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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저 예전에 하루에 몇 편씩 올렸을 때는 어떻게 글을 썼던 걸까요? 요즘은 뭔가 써도 써도 무언가가 불만족스러운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요즘 우울한 내용을 쓰다보니 머릿속까지 우울해진걸까요.

잘 모르겠지만 문득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땅끝까지 우울함으로 파고 들어가보자, 하고 해서 이 새벽에 쓰기 시작하는 조각입니다.

지금 제가 이걸 쓰는 순간에도 이 조각의 중간, 끝 등 어떠한 것도 없어요. 지르고 봅니다. 언제 잘려나...

-

 
 엠레스트 - 겨울의 끝자락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 처음은 그저 친해지기 힘든 형이었다.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나와 다르게 어딘가에서 조용히 홀로 서 있던 사람, 그럼에도 언제나 자신의 울타리 안 사람이라면 어울리기를 꺼리지 않던 사람. 그러면서 경계도, 의심도 많던 사람.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그들과 활력을 주고 받는 것을 좋아하던 나와는 어느 면은 완전히 반대이면서, 어느 면은 비슷했던 그런 사람.

 정말 뜻하지 않게 접점이 생겨 소개를 받았고, 비슷한 점을 발견했었고, 그렇게 친해졌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 사람은 내 시선을 모두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빼앗은 걸까, 빼앗긴 걸까. 그건 아직도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이제 어딜가나 내 시선에 끝에는, 그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의 울타리 안의 사람들을 질투하고, 시기하면서 나는 그 안에서 나만의 울타리를 쳐 그가 나만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욕심이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걸 흔히 사랑이라고 불렀다.

 

"야."

"네?"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어. 점심 같이 먹자고."

"아. 어,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우유."

"마시는 걸로 배 채우지 좀 말라니까요."

"그래서 먹으러 가자고 했잖아. 넌 잔소리가 너무 많아."

"다 형 걱정해서 하는 말이에요."

"알아. 그래서 안 마시잖아. 너 다음 강의 언제 시작이냐?"

 

 참 우습게도 짝사랑이라는 건 그랬다. 평범한 대화조차 설렜고,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에, 말 한 두마디에도 심장이 주체하지 못 하고 뛰어버리기 일쑤였다. 애초에 남자를 좋아하게 된 것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깊게 빠져본 것도 처음이라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도 몰랐었다. 그저 그 사람의 옆을 발걸음을 맞춰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이 좋아서 그게 얼마나 무섭고 끝이 보이지도 않는 깊은 감정인지도 모르고 혼자 발을 들였었다. 어린 나는 그랬었다.

 혼자 몇날 며칠을 그 사람의 생각과 고민으로 지새우기도 했고, 애써 아닐거라며 억지로 소개팅과 미팅에 모두 참석하여 새로운 상대를 만나기도 했고, 술을 연신 들이키며 내 마음을 부정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다 과실에 누워있던 나를 찾아온 그 사람이 숙취에 늘어진 나에게 힘내라는 딱 한 마디의 말과 함께 숙취해소제를 건네줬던 그 날에, 나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나는 저 사람을 사랑하고 있고, 억누를 수도 없다고. 지금까지 내 고민, 걱정, 노력. 모두 헛짓거리였다고.

 

"형. 이번에 인턴 합격했다면서요. 축하해요."

"나중에 제대로 취업하면 축하주 쏴라."

"와, 형이 나 사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랬던가. 그를 좋아한다고 인정한 순간부터 내 마음은 걷잡을 수 없게 커졌고, 깊어졌다. 그리고 그만큼 나는 내 감정을 숨기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었다. 애초에 그가 게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고백을 하면 그가 받아들여줄까? 그것도 문제는 아니었다. 다만, 지금 그의 울타리 안에서 어떤 식으로든 밀려질 것이 너무나 두려웠다. 그래서 숨겼다. 연인이 된다 하더라고 영원을 약속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과 같이 나는 이것도 인정했다.

 나란 새끼는 진짜 답도 없을 겁쟁이라고.

