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늘 내 글을 읽어줘서 고마워
사실 내가 그 다음에 아팠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건 다음번에 하기로 하고..
나랑 도경수 사이가 결정적으로 좀 이상해보였던 날을 쓸게
(물론 이건 전지적 정수정 시점...이라고 말하기엔 나도 기분이 좀 이상했다.)
사실 나는 오빠 친구들 많이 아는 편이 아니야
어쩐일인지 경수 만나는 건 별로 신경도 안쓰는 오빠는
대학 가자마자 내가 오빠 친구들 만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 시작했어
집에도 친구들 안데려오고
그래서 오빠 친구들 만날 일이 없었어
하지만 나란 여자.. 그래 나도 여자야!
나도 남자 만나고 싶은 날이 있단 말야!
나도 커플 해보고 싶다고!
마침 오빠가 학교에 급하게 뭐좀 가져다 달라고 말을 해서
나는 흑심을 품고 (연필이니..)
좀 꾸몄어 ㅂ..ㅅ..사건 이후로 잘 입지 않았던 치마를 꺼내 입고
그..그래! 위에도 좀 파인 거 입었어
근데 그정도는 그냥 꾸민 거잖아..?
암튼 내 나름대로는 꽃단장을 하고 오빠의 학교로 향했지
오빠가 말해준 곳이 어딘지 찾느라 두리번 거리는데
누구랑 부딪혀.
-…아, 죄송합니다.
나는 사과를 하고 부딪히느라 흩어진 오빠의 악보들을 줍는데
부딪혔던 남자가 자기도 같이 악보를 줍더라 그러더니
갑자기 날 향해 고개를 들어
-박찬열?
-….
근데.. 나 하트어택 당하는 줄 알았잖아
진짜 잘생긴 남자가 눈앞에 뙇...
-박찬열…동생?
나는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니까 그 남자가 웃더라
아.. 웃으면 더 멋있어.
-네가 그 OOO이구나!
잉? 내 이름을 알아? 어떻게 알지?
-얘기 많이 들었어. 이쪽으로 와.
네.. 그 남자를 따라 걸어가니까 오빠가 무언가 분주하게 하고 있는 것이 보여
-찬열아, 동생 왔다
-어, OOO왔….
오빠가 내 이름을 부르려다가 갑자기 굳어
그리고 나에게 저벅저벅 다가와서 내 손에 들린 악보를 가져가
-고맙다. 얼른 가.
-응?
-야, 그래도 동생이 왔는데 캠퍼스 투어 정도는….
-됐거든. OOO, 얼른 가라고.
뭐야. 왜이렇게 까칠해?
창작의 고통 때문인가.. 싶어서 나는 그냥 알겠다고 하고 연습실을 빠져나왔어
온김에 도경수나 보고갈까, 생각을 하는데 그 남자가 날 따라 나오는 게 느껴져
-저기.
-…네?
-찬열이가 혹시 술에 취하면 집좀 보내게… 물어보게 번호..?
-아…네….
술에 떡이 돼도 집은 잘 찾아오는 오빠였지만
번호를 달라니까 별 생각없이 줬어
그리고 꽤 눈호강했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다음날 그 남자한테 연락이 왔어
-…헐 대박, 너 번호 따인거잖아, 멍충아!
수정이한테 별 생각없이 이 이야기를 하니까 수정이는 놀라면서
내 등을 때려 아야, 하면서 등을 문지르다가 정말? 하고 물었더니
수정이가 얼른 답장하라며 자기가 문자를 보내 버렸어
주고 받은 내용은 이래.
[오늘 저녁 먹을 사람이 없네. 너 나랑 같이 먹을래?]
[오빠가 사주는 거면요^^ 어디로 갈까요?]
아..미친 정수정. 나는 속으로 욕을 하다가도
갈아입을 옷을 고민하고는 수정이가 특별히 해준 화장(...어색해..)도 받고
결국 남자랑 약속된 장소로 나갔어
-어, 여기!
남자는 훈훈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나에게 인사를 했어
나도 인사를 하고 어색하게 다가가는데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내 손을 잡고 끌어
-어..저기.
