불편한 길거리를 걸어야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도 내 팔에 팔짱을 낀손에 힘을 주는게 느껴졌다. 어휴, 아주 애기가 따로없네. 무서우면 무섭다고 말할 것이지. 인소의 말을 좀 빌리자면 잔뜩 휘몰아치며 흔들리는 동공으로 주변을 의식하는 정수정을 억지로 낑낑 끌고가 카페에 집어넣었다.
“ 아, 왜애! ”
“ 벌벌 떨면서 괜찮다고 말하기는. ”
“ 씨. ”
얼씨구, 욕하겠다 이년아. 이러면 아까랑 다를게 뭐야. 궁시렁대는 정수정을 뒤로하고 주문을 했다. 혀를 끌끌 차며 자리에 앉자마자 울리는 진동에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이새끼는 틈만나면 시비질이야. 인상을 팍 쓰며 휴대폰을 엎어놓자 어느새 나온 스무디를 휘젓던 정수정이 호구오빠냐고 물었다. 역시 넌 척하면 척이네.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니브레드를 찢었다. 너네 남매는 아직도 싸워? 이새끼가 철이 덜 들었어, 철이. 찢은 허니브레드에 생크림을 발라 정수정의 입에 넣어주고 포크를 내려놓았다. 빨리 카톡을 보라고 징징 울리는 휴대폰을 슬쩍 내려보다가 핸드백에 집어넣었다.
“ 계속 카페에만 있을거야? ”
“ 나가면 덜덜 떠는게 어딜 또 싸돌아다니려고. ”
“ 덜덜 떨기는 무슨. ”
영화보러 가자, 영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정수정의 말을 듣다보니 이게 바로 데이트의 정석이 아닌가 싶었다. 뭐, 보통 친한친구들도 영화보고 밥 먹기야 하지만. 그저께 변백현과 있었던 일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일반적인 데이트는 아니였다. 아, 그저께 생각하니까 또 가슴이 쿵덕쿵덕하네. 영화보러 가자며 찡찡대는 정수정을 보다가 좀 생각할 시간을 갖자며 입에 허니브레드를 넣어주었다. 오물오물 참 맛나게도 먹는 정수정을 보다가 이마를 긁적였다. 근데 나 요 근래 너무 돌아다녔나. 할짓없이 길거리만 돌아다니는 모델로 찍히겠네. 허니브레드를 마저 먹고 스무디를 마셨다.
“ 뭐 볼건데? ”
“ 무서운거. ”
“ 작작 해라. ”
아, 왜. 나 볼거야. 무서운 걸 극도로 싫어하는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정수정은 말릴새도 없이 표를 끊었다. 하아. 정말 니년이랑 같이 있으면 절로 내 수명이 줄어든다. 시작하기도 전에 심장이 쫄깃쫄깃 탱탱해졌다. 야, 진짜 제발. 옆자리에 앉아 어린아이처럼 잔뜩 신나하는 정수정을 쳐다보다가 휴대폰을 무음모드로 바꿨다. 진짜, 끝나기만 해봐라, 죽여버릴거야. 아까 허니브레드를 먹어놓고 팝콘을 야무지게 씹는 정수정이 대단해보였다. 지 친구는 지금 몸매관리한다고 먹지도 못하는데 존나 맛있게 먹네. 얄미워, 시발.
“ 야, 시작한다. ”
“ 조용히 해. 아으. ”
잔뜩 쫄아있는 내 어깨를 보던 정수정이 내 허벅지를 퍽하고 때렸다. 좀 즐겨라. 엉? 난 너같은 년이 아니라서 못 즐기겠다. 결국 영화고 뭐고, 끝날때까지 봤던 건 내 손가락이였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꿀잼, 존잼이라며 내 어깨를 툭툭 때리는 정수정을 원망스럽게 쳐다봤다. 즐기라면서 시발. 내 손가락만 존나 신나게 즐겼다. 자리에서 일어나 3관을 벗어났다. 다음부터 무서운 영화 보러갈때는 귀마개 갖고 가야겠다. 손이 두개라서 눈가리느라 귀를 못 막았어.
“ 배 안고픔? ”
“ 고픔. 떡볶이 콜? ”
“ 콜. ”
내 어깨에 손을 두르던 정수정이 당당한 발걸음으로 영화관을 빠져나왔다. 무서운 거 한 번 보더니 사람들에 대한 무서움도 없어졌냐? 존나 용감하다, 내새끼. 잔뜩 신나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는 정수정을 보고 있으니 입꼬리가 비죽 올라갔다. 평생지기는 너한테 쓰라고 있는 말인가보다, 이년아. 익숙한 발걸음으로 우리가 야자빼고 자주 먹으러 갔던 떡볶이 집으로 향했다. 이모!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큰소리로 외치니 주문을 받고 있던 이모가 깜짝 놀라 주문을 마저 받고 나오셨다.