 그는 인턴을 하고 첫 월급을 받았을 때 나를 불렀다. 그리고 서로 친하게 지내는 가까운 지인들도 같이 불러내어 자리를 가졌었다. 이제 자주 못 볼텐데 아쉬워서 어쩌냐는 친구들의 말에 웃던 그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했다. 도중에 장난으로 나를 끌여들이는 사람도 있었다. 그와 나를 안다면 내가 그를 지나치게 잘 따르는 것쯤은 이미 다 눈치채고도 남을 정도로, 나는 그를 좇았다. 시선으로, 걸음으로, 행동으로, 마음으로. 그는 내 어깨를 두드리면서 이제 그만 나한테서 졸업하라며 그 사람들의 장단에 맞추어 농담을 걸었다.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 그만 하라고 투덜거렸다. 안 그러면 나도 그러고 싶다고 소리칠 것 같았다.

 

"형, 형.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에요?"

"어... 좀. 미안. 택시까지만 잡아주라."

"하여튼 사발로 들이킬 때부터 알아봤다, 내가."

 

 혀를 차면서 그를 부축한 채 대로에 나갔다. 그가 느릿한 숨을 뱉어내면서 날 올려보더니 씩 웃었다.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너무 떨려서.

 

"진짜 아쉬워서 어떡하냐. 어디가서도 너만큼 좋은 녀석 만나기 힘들 것 같은데."

"알면 좀 잘해주지 그랬어요."

"그러게. 내가 많이 못해줬다, 야. 다음에 또 한가해지면 연락할게."

"바쁘면 쉬는 날에 그냥 쉬고요. 형 은근히 일중독자잖아."

"착한 새끼. 그래도 안 찾으면 삐치는 거 안다."

 

 가볍게 나누는 대화는 언제나 너무 떨려서 목소리까지 떨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택시가 통 잡히지를 않아서 근처 편의점에서 자리를 잡았다. 찬 물을 들이키는 그를 빤히 보다가 그가 내민 물통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입 안 댔다는 그의 말에 그런 거 신경 안 썼다면서 보란듯이 입술을 대어 물을 마셨다. 미안, 사실 입 댄거야 그거. 장난스럽게 웃어버리며 하는 말에 놀라 하마터면 물을 그대로 흘려보낼 뻔 했다.

 사레에 들린 나를 보며 크게 웃는 그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다시 물통을 건네주면서 내심, 그와 간접 키스를 했다는 사실에 주체없이 떨려오는 가슴을 손으로 내리 눌렀다. 그가 이 사실을 알면 어떤 표정으로 날 볼지 몰라 더 내리 눌렀다. 무엇하나 흘러나오지 않게.

 잠시동안 그 자리에서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며 술을 깨던 그와 나는, 시간이 더 깊어지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술 깼으니까 부축해주지 않아도 된다며, 이제 바빠져서 얼굴 많이 못 보지만 그래도 연락은 하라는 그의 말에 나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었다. 그가 등을 보인 채로 내게서 멀어져갔다.

 

"형."

 

 그 멀어지는 뒷모습에 대고 소리를 치자 그가 의아한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저녁 잘 먹었다고,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을 뱉어내고 손을 흔들었다. 그가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주더니 성큼성큼 멀어져갔다.

 좋아해요.

 닿지 않을 고백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에게 닿지 않기를, 아니, 사실은 아주 조금이지만 내심, 그에게 닿기를 바랬었다.

 그렇게 그는 먼저 대학이라는 나와 같이 속해있던 사회보다 더 큰 사회로 뛰어들어갔고, 자연스럽게 얼굴을 보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나는 그래서 그 즈음 내 마음도 접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바보 같게도 그랬었다.

 

"형?"

 

 늦은 저녁에서야 겨우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참 거짓말같게도, 돌아가는 길에 그를 만났다. 분명 대학에서 줄곧 봤던 밝게 탈색한 머리도 아니었고, 항상 편하게 걸치던 차림새도 아닌 딱딱한 정장차림이었음에도 나는 그를 뒷모습만 보고도 알아챘었다. 그는 신기해하면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지만 차마 거기에 가슴이 먼저 반응해 알아버렸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의 옆에는 대학 때부터 그와 친하게 지냈었던, 나와 어린 시절부터 줄곧 같이 자라왔던 내 사촌 누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둘의 손은 빈틈없이 마주잡힌 채였고, 그는 그렇게나 질색하던 반지를 끼고 있는 채였다. 시선을 돌렸다. 그녀도 같은 반지를 끼고 있었다.

