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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온앤오프 김남길 샤이니
소슬 전체글ll조회 106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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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졸려."

 

"졸려? 그래, 자야지. 얼른!"

 

 

 

 

 

 

 

 

 

그의 입을 막으려 졸리다고 찡찡댔다. 역시나 박지민은 재빠르게 나를 눕혀주곤 이불을 목까지 덮었다. 그리곤 침대 옆 바닥에 주저 앉았다. 너 그러고 있을거야? 내 물음에 그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침대를 가리키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고집스런 그의 모습에 벽장을 가리키며 이불이라도 꺼내어 깔으라 명령했다. 고분고분 이불을 깔고 앉은 그는 침대에 팔을 괴고 부담스럽게 날 쳐다보았다. 부담스러우니까 고개 돌리지? 이런 말에도 미동도 없이 눈을 마주치는 그의 모습에 눈만 깜빡이자 순식간에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떨어졌다. 얘가 저번부터 왜 이래. 눈만 깜빡이자 내 눈을 감겨준 박지민이 이제 잘자. 라며 바닥에, 정확히는 바닥에 깐 이불 위에 드러누웠다. 으아, 편하다. 라는 감탄사도 잊지 않고. 저번엔 혼자 식힐 수 있었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쿵쿵대는 심장소리가 들릴까 겁을 냈다. 밑에서 꼬물꼬물 조용히 올라온 손이 내 핸드폰을 가져갔다가 다시 올려놓았다. 네 머리 꼭대기 위엔 내가 있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래에 누운 박지민 몰래 핸드폰을 켜고 차단 목록에서 그녀를 해제시켰다. 알아야 피하는 법이지. 지민이한텐 미안하지만. 눈을 감아도 쿵쿵대는 심장소리가 들렸다. 그렇네, 진짜 만병통치약. 이젠 아프지도 않았다.

 

 

 

 

 

 

 

 

 

 

 

 

 

 

연예인 덕후와 연애해요 10

 

 

 

 

 

 

 

 

 

 

 

 

 

 

박지민의 병간호를 받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은 개운했다. 뭣 같던 감기가 다 나은 탓이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으아, 또 학교를 가야한다니. 마음 같아서는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를 빠지고 싶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박지민이 집으로 달려와 어제와 같은 일이 반복될까 미안한 마음에 생각을 그만두었다. 억지로 다리를 침대 밑으로 끌어내렸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을 확인하곤 터벅터벅 화장실로 들어갔다.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은 누가봐도 '나 건강해요.' 를 보여주듯, 안색이 멀쩡했다.

 

 

 

 

 

 

 

 

 

"그럼 그렇지. 내가 학교를 빠질 수 있을리가…."

 

 

 

 

 

 

 

 

 

대충 머리를 말리곤 빠르게 교복을 껴입었다. 넉넉한 시간을 확인하곤 가방을 등에 매고선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음량을 크게 키워두곤 오늘은 무슨 음악을 들을까, 고민했다. 그래. 오늘은 'We on' 이다. 제발 닥쳐주겠니를 듣겠다. 반복 재생으로 맞추어 놓고선 가사 뜻대로 닥치고선 땅바닥만 보고 걸었다. 터져나오는 흥을 막을 수 없어 고개를 까딱였다. 흥얼흥얼.

 

 

 

 

 

 

 

 

 

"…박지민은?"

 

"몰라."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교실에는 박지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조용한 것 같기도. 아아, 이런 생각하면 박지민이 삐칠 것이 분명했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평소에 일찍 반에 도착해서 학교를 쓸고 다니던 박지민이 현재 자리에 없다는 것이었다. 가방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예 도착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얼굴에 '건들면 침.' 이라고 써 있는 것 같은 민윤기를 잡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우리 지민이의 얼굴을 생각하고선 간신히 옷 소매를 붙잡았다. 그의 얼굴엔 짜증이 한 가득이었고, 쫄지 않으려 했으나 내 시선은 이미 그의 슬리퍼에 고정되어 있었다. 쉼호흡을 하며 박지민의 부재에 대해 묻자, 그는 모른다며 다시 제 갈길을 갔다. 맞는 줄 알았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자리로 돌아와 빈 책상을 매만졌다. 언제 와….

 

 

 

 

 

 

 

 

 

"탄소야."

 

"…응?"

