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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강동원 온앤오프 성찬 엑소
l조회 681l 2




 치지직.
 온갖 기계가 널부러진 차가운 방에 철조각 따위를 접합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스파크가 일어나며 남자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가 사라진다. 남자가 작업 중인 기계덩어리는 성인 남성의 모양으로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눈은 오롯이 남자를 향해있었다. 얼마쯤 남자가 기계를 만졌을까, 남자가 갖고 있던 도구들을 내려놓으며 숨을 내쉬었다.


 "……됐다."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는 기계의 눈에서 빛이 일었다.






 어디있는거야. 고개를 두리번 거려도 보이지 않는 상혁이의 모습에 애가 탔다. 여태껏 만든 로봇 중 제일 사람다웠던 성공작이라 생각했는데 요새 들어 멋대로 사라지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 넓은 연구실에서 또 어디에 숨은건지. 술래잡기라도 즐기는 건지 이제는 불러도 잘 나오지도 않는다.


 "한상혁!"


 원래라면 코드번호 H-75로 불렀을테지만, 유독 사람의 인격을 닮은 덕분에 제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까지 했었다. 로봇 주제에 말이지. 그래서 한상혁이라는 사람다운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 때부터 깨달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녀석의 인격은 정말 사람에 가까운 것을. 여태껏 만들어온 로봇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뛰어났음은 물론, 가끔은 이렇게 진짜 사람을 놀리려는 행동까지. 아주 영리한 놈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서 내 속을 이렇게 태우고 있고. 여전히 상혁이를 찾기 바쁜 도중에 차가운 손이 내 눈을 뒤덮었다. 분명히 상혁임에 틀림없다.


 "빈아아."
 "애교로 넘어갈 생각마."


 손을 떼 뒤돌아보면 마냥 좋다고 생글생글 웃어대는 녀석때문에 혼낼 마음도 누그러졌다.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상혁이가 나를 껴안으며 소리내며 웃는다. 빈아. 닳도록 내 이름을 불러대는 녀석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줬다.


 "또 숨고 그러지마."
 "싫어."


 정말 다 좋은 완성작인데 문제가, 아니 단지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해야하나.


 "걱정되니까 제발."


 나는 언제부터인지 상혁이를 정말 사람으로 대하고 있었다. 기존의 실패작들과는 달리 상혁이는 내가 억지로 사람처럼 대하려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람 한 명과 살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게 이상한거다. 녀석의 몸 속 부품까지 다 알고 있는 나인데. 내가 그런 놈을 인간으로 대하고 있다. 그건 상당히 위험한 짓임에도 난……


 "알았어. 이홍빈, 진짜 나없으면 못 살지?"




 난 녀석이 도저히 내가 만든 로봇으로 보이지 않는다.















 쾅! 
 여느 때와 같은 오후였는데. 작업실 B에서 파열음이 들려왔다. 깜짝 놀라서 당장 가서 문을 열어보니 부서져서 치직거리고 있는 왼팔을 붙잡고 있는 상혁이 보였다. 동공이 저절로 확장이 되는 기분. 더 놀랄 겨를도 없이 당장 상혁에게 달려갔다. 눈빛이 흐릿했다. 상혁아! 한상혁! 아무리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눈의 초점이 사라지고 곧 눈꺼풀이 감겼다. 내 쪽으로 쓰러지는 상혁이 순간 한없이 기계처럼 느껴졌다. 슬퍼져서 당장 작업대에 상혁을 눕혔다.

 무슨 일로 팔이 부러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로봇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아무리 인간의 피부를 재현했다고 한들 속은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재생능력이 제로다. 피가 날리도 없으니 상처를 치료해줄 백혈구도 없을 수 밖에.


 "상혁아."


 손이 덜덜 떨려오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당연히 이 정도야 겪어온 일이니 고치는 것은 쉽다. 그럼에도 나는 생명을 살리는 것 마냥 떨려올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로봇도 아니고 상혁이기때문에 그럴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기절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팔을 고치는 도중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임을 알면서도. 감긴 눈꺼풀이 무서워서 결국 눈꼬리에 눈물이 맺혔다. 애초에 숨을 쉬지도 않는데,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수리… 아니, 치료를 끝내고 나니 어느샌가 눈을 꿈뻑거리며 저를 쳐다보는 상혁이 보였다.


 "이홍빈, 왜 울어."


