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지색 (傾國之色)
: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 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
네가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화내서 미안하다며 보다듬어 주는 걸 기대한 것도 아니다.
그냥 여느 때와 같이 그 누구에게도 짓지 않는 예쁜 미소로 우리 집 대문을 열고 들어와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내 손목을 잡아 이끌어주는 걸 기다렸을 뿐.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게, 아무리 돈독한 사이라고 해도 뜨거운 커피가 담긴 유리잔 같은 게 아닐까.
한순간의 잘 못으로 인해 그것이 깨져버리면 그 속에 담긴 것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결국 자신에게 해를 입히니까.
그래서 나는 지금 하루 온종일 김태형 생각을 하면서도 서서히 마음을 비워간다.
나에게 사람 하나 잊는 거쯤이야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어렸을 때 아빠 일 때문에 전학을 밥 먹듯이 다녔으니까.
친한 친구가 있었어도 그 당시에만 울고불고 난리치지, 결국엔 다 잊게 된다.
그리고 깨버리면 끝날 꿈이기 때문에, 깨버리면 네가 없을 테니까.
**
맨날 그랬듯이 오늘도 김태형을 따라서 누구 하나 다녀간 사람 없는 것 같이 깨끗한 들판으로 끌려왔다.
끌려갔다고 표현하기도 이제 좀 어색하다. 왜냐면 이젠 누구보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기 때문에
저번에 태형이가 조금 걱정된다는 투로 어머니가 싫어하시는 거면 이렇게 자주 보러 안 오고 라고 했었는데
눈을 엄청 크게 뜨고는 손사래를 치며 절대 아니라고, 엄마가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했었던 것도 기억난다.
얼어 죽을 집에 틀어박혀서 춘향이 엄마라는 아줌마가 시키는 한자 공부에다가 미술엔 흥미가 전혀 없는데 뭔 꽃 그림을 그리라고 하질 않나,
이런 자기계발에 도움 안 되는 것들을 앞에 두고 하기 싫어 땡깡을 부리는 애처럼 손톱을 물어뜯고 있을 때 태형이가 여는 대문 소리가 들리면
괜히 거울을 꺼내 아침에 향단이가 땋아준 머리가 헝클어지진 않았나 보고, 딸려온 건지 영문모를 틴트를 꺼내 조금 발라보고 무슨 선 보러 나가듯이
치장을 하고 태형이가 내 방에 문을 열면 그 소녀시대 티파니님 처럼 예쁘게 어...^^ 왔어? 이런 식으로 눈이 나름 없어진다고 하면서 눈웃음까지 쳤다.
같은 반 친구가 남자애들한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건지, 뭐 원래 그런 건지 눈웃음치면 그렇게 재수 없었는데
이건 뭐 내가 이러고 있으니. 웃긴다 이거예요.
"벌써 어두워졌다."
어두워졌다는 말을 하고 일어나려는 김태형 때문에 네 팔을 잡고 밑으로 내리 당기며 '이잉..' 이딴 되도않는 애교를 부렸다.
내가 생각해도 참 같지 않다. 이래서 애교도 부려본 사람이 부려본다고 내가 생각해도 너무 어색했어... 인정.
내 행동이 웃겼는지 우스웠는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가 잡아끄는 그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는 갑자기 자기 얼굴을 내 얼굴에 들이민다.
윽... 생각보다 많이 늦었는지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네 얼굴에서도 뿜어져 나오는 잘생김에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왜, 부끄러워? 평소 같으면 저리 가라고 난리칠 거면서' 평소에 내가 뭘 어쨌다고 극성을 만드냐...
사실 그거 좋아서 그러는 거야^^ 너 같이 잘생긴 애가 그러는데 내가 감히 뭘 난리야 난리는. 그냥 고마워서 그래^^.
"아니! 안 부끄럽거든!"
안 부끄럽다고 파워 당당한 목소리로 널 똑바로 보고 말했더니 피식 웃는다.
뭐야..... 왜 웃어 하나도 안 웃긴데, 혼자 괜스레 민망해져 고개를 숙이고 헛기침을 하는데
태형이가 딱 봐도 커 보이는 그 손으로 내 뺨을 가볍게 잡는다. 그리고 서서히 어딘지 모를 그곳을 향해 천천히 가는데...
.................아!!!!!!!!!!!!!!!! 잠시만!!!!!!!!!!!!!!!!!
나도 모르게 철벽을 친 건지 갑자기 다가오는 네 입술을 다급하게 손으로 막아버렸다.
그리고는 너도 민망하고 민망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려고 했는데, '아 미안해,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막...'
이라고 나 지금 떨고 있어요 라고 대놓고 김태형한테 홍보를 하고있다.