 

"지민이, 왜 아직도 안 왔어?"

 

"…아직 종 안 쳤어. 지각 아니야."

 

 

 

 

 

 

 

 

 

오늘도 그녀는 여전했다. 나에게 다가와 박지민에 대해 묻는다거나, 도끼눈을 뜨고선 나를 보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말로 그 아이의 멱살을 잡고 '네가 왜 박지민을 궁금해하는데!' 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내 인생은 망테크를 탈 것을 알기에 그만두었다. 머리를 쓸어올리는 그녀의 팔목에 반짝이는 팔찌가 보였다. 눈을 가늘게 뜨고 팔찌를 보자 그녀가 웃었다.

 

 

 

 

 

 

 

 

 

"왜, 무슨 문제 있어?"

 

"…됐어."

 

"넌 뭐냐, 곧 종치는데. 자리 안 가?"

 

 

 

 

 

 

 

 

 

이럴 땐 내 성격이 차라리 아미같았으면 좋겠다. 달려들어서 팔찌를 붙잡고 흔들고, 박지민 안부는 네 알바가 아니라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그러면 안 될 것을 알지만 그러고 싶었다. 남들이 보면 유난이라고 욕해도 상관없다. 내 박지민은 내가 지킨다. 묘하게 달라진 모습이 보였다. 어딘가 익숙한데. 한숨만 내쉬며 됐다고 대답하자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온 민윤기가 그녀를 보며 표정을 구겼다. 시발, 존나 무서웠다. 보고 있는 사람도 무서운데,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무서울까 두려웠다. 그의 말이 끝나자 멀리서 지켜보던 김남준이 "그래, 다들 자리에 앉아." 라며 실장의 권위를 보여줬다. 여자아이는 입술을 꾹 깨물더니 뒤돌아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다. 무, 무서워…. 이마에 흐르는 것만 같은 땀을 닦았다. 시계를 보니 곧 종이 칠 것만 같았다. 우리 지민이 뭔 일 생긴거 아니지? 속에서 스물스물 떠오르는 이상한 생각에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집으로 찾아갈까하며 일어나자 뒷문이 열렸다.

 

 

 

 

 

 

 

 

 

"지민아?"

 

"으아, 지각 아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오는 박지민의 가방을 받아들고 책상에 올렸다. "너, 땀 엄청 많이 나…." 박지민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보며 기겁하고선 그의 땀을 닦았다. 박지민은 그냥 수줍게 웃었다. 여고생은 나야, 네가 아니라…. 자리에 앉은 박지민의 얼굴을 매만지자 열기가 느껴졌다.

 

 

 

 

 

 

 

 

 

"너, 너, 열, 열나!!"

 

"하하…, 탄소 손이 차가운 거야…"

 

"아닌데? 너 열 나는 것 같아, 많이 아파? 응?"

 

"어,엇."

 

 

 

 

 

 

 

 

 

능청스럽지 못하게 자신의 얼굴에 올린 내 손을 치우는 박지민에 그의 양 팔목을 꽉 붙잡곤 내 볼을 그의 볼에 맞대었다. 주위에서 쌍욕이 터져나왔지만 무시하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당황한 박지민이 얼굴을 뒤로 뺐다. 확실히 얼굴을 맞대자 열이 확 느껴졌다. 펄펄 끓는구만. 잠깐만. 근데 설마. 나는 감기가 모두 나았다. 박지민은 감기에 걸렸다. 박지민은 나를 간호했다. 썅…, 나 때문이구만…. 괜히 내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도리질쳤다. 옆에서 박지민이 "탄소야, 머리 아파? 보건실 갈래?"라고 물었다.

 

 

 

 

 

 

 

 

 

"내가 아니고 니가 아파. 보건실 가자. 누워있자."

 

"으응, 난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보건실 가자. 응? 제발."

 

"싫어…."

 

 

 

 

 

 

 

 

 

내내 싫다는 말만 반복하는 박지민을 억지로 끌고가려했지만, 박지민은 힘으로 버텼다. 힘에서 당연히 밀린 나는 아픈데 힘까지 쓰게 할 수가 없어, 가만히 자리에 앉았다. 아니, 내가 아픈 것 같다고 보건실 가쟤놓고, 지가 아픈데 보건실을 안 가는건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낑낑대며 제발 보건실에 가자고 붙잡고 늘어지자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셨다. 늘어지던 몸을 박지민이 바르게 세웠다.

