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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의 꽃

 

 

 

 

 

 

 

 

 

화를 당한다, 는 말이 있다. 이때에 화는 재화 화(禍)를 쓰는 데, 탄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화를 당할 때에 화는 불 화(火)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죽였다. 그때의 나는 어렸다. 고작 10살이 되던 해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손에 칼을 쥐고 있지 않았다. 작은 손에 굳게 쥐고 있던 날카로운 칼이었다. 겨우 칼을 쥐는 행동에도 두려움에 벌벌 떨며, 짠 눈물을 삼켰다. 분명, 어둠 속이었는데 칼은 반짝 빛났다. 서슬 퍼런 칼이 내게 말을 걸었다. 아가야, 이건 네 운명이란다. 운명을 피한다면, 네가 화를 입을 거야. 울음소리를 새어나가게 하지 않으려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얼마나 세게 물었던 것인지 비린 피 맛이 났다.

 

 

 

 복도는 조용했다. 마치, 모두가 나에게 잘 하고 있다고 북돋아 주는 것만 같았다. 잘 하고 있어. 어서 걸어가. 그리고 찔러. 사고가 멈춘 지는 오래 되었다. 투둑.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양말조차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 자꾸만 발바닥에 땀이 맺혔다. 바닥이 미끄러워 비틀대기를 반복했다. 앞은 잘 보이지 않았다. 눈물 때문에 아니, 어두워서. 유난히도 그날 새벽은 어두웠다. 태어나 처음 보는 가장 어두운 날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어두웠다.

 

 

 

 

 

 언니, 살려줘. 도와줘. 나에게는 동생들이 있었다. 친동생은 아니었지만. 우습게도 그때의 나는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어린 내 동생들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고 여겼다. 동생들을 지켜야만 했다. 아이들의 흰 살결이 푸르게 물들었다. 때론, 붉었다. 말없이 상처를 쓰다듬었다. 다친 아이들에게 발라줄 연고는 없었다. 그저, 아이들의 상처를 쓰다듬으며 낫기를 기도했다. 이 지옥이 사라지길 빌었다. 악마들이 사라지고 천사가 우릴 구원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신께서 우릴 지켜주실 거야. 우리를 쓰다듬어주고, 위로해줄 거야. 다 같이 모여 기도 했다. 그 다음날 아침에는 막내 동생이 울지 않았다. 웃지도 않았다. 숨이 멎었다.

 

 

 

 여린 두 눈을 피눈물이 고이도록 비볐다. 신은 없었다. 우리를 쓰다듬지도, 위로하지도 않았다. 내 어린 동생을 앗아갔다. 우리의 세상에는 악마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신도, 영웅도 무엇도 없었다. 아이들 중에서는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나와 두 살 차이가 나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 아이는 여덟 살이었다. 책가방을 멜 나이었다. 그러나 우리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문 밖을 나서지 못 했다. 문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저 밖에는 우리를 구원해줄 사람이 있을까?
 
 있을 거야.

 

 그럼, 이 안에는 없어?

 

 …내가 있잖아.

 

 

 

 

 

 나는 그런 대답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이들을 지켜주겠다는 욕심도 가지지 말았어야 했다. 한껏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고선 나보다 고작 두 살 어린 아이의 머리칼을 넘겨 귀에 꽂아주지 말았어야 했다.

 

 

 

 

 

 어두웠다. 질척하게 핀 꽃도. 한 줄기 빛도 없었던 방도. 바닥에 고이는 붉은 연못도. 꽃은 향기롭지 않았다. 썩은 내가 났다. 토할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잠자코 있었다. 눈을 깜빡였다. 어두웠던 방 안이 눈에 익었다. 여자는 미동도 없었다. 바닥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의 조용한 모습은 처음 보았다. 항상 조용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주하니 무서웠다. 얘들아, 언니가 해냈어. 내가 영웅이 되어 악마를 물리쳤어. 이제 더 이상 악마는 없어. 눈물과 함께 얼굴에 튄 액체들을 손으로 박박 문질렀다. 눈물이 흘렀지만 웃었다. 처음으로 행복하게 웃었다. 눈가를 옷소매로 여러 번 문질렀다. 눈이 따가웠지만 멈추지 않았다. 쿠쿵. 위층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미약하게 고아원이 흔들렸다. 나는 사실 겁이 많았다. 무서웠다. 그래서 비겁하게 도망쳤다. 허겁지겁 맨발로 고아원을 뛰쳐나왔다. 분명 하늘은 별 하나도 없이 깜깜했는데, 내 눈 앞은 밝았다. 태양이 내리쬐는 낮보다 밝았고, 태양보다도 뜨거웠다.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이라, 비는 내리지 않았다. 멍하니 주황빛으로 불타는 고아원만 보고 서있었다.