 웃음도 나오지 않았었다. 아침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싸구려 설정이라고 생각했었다. 뻔하고 뻔하게 흘러갈 스토리라면 나는 그 스토리에 어떤 위치일지 궁금해졌다. 주인공들 중 하나를 사랑하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조연쯤이될까. 날 보며 반가움에 젖어들어가는 그와 그녀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스스로가 너무 치가 떨려서 급하게 일이 있으니 다음에 연락하겠다며 도망쳐버렸었다. 와중에도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해버려서, 나는 또 한 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나는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구나.

 

"너 임마, 갑자기 그렇게 뛰어가서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사촌누나랑 사이좋게 커플링하신 형을 보고 저는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그건 미안. 그래도 덕분에 오랜만에 네 얼굴 봤네. 평소에도 거기로 퇴근해?"

"... 가끔요."

 

 사실은 자주요. 시끌벅적한 포차같은 것이 아닌 조용한 술집을 고른 것도 참 그 답다고 생각하면서 어느새 편한 차림으로 생맥주를 나누어 마시던 과거의 그와 내가 떠올랐다. 그도 마찬가지였는지 대학 때가 생각난다며 술잔을 기울였다. 한참 대학시절의 이야기로 우리 둘은 들떠있었다. 다시 만날 약속을 잡을 즈음, 그가 술기운에 반쯤 넘어갔을 즈음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미안하다고 일어나면서 핸드폰을 쥐는 그 손에는 그녀와 맞춘 커플링이, 순간 액정에 뜬 이름이 그녀의 이름인 것이 미치도록 다시 제 가슴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홀로 술잔을 몇 잔을 더 기울이고 있었을 때 그가 다시 나타났다.

 미안하다고 했다. 그만 가봐야겠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외투를 챙겨들어 술집을 나섰다. 무거운 눈을 비비며 그와 헤어졌다. 그가 다시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었다. 고개를 돌리면서 나는, 그의 전화를 받을 그녀가 부러워지기 시작했었다. 그러면서도 그가 부러웠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한다는 것 자체로도, 그 둘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 뒤로도 연락은 자주 했고, 종종 그녀와 그, 그리고 나. 이렇게 만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꺼낼 틈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그 둘은 너무나 예뻤다. 서로를 향한 배려가, 눈빛이, 마음이 다. 정말로 너무나 예뻐서 나는 그 둘의 행복을 빌어주었다. 진심으로, 빌었다. 행복하라고. 제발 그래달라고.

 

"무슨 일이에요, 형."

[이럴 때마다 불러서 진짜, 미안해. 근데 너 밖에 없다, 부를 사람이. 나올 수 있어?]

"어딘데요?"

 

 여느 관계가 그러하듯이, 그녀와 그도 종종 다투기도 했다. 그 일은 정말 사소해서 나중에 내게 웃으면서 말할 때도 있었고, 헤어짐을 입에 올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그에게 연락이 와 날 불러내기도 했었다. 이미 녹색의 술병을 늘어놓은 채로 테이블에 늘어진 그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도 않았다. 맞은 편에 앉았다. 그가 슬픈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이런 자리에 날 불러낼 때마다, 그녀를 찾으며 미안하다고 하는 그를 볼 때마다 왜 하필 나를 불러내냐며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그가 힘이 들 때 불러내는 게 나라는 사실이 또 기뻤다. 행복을 빌어주었는데, 나에게 보란듯이 계속 행복해야지 왜 싸우냐고 타박을 건네주면서도, 마음에는 또 추악한 희망이 피어올라왔다.

 

"또 싸웠어요? 이번에는 무슨 일이길래 그래요."

"야. 너 알았냐?"

"뭐를요?"

"네 사촌 누나 아픈 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그딴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는 웃었다. 웃으면서도 울었다. 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은 처음이라서, 말을 잃었다. 차마 그 앞에서 진짜냐고 다시 추궁할 마음이 들지 않았었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지.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그 날은 결국 나도 그와 같이 술을 들이켰다. 술과 함께 추잡스러웠던 내 마음도 같이 삼켜내었다.