 

 

 

 

 

 

 

 

 

"보건실…, 보건실이 필요해…."

 

"난 보건실 안 가도 된다니까?"

 

"왜 안 가는데!"

 

"…그럼 나 보건실 가면 너도 아프다고 오면 안 돼?"

 

 

 

 

 

 

 

 

 

계속 설득이라도 해보려 하자 박지민은 방향을 바꿔 나도 보건실에 같이 가면 안 되냐는 말을 전했다.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눈치를 보던 박지민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 돼." 단호하게 얘기했다. 나까지 보건실가면 필기는 누가 하고? 박지민은 책상에 엎드리면서 "그럼 안 갈래." 라며 떼를 썼다. 저런, 병원 가기 싫다고 하는 아기도 아니고.

 

 

 

 

 

 

 

 

 

"그럼 누워있어. 아프면 얘기해. 알았지?"

 

"알았어…."    

 

 

 

 

 

 

 

 

 

갈라지는 목소리로 시무룩하게 대답한 그가 엎드린 채로 고개를 돌려 날 쳐다봤다. '진짜 괜찮겠어?' 입모양으로 벙긋거리자 박지민은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땀 때문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앞머리를 떼주었다. "선생님들한테는 내가 얘기할게. 알았지?" 박지민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목도 아픈 모양인지 큼큼 댔다. 나는 목감기는 안 걸렸었던 것 같은데. 얜 목도 아픈가보네. 지금이라도 보건실로 달려가 약이라도 타올까 고민했다.

 

 

 

 

 

 

 

 

 

"엎드려 있는 애 누구야. 박지민?"

 

"어어, 선생님!! 지민이 아파요!!"

 

"그래? 아픈 거 맞아?"

 

"진짜 아파요!!"

 

 

 

 

 

 

 

 

 

눈을 가늘게 뜨던 선생님과 싸울 기세로 아프다는 강력한 의사를 보였으나, 선생님은 믿지 못한다는 말투였다. 옆에서 눈만 깜빡이던 박지민이 상체를 일으켜 바르게 앉았다. 땀에 젖은 그의 앞머리와, 붉어진 얼굴을 보고선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누워있어." 라고 명령했다. 씽, 잘 누워있던 애 일어나게 만든게 누군데. 차마 선생님이라서 뭐라고 할 수가 없어, 입만 쭉 내밀었다. 가출하려는 정신을 간신히 부여잡고 펜도 잡았다. 필기, 필기를 해야 해…. 옆에서 고르게 숨을 내쉬고 있는 박지민을 힐끗거리며 열심히 펜을 놀렸다.

 

 

그 시간 이후로도 "지민이 아파요!!" 는 계속 반복됐다. 내 펜놀림도 여전했고. 수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누워있는 박지민을 보며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박차고(사실은 아주 조심히 그가 깨지 않게) 일어나 보건실로 곧장 달렸다. 예컨데, 내가 수행평가 때에 이렇게 달렸다면 나는 분명 만점이었을거다.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 도착한 보건실 문 앞에 서서 숨을 골랐다.

 

 

 

 

 

 

 

 

 

"선생님…."

 

"어? 탄소? 또 어디 아프니?"

 

 

 

 

 

 

 

 

 

작년에 하도 아프다고 보건실을 들락날락 거림의 결과는 보건선생님과의 친목이었다. 그러나 친해진 이후로는 꾀병으로 보건실에 발을 들일 수는 없었다. 그것은 심각하게 아쉬운 점이었다. 선생님은 보건실에 발을 들인 나를 보고선 어디가 또 아프냐는 말을 했다. 고개를 도리질쳤다.

 

 

 

 

 

 

 

 

 

"아녀아녀, 저 말구요!"

 

"그럼 누구?"

 

"…감, 감기약 좀."

 

"아미?"

 

"…열도 나고, 목도 아프고."

 

"어머, 탄소 남자친구 생겼구나. 그렇지!"