내가 저질러버린 일인데, 아 존나 그냥 가만히라도 있을걸. 왜 나대서 ㅅㅂ..
미안한 마음에 너를 힐끗힐끗 쳐다봤다. 화난 것 같진 않고, 오히려 엄청 평온한 느낌이다. 근데 좀 멍하다고 해야 하나.
"너 이러는 거 보니까, 우리 처음 만난 날 같다."
"....."
"엄청 부끄러움 타네,"
부끄러움을 타서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도 모르게 무표정으로 저 말을 뱉고선
아까와는 다르게 한 손은 바닥을 짚고 한 손으로는 내 허리를 두르고 어디 도망가지 못 하도록 아까와 같은 행동 못 하도록 꼭 붙잡아 두는 듯 날 고정시킨다.
그리고는 서서히 다가온다. 내 입술만을 바라보는 태형이의 노골적인 시선에 정신이 아찔해져 그만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그렇게 내 입술에 네 입술이 닿았고, 난 경직된 듯 몸을 굳혔다. 그걸 알아차렸는지 허리에서 팔을 거두고선 내 등을 살살 어루 만진다.
네 행동 덕인지 긴장감이 풀려 '아' 라는 감탄사를 뱉음과 동시에 입술이 벌려졌고 너는 기다려왔다는 듯이 내게 더욱 진하게 입을 맞춰온다.
인생을 살며 처음 겪는 경험에 긴 입맞춤이 끝나고도 여운이 가지시 않아 감은 눈을 뜨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불규칙적인 호흡만 가다듬을 뿐이었다.
춘향전, 경국지색 (傾國之色) 06
서둘러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한다.
자신보다 항상 내가 먼저인 향단이를 두고, 정을 붙인 모든 것을 두고 떠날 준비를 한다.
어떤 새끼가 춘향이 엄마를 죽였는지는 몰라도 혹여 지금 살아있다면 꼭 천벌을 받을 거다. 천하의 나쁜 새끼.
그 새끼 때문에 한 사람의 생명은 물론 내 생계까지 무리가 더해졌으니까.
조선시대 때는 이런 살인사건이 나면 어떻게 해결할까, 어떻게 해결하길래 보상하나 없이 쓸쓸한 고인의 시체를 화장하고
범인을 못 찾는 건지, 찾으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인지.
일찌감치 방 정리를 하다가 첫 날에 꺼 놓고 만지지 않았던 아니, 말하자면 못 만졌던 내 핸드폰이 보인다.
너무 반가워서 핸드폰을 얼싸안고 바닥에 누워 잉여처럼 몸을 흔들었다.
ㅎ.. 근데 왜 되질 않니
화면만 깜빡 깜빡거릴 뿐 아무것도 안 된다.
카메라는 될까 싶어 카메라를 눌러봤지만 이것도 안 된다.
왜 찍질 못 해..... 찍어서 한국 가고 그러면
과거를 다녀온 소녀, 그녀는 누구인가.. 이러면서 뉴스 첫 번째 페이지에 나오고 그러는 건데
왠지 모를 아쉬움에 입을 쩝 다시고 정리하다만 방을 다시 정리하다가
글 공부 책인지 뭔지 하자로만 가득하게 쓰인 책을 버릴까 싶어 잡고 아무 페이지나 펼쳤는데 그 지긋지긋한 한자들 사이로
초록색 잎이 네 장 나있는 네 잎 클로버가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 네 잎 클로버를 보고는 표정이 굳는다.
**
"어! 네 잎 클로버!"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어딨는지 까먹을까 봐 클로버가 잔뜩 나있는 풀들 사이로 바로 달려가 네 잎 클로버를 땄다.
아싸!!!!!! 개이득!!!!!!!!!!!!!!!!
득템한 클로버를 잡고 헤실헤실 웃고 있자 김태형이 나를 따라 웃으며 내 옆에 앉아 예쁜 얼굴로 묻는다.
이거 좋아해? 아 참 답답하네. 네 잎 클로버로 말할 것 같으면,
"응, 이거 봐봐. 여기 거의 다 잎이 세 개 밖에 없잖아."
"어."
"근데 내가 딴 건 잎이 네 개지!"
그래 이걸 바로 개이득이라고 하는 거야!
딴 네 잎 클로버를 들고 태형이에게 건넸다.
책 사이에 끼워두라고, 그리고 나중에 발견하면 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설명해주면서
"아니야. 너 가져."
??? 왜... 나도 웬만하면 이런 거 남 잘 안 주는 여잔데 내가 너라서 준거야..
왜냐면 넌 이 네 잎 클로버 보다 더 예쁘니까..☆ 쿸..★
"네가 행복한 일 생기면 나도 좋아. 그러니까 너 가져."
...하, 얘 때문에 또 심쿵 여자를 잘 다루는 건지, 심장아 나대지마.