 그나마 나중에 술을 마시기 시작한 내가 조금이나마 더 멀쩡한 채로 술집을 나왔다. 밤은 이미 가장 깊은 끝자락에 닿은 채로 모든 것을 삼키고 있었다. 불러내서 미안하다고, 그녀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너도 모른 척 해달라고 그는 부탁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내가 그를 거역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비틀비틀. 그는 걸어갔다. 나도 등을 돌려 반대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버릇마냥 뒤를 돌아봤을 때 그가, 서서히 밤에 삼켜진 채로 무너지고 있었다.

 

"형."

"왜, 왜..."

 

 무너진 그는 쉽사리 일어나지 못 했다. 그에게 다가가 마른 몸을 껴안고 한참을 곁에 머물러 있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누군가를 원망하는 그를 따라, 나도 그 누군가를 원망했다. 연신 들썩이는 마른 등에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차라리 날 데려가고 이 둘은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왜 내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을까. 그녀와 그가 계속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것도, 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도,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도.

 한참을 울던 그는 겨우 내 품에서 나와 벽을 짚은 채로 일어났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다시 걸어갔다. 나는 그의 곁을 따라 걷지 못했다. 그의 등에 대고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은 마음만을 억누르느라, 그래서, 그래서...

 

"결혼식을 올릴거야."

"..."

"혼인신고도 하고."

"..."

"내가 멍청해보여? 미련한 짓일까?"

 

 차마 그렇다고도, 아니라고도 답을 해줄 수 없었다. 그는 며칠을 더 괴로워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그녀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그녀가 이 말을 들었을 때, 울었다고 했다. 그는 그녀를 껴안고 같이 울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둘은 결혼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끝이 보이는 사랑은 어떤 기분이에요? 나는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이 사랑 속에서 목이 졸려 죽을 것 같아요, 형.

 어제 미리 혼인신고를 올렸다며 상기된 얼굴로 웃는 그를 보며 나도 웃어버렸다. 그래요. 그렇게 계속 행복해주세요. 지금까지 내가 빌었던 모든 것이 거짓투성이라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 하나만은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빌었다. 제발, 이루어달라고 계속 빌었다.

 결혼 절차는 정말 순식간에 끝이 났었다. 그녀와 그는 또 평범한 커플처럼 결혼 직전에 의견 충돌로 힘들어 하고, 다시 화해하고, 바쁘게 준비를 하는 나날을 보냈다. 나는 내 일상만을 묵묵히 보냈을 뿐이었다. 그 둘과 나는 일부분을 함께 할 수 있었지만, 모든 것을 함께할 수는 없었으니까.

 

"이거 어때?"

"누구세요? 못 알아보겠다. 형이 나한테 제발 한 장이라도 좋으니까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고 계속 톡 보내는 거 알아?"

"아, 안 돼. 보내지 마. 결혼식 때 제일 예쁜 드레스로 놀래켜줄거야."

"마음대로 해. 나중에 내가 형한테 욕 먹으면 그거 다 누나가 막아줘야 돼. 난 잘못 없다."

 

 내 농담에 웃는 그녀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왜 그가 사랑에 빠졌을지 충분히 짐작케 할 정도로. 신랑분이 애타시겠다면서 말을 걸어오는 직원에 부끄럽다는 듯 웃는 그녀는 결혼식장에서 더 아름답게 빛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충분히 빛날터였다.

 우연히 혼자 살고 있는 집에서 사진첩을 찾아내었다. 대학에서 졸업했을 때 후배들이었던가, 동기들이었던가. 누군가에게 받았던 것이었다. 사진첩을 열어 살펴보니 1학년 때부터의 내가 보였다. 내가 없는 사진도 많았다. 그리고, 그가 찍혀있는 사진도 있었다. 어두운 머리색을 하고 있는 지금과 달리, 그는 밝은 머리로 탈색을 한 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와 아직도 인연이 닿은 것에 감사했다. 부디 여기서 내가 욕심을 부리지 말기를 바랬다. 이미 스스로 할퀴고, 짓물러서 터진 채 아직 아물지 못한 사랑이라고 해도 이대로가 좋으니 딱 여기까지에서 멈추기를 바랐다.

 내일이 드디어, 그녀와 그의 결혼식이었다.

 

"이거 그 때랑 같은 드레스는 맞아? 아닌데. 더 예뻐졌는데?"

"너 갑자기 그러는 거 엄청 어색한 거 알지?"

