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추천해주시는 거 모두 듣고 생각나는 썰이 있으면 바로바로 메모하려는 편입니다.
물론 하나를 추천해주시면 그 가수의 다른 노래들도 다 찾아보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많지만요.
그래도 제 플레이 리스트는 착실히 풍부해지고 있습니다. 하, 행복...
트로이 시반, 악토버, 스웨덴 세탁소, 참깨와 솜사탕 등등...
뭐랄까. 듣는 범위가 넓어지다보니 최신 가요만 듣던 귀가 편식을 조금씩 고쳐나가는 느낌...!
세레노 - 소년이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
어느 날부터 외출 욕심이 많아진 윤기를 보고 남준이가 다른 이들과 만나는 일이 아니라면
항상 윤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그 장소가 오락실이 될 수도, 피씨방이 될 수도, 마트가 될 수도, 공원이 될 수도 있었으면.
둘의 발자국이 나란히 보이지 않게 새겨질 곳이
그냥 평범한 길거리여도 좋을 것 같다.
날이 풀려서 햇빛이 조금 더 제 따스함을 찾아가고,
바람이 온기를 품은 채로 남준이와 윤기를 살짝 건들이고 지나갔으면.
그리고 남준이는 토끼의 모습으로 선 채 두 발로 서서 제 귀를 쓸어내리며 그루밍을 하고 있는 윤기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으면 좋겠다.
얼마 남지 않은 방학.
다가오는 개강일.
해야할 일, 정리해야 하는 일.
내년의 방 계약 등등.
마음 같아서는 윤기를 위해서라도 더 넓은 방으로 가고 싶지만 아직 대학생인데 그게 가능할리가.
손을 뻗어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가 윤기가 뭔가 싶으면서도 두 귀를 축 내린 채
남준이의 손바닥에 이마를 콕 박아 제 얼굴을 부볐으면.
남준이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가 창틈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윤기의 얼굴을 내리 쬐자
다른 손을 올려 그 햇빛을 막아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날씨도 좋은데 산책갈래요?
남준이의 말에 윤기가 고개를 번쩍 들었으면.
두 앞발로 남준이의 손목을 꼭 그러쥔 채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으면.
남준이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입꼬리를 올려 웃으면서도,
윤기가 분주하게 침대 아래에서 뛰어내려 얼른 옷을 챙겨달라는 듯 옷장 앞에서 폴짝거려도,
몸은 움직이면서 윤기와 같이 외출준비를 하면서도
시선은 윤기에게서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 남준이의 시선에 윤기의 시선이 닿을 때쯤이면
안 그런 척,
고개를 돌렸으면 좋겠다.
날이 밝았으면 좋겠다.
햇빛은 환하게 거리를 비추면서 뜨겁지 않고,
가끔 옅은 온기가 조금씩 달아올라 열기가 될 즈음 아직은 서늘한 바람이 불어 열기를 가져가버리고,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는 길거리에 남준이와 윤기만이 걸음을 맞춰 걸어갔으면.
햇빛 아래서 더 하얗게 빛나는 윤기를 바라보던 남준이가 윤기가 소매를 잡아 흔들 즈음 상념에서 깨어났으면.
환하게 비춰지는 윤기의 눈동자가 들뜸을 겨우 내려앉힌 것을 눈치챈 남준이가 손을 올려 윤기의 머리를 헝클이듯 쓰다듬으면
윤기 너는 갑자기 왜 동생취급이냐고 하면서도 얌전히 남준이의 손길을 받았으면 좋겠다.
산책의 끝은 어느 한적한 카페였으면 좋겠다.
카드에 남은 잔액과, 가지고 있는 현금 등을 확인한 남준이가 뭘 마실까 하다가
윤기가 카운터에서 아이스크림 와플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눠마시면 되겠지, 싶어 커피와 스무디 한 잔이 아니라,
와플 하나와 스무디 한 잔을 시켰으면.
카페 구석에 앉아 진동벨을 가지고 노는 남준이가 슬쩍 그 진동벨을 뺏어들었으면 좋겠다.
이게 그렇게 신기해요?
볼 때마다 신기하긴 해. 엄청 요란하게 울잖아.
그래서 매번 놀라고요?
안 놀라거든.
거짓말.
소리에 예민한 윤기가 진동벨의 요란한 진동을 견딜리는 없을텐데 싶어 남준이가 태연히 말하면
윤기는 별 것 아닌 것에도 토끼를 무시하냐면서
미간을 찡긋,
코를 씰룩거렸으면.
또 버릇 나온다며 윤기의 콧망울을 툭 친 남준이가 다시 윤기의 손에 진동벨을 내려놔줬으면 좋겠다.
끝이 조금씩 각이 졌으면서 둥글한 모양의 진동벨을 이리저리 살피던 윤기가 대뜸 위잉 울리는 진동벨에 놀랐으면.