-배고프지? 뭐 먹을래.
그러더니 알아서 어딜 고르고는 안으로 쏙 들어가버리더라
식당은 일본식 식당인 것 같아서
그냥 따라 들어갔어 뭔가 분위기가 좀 어두운 것 빼고는 다 괜찮아 보여서
-술 할 줄 알지?
-…네?
-가볍게 하면 되지, 뭐.
…네. 어물어물 답을 하는데 음식과 함께 술이 나왔어
나는 조금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무엇보다 남자가 너무 잘생겨서 그냥 별 의심 없이
술을 가볍게 몇잔 걸쳤어
근데 처음엔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조금씩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야
남자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휴대폰을 확인하는데 수정이가
[잘 되가고 있음? 카페 감?]
하고 문자를 해. 나는 답을 하려다가 실수로 전화버튼을 눌러
-…이제 자리 옮길까?
-…네?
-이차 가야지. 오빠가 오늘 화끈하게 쏠게.
-….
나는 갑자기 들려온 말에 전화를 끊을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남자가 갑자기 날 끌어 가자, 하면서.
나는 얼결에 끌려가기 시작해.
근데 이상하게 도경수가 생각이 나는 거야.
도경수가 보고 싶다고.
/…야, OO? 이차? 너 무슨 일이야?/
수화기에서 언뜻 수정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전화기 배터리가 나가버렸는지
곧 통화는 끊겼어
그리고 남자가 날 데리고 간 곳은 클럽이었어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섰어
-저기….
-여기 민증 검사 안해. 안와봤어?
-…저 클럽 처음인데….
-에이, 설마. 진짜라고 해도 오늘 놀아봐.
남자가 나를 다시 끄는데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드는 것 같더라
이 상황, 이거 굉장히 안좋은 상황이었어
나 얼결에 술도 마시긴 했지만 정말 클럽 같은 데 마구 다니고 그런 애, 아니거든.
-저, 안갈래요.
-빼는 건 여기까지다, 가자.
남자는 웃으면서 말하고 나는 끌려가기 싫어서
버텼어 뒤늦게 올라온 취기에 길이 좀 흔들려 보이는데,
-…?
눈에 경수가 들어와
경수는 나를 본게 믿기지 않는 다는 듯이 몇번 눈을 깜빡이다가
나를 알아봤는지 빠르게 다가와서 남자의 손을 낚아채
-너 뭐하냐.
-도경수?
-너 뭐하냐고.
-뭐하긴, 클럽가려고 하지. 아, 얘 알아? 얘 박찬열 동생….
순식간이었어 경수가 남자의 팔을 꺾어버린 건.
힉. 나는 좀 놀라서 뒤로 물러서는데 경수가 남자한테 말해
-너 술먹였어?
-…아, 이거 좀 놔봐. 왜이래?
-얘, 열여덟살이야.
-아, 그게 뭐.
경수는 팔을 더꺾어. 그리고 나를 바라봐
나는 어쩐지 창피해서 고개를 수그렸어
-OOO, 괜찮아?
-야, 내가 뭐 치한이냐?
남자가 억울하다는 듯 말하는데 경수는 남자의 팔을 놓고 남자를 밀어버려
남자는 얼결에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졌고
-너 한번만 더 얘 건들여봐. 그 때는 클럽에서 두발로 춤 못추게 해준다.
…?
술에 취해서 조금 정신이 없긴 했지만
분명 도경수는 내가 이때껏 봐왔던 도경수가 아니였어
뭔가 굉장히 무섭고 두려운 찬바람 쌩쌩 부는 도경수였어.
-가자.
경수가 내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 내가 휘청여
그러니까 경수가 하는 수 없이 내 앞에 등을 내밀어
나는 경수의 등을 밀어냈어
-나, 무거워….
-나는 화났거든? 얼른 업혀라.
근데 경수 목소리가 진짜 화난 것 같아서 나는 하는 수 없이 경수의 등에 업혔어
-너 자꾸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면 따라갈래?
-….
-니가 몇살이야. 유치원 생이야? 싫어요, 안돼요, 이러지 마세요 다시 가르쳐줘?