“ 오랜만이네, 요것들. 코빼기도 안비추더니. ”
“ 흐흫, 바빴어요. 우리 OO TV 나오잖아. ”
“ 뭐? 진짜? ”
헐, 이모 몰랐음? 완전 실망. 그러니까 서비스 많이. 이모에게 애교를 부리던 정수정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맞은편에 앉아 가게를 둘러보는데 그새 인테리어가 바뀐 것 같았다. 이모, 여기 리모델링 했어요? 리모델링까지는 아니고, 음식점인데 너무 칙칙해서 몇 개 좀 갈았어. 넘쳐 흐를듯한 푸짐한 떡볶이를 접시에 한가득 들고 오시던 이모님이 테이블 위에 올려두셨다. 많이 먹어, 맨날 오던 것들이 안오니까 내가 다 섭섭하더라.
“ 저희도 먹고 싶었어요. 이모 짱. ”
“ 그래. ”
“ 여기 순대 좀 주세요! ”
말이 끝나자마자 주방으로 달려가는 이모님을 보다가 여전하시다며 웃었다. 젓가락을 챙겨들고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나는 떡볶이를 입에 물었다. 와, 개대박이다. 진짜. 순간적으로 내 배를 슬쩍 내려보기는 했지만 이왕 입에 들어간거 어쩌리 그냥 쳐묵쳐묵해야지. 기존의 먹던 양보다 반쯤 먹고 나서 휴지로 입을 닦았다. 떡을 물던 정수정이 왜 그것밖에 안 먹음? 하고 물었다. 왜냐고? 빌어먹을 난 모델이니까. 시발.
“ 어휴, 짠하다 짠해. ”
“ 알면 내 몫까지 다 먹어. ”
엉.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그것쯤이야ㅋ하던 정수정이 폭풍으로 흡입하기 시작했다. 야, 너 혹시 집에서 굶고 다니냐? 괜히 심각한 내 말에 푸흐하고 웃으며 물을 들이키던 정수정이 흘러내리는 생머리를 뒤로 넘겼다. 아, 맞다. 저번에 정진영 면회 갔었는데 너 모델로 데뷔했다고 하니까 면회 좀 와달라고 부탁하더라. 미친놈. 뭐, 진영이 오빠가 날 워낙 아끼긴했지. …밥맛 떨어지게 쌍으로 지랄이다, 진짜.
“ 그러면서 입으로 잘도 쳐넣네. ”
“ 네 몫까지 먹으려면 어쩔 수 없어. ”
하여튼 말 한마디도 안 져. 떡볶이 소스에 찍어가며 맛있게 먹는 정수정을 보고 있다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왜? 누구 연락 올 사람있어? 엉? 아니. 그냥. 사실 변백현을 기다린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저께 이후로 좀 이상한 감정이 생긴건 사실이니까. 아, 존나 병신같네. 괜히 변백현은 아무렇지 않은데 혼자서만 안절부절 하는 것 같은 내 모습이 얼마나 멍청하게 보일지 이마를 쿵쿵 쳤다. 야, 뭐해. 하지말라며 내 이마에 손을 올리던 정수정의 손등을 쳐버렸다.
“ 아씨. 미친. 뭐하냐? ”
“ 어, 미안. ”
진짜 가지가지한다. 혀를 끌끌차며 마지막 떡을 먹던 정수정이 물을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은 내가 할게. 됐어, 너만 모델이냐? 나도 피팅해서 받은 월급 있다 뭐. 별로 먹지도 않은게. 핸드백에서 지갑을 꺼내려고 하자 내 등을 퍽치며 말리던 정수정이 클러치백에서 제 지갑을 꺼내 계산을 했다. 이모, 다음에 또 올게요. 잘 먹었다며 애교를 부리자 다음에 또 오라던 이모님이 인자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 이제 뭐함? ”
“ 오랜만에 스티커 사진이나 찍을까. ”
그걸 말이라고 하냐, 당근 콜이지. 내 팔을 잡고 질질 끄는 정수정을 따라갔다. 와, 스티커 사진 찍는 것도 진짜 오랜만이네. 저번에 찍었을때보다 훨씬 더 좋은걸로 바뀐 것 같은 스티커 사진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만지작 대고 있는데 지갑을 꺼내들던 정수정이 지갑 제일 앞면에 붙어있는 사진을 가리켰다. 이거 봐, 우리 중2때 찍은 거. 나 이거 아직도 갖고 있다. 뿌듯하게 웃으며 사진을 보던 정수정이 나를 힐끔 쳐다봤다. 야, 우리 이때 존나 풋풋했네. 학교 규정때문에 단발머리로 자른 여자아이 둘이서 온갖 요상한 포즈와 귀척을 해대며 찍힌 사진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갈아 엎자, 저건 진짜 못 봐주겠다.