토끼의 귀까지 내보인 채로 그대로 바짝 세워버려서
남준이도 덩달아 놀랐으면 좋겠다.
형, 형. 귀 나왔어요. 귀.
어, 어? 어?
남준이의 반응에 놀란 윤기가 허둥지둥거리다가 진동벨을 쥔 채로 제 귀를 꾹 눌렀다가 귀에 닿는 진동에 더 화들짝 놀랐으면.
윤기가 너무 어쩔 줄 몰라하다보니 되려 남준이는 침착해져서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얼른 윤기의 옆으로 다가가 후드를 꾹 씌워주었으면.
시킨 거 가져올게요. 침착하고. 귀 집어넣고 있어요.
꾹 눌려진 후드 위로 선연하게 느껴지는 남준이의 손에 윤기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큰 후드를 푹 눌러쓴 윤기를 본 남준이가 힐끔, 윤기를 바라보다가 아직 요란하게 울리고 있는 진동벨을 들고 카운터로 갔으면.
그리고 와플과 스무디 한 잔을 가져와 내려놓을 즈음에는
윤기가 후드를 벗어내려 다시 토끼 귀를 숨긴 온전한 사람의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잘했다는 듯 씩 웃으면
윤기는 애취급이냐며 슬쩍 고개를 돌렸으면.
그러다가 와플을 보고 눈을 반짝였으면 좋겠다.
태연하게 포크를 만지작거리면서 이렇게 산처럼 쌓인 것을 어떻게 먹나, 아이스크림 따로, 와플 따로인가 등등의 고민에 빠졌으면.
남준이는 턱을 괸 채로 윤기를 빤히 보다가
표정은 덤덤하면서 귀 끝이 살짝 붉게 물든 것을 보고 작게 웃었으면 좋겠다.
안 좋아하는 척.
귀여워.
속으로 중얼거린 채 작은 나이프를 들어 여러 시럽과 알록달록한 과일, 장식 등이 올라간 아이스크림 와플을 천천히 잘라내었으면.
모양이 꽤나 투박하고,
어느 면은 아이스크림이 나이프에 걸쳤다가 그대로 접시에 툭 떨어져도
윤기는 계속 그 나이프에 시선을 고정했으면.
조금 큼직하게 잘린 와플이 들여올려지고 제 입가에 닿아왔을 때 흠칫 놀랐으면.
이거 떨어져요. 얼른.
자신을 재촉하는 남준이의 어투가 꽤 다급해보여서,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려 그대로 남준이가 잘라준 와플을 받아먹었으면 좋겠다.
맛있냐는 물음에
고개를 몇 번 끄덕이다가
또 오물오물 입을 움직였으면.
부지런히 입을 움직이면서 스무디를 두 손으로 꼭 쥐고 있는 모습에 남준이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갔으면 좋겠다.
윤기가 와플을 다 먹자 나이프를 넘겨주려는데
당연하다는 듯 입을 벌리는 것을 보고
얼결에 다른 조각하나도 골라내어 먹여주었으면.
아기새마냥 덥썩 덥썩 받아먹는 모습을 보다가, 나이프를 내려놓고 엄지로 윤기의 입가를 문질러 근처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아주었으면.
그마저도 아깝다는 듯이 바라보는 윤기의 모습에
결국 작게 다시 웃음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커피 하나를 포기한 것 치고는
꽤 보람이 큰 것 같아서
왜 그러냐고 묻는 윤기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며 답하고 다시 와플을 조금 잘라 윤기의 입가에 대어주었으면 좋겠다.
와플을 다 먹고 스무디를 나누어 먹으면서 나른하게 늘어지는 윤기가 보고 싶다.
남준이는 핸드폰을 들어 몰래 그런 윤기의 모습을 저도 모르게 담아내었으면 좋겠다.
배도 부르고, 카페 안은 조용하고, 선선하고.
조금씩 꾸벅거리는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만 집에 가자고 남준이가 물었으면.
윤기의 고개가 끄덕여지고 둘은 카페 밖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런 게 휴일이구나.
남준이가 제 소매를 잡은 채 반쯤 꾸벅거리는 윤기를 내려보며 절로 풀어지는 마음에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으면 좋겠다.
잡히지 않은 쪽의 팔로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느려지는 윤기의 걸음에 자신의 걸음을 맞췄으면 좋겠다.
윤기가 없었다면 집에서 뒹굴거리거나 친구들을 만나 결국 술로 끝나는 만남을 가졌을 남준이의 휴일이
그렇게 따스하게 풍부해졌으면 좋겠다.
윤기가 남준이로 인해 품에 안고 있던 세상이 커진 만큼,
남준이는 윤기로 인해 크기만 컸던 세상 속을 풍부하게 채워나갔으면 좋겠다.
