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10cm-비밀연애 02.
"#탄소야 괜찮아?민윤기는 원래 파탄자라서 그래.상처받지마" 느...느므 감사드리네요.김태형씨...애초에 당신만 시끄럽게 굴지만 않았다면 제가 소리를 질러서 당신들의 웃음거리와 성격파탄자 민윤기씨의 안주거리가 될일은 없을텐데 말이죠. 우리 집안의 역사를 아주 빠르게 훑자면 가장 먼저 이 집에 있었던건 박지민씨로 이 집의 원래주인이라고 보는 편이 좋겠다. 이 집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동안 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하는데 사람이 산건 그리오랜 시간 전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박지민씨가 이 집에 살았다는 사실을 모를테니까. 한참 남의 집 몰래 숨어사는 사람들 이야기인 '숨바꼭질'이 티비에서 주구창창 틀어줄 때 즈음,그러니까 한 2년전에 부동산 아저씨가 실수로 주인있는 집을 어느 한 죄없는 가족에게 팔아먹는 바람에 이 집에서 두 가구가 살게되버린것이다. 물론 박지민씨는 그때도 2층 자기 방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가끔씩 새벽에 거실로 조용히 나와 물을 받아갈때가 있었다. 그리고 사단은 거기서 일어난것이다. 날씨와 맞지않는 검은색 옷으로 휘감은채 냉장고 문을 여는 그를 죄 없는 가족의 티 없는 딸이 잠결에 봐버린것이다.그래서 어떻게 되었냐면,김남준씨가 말해줬는데...
[그 가족은 정확히 보름뒤에 이사를 갔고 그 집은 귀신이 사는 집이라면서 집값이 내려갔어] 맞다,그 집은 마을사람들의 괴소문에 의해 집 값이 내려갔고 부동산 아저씨는 급하게 집을 구하던 죄없고 병 없던 대학생 김남준씨께 넘기듯이 팔았다는 것이다.물론 그 중간에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걸로 기억하는데 김남준씨는 도통 이 집으로 오게된 이야기를 하는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다시 물어볼 수 없었다.
[내가 살면서 후회한게 딱 3가지가 있는데,] [뭔데요?] [하나는 말도안되는 소설 작가 한답시고 공대그만둔거,두 번째는 그날 전정희도와 준거,] [공대 다니셨어요?] [들어봐,마지막은 부동산 아저씨를 믿은거.또 있다,그냥 차고를 반지하라고 믿었어야 됐어.] 김남준씨는 이 집에 처음 왔을때 자기 눈앞에서 번쩍이는 집을 놔두고 지하 차고에서 반지하라도 괜찮다-라며 자기자신을 위로 했다고 한다.집은 어떠냐며 묻는 부동산 아저씨의 전화에 그제서야 자신이 생각하지도 않았던 저택이 자신의 월세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랬다. 김남준씨는 이 집의 두번째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김남준씨는 자신이 슈퍼에 갈때 마다 끈덕지게 따라붙는 시선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굉장히 어벙한 면이 있어 제 앞에서 귀신의 출몰이야기를 나누는 아주머니들의 말 소리는 듣지도 못한채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며 속 좋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오늘 날씨 참 좋네요!-라고. 그리고 날씨가 어느날 보다 쨍한 날,일은 어쩌면 굉장히 우연적으로,사실은 무엇보다 필연적이었다. 한 집에 두명이 살고 심지어 김남준씨는 대학을 그만두고 밤낮으로 소설을 쓰니까 언젠가는 확실히 일어날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거 치고는 굉장히 오랜시간 뒤의 일이였다. 김남준씨가 이사오고나서 세달 뒤의 일이니까...그렇게 둘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냥 그대로 살게 되었다. 애초에 부동산 아저씨가 착각을 했던 안했던 김남준씨는 제값을 내고 사는 입주인이었고 박지민씨도 그 큰 저택에서 자기 활동범위라곤 자기방,냉장고,자기방,냉장고 뿐이었으니 서로 타협을 봤다고 김남준씨는 그렇게 주장한다. 사실 박지민씨는 김남준씨를 보자마자 자기 방으로 달려갔고 뭐라 말걸기도 전에 자신의 방문을 걸어잠궜다.냉장고 앞에는 박지민씨의 주식으로 추정되는 이온음료가 진열되어 있었고 오늘날 내가 아침마다 이온음료들을 세개씩 그의 방문앞에 놔두게 되는 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 집에 오게된건 김태형씨였다.다른날과 다름없이 김남준씨는 노트북에 매달려 공모전 원고를 쓰고 있으때 윗층에서 말도 안되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땐 박지민이 이온음료로 물로켓을 만들었는줄 알았어.] 이내 하늘에서 번쩍이며 색색의 빛을 내는 불꽃을 보며 알았다고 한다.
