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강동원 온앤오프 성찬 엑소
Icarus 전체글ll조회 573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VIXX/차학연] Requiem(레퀴엠) 외전 - 울게 하소서 | 인스티즈

 

 

울게 하소서

나의 태양에게

 

written by. Icarus

 

너는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가 처음 마주하던 날,

너를 보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나를.

차마 눈도 마주하지 못하던 내 모습을.

 

학연아.

친애하는 나의 오빠이자, 나의 사랑아.

너는 알고 있었을까.

 

너를 파멸로 몰아가기까지 내게 얼마만큼의 고통이 돌아왔는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

 

나는 늘 너와 함께했다.

너와 함께했을 때 행복에 겨워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의 생소한 감정을 느꼈고,

너와 함께할 수 없던 2년을 꺽꺽거리며 울기만 했다.

 

그리고 처음 너의 감정을 알아챘을 때,

네가 어머님께 남긴 편지를 읽었을 때엔 이미 네가 나를 피해 유학을 떠난 후였다.

 

어머님은 반년이 채 되지 않아 아버님과 교통사고로 동사하셨다.

그제야 네가 내게로 돌아왔다.

 

폭풍이 휘몰아치듯 가족들은 전부 어머님을 힐난했고 나는 너의 귀를 막아주었다.

그게 내가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전부였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그쯤부터 닫힌 방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너의 울음소리가 잦아졌다.

 

 

*

 

 

비가 오는 날이었다.

천둥이 내리치고 바람이 창문을 거세게 두드리던 날이었다.

 

기분 나쁜 벨소리가 집안 가득 울려 퍼지고, 전화 너머에선 누군가 다급한 목소리로 네 이름을 불렀다.

 

차게 식어버린 공기가 목을 조여 왔다

네게 왜 그랬냐고 물었다.

 

너는 그저 공허한 눈으로 내 눈을 마주할 뿐이었다.

 

…….미안해. 미안

 

너는 더 할 말이 남아있음에도 말을 아끼고 부르튼 입술을 깨물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생각해봤어, 되돌릴 수는 있는 걸까.

 

우린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너를 붙들고 벼랑으로 향한다.

 

 

*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웃고 떠들었다.

이상하게도 그 편안한 분위기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편해도 되는 걸까.

너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밥은 챙겨먹었는지, 춥진 않은지.

 

잠을 자고 있으려나, 아님 책을 읽고 있을까…….

 

아니면…….

 

 

온통 너의 생각으로 가득해지자 정신이 혼미해졌다. 당장 너의 얼굴을, 모습을, 상황을 확인해야만 할 것만 같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

 

 

예의상 누른 초인종에도 너는 쉽사리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막막한 정적이 폐부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차학연.”

 

네 이름을 외쳤다. 돌아오는 대답은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

 

…….차학연!”

 

싸한 기운이 머리를 내려치는 것만 같았다 코끝이 시큰거려와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하던 그 때, 어디선가 새의 날갯짓과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달려가 문을 열자 공중에 떠있는 두 발이 보이고, 축 늘어진 너의 몸뚱이가,

그리고 나를 보며 눈물짓는 얼굴이 보여 네 다리를 들며 울음이 섞인 비명을 내질렀다

 

구급차는 금세 너를 싣고 병원으로 향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너의 손을 붙잡았지만,

너는 눈을 뜨지 않았다.

 

 

*

 

네가 입원했다. 벌써 일곱 번째 시도였으니 의사도 너의 상태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었다.

너는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말을 하지 않으니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할 지도 모른다 했다.

 

우스웠다.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말하고 있는 걸, 나만 볼 수 있다는 게.

참으로 우스웠다.

 

병실 문을 열자 메마른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네가 있었다. 너는 내리쬐는 햇볕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고 나는 그런 너를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우리는 서로의 태양을 보는 중이었다

 

차별빛, 아니 별빛아.

 

그러던 중 네가 내 이름을 불렀다 무슨 말을 할지 너무나도 잘 알아서 화가 났다.

 

미안해 미안.”

 

너는 또 다시 눈빛으로 얘기하고 있었다.