 

 

 

 

 

 
 *   *   *

 

 

 

 

 

 


 사람이 죽었다. 탄소의 병실 맞은편 병실의 나이든 여자였다. 정신이 항상 반쯤 나가있었지만, 꾸미기를 좋아했다. 얼굴에 분칠하기도 좋아했고 어울리지도 않는 푸른색을 눈두덩에 바르기를 좋아했다. 하루 종일 거울 앞에서 얼굴을 매만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정신이 돌아오는 때가 있었다. 바보처럼 순백하던 얼굴이 사라지고 새로운 얼굴이 떠올랐다. 허옇게 분을 바르고 있었지만 검었다. 욕설을 내뱉었다. 그럴 때에는 의사들이 몰려들었다. 김영희 환자분, 안정제 투약 하실게요. 그녀는 양쪽에서 자신의 팔을 붙잡는 의사들을 향해 손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그녀의 손에 얼굴을 맞은 석진의 볼에서 피가 죽, 흘러 내렸다. 탄소는 아무런 표정 없이 문에 작게 나 있는 창문으로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울컥, 토가 쏠리는 것 같았다. 더러워. 탄소는 몸을 잘게 떨었다.

 

 

 

 

 그녀는 목에 포크가 꽂혀 죽었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 위로 피가 튀었다. 붉은 입술이 싸구려 립스틱 때문인지, 피 때문인지는 알지 못 했다. 그녀의 병실로 들어가던 간호사가 소리를 질렀다. 사람이 몰렸다. 탄소의 문 밖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시끄러워, 잠이나 자고 싶다. 탄소는 침대에 몸을 기댔다. 열려 있는 귀를 닫을 수는 없기에 눈만 감았다.

 

 

 

 

 

 

 “사람 죽인 적 있다면서요. 그럼 당연히 저 사람이 죽인 거 아니에요?”


 “일단, 진정하시고….”


 “내가 저 정신 나간 년한테 죽으면 어쩌려고 이래요!” 

 

 

 

 

 


 
 그러는 자기는 정신이 멀쩡해서 정신 병원에 들어왔나. 문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탄소가 비웃었다. 나는, 지극히, 정상이었다.

 

 

 

 

 

 “나는 잘못한 게 없어요.”


 “그래, 알아.”

 

 

 

 

 

 석진이 맞은편에 앉아, 책상에 양손을 모두 올린 탄소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석진은 오른 손가락에 걸쳐진 펜을 돌렸다. 정말이에요. 난 잘못하지 않았어요. 내가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러니, 제발 나한테 그만 찾아오라고 해요, 아니야, 찾아오는 건 내 죗값일 거예요. 내가 잘못 생각했어, 내가 잘못한 거예요. 누구보다도 사랑했는데, 그런데 무서워요. 미안하지만 그만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나도 그 애들만큼이나 힘들었어요. 나 정말 이기적인 소리 하는 거 아는데,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무서워요. 나는 무서워요.

 

 

 

 탄소가 석진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횡설수설,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아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를 것이었다. 석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흰 가운의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었다.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했다. 탄소가 라이터를 보고 부르르 떨었다. 석진은 끝끝내, 담배에 불을 붙이지 못 했다. 라이터를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고, 불을 붙이지 못한 담배만 입에 가만히 물고 있었다.

 

 

 

 

 

 

 “너는, 잘못하지 않았어.”


 “아니야, 내가 그 애들을….”


 “너한테는 잘못이 없어. 알아듣니?”

 

 

 

 

 

 

 석진이 끅끅 소리를 내며 우는 탄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진 않았으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는 동작을 취했다. 병원이 진료실에서 담배 피우지 말래서 안 피우는 것뿐이야. 석진의 변명에 탄소가 고개를 끄덕였다. 탄소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의자가 끄는 소리를 내며 뒤로 밀렸다. 석진이 탄소의 어깨를 잡았다.

 

 

 

 

 

 

 죽지 마, 차라리 죽여.

 

 

 

 

 

 

 둘 뿐이었던 진료실에 석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탄소가 울었다.

 

 

 

 

 

 

 난 그 날을 후회해요.

