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너를 보았을 때
저만치 멀리 떨어져있었지만
너를 바라보는 기쁨만으로
나는 혼자 설레였다.
다시 또 너를 보았을 때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를 깨닫고
한숨 지었다.
너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 마음엔
자꾸만 욕심이 생겨나고 있었던 거다.
그런다고 뭐 달라질게 있으랴.
내가 너를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
당장 숨을 거둔다해도 너는 그자리 그대로
냉랭하게 나를 내려다볼 밖에.
내 어둔 마음에 뜬 별 하나.
너는 나에게 가장 큰 희망이지만
가장 큰 아픔이기도 했다.
바다가 보이는 마을 (피아노버전)
밖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빗소리에, 아니 빗소리와 섞인 벨소리에 눈이 띄였다. 눈이 무거웠다. 밤새 울다 지쳐 잠들었는데, 지금이 몇 시인지도 사리분별이 잘 되지 않았다. 내 옆에서 울리는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니 발신자는 '김민규' 였다. ...얘가 왜.. 내가 전화를 받자 김민규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 야 너 지금 어디야
"....집이지"
- ....너 포털사이트 들어가봤어?
"무슨 소리야?"
- ...아니, 하
-띵동
내 귀에선 김민규의 숨소리와 초인종 소리가 섞여들였다. 야, 김민규 잠시만.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으로 걸어갔고, 김민규는 잠시 뜸 들이더니 말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현관문을 열며 문 앞의 사람을 확인했다.
- 전정국 연애설 터졌어. 너랑
"......"
"....."
내 귀에서는 김민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고 내 눈 앞에는 금방이라고 쓰러질 거 같이 위태로운 전정국이 있었다. 우산도 챙겨올 정신이 없던 건지 전정국의 머리를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보다 더 물기있는 전정국의 눈을 나를 향하고 있었고 나는 모든 몸의 힘이 다 빠져버렸다.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김민규와의 통화를 끝내고 전정국을 다시 바라봤다. 전정국은 깊은 한 숨을 내 뱉었다. 그리고 입술을 씹으며 고개를 숙였다.
"미안"
"......"
"내가 미안해"
".....일단 들어 와"
"....."
나는 전정국을 집 안으로 옮겼고 수건하나를 건넸다. 전정국의 볼에서 턱까지 내려운 물방울은 폭신한 수건에 흡수되고 말았다. 나는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며 포털사이트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실시간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전정국이 보였다. 아. 목이 잠겨 낮은 소리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전정국을 클릭해 관련 기사를 찾아봤다.
' 전정국 일반인 여성과 열애 인정 '
'전정국,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사람. '
"......"
나는 멍하니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었고, 어느새 내게로 온 전정국은 뒤에서 나를 안으며 말했다. 미안해, 이렇게라도 잡고 싶었어. 낮은 전정국의 음성을 들으니 괜히 눈물이 터질 거 같았다. 전정국이 흘린 눈물인지, 아니면 빗물인지. 내 어깨는 점점 젖어가고 있었다. 그 상태로, 나는, 전정국은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왜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주치지 못하는 걸까.
"....전정국"
"....."
"왜 그랬어?"
"....."
"안된다는 거 알잖아. 왜 그랬어..."
"....간절했어"
"....."
"이 척박한 세상 속에서"
"....."
"내가 얼마나 질려했는 지 너도 잘 알잖아."
"....."
"더럽잖아. 이 세상은"
"....."
"그래도 너 하나면 버틸 수 있었어"
"....정국아"
"너 하나면 다 버틸 수 있었는데"
"....."
"너는 내 빛이었는데"
"....."
"빛 없이 어떻게 버텨"
전정국이 무너졌다. 고작 나 하나때문에. 나는 뒤를 돌아 전정국을 바라봤다. 전정국은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이 내 가슴에 묻혔다. 보고싶지 않았다. 그의 눈물을. 나는 말 없이 그의 눈물을 닦아줬다. 손가락으로 흐르는 눈물이 참 뜨거웠다. 전정국은 내 손을 잡았다. 집 안은 따뜻한데 아직도 차가운 그의 손이, 그가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 지 알 거 같았다. 전정국은 숙인 고개를 들었다. 전정국과 눈이 마주치자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다. 심해 같은 그의 눈동자가 흩어졌다.
"잠시만 같이 있어줘"
"....."
"내가 마음을 정리할 때까지"
"....."
"내가 이 세상에서 조금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들 때까지"
"....."
"나랑 같이 있어줘"
제발
결국 떨어지는 내 눈물과 함께 나도 그처럼 무너졌다. 흩어지는 그의 울먹거림, 추락하고 마는 우리.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멀리 와버린 걸까. 우리는 언제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답 없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그 질문의 답을 듣고 싶었다.
그대가 꺾어준 꽃,
시들 때까지 들여다 보았네.
그대가 남기고 간 시든꽃,
다시 필 때까지.