 아까 막 다 고쳐놓은 팔을 들어서 내 눈가를 쓰다듬는 손길은 차가울 것이 뻔했다. 그럼에도 내게는 따뜻하게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상혁의 손을 붙잡고 조용히 그 손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입술에 닿인 상혁의 피부에는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대로 몸을 일으킨 상혁이 손을 걷어냈다. 마주하는 눈빛과 함께 점점 다가오는 상혁의 얼굴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마주하는 입술 역시 이질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사람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였다. 눈물이 났다.










 "상혁아."


 글쎄 그 날 이후로는 이젠 나도 모르겠다. 상혁은 사람이다. 내게는 사람이었다. 이상하게 뛰고 있는 심장 소리가 느껴졌고 상혁의 입에서는 사랑을 갈구하는 말도 나왔었다. 덕분에 일에 태만해지기 시작했다. 상혁을 다음으로 만들어야 할 로봇의 작업을 시작조차 하지않았다. 이젠 완벽한 사람을 만들 수 있는데도 행복이 깨질 것 같은 이상한 두려움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사랑에 눈이 멀어도 상관없을 것 같아. 곧 눈이 감겼다. 상혁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달콤하다.


 "이홍빈, 사랑해."


 그 달콤한 목소리에 취해, 나는 누군가 내 작업실에 쳐들어온 사실조차 몰랐던 것 같다. 정신을 차리니 내 방까지 도달한 사람들은 갑자기 나와 상혁을 떼어놓았다.


 "이거 놔! 이홍빈한테 무슨 짓이야!"
 "고철덩어리들이 말이 많아."
 "안 돼! 빈아, 이홍빈!"


 아무 말이 안 나왔다. 단지 나를 잡고 있는 그 불청객의 손이 뜨거웠을 뿐이었다. 그리고 정신이 점점 끊기는 기분과 함께, 상혁의 모습이 멀어져갔다.







 한상혁, 상혁아.


 사랑해라고 단 한번도 말해주지 못한 것이 그렇게 후회가 되었다.














 "Error code_XXX? 듣도 보도 못한 오류인데."
 "두 로봇의 오류 원인이에요. 어쩜 이렇죠, 형?"
 "사랑이라니…… 로봇 주제에."


 몇 년 전 사라진 로봇을 추적하느라 꽤 애써온 택운과 원식은 제 눈 앞에 눈을 감고 있는 두 로봇을 보고있었다. 서로를 '이홍빈'과 '한상혁'이라고 부르며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던 두 로봇은 차갑게 식어버려 지금은 영락없는 고철덩어리였다. 도망간 로봇이 또 다른 로봇을 만들어 사랑에 빠지다니. 어이가 없는 분석 결과에 택운이 연이어 한숨만 푹푹 쉬었다. 옆에서 분석 결과를 보여주던 원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 대화를 하다가 로봇에게 과하게 감정을 주입시키면 또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둘은 앞으로 만들어질 로봇에는 감정 제어 장치를 달기로 했다. 로봇의 감정이 과대해지면 본인이 인간이라은 착각이 들 정도로 오류가 나버리니까. 그리고 심하게 똑똑해져버리기 때문에.


 "형, 그럼 이 두 개는 분해할까요?"


 원식의 말에 두 로봇을 보고 있던 택운의 얼굴에 고민이 서렸다. 분명 전원을 껐음에도 서로를 향해있는 몸이 택운을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저것들은 분해해도, 아니 폐기물 처리를 해도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길 것이다. 고민 끝에 택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니, 쟤네는……"


 택운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은 원식이 미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형이 그래라면 그러죠, 뭐.












  정신을 차리니 사방이 벽이었다. 철벽. 차가움이 느껴질 것 같은 철벽에는 어떠한 출입구도 없었다. 심지어 창문도 없었다. 언제부터 정신을 잃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단단한 벽은 저와 방의 구석에 상혁만이 존재했다. 마치 누군가 가둔 것 마냥.


 "상혁아."


 애틋하게 나오는 목소리에 상혁의 눈꺼풀이 올라갔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나지는 않았다. 비틀거리며 상혁에게 다가가니 상혁이 아이같은 웃음을 보였다. 뛰어가듯이 걸어가서 그대로 상혁을 끌어안았다. 여전히 상혁의 품은 따뜻했다.


 "사랑해. 한상혁, 사랑해……."


 누가 가두었든 간에 상관없다. 상혁과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제야 우리 둘의 시간이 다시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나도, 사랑해."







 행복함에 기어이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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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8ㅅ8 세상에..홍빈이도 사이보그일줄은..잘 보고갑니다8ㅅ8 택운아 분해시켜주지않아서 고마워..
8년 전
독자2
헐ㄹ ㅎㄹㄹㄹㄹㅊㅌㄴ눈ㄴㄴ물 ㅠㅠㅠㅠ찌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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