 

 

 

 

 

 

 탄소는 진료실을 박차고 나와 터벅이며 걸었다. 몸이 무거웠다. 어딘지 모를 곳이 저렸다. 병실 문을 열었다. 석진이 탄소의 병실 문을 닫았다. 열리지 않을 것이었다. 탄소는 억지로 몸을 이끌었다. 피곤했다. 침대에 몸을 뉘려 했다. 멍청한 년. 탄소는 감으려던 눈을 번쩍 떴다. 목소리가 익숙했다. 다시 눈을 억지로 감았다. 이불을 손으로 틀어쥐었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렸다. 이불이 온몸을 덮었다.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거친 숨을 내뱉었다. 공기가 뜨거웠다. 환자복이 땀으로 젖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탄소는 더위를 싫어했다. 뜨거운 것을 싫어했다. 그렇지만 최대한 버티려했다. 더운 이불 속에서, 내가 도망친 뜨거운 집 속에서.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했다. 탄소는 이불을 걷었다. 어두웠다. 한 줄기의 빛도 없었다. 다시금, 붉게 핀 꽃이 보였다. 역겨운 향이 공기 속에서 요동쳤다. 숨을 멈췄다. 꽃 사이에는 엎어진 여자가 있었다. 다시, 열 살이었다. 몸을 떨었다. 열아홉의 탄소와, 열 살 탄소의 기억이 섞였다. 열 살의 탄소는 모르는 다음을, 열아홉의 탄소는 이미 알고 있었다. 울부짖으며, 행복해했다. 제발, 안 돼. 누워있던 여자의 목이 뒤로 꺾였다. 그녀는 마지막은 분명 뒷모습이었는데, 그 뒷모습에 얼굴이 있었다. 그녀가 붉게 물든 눈으로 탄소의 눈과 마주했다. 깔깔깔. 높은 소리로 웃었다. 아이들을 때릴 때에, 그 기쁜 웃음소리로. 탄소의 기억에는 없는 모습이었다.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무서웠다. 그렇지만, 차라리 지금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곧, 내가 후회하고, 두려워하는 순간이 올 터였다. 탄소는 눈을 감았다. 신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제발, 저를 구원해주세요.

 

 

 

 

 

 

 “탄소야, 눈 떠.”


 “…….”


 “악몽이라도 꿨나? 땀범벅이네.”

 

 

 

 

 


 
 석진이 땀으로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탄소의 머리칼을 떼어냈다. 탄소가 눈을 떴다. 밝은 병실이 보였다. 신은, 있었다. 입을 꾹 다물었다. 석진이 탄소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꿈이야. 석진이 말했다. 탄소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경찰 조사가 시작될 거야.”


 “그래서요?”


 “그냥, 알고 있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석진이 흰 가운의 주머니로 손을 넣었다. 손. 탄소에게 손을 달라 이야기 했다. 탄소가 식은땀을 닦다 말고 석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석진이 탄소의 손 위에 막대 사탕을 올려놓았다. 몰래 먹어. 탄소가 대답했다. 알겠어요.

 

 

 

 탄소는 약에 취하지 않으면 잠에 들지 못했다. 탄소는 한가했으나, 병원 사람들은 분주했다. 혼자 동떨어졌다. 그래서인지, 탄소에게 약을 가져다주던 간호사는 탄소의 병실로 들어오지 않았다. 탄소는 목이 빠지게 그녀를 기다렸다.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 창밖으로 붉은 해가 졌다. 잠에 들고 싶었지만 잠에 들 수 없었다.

 

 

 

 

 밤이었다. 시계가 없어 시간은 알지 못했다. 쿵쿵쿵쿵.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 주먹으로 두드리기도 했고, 발로 연신 걷어차기도 했다. 탄소는 귀를 막았다. 쿵쿵쿵쿵. 귀를 막아도 소리는 조금도 작아지지 않았다. 침대에 앉아 무릎을 감싸 안았다. 눈을 감았다.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악마야. 악마가 왔어.

 

 쉿, 조용히 해. 들키겠어.

 

 쿵쿵쿵쿵.

 

 

 

 

 

 

 열 살의 탄소는 열아홉의 탄소보다 용감했다. 용감한 척 해야 했다. 내 동생들, 내 핏줄 같은 동생들. 아직 어린 나의.

 

 

 

 

 

 

 언니, 나 무서워.

 

 …괜찮아, 내가 있잖아.