"형은 누나 봤어? 누나 보고 또 반해서 귀 빨개지는 거 아니야?"

"아직 안 봤어. 그래서 나도 그 사람 구경도 못 했어."

"웨딩드레스 입은 거 안 보여줬다고 시위하는 거지 뭐."

 

 그녀는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결혼식이 곧 시작이라는 내 말에 그녀가 손짓으로 문 앞에 기대어있던 나를 불렀다. 신부가 이렇게 외간 남자를 들여도 되냐고 장난스럽게 몸서리를 치니까 까불지 말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너한테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무슨 말?"

"고맙다고. 너 덕분에 우리 둘이 여기까지 계속 사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

"... 뭐래. 갑자기. 닭살스럽게."

"진짜거든."

 

 그녀는 누구보다 아름답게 웃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녀의 말에 울컥할 틈도 없었다. 그런 거 아니라고. 사실 누구보다 둘이 깨지기를. 그래서 내게 티끌같은 희망이라도 던져지기를 바랐던 추악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자신인데, 어떻게 내가 둘의 사랑을 도와줄 수 있었냐고. 그렇지만 웃어버렸다. 울 수는 없었으니까. 이제는 울음 대신 웃음을 보이는 것이 더 익숙했으니까.

 

"이제 슬슬 시작하겠다. 난 먼저 가 있을게. 덜렁거리다 드레스 밟고 넘어지지 말고."

"너 진짜 끝까지 놀릴래?"

"누나."

"뭐."

"오늘 진짜 예뻐. 진짜, 최고로."

 

 신부대기실을 나오고 문이 닫히자 그제야 깊은 숨이 나왔다. 오늘도 어색하지 않았겠지. 입고있는 정장을 고쳐매면서 식장으로 향했다. 자리를 찾아 앉고 주위의 아는 친척들, 그리고 대학시절 익히 얼굴을 봤던 동기들, 선배들, 후배들까지 모두와 인사를 하고 있자니 금방 식이 시작되었다. 그가 먼저 식장에 들어섰다. 어딘가 긴장된 얼굴로 걸어가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두 엄지를 치켜들자 그가 살짝 웃었다.

 그리고 그녀가 식장에 들어섰다. 처음으로 신부의 모습으로 그 앞에선 그녀가, 신랑의 모습으로 그녀의 앞에 선 그가 정말 눈부시게 빛이 나서, 정말 너무나 아름다워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자리에서는 둘의 행복을 빌어주지 못 했다.

 결혼식은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사진을 찍을 즈음 몰래 빠져나가려다가 동기들에게 휩쓸려서 나갈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카메라 앞에 그녀와 그의 부탁으로 나까지, 셋이서만 섰다. 파르르 떨리는 입꼬리를 애써 붙잡으며 웃었다. 환하게 웃었다. 나중에 사진 나오면 꼭 나도 줘야된다고 신신당부를 한 뒤에 식장을 빠져나왔다. 일이 있어서 가야된다는 내 말에 그 둘은 아쉽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같이 걸음을 맞춰 나와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날씨 좋다."

 

 웨딩홀을 나오자 아직 약간의 서늘함을 담은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팔에 걸친 얇은 외투를 거칠 생각도 못한 채로 길을 걸어갔다. 주위에 사람이 없어질수록, 길이 조금씩 좁아질수록 내 마음의 벽도 작아진다고 생각했다. 기어코 뒤늦게 손으로라도 잡으려 가슴을 쥐었지만 결국 몇 년씩이나 잠겨있던 마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사랑했어요. 아니, 지금도, 사랑해."

 

 처음으로 그를 향한 마음을 목소리로 불러내었다. 그동안 참았던 만큼 쉬이 그를 향한 고백이 끊이지를 않았다. 중심을 잃은 몸이 벽에 기대어졌다. 천천히 무너졌다. 허술하게 막혀있던 마음이 녹슬어가던 것은 한 번에 토해내지 못할 만큼 깊게 썩어문들어져있었다. 한참을 혼자 그렇게 무너져있었다. 추스리지도 못한 사랑과 함께.

 그녀의 병은 빠르게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봤을 때 반했다고 했던 그 예쁜 생머리가 모두 빠져 짧아져도, 항상 생기있게 물들여있던 뺨이 하얗게 질려도, 예쁜 빛을 띄며 금방 시원스레 미소를 보였던 입술이 퍼석해져 갈라져도 그녀는 아름다웠다.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사랑을 같이 마주대어 하고 있는 남자 또한.

