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붉은 여왕 효과 05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26/2/1324cf36168d241605ac6892c020cdc0.gif)
계단에 앉아 책을 읽던 내 볼에 닿은 차가운 무언가에 고개를 들었더니 전정국의 모습이 보였다. 이온음료를 흔들어보이던 그는 나에게 음료를 건네고 내 옆에 앉았다. 그의 행동에 책을 덮어 옆자리에 놓고선 그를 쳐다봤다. 무슨 할 말 있냐고 묻는 그에게 급하게 고개를 젓자 애같이 웃으며 음료수를 마셔버리는 그였다. 다 마신 음료수 캔을 흔드는 그의 행동에 그를 따라 급하게 원샷을 했지만 안타깝게 사레가 걸려버렸다. 내가 켁켁거리자 천천히 마시라며 꾸지람을 해오는 녀석때문에 허허실실 웃어버렸다. 내가 다 마신 캔을 그의 앞에 흔들어보이자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옮겼다.
대학교에 올라와서 보는 첫 시험이었다. 조별발표는 다른 이에게 책임이라도 물을 수 있지만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온전히 나의 것이었기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웠다.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어내리고 있던 중 부러진 샤프심과 함께 고장나버린 샤프에 성질을 내며 다른 샤프로 교체했다. 몇 번의 똑딱이는 소리가 끝나고 다시 써내려간 글씨들이 빼곡해질 무렵 내 왼손을 지긋이 누르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손톱 물어뜯지 마."
나를 빤히 쳐다보던 그는 나의 알 수 없다는 표정때문인지 내 손톱 쪽으로 눈짓을 해주었다. 그의 시선이 가는대로 내려가 비춰진 내 손톱은 곧 피라도 흘릴 듯 아슬아슬했다. 손을 놓은 그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나는 그가 잡았던 손을 바라보다 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시험점수로 조별발표에서 누락된 점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별발표에서 얻은 피해가 그대로 적용된 성적표를 받고나니 기분이 썩 좋지만은 못했다. 4.1라는 숫자가 적혀있는 성적표를 보며 머리를 짚고 옆을 돌아보니 전정국의 성적표가 보였다. 4.4의 성적을 받고 나를 바라본 전정국은 미소를 지었고 나는 고개를 떨구며 머쓱하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내 다른 쪽에서 울적해보이는 김태형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3.4 라니!"
"재수강 수고하세요."
"그러게. 내가 공부하랬지."
"하여튼 저 머리 좋은 것들은 이해를 못해요. 이해를."
나와 전정국에게 꾸중을 듣던 김태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라면을 먹어야겠다며 카운터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우리 둘은 고개를 저으며 사이트를 종료했다. 게임을 시작한 전정국의 핸드폰이 울리기를 몇 번. 전화를 받아든 전정국은 돌아오는 김태형과 바톤터치를 하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양 손 가득 음식을 들고 온 김태형은 전정국 어디가냐며 물어왔고 나는 그의 대답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게임 사이트를 연 김태형은 다시 돌아오는 전정국을 보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왔고 그는 아무런 말없이 짐을 챙겨들었다.
"나 약속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의아한 나와 전정국을 놀리는 듯한 행동을 하는 김태형이었다. 전정국이 먼저 자리를 떠나고 뭔가 아는듯한 행동에 그를 꽤 매섭게 쳐다봤다. 입술까지 꽉 깨무니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하던 김태형이 한숨을 쉬며 내 쪽으로 완전히 몸을 틀었다. 그리고선 나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
"전정국이 요즘 관심있어하는 사람있어."
붉은 여왕 효과
새학기가 시작되고 조금 여유로웠던 학교가 어느정도 사람으로 채워졌다. 강의실로 향하는 발길을 멈추게 한 전정국은 나를 본 것인지 그냥 지나쳐간것인지도 모르게 강의실 안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강의실로 들어가려던 발걸음을 다시 붙잡은건 남준씨였다. 손을 흔들며 걸어오던 그는 한 쪽에 메고있던 가방을 반대쪽으로 옮겨 메던 그는 나를 강의실 안으로 이끌었다. 스치듯 눈이 마주친 전정국은 내 뒤의 인물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인지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두번째 줄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자 내 옆자리를 차지해오는 남준씨는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내려놓았다.
"유일하게 같은 수업이니까 이 수업에만 옆에 앉아도 돼죠?"
"네. 그러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꺼내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곧 문을 열고 들어오는 교수님을 시작으로 새학기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출석부를 펼쳐 이름을 차례대로 부르던 교수님은 남준씨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김남준. 해외는 잘 다녀왔어?"
"다행스럽게도 잘 다녀왔습니다."
"이번 학점 기대할게."
