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tronic - Room #204
허헉! 기도로 물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 본능적으로 눈을 부릅 뜨며 입에 남아있는 물을 뱉었다. 눈을 뜨자 내 시야에는 푸른 하늘이 아닌 먹구름이 깔린 하늘이 보였다. 나 분명 죽었는데. 거친 숨을 내 몰아쉬며 일어났다. 누군가 날 구해준 건가. 후들거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주며 몸을 세웠다. 그리고 내 앞 강가를 천천히 바라봤다. 근데, 이상하다. 느낌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강도. 한강 물이 이렇게 탁했나? 나는 강 바로 앞에 쭈그려 앉았다. 마치 깨끗한 물에 여러 물감을 섞어 탁해진, 그런 색, 이 강은 그런 색을 띄었다. 내가 뭄에 손을 넣으려고 손을 뻗자마자 내 뒤에서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거 만지면 큰 일나. 내가 뒤 돌아보니 꽤 반반하게 생긴 남자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나는 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이 나 구해준 거에요? 내 물음에 남자는 헛웃음을 치더니 내게 다가왔다. 남자는 물에 빠진 생쥐꼴인 나와 다르게 정장에 코트까지. 격식있는 차림이었다.
"널 살려주기는."
"....."
"넌 죽었어."
남자의 말에 내 미간은 단박에 구겨졌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제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내 말에 남자는 감흥이 없다는 듯 내 옆으로 다가와 강을 바라봤다. 넌 죽었어. 여기는 네가 살던 곳이 아니야. 남자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죽으면 그게 끝이라고 믿었다. 남자의 말이 그저 웃겼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넘길 말은 아니라 생각했다. 이 곳은 서울과 비슷했지만 아주 많이 달랐다. 매일 차가 북적거리던 한강대교에는 그 흔한 자동차 한 대도 없었고, 내 앞에 있는 강은 내가 알고 있는 한강의 색이 아니었다. 나는 입술을 씹으며 그를 바라봤다. 그는 발 코를 땅에 몇 번 두들더니 이내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그는 검지손가락을 펼치며 강물에 넣었다. 그러자 강물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이내 그의 손가락을 중심으로 큰 소용돌이를 만들었다. 나는 그런 광경을 보며 눈을 비비고 또 비볐다. 그는 놀란 내 얼굴을 보며 피식 웃더니 이내 강물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강물에 젖은 그의 손가락을 따라 안개인지 물인지 알 수 없는 형체가 일렁였고, 그가 손가락을 휘휘 저으면 형체도 따라 움직이며 이상한 괴음을 냈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다리가 풀려 그만 주저 앉고 말았다.
"어때, 이상하지?"
"....."
그는 웃으며 펼쳤던 검지를 다시 접었고, 그와 동시에 그의 손가락을 따라다니던 형체가 팡 하며 사라졌다. 꿀꺽.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고인 침을 삼켰다. 그는 내 눈높이에 맞춰 쭈그려앉았다. 그는 씩 웃으며 내게 '일어나' 라고 말했다. 나는 떨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주며 일어났다. 그는 강가를 가르키며 말했다. 수혼강(水魂江). 물에서 죽은 자들이 모인 강이지. 그의 말을 들으며 거뭇한 강물을 볼 뿐이었다. 너도 수혼강에 있었어. 그걸 내가 구해준 거고. 그의 말에 고개를 비틀며 그를 바라봤다. 나를 왜 이 강에서 꺼내신 거에요? 내 말에 남자는 물기가 남아있는 손가락을 대충 털더니 내게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 넌 선택받은 아이니까. 너 나 아니었음 평생 이 강물에서 지내야했어.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강은 한강이 아닌 수혼강이었으며 이 강물에는 물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가득하다. 이거 꿈인가. 헛웃음이 났다.
"이거 꿈이죠? 막 그 루시드드림 그런 거죠?"
"뭐래 루시드드림은 개뿔. 여긴 사후세계야"
"....사후세계요?"
"그래 사후세계, 죽은 자들의 영혼이 모여있는 곳."
"....."
"사후세계에 온 걸 환영합니다 - ."
"..미친... 이건 꿈일 거야..."
팔의 휘 저으며 내게 환영한다는 그의 말을 차마 들을 수 없었다. 나는 볼을 꼬집으며 빨리 꿈에서 깨게 해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볼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없었다. 허... 나는 당황스러운 탄식은 내 뱉으며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내 행동을 보며 씩 웃었다. 사후세계에는 고통을 못 느껴. 곧이어 남자는 나를 등진 채 강가 위 인도를 향해 걸었다. 내가 그 모습을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자 그는 다시 뒤 돌더니 내게 손짓했다. 강가에 영혼 먹잇감되고 싶지않으면 그냥 빨리 뛰어와. 그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 강가에 더 이상 있고 싶지않았다. 묵묵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는 내게 이따금씩 말을 뱉었다. 자신의 이름은 석진이며 이 곳에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을 듣다 걸음을 멈추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는 내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챈 뒤 내게 말했다. 왜 안 오냐 바쁜데. 나는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왜 나를 저 강에서 구해준 거에요? 내 말에 그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비틀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거야."
"....."
"내가 널 선택했으니까."
.
.
.
.
.
.