 

"형, 먼저 왔네요."

"나야, 뭐..."

 

 그녀는 웃는 얼굴로 떠났다고 했다. 그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는 말만 했다고 했다. 슬픔의 눈물은 예전부터 같이 흘려왔기에 그만큼 슬픔을 덜어낸터라, 마지막은 같이 웃는 얼굴로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그가 말했었다. 장례식장에서 그는 울지 않았다. 울면, 내 품을 또 한 번 빌려주고 싶었는데 그마저도 욕심이었나보다. 그는 부드러운 얼굴로 그녀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슬프면 울라고 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안 울어. 꼭 울어야 되는 것도 아니잖아."

"아니, 형. 내 말은 그게 아닌 거 알잖아요."

"알아. 그래도 안 울기로 약속했어. 계속 서로를 사랑하기로도 악속했고."

 

 여기서 만났으니 밥이라도 한 끼 같이 하자며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그녀의 사진 앞에 나도 하얀 꽃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 작은 꽃다발 옆에는, 그녀가 생전에 가장 좋아했었던, 부케로도 썼었던 화려한 분홍색 튤립 꽃다발이 보였다. 한참을 내려보다가 날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그제야 걸음을 옮겼다.

 내려가는 길, 잔디가 깔린 언덕에 바람이 불어왔다. 먼저 걸어가던 그의 뒷모습에 아주 옛날 어느 저녁, 편의점에서부터 먼저 걸어가던 그 뒷모습이 겹쳐졌다. 어디까지 당신을 사랑해야 끝이 보일까요? 올곧은 등에 대고 속으로 사랑을 외치는 나는 민윤기를 사랑하는 20대의 김남준이었다. 속으로 중얼거린 고백을 뱉어낸 그 날부터 단 한 마디도 자라지 못 한 채 멈추어버린. 

 