 

 

 

 

 

 

 

 

 

대답을 피하려하자 선생님은 내 팔목을 잡아끌고선 나 대신 기뻐했다. 꺄르륵거리며 박수까지 치는게, 마치 어린아이의 모습같았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너무 큰 나머지 지나가던 선생님께서 무슨 일이 있나하고 보건실의 문을 열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가, 보건쌤의 웃음소리인 것을 확인하곤 문을 다시 닫았다. 그런 와중에도 선생님은 웃음을 멈출 생각조차 하고있지 않았다.

 

 

 

 

 

 

 

 

 

"누구야, 누구?"

 

"약 좀…."

 

"내 정신 좀 봐. 여기 있어." 

 

"아, 감사합니…."

 

"어딜 가려고! 얘기 좀 해봐. 얼른!"

 

"안녕히 계세요!!"

 

 

 

 

 

 

 

 

 

내 팔목을 붙잡고 내가 가지 못하게 계속 질문을 퍼부어대는 선생님에 기겁을 하곤 그녀의 손을 팔목에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뗀 후에 인사를 했다. 꽁지 빠지게 보건실에서 뛰쳐나와 약을 손에 꼭 쥐고 빠르게 교실로 달려갔다. 보건실은 왜 다른 층에 있는가. 속으로 한탄하며 계단을 두 칸씩 뛰어 올라갔다. 다리가 아픈 것도 잊고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도착한 교실에는 내 자리가 비어있지 않았다. 내 자리 주위에는 김남준, 김태형, 민윤기가 둘러 싸고 있었는데, 얼굴에서 '험악함' 이 느껴졌다. 사이로 보이는 내 자리에 앉은 긴 머리는 그녀의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시발. 입술을 깨물다가 뒷문 쪽에 앉아있는 여자아이의 물통을 보곤 정신을 차렸다. 

 

 

 

 

 

 

 

 

 

"저기, 미안한데 나 물 한 잔만…."

 

"엉, 여기."

 

"고마워."

 

 

 

 

 

 

 

 

 

물 한 컵을 받아들곤 조심스럽게 내 자리로 걸어갔다. 김태형의 "여기 네 자리 아니잖아. 나와." 라는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그 와중에도 박지민은 깨지 않은 것인지 여전히 머리를 책상에 붙이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며 꿋꿋이 내 자리에 앉아 박지민을 보고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던 아미가 속사포로 욕을 쏟아냈다.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했다. 조용히 자리로 걸어갔다.

 

 

 

 

 

 

 

 

 

"나와. 내 자리잖아."

 

"큰 소리 내지마. 지민이 깬다."

 

"큰 소리 안 나오게 네가 나오면 되겠네."

 

"뭐야, 탄소 너 원래 이런 성격이었어?"

 

"빨리 자기 자리로 가자."

 

 

 

 

 

 

 

 

 

원래 이런 성격이었냐고? 네가 이렇게까지 하게 만든거 아니야?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애써 삼켰다.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 언제나처럼 김남준이 제지했다. 그녀를 자리로 돌려보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잡고 자리에 앉았다. 색색거리며 아무 것도 모르고 잠들어있는 박지민을 흔들어 깨웠다. "지민아, 잠깐만 일어나봐." 그러자 박지민이 끄응,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에게 물과 보건실에서 털어온 약을 내밀었다.

 

 

 

 

 

 

 

 

 

"약만 먹고 자자. 알았지?"

 

"…응."

 

 

 

 

 

 

 

 

 

박지민은 잠이 덜 깻는지 눈을 연신 깜빡이며 약과 물을 받아먹었다. 어구, 잘 한다. 내 새끼. 약을 모두 삼킨 그를 칭찬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박지민은 소리 죽여 작게 웃으며 다시 엎드렸다. 인상을 찌푸리고 날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곤 박지민의 등만 쓸었다. 짜증나게. 

 

 

 

 

-

 

 

 

 

열심히 필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학교는 끝나있었다. 내 손목도 수명을 다한 것인지 겁나 아렸다. 오랜만에 모두 필기를 해서 그런가…. 손목을 열심히 돌렸다. 밥도 못 먹고 골골대는 그를 깨워 병원에 갈 생각이었다. "지민아, 학교 끝났어. 일어나. 병원가자." 그는 꼬물거리며 일어나 짐을 쌌다. 평소에 조잘대던 그가 조용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내 인생도 조용해 진 기분이라면 표현이 될까. 아무튼 그는 정말 조용했다. 간간히 나에게 스킨쉽을 한다던가 웃어준다는 것은 변함 없었지만, 정말 아픈 듯 했다.