2008년 8월
학교에서 보내는 여름은 더웠다. 단발로 자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긴머리가 불편했다. 괜히 길렀네. 나는 궁시렁궁시렁 중얼거리며 고무줄로 긴 머리를 한 번에 묶었다. 이미 더위에 지쳐 책상에 엎드려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아침부터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8월의 학교는 덥고 축축했다.
"자, 다들 정신차리고, 오늘 전학생이 왔어"
"여자에요, 남자에요?"
"직접 봐, 정국아 들어와"
"....."
한 남자아이가 들어왔고, 반 아이들은 남자아이를 보고 수근거렸다. 선생님 옆에 선 그 남자아이는 누가봐도 잘생겼고, 훤칠했다. 여자아이들은 수근거리며 괜히 머리정돈을 했고, 남자아이들은 괜히 질투가 난다는 듯이 수근거렸다.
"얘 이름은 전정국이고, 부산에서 올라왔어. 전학생 괴롭히지말고 잘 해라"
"네 - "
정국아, 반 아이들한테 인사해야지.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인 남자아이였다. 안녕. 짧게 뱉어진 말이 흩어졌다. 그 흔한 자기소개도 없이 그저 인사라니. 나는 금세 떨어진 흥미에 남자아이에게서 시선을 떨어트렸다. 그 순간 내 머리를 지탱하고 있던 얇은 고무줄이 터지고 내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아 씨, 내가 짧은 탄성과 함께 머리를 모으며 고개를 들었다.
"....."
"....."
전정국은 언제부터 나를 보고 있었는 지 멍하니 날 쳐다볼 뿐이었다. 내 시선과 전정국의 시선이 얽혔다. 공기만큼 축축한 시선에 내가 먼저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여름이라 그런 지, 더워서 볼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여름, 여름때문에 볼이 붉어졌다고 생각했다.
* 작가의 말 *
과거 이야기 이제 슬슬 풀어나갑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내 사랑 암호닉
현 / 애플릭 / 골드빈 / 침침참참 / 버블버블 / 자몽 / 즌증구기 / 부랑부랑이 / 민슈팅 / 030901 / 짐니 / 섭징어 / 후룰 / 아킴 / 유니 / 계피 / 침침럽 / 시에 / 97꾸 / ☆★ / 야꾸 / 베스킨라빈스 / 봄봄 / 아야 / 0103 / 큄 / 열원소 / 한마리의새우젓 / 쩡구기윤기 / 모찌꾸기 / 방탄비글단 / 긍응이 / 지안 / 감자도리 / 첼리 / 로즈 / 우울 / 228 / 비븨뷔 / 호빗 / 지민이짜세 / 모니모니 / 민빠답없 / 나의 별 / 랄프 / ★원형 / 잉뿌 / 숩숩이 / 아카아카해 / 0205 / 꾸꾸깅 / 대디 / 인화 / 정닺뿌 / 침침보고눈이침침 / 슬비 / 꽃반지 / 예감 / 여름겨울 / 정구기옵하 / 행님와따 / 정국이콧구멍 / 낭자 / 종이심장 / 강변호사 / 민슈가짱짱맨 / 닭키우는순영 / 섹시석진색시 / 배고프다 / 민트슙 / 이요니용송 / 빠밤 / 흥흥 / 국쓰 / 비침 / 밍뿌 / 1230 / 짐짐 / 나니 / 환타 / 눈부신 / 맹고젤리 / 윤기모찌 / 봄이 / 뿡뿡뿡 / 됼됼 / 로망스 / 0519 / 컨태 / 전정국(BTS/19) / 들레 / 충전기 / 임세명 / 둥둥이 / 비비빅 / 꾸기 / ㄴㅎㅇㄱ융기 / 복숭아리뮤 / 녹차잉여 / Golden closet / 나비 / 코코팜 / 자몽워터 / 침침럽 / 꾸깃꾸깃 / 꾹꾹이 / 뿌까뿌까 / 천상여자 / 다영 / 허니귤 / 범블비 / 진진♥ / 잇몸망개 / 프리지아 / 슙두부 / 뜌 / 민슈프림 / 슙큥 / 백일몽 / 퉁퉁이 / 설레임 / 빠나빠나 / 예화 / 민피디님 / 쿠마몬 / 마망 / 숙주나물 / 손가락 / 헹구리 / 228 / 군주님 / 헤이호옹 / 태형오빠 / 죠스바 / 로망스 / 봉글이 / 탑코트 / 쩡구가
줅님... 우리 비회원독자님들 암호닉 좀 쓰게 빨리 호ㅏㄱ인해쥬요... (찡찡)
암호닉 신청은 EX) [이불요정태형이] 이렇게 신청해주새오!
+ ) 정국이가 일부로 열애설을 퍼트린 게 아니라 기자들이 밀착취재를 해서 정국이랑 여주 사진을 찍고 앨애설을 냈는데 그걸 정국이가 여주와 상의 없이 인정한 거에요. 그걸 후회한 정국이가 아침 일찍 여주를 찾아간 거고요 ㅠㅠ 제가 오해하게 만들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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