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경국지색 (傾國之色)
w. 손녀
![[방탄소년단] 춘향전, 경국지색 (傾國之色)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11/17/748011a9605070a45cc3129c437022d8.png)
세상 어떤 여인과 비교해도 당연 너를 선택하리라라고 생각한 게 어연 2년 전이다.
단아하게 차려입은 한복, 예쁘게 땋은 머리, 당당하고 똑 부러지는 네 목소리까지 전부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귀한 집 양반의 자제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지만, 양반 공부엔 아무런 흥미가 없었던 나는 중인들이 공부하는 의학을 공부했다.
평소 사람을 좋아하며, 아픈 사람을 돌보아 주길 좋아했기 때문인지 항상 네가 아플 땐 너의 부모보다 내가 네 곁에서 널 돌보았고 또 아픔을 나눴다.
매일 같이 월광을 받으며 반짝 예쁘게 빛나는 네 얼굴을 바라보며 귀에 속삭였다. 꼭 혼인하자고.
그럴 때마다 넌 항상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널 품에 넣고 밤새 입을 맞추기도 하였다.
그렇게 넌 항상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은 항상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닐 때가 훨씬 많다.
그게 혹여 이 꿈 속이라 한들, 현실이라 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어쩔 수 없는데.
그렇게 이 꿈을 꾸고 난지 5일이 지난 후 내 어미라 하는 분이 변사체가 되어 향단이와 돌아왔다.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지만, 내게 커다란 슬픔은 안겨주지 못하였다. 고작 얼굴을 대면한 게 한 번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남편을 잃고 꽤나 혼자 열심히 춘향이를 키운 것, 부모의 마음은 그녀를 통해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아, 이분이 이렇게 춘향이를 아끼는구나. 하고
향단이는 내게 내 어미가 어찌 죽게 되었는지 말을 해 주었고 듣고는 그저 가만히,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독살이라니, 누가 이 다 늙어가는 양반을 악 감정을 품고 독살을 한단 말인가.
조선시대 관습에 따라 장례를 치뤘다.
사람의 죽음이란 게 나와 아무리 관련 없는 사람일지라 해도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드는 만큼, 홀로 조용히 방 안에서 몇일 전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
"춘향아."
남자 목소리에 하마터면 속옷 차림으로 사람을 맞을 뻔했다. 방금 어설프게 벗어 두었던 옷을 다시 입는다.
그리고 나가니 웬... 아까 그 내 손목을 잡고 놓을 줄 몰랐던 도련님의 몸종 새끼가 서있는 것이 아닌가, 아 재수 없게...
혼자 당황한 눈빛으로 그 새끼를 노려보며 속으로 욕을 하고 있는데, 그 새끼가 한 마디를 더 한다. '도련님 납신다.'
도련님이라는 소리에 전정국 그 사람이 진짜 찾아왔을까 하곤 대문을 보니 아까와는 다르게
연보랏빛을 띄는 비단으로 된 옷을 입은 남자가 우리 집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아까와 같이 그 빨간 입술로 말한다.
"그만 가 보거라."
그의 말 한마디에 그 몸종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대문 밖으로 나간다. 남자 몸종이 나가자마자 나이 드신 아줌마께서 급하게 들어오신다.
들어오시자마자 아줌마는 도련님을 보곤 온 허리를 다 숙여 인사를 했고, 이 야심한 밤에 귀한 도련님께서 어인일이시냐며 조심스럽게 입을 떼신다.
그 아주머니는 방에 도련님을 모시고 나에게 무얼 하냐는 듯이 툭툭 친다. 그런 행동을 지켜보던 어린 도련님은 그저 평온한 미소를 짓고는 편히 앉으시라고 말한다.
무슨 말을 하러 왔길래 이리 늦은 밤까지 직접 왔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려던 찰나에 어린 도련님이 다시 입을 뗀다.
"오늘 낮에 광한루에서 춘향이 그네를 타는 모습을 보고 연모의 정이 생겨, 내 이리 직접 왔습니다."
"예, 도련님."
"춘향과 백년가약을 맺고 싶습니다."
"... 도련님께서는 사대부 댁 귀공자시고, 춘향이 이것은 천계의 딸입니다.
그저 잠깐 놀다가 버리시면 우리 모녀 사생이 가련하니, 술이나 한 잔 하시고 가시지요."
"비록 격식을 갖추진 못하나, 이 또한 연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내 착실한 지 아비가 될 터이니, 어서 허락해 주십시오."
저 어린 도련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충격을 먹었다. 나보다 어리게 생겨서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내 어머니로 추정되는 아줌마와 어린 도련님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가 갑자기 어머니가 해오는 질문에 나에게 시선이 몰려 흠칫했다.
"춘향아, 네 생각은 어떻느냐."
여기서 내가 무슨 말을 해야 가장 잘 어울릴까...