[김태형이 창문으로 들어와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을줄은 몰랐지.]
김태형씨의 등장이었다. 김태형씨는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김남준씨의 눈빛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손에 들고있는 불꽃을 김남준씨를 향해 뻗었다. 이에 기겁한 김남준씨는 누구냐며 물었고 김태형씨는,"여기서 살라고 꼬깔콘이 말해줬어."라는 소리로 그를 아연질색하게 만들었다. 김태형씨는 자신이 매고 있는 큰 가방지퍼를 열더니 슈퍼에서도 잘 팔지 않는 대용량 과자봉지를 꺼내 들었다.그의 과자 부스러기를 치우다 보니 김남준씨는 자연스레 어지럽혀져 있는걸 가만 보고 있지 못하는 결벽증을 얻게되었다.
[씨발.뭐.] 김남준씨가 민윤기씨에게 받은 첫인상은 귀엽다,였다.자기 목정도까지 오는 아담한 키에 뽀얀피부,나른해보이는 세모꼴의 눈도 잃어버린 남동생을 찾은 기분이 들정도로 귀염상의 얼굴을 가진 그가 자기 집대문에서 쪼그려 있었다.그런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술냄새가 굉장히 진하게 풍겨와 남준씨는 걱정스런 맘에 안부를 물었다.그리고 욕을 먹었다. 남준씨,고멘. [근데 어떻게 알고 오신거예요?]
[주머니에 주소가 있던데.] 이후 나는 민윤기씨의 술주정이 온동네를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수거하는 것임을 알고나서야 수긍할수있었다. 이집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은 전정국으로 거실에서 앉아서 과자를 먹던 태형씨에 의해 발견되었다.요지부동으로 담벼락 앞에서 집안을 살피는 정국의 모습에 태형은 과자를 밖으로 던져주었고 정국은 꽤 좋은 운동신경덕에 받아낼 수 있었다. [즐꼬] [...?]
[즐거운 꼬깔콘] [아...감사합니다.] *** 남준씨는 그날밤 공모전에서 떨어진 이유를 묻다 내쫓아져 꿀꿀한 기분으로 편의점을 지나고 있었다. 오늘따라 끌리는 소주에 이미 지난 편의점으로 다시 되돌아가 문을 열었다.
[고등학생 아니라니까요!] [아니,정국 학생 교복을 입고 있는데 무슨 고등학생이 아니야?] [전정희라고요.전정국이 아니라 정희,성인인데 왜 술을 안팔아요? 아저씨 똥차한테 차여본적 없어요?] 딱봐도 이동네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있는 남학생이 자신이 정희라면서 아저씨와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어지간히 자몽소주 3병을 마시고 싶었는지 교복바지 대신 교복치마를 입은채였다. 얼굴이 아무리 예쁘장하더라도 해도 제모를 하지 않은 맨다리를 한채로 거리를 활보하다니,미친놈이다. [아저씨 저 소주 제가 살게요.가요,미친놈년아.] 그렇게 김남준씨는 후회하는 행동 3가지를 모두 하게되었다. 전정희라 주장하는 전정국은 자신을 뒤에서 껴안은채로 그대로 대신 계산하는 남준씨의 얼굴을 뒤돌아 올려보았다.무심하게 대신 소주를 들고 자신을 이끄는 그의 모습에 랑데뷰했다던가 뭐라나. 김남준씨는 치마를 입은 전정국에게 소주 한병을 내밀었다.
[야,치마를 입을꺼면 제모를...]
[저랑 사귈래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나는 발산자표시제한으로 온 전화를 받고 고용되었다. 물론 잡일은 김남준씨가 대신 해왔고 하고 있지만 탁아소쯤으로 생각했지 절대 정신병동인지는 몰랐단 말이다. 어쩌면... "##탄소야,나랑 과자 사러가자." 탁아소도 맞을지도. 그러니까 내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명문대에 들어간 뒤로 나는 이제 돈으로 똥닦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여대생이 의문의 전화이후 이 병신들의 보호자가 됬었는가에 대한, 그저그런 이야기이다. 암호닉 받아요ㅠㅠㅠ 신청해주신 [0103]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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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하는거 천박한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