 

 

 

 

 

 

 열아홉의 탄소는 침대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고통을 느낄 겨를도 없이 바닥을 기었다. 양손을 바닥에 짚었다. 무릎이 떨렸다. 탄소야, 김탄소.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숨을 들이마셨다. 바닥을 짚었던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거친 숨이 코로 뿜어져 나왔다. 무릎으로 바닥을 쓸다시피 기었다.

 

 

 

 

 

 

 살려줘, 살려줘, 언니, 살려줘.

 

 기다려. 내가 구해줄게.

 

 

 

 

 

 

 탄소의 병실 안에는 붉은 화병이 있었다. 비록, 다 시들어 말라비틀어진 백합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날마다 물을 갈아주었다. 시든 백합을 위해 물을 주었다. 탄소는 탁자 위에 놓인 화병을 손에 쥐었다. 쿵쿵쿵, 무서워. 나가고 싶지 않아. 언니, 제발 살려줘. 실은, 나도 무서웠어. 언니, 언니, 언니….

 

 

 

 

 화병을 쥔 탄소 앞 병실 문이 덜컹거렸다.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데, 문을 두드렸다. 겁에 질린 우리를 놀리기 위해, 그녀는 종종 문을 두드렸다. 안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를 찾았다. 방 안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문을 부술 듯 두드리고는 즐거워했다. 그녀는 악마였다.

 

 

 

 탄소가 또다시 덜컹거리는 소리에 놀라 화병을 놓쳤다. 붉은 화병이 사방으로 튀며 깨졌다. 물이 발을 적셨다. 질척이는 것만 같았다. 백합이 바닥으로 흩어졌다. 달빛에 비친 백합은 붉었다. 탄소는 바닥에 떨어진 화병을 주웠다. 덜컹, 덜컹. 탄소가 문을 열기도 전에 밖에서 문을 열었다.

 

 

 

 

 

 

 아가야, 이건 네 운명이란다.

 

 싫어요.

 

 운명을 피한다면, 네가 화를 입을 거야.

 

 

 

 

 

 

 길게 웨이브 진 머리가 찰랑였다. 한 번, 두 번. 악마야. 악마라고. 탄소의 발 밑이 질척였다. 키가 작았던 어린 시절에는 악마의 배를 찌를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악마의 목을 찔렀다. 죽어, 죽으란 말이야. 탄소가 울부짖었다.

 

 

 

 

 

 

 “…탄소야.”


 “…….”

 

 

 

 

 

 

 복도는 어두웠다. 그날 밤처럼. 석진이 탄소를 불렀다. 탄소의 어깨를 세게 잡았다. 아, 탄소가 손에 쥐고 있던 화병 조각을 놓쳤다. 손이 끈적였다. 역겨운 냄새가 났다. 악마가, 악마가 있어요. 날 죽일 거예요.

 

 

 

 석진이 탄소를 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탄소의 등을 천천히 쓸었다. 탄소가 정상적인 숨을 찾으려 했다. 석진의 가운에 붉은 자국이 남았다. 탄소는 눈을 꾹 감았다. 잘못 했어요. 살려 주세요, 살려, 살려주세요. 석진은 아무 말 없이 탄소의 등을 쓸었다.

 

 

 

 

 

 

 “잠깐만 기다려, 옷을 가져올게.”


 “가지 말아요.”

 

 

 

 

 

 

 탄소가 석진의 옷을 움켜쥐었다. 석진이 탄소의 손을 떼어냈다. 어두운 복도를 혼자 뛰어갔다. 우욱, 토악질이 올라왔다. 발 밑에는 힘을 잃은 악마가 있다. 악취를 잔뜩 뿜어내는 악마. 바닥에 쓰러진 악마가 금방이라도 고개를 돌려 날 비웃을 것 같았다. 깔깔깔, 하고. 탄소는 뒷걸음질 쳤다. 안 돼, 안 돼.

 

 

 

 

 

 

 “우선 피부터 닦자. 어서.”


 “…무서워요.”


 “얼른.”

 

 

 

 

 

 

 석진은 따뜻한 물을 적신 수건과 옷을 들고 뛰어왔다. 그는 불을 켜지도 않은 채로 어두운 병실에서 탄소에게로 튄 붉은 꽃의 잔해를 닦았다. 그에게서는 조금의 떨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석진은 탄소에게 어서 옷을 갈아입으라며 떠밀었다. 탄소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깨끗한 환자복을 받았다. 새 환자복으로 눈물이 떨어졌다. 석진은 바닥의 피를 닦아내고 있었다. 얼른, 갈아입으라니까. 탄소에게 시선을 두지 않은 채로 이야기했다. 탄소는 입을 굳게 다물고 환자복을 벗었다. 스륵, 환자복이 바닥에 쓸려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병실의 찬 공기가 탄소의 몸을 에워쌌다. 탄소가 깨끗한 환자복을 입고서, 석진에게 더러운 환자복을 내밀었다. 석진은 환자복을 받아 챙겼다.