수근거리던 사람들은 교수님의 말 한마디에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다. 교수님과 친해보이는 그를 의문스럽게 쳐다보자 코를 찡긋해오던 그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정국. 그의 이름이 불렸고 나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손을 내리던 그는 나를 흘끗 쳐다보고선 시선을 옮겼다.
"첫 수업이기도 하고. 뭐 굳이 여러분들이 일찍 시작해야할 필요를 많이 못 느끼는 교양과목이잖아요. 그렇죠?"
교수님은 능글맞게 손을 내저으며 학생들의 앞을 지나다니며 대화를 걸어왔다. 교양과목임에도 인기가 많은 교수님답게 꽉 채운 자리를 하나하나 두리번거리던 교수님은 나를 콕 집어 일으켜 세웠다. 교수님의 말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시선이 집중되어버렸고 민망함에 얼굴이 점차 붉어져오는게 느껴졌다. 학생은 책을 많이 읽는 편인가? 나에게 물어오는 대답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질문을 해왔다.
"그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당연히 읽어봤겠네. 그렇지?"
"네."
"거기에 나오는 앨리스는 책 속에서 호기심이 많고 모험을 좋아하는 소녀지만 붉은 여왕은 욕심이 많은 여자로 나오지. 내 말이 맞나?"
그가 묻는 대답에 잠시 망설였다. 민망함에 올라왔던 붉은기가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내 대답을 기다리던 교수님은 나에게 점점 걸어왔고 나를 바라보던 눈빛은 점점 나를 재촉해오는 것 같았다. 가만히 생각에 잠겼던 나는 고개를 들어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붉은 여왕은 욕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할 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위해 앨리스보다 훨씬 열심히 살았을테고 독하게 살아왔겠죠. 그리고 그 여왕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그녀를 욕심이 많은 여자라 단정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수근거리는 학생들은 곧 교수님의 움직임을 따라 서서히 조용해져갔다. 나를 건드리던 남준씨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엄지를 들어보이고선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그의 행동에 웃음이 터져서 재빠르게 입을 가렸고 다시 수업에 집중했다.
수업이 끝나고 가방을 챙겨들자 다음 수업에 대해 물어오던 남준씨였다. 가만히 다음 시간표를 고민하던 나는 가방에서 다 외우지 못한 시간표를 체크하며 그에게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교실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말과 함께 나를 이끌었다. 천천히 걸어가는 발걸음을 뒤로 미세하게 겹쳐들려오는 발소리에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가는 전정국의 모습이 보였다. 전정국에게 한걸음 내딛었을때 내 옆을 지나치는 그녀는 전정국의 뒤를 따라 강의실로 들어가버렸다. 갑작스런 그녀의 등장에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있었는지 내 눈치를 보던 남준씨는 강의실 앞에 멈춰 들어가라며 손짓을 했고 나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한번도 뒤돌아보지않고 강의실에 자리를 잡았다.
그 둘의 모습이 눈 앞에서 맴돌았다. 앞에 있는 것도 아닌데 더욱 신경쓰이고 답답해져갔다. 입술을 앙 다물고 잔뜩 경계하는듯한 모습의 나를 본 교수님이 뭘 그렇게 긴장하냐며 꾸중을 늘어놓으셨고 나는 표정을 풀고선 다시 수업에 집중하기위해 노력했다. 하루 종일 그녀의 등장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캠퍼스를 지나가던 중 마주친 익숙한 뒷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걸렸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그의 옆에 섰다. 나를 쳐다보던 전정국은 아무런 말없이 캠퍼스를 벗어나고 있었다.
"토요일에 그 사람이랑 저녁을 먹을 예정이야."
"… …."
"먹지말까? 너가 싫다고 하면…."
"먹어. 근처에 좋은 식당 생겼더라."
아무런 표정도 없이 나를 지나치는 그는 매정했다. 그 사람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가 아주 잠시라도 나에게 질투라는 것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는 처참하게 실패였고 심지어 나는 나 자신을 헤치고 있었다. 또한 남준씨에게도 못할 짓을 하고야 말았다. 뒤늦게 밀려온 후회는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고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붙잡아버렸다.
나랑 토요일에 저녁 먹을래요?
그에게서 온 답장을 꽤나 오랫동안 바라봤다. 인상을 구기며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버렸다. 빨리 달려도 결국 선을 넘으면 어떠한 상도 받지 못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
옷장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헀다. 옷장을 가득 채우고있던 원피스들을 손가락으로 훑다가 그가 선물한 쇼핑백으로 느리게 떨어졌다. 그가 건넨 쇼핑백을 들어 손목에 걸어놓고선 옷장을 닫아버렸다. 현관문쪽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고선 나에게 다가오는 사랑이를 안아들었다. 그리고선 사랑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챙겨들고 현관을 나섰다. 꾹 누른 초인종은 맑은 소리를 내며 내가 왔다는 것을 알렸고 이내 현관문이 열리며 아주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제가 오늘 약속이 있어서 사랑이 좀 맡아주세요."