 

 

 

 

 

 

 

 

 

"병원은 나 혼자 가도 돼. 탄소야, 못 데려다줘서 미안."

 

"응? 아니, 병원…."

 

 

 

 

 

 

 

 

 

박지민은 가방을 메고선 교실 밖으로 먼저 나갔다. 아까부터 계속 저러는 것이, 아픈 것을 딱히 보여주고 싶지 않은 듯 했다. 내 새끼 아프면 안 돼. 급하게 가방을 메고 따라나가려 하자 복도에서 마주친 김태형이 내게 말을 걸었다.

 

 

 

 

 

 

 

 

 

"뭐야, 왜 박지민 혼자 보내. 넌 네 남자친구들한테 잘 대해주면 좀 덧나냐? 옛날부터 왜…, 헙."

 

"…뭐?"

 

"헐, 지민아. 그게 아니라."

 

"김태형, 미친 새끼. 닌 나 따라와."

 

"썅, 존나 미안. 먼저 갈게. 박지민, 나 말이 헛 나온거야!!"

 

 

 

 

 

 

 

 

 

쓸데없이 김태형은 목소리가 컸다. 존나 컸다. 시발새끼. 그의 목소리에 박지민은 걸어가다 말고 뒤돌아섰다. 애초에 표현부터가 잘못 되었다. 남자친구들이라니. 박지민을 만나기 전 마지막 연애는 고작 중딩 때였다. 존나 망했다. 박지민은 자리에서 굳어있었고, 김태형은 민윤기에게 붙들려 끌려가고 있었다. 네가 그렇게 말해봤자 소용이 없는 걸. 넌 나중에 보자. 머리털을 다 뽑아버릴거야.

 

 

 

 

 

 

 

 

 

"지, 지민아, 그게 아니라…."

 

"응…."

 

"병, 병원부터 가자. 응?"

 

 

 

 

 

 

 

 

 

아픈지 눈만 깜빡이는 그의 얼굴을 보고선 병원부터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오해를 풀기 전에 박지민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박지민은 말이 없었다. 아파서인지, 아니면 나 때문인지. 처음 보는 조용한 모습에 눈치만 보며 그의 옆을 지켰다. 날 집으로 데려다 주겠다는 박지민을 말리고 아픈 그를 부축하며 그의 집까지 걸었다. 걸어가는 동안엔 아무 말도 없었다. 왠지 모르게 무서웠다. 날 안 보겠다고 하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이었다. 그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몸을 돌려 나를 보았다. 평소에 하던 행동이었는데도, 나는 눈치만 보다 움찔했다.

 

 

 

 

 

 

 

 

 

"못 데려다줘서 미안해…."

 

"아프잖아. 얼른 들어가서 쉬어. 알았지?"

 

"응…, 잘 가."

 

 

 

 

 

 

 

 

 

박지민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축 늘어지는 몸으로 나를 끌어안곤, 내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묻었다. 잘 가라고 인사했건만, 갈 수 없게 했다. "많이 아프면 연락하고." 그의 등을 토닥였다. 그냥, 그가 오해하지 않길 바랐다면 큰 바람이었을까. 모르겠다. 뜨거운 숨을 내뱉는 그의 등을 다독이다 들여보냈다. 그의 늘어지는 몸을 부축하고 집으로 들어가 그의 침대에 박지민을 눕혔다. 아참, 교복. 알아서 갈아 입겠지…? 괜한 걱정이었다고 생각하며 그의 머리맡에 약국에서 지어온 약을 내려놓고 주위를 주심스럽게 살피며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아프지말고." 내 말에 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겠다는 말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는 박지민을 다시 눕히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는 밤새 카톡을 읽지 않았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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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 해주신 분들 사랑해요 쪽쪽 ♥3♥
거부는 거부합니다
계속 신청 받아요, 주저 말고 해주세요!!!

 

<사담>

으아.. 왜 할 일이 생기면 끝도 없이 생기는 지 모르겠어요

이러다가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거 아닌지..

여주와 지민이는 번갈아가며 아픕니다..