 

 

 

 새벽 이후로 탄소의 옆 병실에는 사람이 있지 않았다. 며칠 뒤에, 여자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삼일이 아닌, 하루 만에 그녀는 완벽하게 살아있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두 번씩이나 사람이 죽어나간 정신병원에는 수사가 이루어졌다. 모든 심증은 탄소를 향해 있었으나, 증거는 무엇도 없었다. 그에, 정신과 의사인 석진이 탄소에게 수면제를 투여했음을 알렸다. 탄소는 가만히 병실에 앉아 있었다.

 

 

 

 

 

 탁, 병실의 물기 가득한 발자국을 따라 불길이 일었다. 탄소가 눈을 감았다. 또 다시, 열 살이었다. 날이 어두웠다. 칠흑 같이 어두웠다. 나는 다시 맨발이었다. 고아원에서 혼자 뛰쳐나온 비겁한 영웅이었다. 아아, 나의 어린 동생들. 고아원이 뜨거운 열기를 잔뜩 내뿜었다. 매캐한 연기에 콜록였다. 들어가야 해. 내 동생들. 타닥, 탁, 불길에 타는 건물이 중심을 잃었다. 누군가 나의 어깨를 잡았다.

 

 

 

 

 

 

 들어가면 안 돼.
 
 …가야해요.

 

 소방관 아저씨가 불 끌 때까지 기다리자. 응?

 

 내가 구해야 한단 말이에요. 내 동생들이 저기 있어요.

 

 구해 주실 거야. 아가야.

 

 

 

 

 

 

 억센 힘으로 나를 잡아끌었다. 진정한 악마는 이 남자였을 지도 모른다. 죽어도 나는 불 속에서 죽었어야 했다. 아이들을 끌어안고. 괜찮아, 언니가 있잖아. 겁에 질린 동생들을 다독이며.

 

 

 

 

 

 

 내가 구해야 해요.

 

 아가는 우선, 안전한 곳으로.

 

 제발, 제발, 들어가게 해주세요….

 

 

 

 

 

 

 겁에 질려 뛰쳐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두려움에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고 있을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어야 했다. 이럴 거였으면 애초부터 지켜주겠다고 약속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신이 있다면 제발 도와주세요. 나를, 그리고 저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구원해주세요.

 

 

 

 

 

 


*  *  *

 

 

 

 

 

 


 수사는 탄소에게 문제없이 지나갔다. 탄소는 하루에도 수 시간씩 세면대에서 손을 벅벅 씻었다. 퉁퉁 불어, 손가락 끝이 다 갈라질 때까지. 탄소의 병실에는 새로운 화병이 생겼다. 같은 붉은 색에, 같은 디자인이었는데 그 화병 안에 꽂힌 것은 시들지 않은 백합이었다. 탄소는 손을 닦는 것을 제외한 시간의 절반은 생화 앞에서 보냈다. 탁자 앞에 무릎을 꿇고, 양 팔꿈치를 탁자에 붙이고 손으로 얼굴을 괴었다. 살아있는 꽃, 살아있는, 살아있는. 탄소는 수시로 꽃병의 물을 갈았다. 석진은 그런 탄소를 보며 이야기했다. 너무 물 많이 줘도 죽어. 왜요? 탄소는 궁금한 말투로 석진에게 물었다. 석진은 탄소를 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뿌리가 썩어버리거든.

 

 

 

 탄소는 석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뿌리가 썩는다. 물을 많이 주어도 죽고, 물을 주지 않아도 죽는다. 죽는다. 탄소는 석진을 보며 웃었다. 어렵네요.

 

 

 

 

 

 

 “근데, 왜 말 안 했어요?”


 “뭘?”


 “…내가 죽였다고.”

 

 

 

 

 

 

 탄소의 말에 석진의 웃음이 그쳤다. 터벅터벅, 그의 발걸음이 탄소의 앞에서 멈추었다. 탄소는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한 손에는 종이컵이 들려 있었는데, 그 속에 담긴 커피가 당장에라도 쏟아질 것만 같았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그럼, 누구 잘못인데요?”


 “너를 괴롭게 한 잘못이지.”