아무리 생각해도 조선시대 남자들은 다 사기캐인 것 같다. 얼굴도 잘났고, 여자한테도 잘 하고, 그리고 집도 잘 사는 금수저 도련님들이니까
뭐 여기서 계속 이러고 사는 것도 나쁠 것 같진 않지만 뭔가 앞에 일어날 일들은 예측하지 못 할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난 왠지 자신이 없다.
**
오늘 밤 역시 하늘에 별이 참 많다. 그리고 난 내일 떠난다.
이제 여기서 이렇게 별을 올려다보는 것도, 김태형을 그리워하는 것도 마지막이겠지 참 복잡하다, 머리도 아픈 것 같고.
향단이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아파하고
달래주려 해봐도 좋지 않은 내 마음마저 슬픔으로 더 번질까봐 그러지도 못 하겠다.
"아가씨,"
"... 어."
"도련님 오셨어요."
도련님이 오셨다며 닫쳐있는 내 방문 틈으로 내는 향단이 목소리에 잠시 떨렸다. 혹시 김태형이 온 건 아닐까 싶어서.
생각 지워간다면서 다 잊을 거처럼 다짐해 놓고 김태형이길 기대하는 나도 참 웃기지만,
그리고 다시 들리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살며시 실망을 한다.
"춘향아,"
낯익은 어린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닫쳐있었던 방 문이 열렸다.
어두운 표정으로 문을 여는 향단이 뒤에는 더 어두운 표정을 한 전정국이 있었다.
오랜만 임에도 불구하고 수심에 가득찬 표정을 하고 있는 전정국 얼굴을 보고 왜 그럴까 궁금해 할 새도 없이 방으로 들어온다.
이 방은 도대체 누구 방인지 내 방인지 남정네들 방인지 하도 말도 없이 들락날락거려서 문지방이 없어질 지경이다
학교에서 사물함 잠가 놓는 자물쇠 떼어다가 여기에다 걸어놔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이러다가 옷 갈아입을 때도 들이닥칠 수도
전정국을 반기려 일어나 도련님, 오셨어요. 라고 소녀같이 말했더니 내 손을 잡아 바로 끌어내려 날 앉힌다.
그리고 수심에 가득 찬 그 표정을 유지한 채 무슨 안 좋은 소식이라도 전 할 듯이 천천히 입을 떼려 한다. 정작 안 좋은 소식 전할 건 난데.
궁으로 떠난다고, 백년가약이니 뭐니 부인이라고 칭한 전정국한테도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언제 말을 전해야 할지 틈을 노리다
전정국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를뿐더러, 뭐라고 말을 꺼내야할지도 사실 잘 몰라서 접었는데 이렇게 떠나기 전날 밤에 찾아오니 말할 수 있겠다 싶다.
"저, 도련님"
"부인,"
서로의 말이 겹쳤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안 좋은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입을 떼고 전정국을 바라보는데, 겹쳤다.
감히 나 따위가 도련님의 말을 끊다니!!!나년을 매우쳐라!!!!!!!!!!!!!!! 라며 마음속으로 날 꾸짖고는,
왠지 모르게 벌쭘해져 '아..' 라는 알 수 없는 감탄사를 말하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먼저 말하세요."
"... 도련님, 저 궁으로 가게 됐어요. 좋은 일 아니고 그냥, 집 상황도 그렇고 그래서"
"....."
"궁녀로 가게 됐어요. 꼭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직접 말하려 했는데.."
횡설수설 뭘 전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게 대충 둘러대는 식으로 힘겹게 말을 하다가 끝마무리를 지으려
직접 말하려 했다는 말을 하던 중간에 전정국이 손을 잡아와서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는 김태형처럼 화를 내지도, 울컥하지도, 표정을 굳히지도 않은 평온한 얼굴로 날 보고 살짝 웃어준다.
의외의 반응에 살짝 당황했다. 내가 간다는 게 그렇게 좋나. 그럴 거면 혼인하자 한 건 뭐고 술 먹고 찾아온 건 뭐고 부인이라고 하는 건 뭐야,
"저도 부인께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
"한양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동부승지인가 동부순지인가 뭔가 벼슬을 하러 한양을 가는데 따라가게 되었다고 한다.
자기도 장원 급제도 해야 하고 한양도 둘러봐야 한다고 날 두고 가는 게 마음에 걸려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그건 불가하다고 했다고도 한다.
뭐 같이 가고 싶지도 않았는데 나 까인 거니.. 그건 그렇고 설상가상 전정국과도 이제 생이별인가 싶어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사람 참 좋아하는데 왜 여기선 만나는 사람마다 다 이른 이별인가 싶기도 해서
"부인, 같이 갑시다. 한양."
@울 애뿌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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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