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한번도 그런 소녀를 보지 못했었다.
찰랑거리는 옅은 갈색의 머리카락,
희고 깨끗한 블라우스,
그리고 그 해맑은 웃음까지도.
+
"씨-발 제대로 안해?"
"........죄송합니다"
소년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와 농사를 지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소년의 삶은 늘 무채색이었다.
술만 마시는 아버지와, 그에 따라오는 무차별적인 폭행.
그리고 서슴치않는 폭언.
"하..........."
소년은 삽을 바닥에 꽃은 채로 하늘을 바라보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 생긴 버릇이었다.
'오늘따라 하늘이 정말 예쁘구나'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며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살며시 눈을 감았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꽃향기.
한번도 맡아보지 못한 이질적인, 그러나 달콤한 향기에 소년은 감았던 눈을 조심스레 떴다.
"안녕?"
그리고, 그런 소년의 앞엔 소녀가 있었다.
+
묘했던 첫만남 이후, 소녀는 소년을 계속해서 찾아왔다.
소년에게 폭행을 일삼던 아버지는 이상하게도 소녀가 소년의 곁에 있으면
말을 걸지도, 주변에 다가오지도 않았다.
소년은 생각했다.
'아버지가 소녀를 아니꼽게 생각하시면 어쩌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데,
소년은 소녀를 이용해 폭행에서 벗어나기엔 너무 어리고 작았다.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뜨면, 늘 그 소녀가 있었다.
둘은 서로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저 야, 저기, 친구야, 따위의 호칭으로 서로를 불렀다.
그럼에도 둘은 세상누구보다도 친한 친구였고,
소년에게는 아버지로부터 도망쳐 올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인 셈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소년은 여느 때 처럼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떴다.
하지만 소녀는 그 자리에 없었다.
소년은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으면서 까지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계속 기다리다보면 소녀가 올거야, 라고 생각하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얇은 초승달이 미소지으며 떠오르고
풀벌레들의 찌르르, 거리는 울음소리가 소년의 귓가에 울렸다.
소년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소녀가 날 떠나면 어떡하지, 이대로 아침이 되버리면 어쩌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소년은 들고 있던 삽을 바닥에 내팽겨치곤
자신이 입고 있던 손목이 해지고 잔뜩 구멍이 난 회색 면티에 눈을 부볐다.
소년의 눈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한참을 쭈그려 앉아있던
소년의 귓가에 풀벌레의 울음소리가 아닌,
이상한 소리가 울렸다.
커다란 소리는 아니지만, 분명히 들리우는.
소녀의 울음 소리.
소년은 자신의 옆에 놓여있던 삽을 들곤 풀 숲으로 빠르게 뛰어가 숨었다.
그리곤 풀 숲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소녀가 손으로 눈을 부비며 소년이 앉아있던 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왜 울고 있는거지? 소년은 생각했다.
한참을 숨어서 소녀를 바라보던 소년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풀을 헤치고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저기........"
소년이 소녀의 어깨를 조심스레 쓰다듬자 소녀가 고개를 들었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소녀의 얼굴에서 달빛에 비쳐 빛나는 눈물로 비추어보아,
소녀가 울고 있음은 확실한 사실이었다.
"왜 울고있어?"
소년이 천진하게 물었다.
소녀는 그런 소년을 원망스럽다는 눈길로 바라보다,
이내 히끅거리며 말을 이었다
"넌 왜 지금까지 날 기다렸니?"
소녀의 날카로운 어투에 소년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소녀는 다시 울고있었다.
소년은 소녀와 눈을 맞추기 위해 소녀의 앞에 걸터앉았다.
".......네가 보고 싶어서 기다렸어. 왜 울어?"
다정한 소년의 어투에 히끅거리던 소녀가 소매로 눈을 부볐다.
소녀의 눈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나 이사 가.
아버지가 여기 은행장으로 발령나셔서 이사왔었는데,
아버지가 돈을 빼돌렸대. 그래서 쫓겨나."
소년의 머리가 띵, 하고 울렸다.
아버지가 소녀를 피한것도 그 때문이었을까?
소년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소녀의 등을 가만히 토닥일 뿐이었다.
타들어갈듯 아파오는 가슴.
그게 사랑이라는 걸 알기엔, 소년은 너무 작고 어렸다.
뿌존뿌존's 사담 |
끄아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 너무 보고 싶어썽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ㅇ엉 사실 그렇게 오랜만도 아니지만요ㅠㅠ 근데 이번 아니면 못 올것 같아서 얼른 왔어요ㅠㅠ 조금 있으면 중간 고사잖아요ㅠㅠㅠ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텐데........(한숨) 그래도 저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저 서울학교 수학 시험지 풀어봤는데 2등급 맞았어요!! (자랑자랑) 얼른 1등급 맞아야 할텐데요.......
아, 오늘의 글은 주인공이 없어요. 여러분이 원하시는 멤버를 넣어서 읽으시면 되요:) 저는 순영이라고 생각하고 썼답니다. 어떤 멤버 같은 느낌이었는지 댓글에 달아주셔요! 재밌겠다ㅠㅠ
여튼 여러분 정말 보고 싶었어요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