 

 

 

 

 

 

 석진의 말에 탄소가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탄소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는 듯한 대답이었다. 석진은 손 안에 든 커피를 들이켰다. 석진은 탄소의 병실 문을 닫고 나왔다. 아, 피곤하다. 진료실까지 가는 동안 간호사들이 자꾸만 눈을 마주치려 들었다. 재수 없게.

 

 

 

 석진에게는 누나가 한 명 있었다. 피가 섞이진 않았다. 그렇다고 석진의 부모와 석진이 혈연관계가 아닌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석진이 태어나기 전 입양을 했을 뿐이었다.

 

 

 

 석진의 친모는 임신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친부는 자신의 명예를 이어갈 사람이 없다며 역정을 냈다. 결국 입양을 하기로 결정했다. 분명, 입양 오기로 된 아이는 남아였다. 그러나 집안에 발을 들인 아이는 여자였다. 친부는 유명한 박사였다. 그런 그가 자신의 명예를 중요시 여기는 것은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다시 파양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 석진이 태어났다. 석진은 친자식이었고, 또 남아였다. 부모는 그 사실을 기뻐했다. 석진의 누나는 집에서 갖은 폭력을 당했다. 자신을 입양한 부모에게.

 

 

 

 

 

 

 누나.

 

 왜.

 

 누나는 왜 맞고만 있어?

 

 

 

 

 

 

 그 당시 나는 12살이었다. 나의 누나는 16살, 학생은 아니었다. 내 물음에 그녀가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어렸기에, 그런 그녀의 웃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잔뜩 헝크러진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머리카락에 달라붙은 피가 굳어, 엉키고 설켰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음….

 

 봐, 너도 모르잖아.

 

 

 

 

 

 

 나는 하고 싶었던 말을 꾹 삼켰다. 그녀의 얼굴을 보면 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어렸던 나는 손만 꼼지락댔다. 그녀는 산발이 된 머리를 정리하기를 그만두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는 나보다 한참이나 컸다. 조그만한게. 한쪽 다리를 절던 그녀는 내 머리 위에 손을 잠깐 올렸다 내려놓았다.

 

 

 

 

 

 

 아무튼, 죽지 마. 차라리 죽여.

 

 뭐?

 

 누나가 좋으니까,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말에 그녀가 뒤를 돌았다. 정말이야. 누나만 보면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아. 왜 그런지 모르겠어. 그래서 난, 이 집이 너무너무 싫어. 엄마도, 아빠도. 그녀는 내 이야기를 비웃었다. 복에 겨운 소리. 입에 집어넣은 막대사탕만 오독오독 씹었다. 방 안 가득 인조적인 사과향이 퍼졌다.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

 

 내가 도와줄게.

 

 

 

 

 

 

 그녀는 집을 나섰다. 자신의 발로 집에 들어오지 못 했다. 남에게 몸을 맡긴 채, 머리가 깨진 채로. 장례식장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왜 좋아하는 걸까? 누나는 왜, 나에게 간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아빠가 내 뺨을 때렸다. 누나가 죽은 건 다 엄마, 아빠 때문이에요. 부릅뜬 눈을 감지 않았다. 싹수가 노랗더라니, 비정상적인 놈이었구나. 친부가 석진에게 습관처럼 내뱉던 말이었다. 그렇지만, 아빠. 정상적이지 못한 건 내가 아니라 엄마, 아빠에요. 나는 정상이에요.

 

 

 

 

 더 이상 석진은 아들취급을 받지 못했다. 누나가 사라진 자리를 대신 메꾸었다. 맞고, 굴렀다. 얼굴이 퍼렇게 물들었다. 피딱지가 여기저기 자리 잡았다. 난, 잘못하지 않았어요.

 

 

 

 

 

 

 도와줘.

 

 

 

 

 

 

 죽은 누나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  *  *

 

 

 

 

 

 


 탄소는 결국 꽃을 죽였다. 물을 많이 주지 말래서 많이 주지도 않고, 적게 줘도 안 된대서 적당히 줬어요. 그런데도 죽었어요. 그럼, 이건 내 잘못일까요?

 

 

 

 아니, 네 잘못이 아니야. 석진이 탄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석진에게서 짙은 커피향이 났다. 탄소는 눈앞의 화병에 손을 올리고 툭툭 건드렸다. 화병 속 꽃은 생기가 없었다. 물이 차있었음에도 바싹 말랐다.