 

죽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나의 태양이 소멸하고 있다 드디어 벼랑 끝에서 너와 마주하고 있다

 

함께 가자 학연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으니

지옥이라도 함께하자.

 

말해주고 싶었다 공허한 눈동자가 또 다시 창밖을 응시한다

나의 태양. 나의 차학연.

 

 

*

 

 

차학연이 죽었다 여덟 번째 시도 끝에 드디어 성공한 셈이었다.

새하얀 백사장 위에 제 신분증과 함께 유서만을 남기고 떠났다. 시체는 찾을 수 없었다.

 

사랑해 마지않는 별빛아.

 

벼랑 끝에선 마주볼 수 있어 다행이야

다음 생에는 부디 어엿하게 너를 사랑할 수 있기를.

 

검은 바다가 나를 부르고 있어.

안녕. 나의 사랑.

안녕. 나의 별빛.

 

장례식장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물론 어머님의 가족들이었다.

그들은 전부 나를 힐난했고, 너를 동정했다.

그리고 내 귀를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너의 부재를 실감했다

너는 나의 하나뿐인 가족이었으며, 친구였으며, 태양이었다.

 

 

신이시여,

부디 차학연을 용서하시옵소서.

그리고 그를 파멸로 이르게 만든 저를 울게 하소서.

 

 

목구멍이 먹먹한 것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눈을 감았다

눈앞에 검은 바다가 일렁이고 있었다.

 

 

.

네가 잠들어 있을,

그 깊고 어두운 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나는 햇살의 손을 놓고는 나의 태양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나의 태양은 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온 몸을 품어주었다

그 깊고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서.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세라05.14 14:46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 상혁 번외 02 6 담장 02.29 23:37
빅스 [VIXX/켄택] 계단 - 한 칸2 나의 별님 02.29 23:35
빅스 [VIXX/켄택] 계단 - 아직은10 나의 별님 02.28 22:12
빅스 [라비/홍빈/랍콩] 모델과 대학생의 상관관계 20 15 모랍대콩 02.27 21:53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07 14 담장 02.25 20:31
빅스 [VIXX/차학연] Requiem(레퀴엠) 외전 - 울게 하소서 Icarus 02.23 03:02
빅스 [VIXX/차학연] Requiem(레퀴엠) - 차학연의 편지 Icarus 02.23 02:55
빅스 [VIXX/차학연] Requiem(레퀴엠) 完4 Icarus 02.21 02:07
빅스 [VIXX/차학연] Requiem(레퀴엠) prologue2 Icarus 02.20 17:20
빅스 [VIXX] My pretty, dumb 014 케린 02.19 23:28
빅스 [VIXX/택엔] 런던 올림픽에서 있었던 일 022 therapy 02.17 04:17
빅스 [VIXX/택엔] 런던 올림픽에서 있었던 일 011 therapy 02.17 04:12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06 7 담장 02.16 23:26
빅스 [라비/홍빈/랍콩] 모델과 대학생의 상관관계 19 16 모랍대콩 02.15 23:35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05 12 담장 02.11 21:16
빅스 [라비/홍빈/랍콩] 모델과 대학생의 상관관계 18 17 모랍대콩 02.11 20:59
빅스 [빅스/VIXX/상혁홍빈/혁콩] ERROR2 02.10 04:15
빅스 [VIXX/이재환] 지상에서, 너에게. pro2 E.V.A 02.03 02:44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04 8 담장 02.02 00:12
빅스 [라비/홍빈/랍콩] 모델과 대학생의 상관관계 17 19 모랍대콩 02.01 23:40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03 13 담장 01.28 23:01
빅스 쨍라임씬 : 해오리살인사건 정답21 쨍라임씬이왔다.. 01.23 22:41
빅스 [라비/홍빈/랍콩] 모델과 대학생의 상관관계 16 16 모랍대콩 01.20 20:47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 상혁 번외 01 9 담장 01.17 22:37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02 13 담장 01.14 22:53
빅스 [라비/홍빈/랍콩] 모델과 대학생의 상관관계 15 18 모랍대콩 01.12 23:16
빅스 [VIXX/한상혁] 어느 가장 예쁜 날 01 12 담장 01.12 23:09
전체 인기글 l 안내
5/15 8:08 ~ 5/15 8:1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