"오늘 무슨 약속이 있길래 이렇게 예쁘게 입었어?"
"… 그냥 아주 중요한 약속이요."
전정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내가 이곳에 왔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몰랐더라도 나중에는 듣게 되겠지. 사랑이를 맡기고 떠난 나는 핸드백을 고쳐메고선 약속장소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어떤 여자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천이 살며시 내려갔다. 감옥을 지키던 병사들을 지나 여전히 어두운 복도를 걷던 그녀는 자신을 향해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가장 끝에 위치한 제일 어두운 감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서서히 자리에 앉아 작게 보이는 그의 모습을 살폈다. 누가봐도 야윈 얼굴의 남성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그녀는 작게 입을 열었다.
"좋아한다는 한마디면 돼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고개를 튼 그 남자는 다시 고개를 돌려 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행동에 주먹을 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더 넓은 창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거짓말이라도 좋으니까. 그 한마디면 여기 이렇게 있지 않아도 돼요. 더 좋은 권력을 누릴수가 있어요."
"그렇다면 더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못해 거칠어진 목소리가 그녀를 더욱 아프게 했다. 여전히 자신을 보지않고 대답하는 그에게 되물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뭐예요. 그녀의 물음에 침묵을 지키던 그는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멀리서 봤던 것보다 훨씬 야윈 그의 모습을 마주한 그 여자는 입을 겨우 막으며 경악스러움을 감추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그의 눈이었다.
"돌아가세요. 저는 여왕님께 갈 수 없습니다."
"그 이유를 말해주세요."
"여왕님께 거짓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괜찮다고."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그의 모습에 흐른 눈물을 닦아내던 그녀는 허탈한 듯 웃어보이며 그에게서 등을 보였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떼던 그녀는 천으로 얼굴을 가리며 복도를 거닐었다. 자신에게 욕을 내뱉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자들이 자신을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보던 그녀는 헛웃음을 지으며 감옥을 빠져나왔다.
현실을 깨닫는 그녀는 작게 웃으며 천천히 왕궁을 거닐었다. 자신을 마중 나온 사람들을 바라보던 여왕은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도 나를 욕하나요?
그녀의 물음에 잠시 당황한 듯한 표정의 그들을 바라보던 그녀는 또 다시 한 번 허탈하게 웃으며 궁전 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더 이상 자신의 편이 남아있지 않을거라 생각하던 그녀를 붙잡은 한 남자의 외침이 있었다.
"어떻게 여왕님을 욕할 수 있겠습니까."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그녀는 그 남자와 눈을 마주했다. 진실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
"고마워요."
그녀의 만족감을 채울수가 없었다. 그가 아니었기에.
궁전으로 들어가는 그녀를 바라보던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만족했다. 처음으로 말을 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작게 환희를 외쳤다. 그녀의 뒷모습이 문에 의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던 그는 동료들이 그의 이름을 몇 번이나 부르고 나서야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
그가 준 문자에 적힌 장소에 도착해 그를 찾았다. 모델 느낌이 나는 그를 찾는 일은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었다. 그의 앞에 서자 그는 꽤나 놀란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빼내던 그는 여전히 나를 낯설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에 갈 곳을 잃은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진짜 예쁘네요. 진짜."
계속되는 그의 칭찬에 안절부절하던 나는 주문을 받기위해 다가오는 웨이터를 보고선 마음을 다독였다. 주문을 받아간 웨이터를 뒤로하고 여전히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어색하게 웃어보이자 미안하다며 시선을 돌리는 그였다. 하지만 여전히 입가에는 미소가 서려있었다. 식사중에도 나에 대한 칭찬은 끊이지않았고 나는 여전히 어색함에 입꼬리만 올리며 웃어보였다.
처음이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이.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받고 싶었던 칭찬을 오늘 하루에 몰아받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나에 대해 칭찬을 해왔다. 내가 미친듯이 공부를 해서 1등을 해왔을 때에도 듣지 못했고 장학금이며 온갖 상장을 받아와도 듣지 못했던 칭찬을 고작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었다는 것 하나로 이렇게 들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고개를 들어 그에게 진심으로 말했다.
"고마워요."
"뭐가요?"
"칭찬 고마워요."
"진짜예요. 거짓 하나 섞이지 않은 진심이에요."
그의 마지막 말은 나의 입을 막았다. 그에게 해야했던 마지막 말이 입가에 맴돌다 흩어져버렸다. 당신을 잠시나마 이용해서 미안하다고. 그 말을 했어야했는데 나는 그 말을 끝끝내 말하지 못하고 식당을 떠나버렸다.
| 암호닉 빵야 |
다홍님 비비빅님 망고빙수님 몽총이덜님 현재는 암호닉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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