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이렇게 글쓰기 힘들까요.
어제는 노트북이 날리더니
오늘은 디도스가 날리네요.
하... 침착하자...
오늘의 교훈. 저장은 숨쉬듯이 해야한다.
세레노 - 소년이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
윤기는 잠을 잘 때 한 손에 무엇인가를 꼭 쥐고 자는 버릇이 있었으면 좋겠다.
토끼의 모습으로 쿠션 위에서 잘 때는 쿠션 끝자락을 잡고 자고,
사람의 모습으로 침대 위에서 낮잠을 잘 때는 이불이나 베개를 꼭 쥐고 놓지 않았으면.
그리고 어느날은 윤기가 침대에 누워 조금 불편하겠다싶을 정도로 팔을 뻗어 시트를 쥐고 잤으면.
그 모습을 남준이가 침대 옆에 앉아 가만히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장난끼가 돌아 저도 모르게 윤기의 볼을 살짝 손끝으로 건들였으면.
미간을 조금 찡그리며 입술을 우물거린 윤기가 다시 이불 안으로 파고드는 게 보고 싶다.
윤기가 다시 미동도 없이 잠에 들면 남준이는 손을 움직여 마저 볼을 찌르고,
찡그려진 미간을 문질러주고,
콧잔등까지 톡 건들였으면.
또 뭐라 웅얼거리며 손을 내젓는 윤기의 모습에 키득이면서 웃었으면 좋겠다.
제 얼굴 근처를 휘저은 윤기의 손이 시트 위로 떨어지면
남준이는 생각보다 훨씬 마디가 불거진 남자다운 손을 내려봤으면.
손바닥을 톡톡 건들이다가 손가락 끝을 문지르면서 짧은 손장난을 쳤으면 좋겠다.
슬슬 남준이가 손가락을 떼고 마저 자도록 둬야겠다는 생각에 손가락을 조금 떼어냈을 때
윤기가 잠결에 손을 쥐어 남준이의 손가락을 그대로 잡아버렸으면.
깼어요?
조용한 남준이의 물음에도 답은 없었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잡힌 검지를 내려봤다가 살살 흔들어도 쉽게 윤기가 놔주지 않았으면.
결국 침대에 다른쪽 팔을 올리고 그 위에 턱을 괸 남준이가 다시 한 번 잡힌 검지를 흔들었으면 좋겠다.
윤기는 또 앓는 소리를 내면서 잠투정을 부렸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아기야, 아기? 이게 뭐야.
목소리를 낮춘 채로 키득이면서 더 손가락을 흔들다가 윤기가 몸을 돌려 남준이 쪽으로 모로 누웠으면 좋겠다.
갑자기 확 다가온 얼굴에 남준이가 놀라 웃음까지 그대로 삼켜버렸으면.
자신의 체향과 더불어 윤기만의 가벼운 체향이 남준이에게 훅 끼쳐 닿아왔으면.
남준이는 놀란 마음을 추스렸다가 평온한 얼굴로 자는 윤기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으면 좋겠다.
조심히 손을 뻗어 윤기의 앞머리를 정리해줬으면 좋겠다.
헝클어진 머리도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윤기를 불렀으면 좋겠다.
토끼야.
응...
그 작은 부름에 윤기가 저도 모르게 답하면 남준이는 크게 놀랐으면.
깬거냐고 되물었는데 대답이 없자 그제야 안심하고 스스로 제 모습이 우스워 입꼬리를 올려 웃었으면.
다른 말에는 대답이 없고 그저 오로지 윤기를 부르는 말에만 답하는 것을 알고 그 뒤로 몇 번이고 윤기를 불렀으면 좋겠다.
윤기형.
응...
토끼야.
응...
민윤기.
응...
윤기야.
마지막 부름에는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윤기의 표정을 살피는 사이
천천히
윤기의 눈이 떠졌으면.
그리고 제 얼굴 가까이에 있는 남준이의 얼굴에 놀라 점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저도 모르게 남준이의 볼을 손바닥으로 쭉 밀어냈으면.
뭐, 뭐야. 뭐. 자는 토끼 처음 봐? 왜 거기서 보고 있어.
아니, 그게 아니라. 형이 손가락을 잡고 안 놔줬잖아요.
어?
남준이의 억울하다는 말에 그제야 윤기가 자신이 꼬옥 쥐고 있는게 남준이의 손가락인 것을 보고 놀랐으면.
그리고 바로 손을 풀어 남준이의 손을 놔줬으면 좋겠다.
자면 뭘 꼭 쥐고 자요?
어? 어... 잠버릇.
엄청 힘 세던데요. 빼려고 했는데 안 빼지더라.
그래...? 아, 미안.
미안할 것까지는 없고요.
그제야 남준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리고 겨우 놀란 마음을 또 한 번 추스리면
윤기는 제 손바닥을 내려보면서 자신이 그렇게 세게 쥐었나 잠깐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길게 기지개를 피면서 개운한 기분에 웃으면서도 문득 드는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렸으면 좋겠다.
뭔가 기분 좋은 꿈을 꾼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누군가
나를 굉장히
다정하게 불러준 것 같은데...
꿈의 내용도 생각이 안나고 저를 불렀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이 나 윤기는 한참을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결국 모르겠다고 결론을 내렸으면.
제 귀를 쓸어내리며 헝클어진 털을 정리하다가 그대로 입가를 가리고 씩 웃었으면 좋겠다.
또 꿨으면 좋겠다.
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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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 감사합니다.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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