“ 야, 근데 너무 오랜만에 오니까 뭐부터 해야될지 모르겠다. ”
“ 돈부터 넣어야지, 병신아. ”
아, 맞네. 지갑에서 오천원을 꺼내 돈을 넣었다. 화려한 불빛이 번쩍거리는 스티커 사진기를 보며 우물쭈물하자 그런 내 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보던 정수정이 익숙하게 화면을 꾹꾹 눌렀다. 야, 이게 뭔. 찍는다. 준비도 못 했는데 사진기는 벌써 찍을 준비를 다 마쳤나보다. 하나, 둘, 셋. 이거 뭐 어떡. 치즈~ 찰칵. 야, 잠깐만 나 이거 존나 이상. 치즈~ 찰칵. 장난치나, 기계가 똥 빨았. 치즈~ 찰칵. 아, 시발! 준비가 안됐. 치즈~ 찰칵.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그만 웃어라. ”
“ 미친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의 절반이 말하다가 말은겈ㅋㅋㅋㅋㅋㅋㅋ ”
기계가 병신이네. 그렇게 많이 찍어댔는데 예쁘게 나온 사진이 없다. 중2로 돌아가서 과거의 나에게 스티커 사진 스킬이라도 배워야 하나. 어쩜 그렇게 발랄하게 찍을 수가 있냐고. 인화된 사진을 보던 정수정이 존나 웃기다며 내 팔뚝을 퍽퍽쳤다. 광대 없어지겠다. 그만 웃어. 사진을 반틈씩 잘라 내게 넘겨주던 정수정이 제것을 지갑에 넣었다. 야, 진짜 이건 아닌 것 같다. 정수정은 존나 예쁘게 나왔는데 나만 유체이탈하고 앉았다.
“ 아, 진짜 웃기다. ”
“ 그렇게 웃기냐? ”
너 같으면 안 웃기겠냐? 이 사진이? 밑도 끝도 없이 끅끅대던 정수정이 너무 웃어서 배가 다 아프다며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진짜…, 내가 언젠가 스티커 사진기 정복하러 온다. 훈녀생정에 스티커 사진 예쁘게 나오는 법 찾아봐야겠다. 천막을 걷고 밖으로 나가니 처음 만났을때보다 많이 어둑어둑해졌다. 오늘 우리 하루종일 뭐했냐. 카페갔다가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또 카페 갔다가, 영화 보고, 이모네 가서 떡볶이 먹고, 스티커 사진 찍고. 뭔가 진짜 한 거 없는 것 같은데 개피곤하다.
“ 오늘 또 가면 앞으로 며칠 간 못 보겠네. ”
“ 학교에서는 못보겠지. ”
왜? 이 언니 보고싶겠냐? 응. …수정아. 학교에서 놀려댈년이 없어서 존나 보고싶겠다. 시발, 넌 진짜 개년이야.
“ 가라. ”
“ 엉. 전화 씹지나 마. ”
“ 어. ”
화보 촬영 잘 하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폭식하지마라. 아, 안머겅!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도착안내를 보던 정수정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버스도 존나 안따라주네. 정수정이 타야 할 버스가 전전이라고 되있던게 전으로 바뀌었다. 괜히 아쉬워 머리를 긁적이자 클러치백에서 교통카드를 꺼내던 정수정이 다가오는 버스를 보다가 나를 쳐다봤다. 야. 왜. …그냥. 싱겁기는, 빨리 꺼져. 알았어, 병신아. 도착한 버스를 타던 정수정이 뒷자리에 앉아 나를 내려다봤다. 전화하라는 듯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세우던 정수정이 귀에다가 손을 가져다댔다. 손가락으로 O를 만들어 보여주자 바이바이하고 손을 흔들던 정수정이 멀어졌다. 점점 멀어져가는 버스를 쳐다보다가 정류장 의자에 앉았다. 뭔가 울적하다.
‘ 삑ㅡ. ’
금세 도착한 버스를 타고 카드를 찍었다. 괜히 정수정이 걱정된다. 예전에 내가 독감에 걸려서 학교를 못 갔을 때, 그 다음날 하도 히스테릭을 부리던 정수정 때문에 반애들한테 물어봤더니 하루종일 휴대폰만 잡고 내 걱정하느라 점심도 걸렀다고 했었다. 내 앞에서 틱틱대고 못된 척해도 항상 뒤에서 내 걱정만 하는 애다.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다가 메시지창을 열었다. 감성돋는 밤이라더니 정말 그렇긴 한가보다.
와, 내가 썼지만 나 존나 깜찍한듯; 어떡하냐, 정수정 감동 먹고 울게 생겼네. 지잉ㅡ.
하아, 정수정. 너란 년. 정말. 지잉ㅡ.
사랑스러운 년. (찡긋)
출연이 눈에띄게 줄어들었던 마이졍이 보고싶다고 하시던분들이 계셔서 사랑스러운 나의 수정이 특집으로 썼어요
아 정수정;;; 너무예쁨;;;;;;;;;; 오또카지?;;;;
스릉흔드 S2s2
!!!!!!!!암호닉 받아요!!!!!!
S2암호닉S2 |
똥강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