 

 

 

 

 

 

 “그럼, 누구 잘못이에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말을 마친 석진이 테이블 앞에 꿇어앉은 탄소와 시선을 맞추려 무릎을 굽혔다. 톡, 톡. 탄소의 손끝이 화병을 두드렸다. 탄소야. 석진의 부름에 탄소가 석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석진이 탄소에게 입을 맞췄다. 생기가 없었다.

 

 

 

 탄소가 1년 전 쯤, 정신병원을 옮겼을 때였다. 첫 상담을 석진과 함께했다. 기분은 좀 어때요? ……. 대답하기 싫구나. 네. 그렇지만 탄소는 아직 어렸다. 혼자 짊어지기엔 짐이 너무 무거웠다. 짐이 등을 짓눌러 뭉개버릴 것만 같았다. 그에게 빌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 했어요. 도와주세요. 검게 그을린 옷을 손에 쥐었다. 옷을 손에 쥐고 있을 뿐이었는데, 몸이 뜨거웠다. 뜨거운 열기가 나를 삼키는 것만 같았다. 아가야, 네 동생들은 내가 잘 삼키었단다. 소화도 시켰지. 그렇지만 아직 배가 고파. 누군가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9년 전 꺼졌던 불꽃이 금방이라도 다시 타오를 것만 같았다.

 

 

 

 검게 그을린 옷을 버리지 못했다. 타는 냄새가 가득했다. 나는 그 옷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들곤 했다. 악몽 같은 그날을 매일같이 반복했다. 아이들을, 잊고 싶지 않았다.

 

 

 

 

 석진은 그럴 때마다 탄소에게 입을 맞추는 것으로 위로하곤 했다. 탄소의 등을 쓸어내리며, 네 잘못이 아니야, 하고 머리를 매만졌다. 우리에게는 잘못이 없는걸.

 

 

 

 

 새벽이었다. 석진은 진료실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석진의 친부가 죄악을 들켰다. 명예를 중시했던 그의 치부는 드러났다. 그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먹이 감이 되어, 물어 뜯겼다. 지독한 피비린내를 맡은 짐승들이 달려들었다.

 

 

 

 친부는 석진의 병원에 입원하기로 했다. 형량을 줄이거나, 동정을 받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했다. 친부는 석진의 뺨을 세게 내려쳤다. 너만 없었어도. 석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친부가 병실로 들어가고 난 후로 석진은 담배를 입에 물었다. 탄소가 있었을 때엔 붙이지 못했던 불을 붙였다. 숨을 길게 내뿜었다. 흰 연기가 입을 타고 흩날렸다. 탄소에게 들리지 않을 말을 전했다. 아주 어렸을 때엔 아버지가 담배를 피는 것을 좋아했어. 신문을 쥐고, 담배를 피던 모습이 멋있었거든. 입에서 구름을 뿜는 것도 신기했어. 구름을 만드는 건 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구름을 만들었거든.

 

 

 

 석진은 담배가 다 타버릴 쯤이면 새로운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구름, 연기. 신, 악마. 담배는 구름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더러운 연기였다. 구름이 될 수 없었다. 석진이 담배를 던졌다. 탄소의 방에 두었던 시든 백합이 자리한 화병으로 떨어졌다. 석진이 끄지 않은 담배와 맞닿은 꽃을 보았다. 물기 없는 백합이 담배의 열기를 가득 담았다. 꽃이 붉게 타올랐다. 석진은 턱을 괴고 불타오르는 꽃만 묵묵히 바라보았다.

 

 

 

 진료실이 빠르게 열이 올랐다. 탄소야, 일어나. 석진이 탄소를 흔들어 깨웠다. 왜요? 나가야 해. 석진이 탄소를 보챘다. 탄소를 부축하곤 불타는 진료실을 피하려 했다. 탄소가 뜨거운 열기에 휘청거렸다. 주먹을 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가지 않을 거예요. 석진이 탄소의 허리를 세게 잡아끌었다. 나가야 된다니까. 탄소는 눈을 꾹 감았다. 고여 있던 눈물이 떨어졌다. 지나온 자리가 검게 물들었다.

 

 

 

 

 

 

 “이, 이게 뭐에요.”


 “안 다쳤지.”