-….
-박찬열한테 이거 다 이를거야.
-….
우리 오빠라면 아마 노발대발하며 나를 외출금지 시키겠지.
하지만 어쩐지 반박할 엄두도 안나서 가만히 있었어
그리고 곧 잠들어버렸지
다음날 아침에 눈 뜨니까 당연히 화낼 줄 알았던 오빠는 의외로 조용했어
말없이 북어국을 앞에 내려놓더니 밥을 먹더라
그리고 곧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데….
-아, 그 새끼? 내가 그랬지, 뭐. 도경수랑. 걔 학교 며칠 못나올걸?
…아, 우리 오빠는 무서운 사람이었어..
그럼 난 여기까지-
휴, 갔다!
안녕 나 처음으로 글을 쓰는 OO친구 수정이야!
얘가 정말 인티에 글을 올리는 줄은 몰랐는데 오늘 보니까 내 말대로 하고 있네?ㅋㅋ
착하다! 내친구!
근데 너네도 내 생각이랑 같지?
너네도 둘 사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내가 OO이가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에 이 글을 급하게 쓰는 건
OO이가 모르는 사실이 있기 때문이야
사실 나 그날 통화 내용이 좀 이상해서 걱정되는 마음에
OO이 찾으러 약속 장소 근처로 갔었거든
막 두리번 거리는데 OO이가 왠 남자한테 업혀가는 게 보여
그래서 조심스럽게 따라가는데 남자가 뭐라뭐라 하더니
곧 OO이가 잠들더라
남자는 체구가 큰 편이 아니라 업고 가는데 꽤 버거워보이는대도
매너손 지키고, 힘들면 추켜 올리고 땀 뻘뻘 흘리면서 계속 걸었어
택시가 다니는 큰길에 이르러서야 택시를 잡고 가더니
(나도..뒤에서 택시를 탔지. 처음에는 그 남잔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까 OO이가 보여준 적 있는 경수오빠였어!)
집 근처에서 내려서 OO이 집에 들여보내주더라
한참후에 나와서는 누구한테 전화를 걸어
-박찬열, 너 앞으로 OO이 학교에 절대 부르지마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 같은걸 간략하게 설명을 하는가 싶더니 곧전화를 끊어
뭔가 짜증이 난다는 듯 후우, 하고 한숨을 길게 내쉰다음에
어디로 터벅터벅 걸어가
슈퍼에 도착해서 뭔가를 사서 나오는데 슬쩍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니까 북어를 사갔대
그리고 경수오빠는 다시 OO이 집으로 들어가더라?
나도 그 때는 시간이 늦어서 그냥 집에 들어왔지만
OO이한테 물으니까 그 다음날 아침에 북어국 먹었다고 하더라고
너네가 보기에도 이상하지 않아?
나만 이상한가?
암튼 너네가 응원좀 해줘봐 행쇼할 수 있게
둘은 여전히, 아직도 눈치도 못채고 있어ㅠㅠ
-
안녕.
후아, 쓰다보니까 길어졌어
됴경스님 이 글도 읽어줄거야? 싫어도 예뻐해줘..ㅠㅠ
핫바님 바쁠텐데 늘 글 읽어주고 덧글 남겨줘서 고마워
유후님 이래도 백현이가 더 좋아요? 물론 그렇겠져...ㅎㅎ
홍홍님 오늘 경수는 어때여? ㅎㅎ
미어캣님 정주행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어요!!
아, 비회원 독자님들
덧글이 늦은 건 공개가 늦게 돼서에요ㅠㅠ
그래도 보는 즉시 답글 달려고 노력하니까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들어와봐ㅠㅠ 답 있을거에요
그리고 오늘 밤은
내가 몸이 좀 안좋아서 약을 먹었는데
그래서 답 못 달수 있어요
내일 아침에라도 꼭 달테니까
너무 서운해 말아요
늘 고마워!♡
(그래도 아프니까 좋다.. 일찍 들어와서 글도 쓰고..)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요즘 남돌 스테디라는 호불호 끝판왕 코디..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