아프지 마로라...ㅠㅠㅠㅠ

독자님들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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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댓글
정꾸기냥입니다. 우리 지미니 아파서 어쩌누ㅜㅜ 오늘도 그 삐리리는 열받게 하네요
8년 전
소슬
정꾸기냥님!!! 오늘도 역시나 그녀는... ㅂㄷ 고마워요!!
8년 전
독자1
오아시스입니다 세상에 어떡해요ㅠㅠㅠㅠ 큰일입니다 큰일 어떡해요 정말 아니 어덕해요ㅠㅠㅠ 아냐 그래도 괜찮겠죠..? 오늘도 너므너무 감사합니다 잘 읽고가요!
8년 전
소슬
오아시스님!!! 아냐아냐.. 괜찮겠죠... 오늘도 너무너무 고마워요!!!
8년 전
독자2
크슷임다.. 밤새카톡을읽지않았다는것..아파서인지 오해해서어막그런건지 너무불안ㅠㅠ 작가님 오늘도여전히재밌지만 지민이가아파서슬픈것ㅠㅠ 곧낫겠죠..? 그리고하루빨리 지민이한테붙는여자애가떨어져나가길..
8년 전
소슬
크슷님!!! 짐니는 건강해야 합니다ㅠㅠㅠㅠ 그럼요 제가 마음아파서라도 낫습니다 ㅠㅠㅠㅠㅠ 오늘도 고마워요!!
8년 전
독자3
민슈팅
ㅠㅠㅠㅠ우리지민이오해하는거아니지..?다신겻쓰지말고빨리나아서ㅈ여주랑꽁냥거리자ㅠㅜㅠㅠ그여자애진짜떨어지라고!!!!!

8년 전
소슬
민슈팅님!! 어서 꽁냥질을 써야할텐데 그건 제가 눈꼴시ㄹ... 아, 아, 아닙니다 고마워요!!!!!
8년 전
독자4
망개떡이에요!지민이가 밤새 카톡을 안읽는건 왜그러는걸까요ㅠㅠㅠ정말 아파서인지 아님 오해를 한건지ㅠㅠㅠㅠㅠㅠ지민아 내가 대신 아파줄게 아프지마..오늘도 잘봤습니다 감사해요 작가님!
8년 전
소슬
망개떡님!! 아프시면 안돼오ㅠㅠㅠㅠㅜㅜㅠㅜㅠㅜ 고마워요!!!!
8년 전
독자5
설탕이에요! 우리 망개떡.... 오햐하지마로라.... 입이 방정인것...☆ 여자애 정말 찾아가서 한다리 하고싶네요 ㅇㅅㅇ 머리 끄댕이잡고 욕배틀이나 한번...
8년 전
소슬
설탕님!!! 우리 망개ㅠㅠㅠㅠㅠㅠ 입이 문제져..☆ 지, 진정하세요.. 고마워요!!
8년 전
비회원208.28
0103 ㅜㅜ지민아 오해하지마ㅜㅜ
8년 전
소슬
0103님!!ㅠㅠㅠㅠ 짐나ㅠㅠㅠㅠㅠ 오늘도 고마워요!!
8년 전
독자6
0328 입니다. 일단.. 그 기집아이부터 죽이고....^^.... 그 다음 차례는... 태형이가 되겠네요... 낄낄..........
8년 전
소슬
0328님..?! 진, 진정하세요 캄다운... 태형이까진 안됩니다... 정신차려요!!! 오늘도 고마워요!!!
8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태형진짜 말말말조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그래도 지민이 아픈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음심란하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소슬
ㅠㅠㅠㅠㅠ요놈의 입을 조심해야혀ㅠㅠㅠㅠㅠㅠ고마워요!!
8년 전
독자8
씨익씨익!!! 박지민 아프잖아!! 저 여우같은 기집애는 또 뭐.....휴...진짜 저걸 확 그냥 아 진짜 짜증나네 화가난닿!!!!!!! 너 진짜 왜그르냐!!! 김태형은 또 무슨........왜...아 복잡해 미워ㅠㅠ
8년 전
소슬
다 미워ㅠㅠㅠㅠ 멍청이들이에요ㅠㅠㅠㅠ 고마워요!
8년 전
독자9
아 왜ㅠㅠㅠㅠㅠㅠㅠㅠ 지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민이는 아픈 와중에ㅠㅠㅠㅠㅠㅠ 여자애ㅜ너 진짜 뭐냐진짜 아 화나^^ 개뚜맞?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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