-

 분홍색 튤립의 꽃말. 영원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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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잠도 못잔 새벽부터 감성에 젖게 하시네요.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저 그렇게 여린사람 아닌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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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우울하다기보단 아리네요. 글이. 작가님 요새도 글 잘쓰고 계세요. 저는 여전히 잘 보고 있고요. 슬럼프는 작가님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봅니다. 도담도담. 계속해서 좋은글 써주세요 작가님.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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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마음아파.... 마음이찢어질거같아요!!!ㅠㅠㅠㅠ항상 밝은 글만보더가 오늘...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제가 작가님덕에 랩슙에 완전히 빠져든것망 알아주세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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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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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마음아파요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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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으어...옥수수수염차입니다
작가님 글들은 가끔씩 제가 뭐라고 댓글을 남겨야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글들이 있어요.
이번 글도 그래요
제가 만약 이 글을 이 글이 올라온 새벽에
봤다면 저는 아마 울었을 것 같아요.
짝사랑을 포함해 아직 사랑이란 것을 많이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또 작가님 글을 통해 짝사랑의 아픔을 느껴봤네요.
섬세해요. 섬세해서 더 잘 느껴지고, 글에 나온 인물에게 공감이 되고, 집중이 잘 되고, 그래요.
마지막에 나오잖아요, 분홍색 튤립의 꽃말이.
그 부분을 읽는 순간 제가 남준이가 사촌누나와 윤기가 손을 잡고 있었던 모습을 발견했던 순간처럼
숨이 탁 막히더라구요
깊어진 사랑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렇게 위험하기도 한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작가님
아 맞다. 작가님 일찍 자요.
원래도 늦게 자던 것 같은데...
요즘따라 더욱 늦게 자는 것 같아요.
걱정입니다
하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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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슙슙이에요.....아침부터 맴찢.....남준이의 짝사랑이 너무 애절하고 아련하고...하...왜 하필 사촌누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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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마음아파요ㅠㅠㅠㅠㅜㅜㅠㅠㅠㅜㅜㅠ누나랑 짝사랑상대인데 둘다 잃는기분은ㄴ 정ㅁ말.....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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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꼬맹이
아련해요....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루겠어요...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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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침침입니다, 작가님. 후반부로 갈수록 대놓고 절절하고 아련하기보다는 담담해져서 더 슬픈 것 같아요. 남준이도 윤기도...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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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솔선수범입니다 남준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같은 동성을 좋아하는 것을 깨닫고 현실에 부딪히며 고통에 무뎌져가는 모습이 가슴을 먹먹해지게 만드네요 분명 좋아하는 사람인데 사랑을 빌어주기도 하고 희망을 가지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엔 막연한 짝사랑으로 남아버렸네요 남준이도 얼른 새로운 사랑을 찾아 행복해지길 바라요 잊는 것은 힘들겠지만 아니 잊을 수 없겠지만 남준이도 행복해야할텐데 꼭 행복하길 바라 남준아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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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시에예요. 글자 하나하나 마음 한 쪽이 아려오네요. 담담하게 이별을 맞는 윤기도, 그걸 지켜보는 남준이도 너무 마음아파요. 힘들겠지만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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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아 헉... 희망찬란이에요. 끝까지 남준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윤기와 끝까지 윤기의 행복을 빌어주는 남준... 둘 다 너무 안쓰럽고 슬프고... 8ㅅ8...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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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6.2
너무마음아파요ㅠㅠㅠ너무아련하고..글을잘쓰셔서 감정이입이되니까 울거같ㄴ네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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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뜌입니다ㅠㅠ 남주니의 짝사랑 환한 20대를 그냥 그렇게 짝사랑으로만 그것도 엄청 가슴 아픈 짝사랑으로만 보내다니 엄청 먹먹하네요ㅠㅠ 작가님 이번 조작도 잘 읽고가요ㅠㅠ 항상 글 감사하고 사랑해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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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620이에요!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글 한 편을 봤네요:) 남준이도 윤기도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런데도 둘이 무조건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없는 그런 글이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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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지켜본다는 게 힘들텐데 ㅜㅜ 남준이는 끝까지 관계의 끝을 보게 될까 자신의 마음을 묻어두고 윤기를 대하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네여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한 윤기도 가슴아프지만 기약이 없고 물음의 답또한 들리지않는 짝사랑을 하는 남준이또한 마음이 아파서 이글은 더 찌통인 것 같아요 ㅜㅜ 항상 작가님 글을 볼때마다 어쩜 저렇게 표현을 잘하시고 저렇게 이야기를 술술 풀까 등등 이러한 생각을 많이 했는데 작가님도 그런 고충을 가지고 계셔서 걱정되기도 하는 것 같네요 항상 작가님 글을 보고 평일에 쌓인 스트레스가 풀려가는 것 같아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 항상 응원할게요! 오늘이 지나면 또다시 월요일이네요 남은 주말도 기분 좋게 보내세요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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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오히려 슬픔 속으로 깊게 빠지고 나면 카타르시스로 더 나아질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도 얼른 기분이 더 나아지셨으면 좋겠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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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신알신 떴길래 신나서 들어왔지만 글을 쭉 읽고 보니 입꼬리가 내려갔어요ㅠㅠ이 새벽에 감성 충만해지는 글이네요 아직 남준이처럼 또 윤기처럼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본 적은 없지만 그랬다면 딱 이런 마음일까요 마음이 무겁네요ㅠ작가님 표현력 짱짱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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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9
호빈입니다!뭔가..계속 작가님 글을 봐 와서 그런지 그래도 결국에는 둘이 이어지겠거니 하고 보고있었어요.사실 사촌누나라는 단어 볼때부터 좀 불안불안 했는데..남준이가 정말 멋진 사랑을 했네요.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행복하기를.잠깐잠깐 희망을 가졌지만 끝에는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서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거 힘들거 같아요.짝사랑이 이래서 힘든가봐요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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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0
맹공자. 아 저 울었어요... 중간부터 먹먹하다 싶었는데 결국 울었네요ㅠㅠㅠ 남준이도 윤기도 윤기의 아내도 모두가 안타깝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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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2.26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남준이와 윤기의 짝사랑이 엇갈린게 마음아프네요. 잘 읽고갑니다. 안풀린다고 너무 신경쓰고 붙잡으면 오히려 손에서 빠져나가더라구요. 모든일이 작가님원하는대로 일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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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0.123
자몽소다예요.. 뭔가 찡하네요 영원한 사랑... 여러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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