 

 

 

 

 

 

 탄소가 몸을 떨었다. 정신병원은 도심과 떨어져 있었다. 신고할 사람도 없었다. 불길이 솟구쳐 올랐다. 눈을 꾹 감았다. 언니, 언니는 왜 우릴 버렸어? 지켜준다고 했잖아. 왜, 우리를, 죽게, 만들었어? 얘들아, 나와. 제발 나와.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

 

 

 

 

 석진이 탄소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정신 차려. 병원이 불꽃을 토해냈다. 또다시 그들을 소화 중이었다. 땀을 뻘뻘 흘렸다. 왜 언니만 살았어? 구역질이 올라왔다. 욱, 바닥에 헛구역질을 했다. 석진이 탄소의 등을 두드렸다.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

 

 내 동생들이 저기에, 저기에.

 

 저기에 네 동생들은 없어.

 

 

 

 

 

 

 탄소가 석진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컥컥대며 숨을 뱉었다. 살려야 했어요. 내가 살면 안 되는 거였어. 석진이 탄소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나, 내 동생들 얼굴이 생각나질 않아요, 살리지도 못한 주제에, 잊어버리기까지 했어요. 석진이 탄소를 너무 세게 끌어안은 탓에 입이 막혔다. 말이 나오지 않아 입만 뻐끔댔다.

 

 

 

 

 

 

 네 잘못이 아니야.

 

 그렇지만, 그래도….

 

 불 속에 있는 건 네 동생이 아니야. 네 악마와 내 악마가 불타고 있는 것뿐이야.

 

 

 

 

 

 

 탄소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바닥은 차가웠으나, 뜨거운 열기가 탄소를 감쌌다. 다시금, 악몽이 되풀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석진이 탄소를 껴안았다. 불보다 뜨거웠다. 우리에게 더 이상 악마는 없어. 이젠 행복할거야. 석진이 탄소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날 구원해줄 신은 있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행복뿐이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태양이 떠올랐다. 뜨거운 태양이 악마를 집어 삼켰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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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 해주신 분들 사랑해요 쪽쪽 ♥3♥
거부는 거부합니다
계속 신청 받아요, 주저 말고 해주세요!!!

 

<사담>

 

아.. 넘나 힘듦..

글 옮기다가 무려 세 번이나 날려 먹었어요..

아무튼 여러분의 사랑둥이가 돌아 왔습니다(뻔뻔)

오늘은 새벽이 아니고 저녁에 왔어요.. 칭찬해줘요..♡

내가 많이 좋아해요 여러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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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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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 크슷입니다
아 되게브금도그렇고 글분위기도그렇고 되게깊고 심오하달까..대박적인것 연덕연도좋지만 단편도좋네요 결론 다좋네여 껄껄 여튼 이번글되게 깊이빠져들어읽었어여 뭔가굉장히 슬프기도하고 아픈거같기도하고 대박적..

8년 전
소슬
크슷님!!! 제 글을 좋아해주시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꺼이꺼이.. 크슷님 대박적.. 완전 고마워요!!
8년 전
비회원204.112
헐 대바아아악 ㅜㅠㅠㅠㅠ 저 다음작으로 태형이랑 연애하는 썰써주세요ㅠ
8년 전
소슬
감사합니다~ 노력할게요!!
8년 전
독자2
석진이도 악마 손 안에 있었던 사람이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네요.. 석진이가 최애여서 단독글 떠있는거 보고 반가워서 왔는데 예상치 못하게 글에 푹 빠져버려서 지금 정신이 멍.. 표현이 이게 맞을진 모르겠지만 약간 석진이의 어른스러움..?이 잘 드러난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ㅠㅠㅠ 여주인공이 끝내 의지할 수 있는.. 악마에게 상처 입었던 사람들이 끝에는 행복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잘 읽었어요!!
8년 전
소슬
글에 빠지셨다니.. 작가로서 너무 감사한 말씀입니다! 이 글에서 혹사시켰던 주인공들이 끝에는 서로 의지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3
와....진짜 심각하게 읽었어요... 너무 대단해요 ㅠㅠㅠㅠ 이런 글을 쓴다는 게 ㅠㅠㅠㅠㅠ 진짜.. 마음이 묵직해진 느낌이에요 ㅜㅜ
8년 전
소슬
엇.. 그렇게 느끼셨다니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어요!! 고마워요!!!
8년 전
독자4
설탕임다 와 분위기... 노래 무서워서 긴장하면서 봤어요ㅠㅠㅠㅠㅠㅠ 악마들이 불타고있는거라니.. 표현력.....
7년 전
소슬
설탕님! 브금과 달리 긴장하실 필요 없는 글이었을.. 아닌가요? 브금에 신경 쓰도록 노력했어요! ㅠㅠㅠㅠ 감사합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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