김석진은 한 건물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나를 보며 들어가자고 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은 딱딱했다. 회색 물감으로 칠해진 듯 대부분 문 색깔이나 복도벽지, 바닥까지 대부분 회색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나는 그저 그의 뒤를 졸졸졸 따라갈 뿐이었다. 그는 어니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씩 - 웃으며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다섯 명정도로 보이는 성인남자들이었다. 그 중 두 명은 검은 계열은 머리색을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세 명은 오렌지계열, 민트계열, 연분홍 계열로 화려했다. 김석진이 문을 열자마자 열 개의 눈동자가 단박에 내게로 꽂혔다. 다섯 명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김석진의 코트를 잡으며 김석진 등에 숨었다. 나를 보자마자 민트색 머리를 가진 남자는 나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쟤야? 그의 물음에 김석진은 내 팔을 잡고 방 안으로 들어오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오 생각보다 의외다"
"뭐가."
"형 스타일 데리고 올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연분홍색 머리를 한 남자는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김석진에게 말했다. 김석진은 피식 웃으며 '난 어린 애는 안 건들인다' 라고 말했다. 그들의 대화에 살짝 불편함을 느꼈다. 김석진은 테이블에 놓여있는 종이 몇 장을 내게 건넸다. 받은 종이를 천천히 읽었다. 종이에는 내 앞에 있는 남자들의 인적사항이 적혀있었다.
이름 : 민윤기
나이 : 24살 (2016년 기준)
사망원인 : 자살
이름 : 김남준
나이 : 23살
사망원인 : 화재사건
이름 : 박지민
나이 : 22살
사망원인 : 자살
이름 : 김태형
나이 : 22살
사망원인 : 교통사고
이름 : 정호석
나이 : 23살
사망원인 : 약물중독
남자들의 명단을 보다 짧은 탄식을 내 뱉었다. 딱딱하기 그지 없는 그저 인적사항이었지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죽어서 그런가 되게 감성적이네. 나는 명단 한 번, 그들은 한 번 쳐다봤다. 그들 중 지민이라는 사람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씩 읏으며 말했다. 되게 내 스타일인데? 지민의 말에 윤기로 보이는 남자는 뒷통수를 때리며 입을 열었다. 병신, 연애질하려고 지랄떠냐? 다소 거친 그의 말에 괜히 움찔하며 김석진 뒤로 숨었다. 김석진은 민윤기를 타박하며 내 어깨를 감쌌다. 괜찮아. 원래 저렇게 놀아.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종이 한 장을 읽었다.
이름 : 전정국
나이 : 20살
사망원인 : 자살
어..? 이 사람 티비에서 본 거 같은데.. 내가 중얼거리며 전정국의 사진을 바라보자 김태형은 일어서며 김석진에게 말했다. 형, 전정국은 어디갔어요? 그의 말에 김석진은 짧은 탄식을 뱉으며 말했다. 아, 까 먹었다. 얘 데리고 온다고. 그의 말에 민윤기는 고개를 저으며 귀찮다는 듯이 소파에 누웠다. 소파가 일렁임과 동시에 그의 민트색 머리도 찰랑거렸다. 곧이어 정호석은 일어나며 김석진과 내게 말했다. 찾으러 갑시다. 그의 말에 멀뚱하게 서 있자 정호석은 씩 웃으며 내 볼을 살짝 건드렸다. 네 친구, 전정국 찾으러 가자고. 그의 말에 김석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이어 앉아있는 나머지 사람들도 일어났다.
"가자, 마지막 신입 데리러 - "
그들의 뒷 모습을 보다 종이 안에 있는 전정국의 사진을 바라봤다. 나랑 동갑, 죽은 날짜... 나랑 같은데. 문득 종이에 인쇄된 전정국의 눈동자가 보였다. 눈동자를 보자마자 설명할 수 없는 일렁임이 느껴졌다. 이 사람, 되게 슬픈 눈을 가지고 있구나. 방 안을 나오며 중얼거렸다. 문득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그는 왜 자살을 했을까. 그는 왜... 선택 받은 것일까?
* 작가의 말 *
^^.... 저를 쥬겨주새오... 그 남자의 속사정이랑 이불요정 기다리고 계실텐데 사실 오늘 글을 다시 읽었는데 너무 마음에 안 들고 억지로 쥐어짜는 느낌이 들어서 다 삭제하고 처음부터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사실 좀 이 글 쓰고 싶어서 그냥 내요 ㅎ.. 헿..ㅎ..ㅎ홓ㅎ...
사실 요즘 너무 고민이 많아요, 제가 글을 쓰는데 전공과 너무 달라서 꿈을 이제야 다시 생각하는 것도 좀 웃기고...
그냥 소설공모전도 나가고 싶은데 제가 그 정도 실력은 되지 않아서... 이 글 쓰면서 힐링하려고 해요 ㅠ
이건 장편일 수 도 단편일 수 도 있지만 일단 쓰고 싶어서...(?) 1화, 2화 형식은 아니애오!
그냥 이 글을 쓴 이유는 글에서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저도 성장하고 싶달까 ㅠ
모르겠어요 너무 요즘 근심도 많아요. 이제 설날인데 자주 찾아오지 못 할 거 같아서 죄송하기만 하네요 ㅠㅠ 힝..
그럼 다들 즐거운 주말 + 설날 되새오!
- 여기는 암호닉 안 받아오 ! -
+ 여러분 이 글 제목 ㅁ촘 추천해쥬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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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봄? 아이유 개이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