잘 나가는 집 도련님이 천계의 딸한테 백년가약을 맺자고 하는데 거절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받아주는 것도 정말 웃기다.
어떻게 대답해야 실제 춘향이가 마음에 들어 할까 생각을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내뱉었다.
"... 도련님 뜻이 그리 간절하신데, 제게 여부가 있겠습니까."
"....."
내 말을 끝으로 환한 얼굴을 하신 어머니는 이 방에서 나가셨다. 내가 방금 한 말에 대해서는 나도 공감을 하지 못 했는데, 이 어색한 상황은 어찌해야 할지 참 어렵다.
계속해서 내가 부끄러운 기색으로 땅만 보고 있자, 어린 도련님이 내게 가까이 와 웃으며 말을 한다.
"전정국이라고 했습니다. 기억하시는지요."
"... 네, 기억합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지아비가 될 것입니다. 백년가약을 약속했으니, 서방님이라고 부르시지요."
서방님이라는 소리에 침을 넘기려다 그만 사레들리고 말았다. 이럴 줄이야 알았지만 정말 당황스럽다.
켁켁 거리며 도련님을 보는데 너무 어리게 생긴 것이 아닌가, 몇 살 이나 먹었냐고 묻고 싶었지만 실례가 될 것 같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뭐 어때, 요새 연하남이 대세라 더만... 계속 눈치를 보며 기침을 하고 있자 갑자기 내 치맛자락을 잡고는 말한다. '먹과 붓이 있으십니까.'
방을 둘러보니 평소 춘향이 그려 놓은 그림들이 가득하다. 그림을 그리는 소녀의 방에는 당연히 먹과 붓이 있겠거니 하곤 찾아 도련님에게 건넸다.
그리고 천천히 먹을 갈아 붓에 살짝 적시고는 내 치맛자락에 한자로 무엇을 새긴다. 세 글자이다. 첫 글자를 보니 전 같아 보이니, 분명 전정국이라고 쓴 게 틀림없다.
정성 들여 이름을 써 놓고는 고개를 들어 날 보고는 말한다. '이제 제 것입니다.'
**
며칠 전 있었던 일을 회상하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눈을 뜨니 또 춘향의 방에 그대로 누워있다. 문을 열어 바깥을 살피니 밤이 된 듯 온 세상이 캄캄하다.
평소 조잘거리며 말이 많던 향단이도 충격이 컸는지 그저 아무 말없이 마루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리고 매일 낮에 대문을 두드리고 내 방으로 찾아와 팔짱을 끼고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가던 태형이 마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외로움을 타며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중에 지친 기색으로 터벅터벅 집 안으로 들어오는 남자를 발견한다.
**
윤기는 세자 때 어렸을 때 자신의 뜻대로 세자빈을 맡지 않았다. 성인이 된 현재, 왕이 되어서도 중전을 맞지 않는다. 윤기는 오히려 이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무거운 자리라 한들 사랑하지 않는 여인을 중전의 자리로 맡고 싶지 않을뿐더러, 소수세력이 왕실과 피를 섞으려 중전을 자신의 가문의 여성으로 앉힐 것을 알기에.
윤기에게는 아주 오래전부터 늘 함께 해오던 친한 벗이 있었다.
그 역시 세도 세력 중 가장 강력했던 안동 김 씨의 자제였지만, 어렸을 때만큼은 때가 묻지 않아 세자와 편히 공부를 하였고, 사냥 또한 즐겨 하였다.
그렇게 세자가 16살이 되고 세상을 알아갈 때 즈음 그의 벗 남준은 너무나도 명확히 달라져있었다.
임금이 세도 세력의 압박에 힘들어할 때, 그의 아비는 물론 그까지 모두 그 중심에 서있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세자는 대화로 남준에게 다가가려 하였지만, 그는 이미 온갖 재물, 권력, 부, 명예에 찌든 상태였다.
"비변사의 권력이 하늘을 찌르듯 높으니, 짐의 근심도 갈수록 커져만 가오."
"전하, 그것은 영조대왕 때부터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개혁을 하려 하신다면, 많은 신하들이 불만을 토해낼 것입니다."
그렇게 남준은 윤기가 조선을 위해 개혁하려 한 모든 것을 신하들과 함께 선동하여 반대하였다.
벗에 대한 믿음이 한순간에 깨지는 상황들을 매일 직면하는 윤기는 왕이 되고 나서 며칠간 시름시름 앓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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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제가 너무 늦었어요ㅠㅠ
여러저러 일 많았는지라.. 앞으로는 일찍 일찍 오겠습니다!
오늘 들어와 보니 많이 댓글 달아주시고 보고 싶다는 독자님까지 계시니
제가 후딱 써서 일단 들고 왔습니다 너무 짧죠.. 네.. (면목없음)
그래도 읽어주시는 많은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글 댓글에 암호닉 이제 안 받아요!
다음에 공지로 띄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