그게 아무리 사소하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어렴풋이 서로가 그 사실을 느끼고 있었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녹아들듯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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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과 글씨 모두 감사합니다. 하트. |
| 암호닉 |
현 / 2반 / 미름달 / 아몬드 / 린찡 / 날개 / 진달래 / 하앙 / 침침 / 파닭 / 설렘 / 나비 / 작가님사랑해요 / 수조 / 쌍디 / 크롱 / 오월 / 레티 / 루미 / 레연 / 꼬맹이 / 뀨를 / 밐 / 윤기야 / 모카 / 오리 / 0418 / 엉엉작가님사랑해요결혼해 / 준아 / #pillowtalk / 현! / 쌈닭 / 용의자 / 슙슙이 / 매듭달 / 헤븐 / 기쁨 / 밀 / 굥기 / 하앙쿼카 / 슙피디 / 상상 / 몽글이 / 요요 / 탄콩 / 바너바너 / 슈팅가드 / 초코에몽 / 홉요아 / 솜사탕 / 준이 / 주제 / 그린티 / 참참 / 각슈가 / 편지 / 찹쌀떡 / 감자 / 쩨 / 쿠쿠 / 구름 / 헐랭 / 쿠키주주97 / 짐짐 / 가가 / 뜌 / 토토네 당근가게 / 금붕어 / 맹공자 / 귤 / 모찌 / 연나 / 변호인 / 하늘 / 빠숑 / 다라다라달당 / 국윈 / 대형견 / 인천 / 딸기맛 / 프우푸우링 / 라즈베리 / 윤이나 / 아슈머겅 / 낮누몽몽 / 민트슈가 / 라떼 / 가슴이 간질 / 마트만듀 / 병든피클 / 밤 / 올림포스 / 노란윤기 / 쥬 / 초밥 / ♥남준이몰래 / 태태랑 나랑 / ♡피오나♡ / 스틴 / 희망찬란 / 어른공룡둘리 / 로슈 / 어른 / 주커 / 비숑 / ☆요다☆ / b612 / 이연 / 개미 / 흑백설탕 / 한소 / 너나들이 / 설탕모찌 / 부메랑 / 두부 / 비요뜨 / 우타 / 제어판 / 멍뭉이 / 연화 / 설탕맛 / 츄츄 / 포뇨 / 다이오드 / 니나노 / 슈가행성 / 소년 / 백 / ㄴㅎㅇㄱ융기 / 청연 / 슈가야금 / 로봇 / 구구 / 또르르 / 고딕 / 전정국. / 414 / 신셩 / ♥옥수수수염차♥ / 라일락 / 기나주 / 맥반석달걀닮았대요 / 사랑꾼 / 세계 / 클라리넷 / 사발면 / 수조 / 딸기빙수 / 비상 / 매혹 / 허니비sss / 호빈 / 0622 / 진진 / 굥기 / 찐슙홉몬침태꾹 / 윤기꺼야 / 고무고무열매 / 먹이주머니 / lucki1y / 플레어 / 슈비누나 / 삼월토끼 / 설탕과자 / 퀚 / 고요 / 감자도리 / 이구 / 유운기 / 다섯번째 계절 / 셜록 / 솨앙 / 사과나무에 꽃이 피면 / 박짐뿡 / 마음 / 밤밤 / 쿠야쿠야 / 새우깡 / 620 / 릴리아 / 치명 Y / 호두 / 04랩슈 / 새벽하늘 / 제제감 / 아망 / 따슙이 / 뿌꾸 / 링링 / 버거킹 / 13월 / 배이 / 도키28 / 반짝손톱 / 코카콜라 / 꾸잉진 / 코넛 / 뚜루뚜뚜 / 진미진 / 우왕굿 / 돌돌 / 블루라임 / 솔선수범 / 석진센빠이♡ / 도식화 / 스카이 / 씨쏘 / 설렘사 / 이사 / 넌봄 / 딸기장미 / 이끼 / ★껌★ / 썸월 / 0622 / 봄바람 / 감자요정 / 낭자 / 52 / 지니 / 슈비두밥 / 사랑현 / 공중전화 / 시에 / 겨울의꽃 / 세븐판다 / 영감 / 나나뚜 / 똥맛카레 / 제리젤리 / 켓흐 / 아르망 / 미역 / 쀼쀼 / 민윤기 / 슈보 / 밤이죠아 / 만개 / 충전기 / 슈징슈징 / 빙그레 / 망개침 / 하나비 / 유지비 / 쿠잉 / 누누슈아 / 첸첸걸 / 쿨밤 / ♥자몽주스♥ / 이좋은걸왜안해 / 와다 / 달토끼 / 플라스틱 / 곰지 / 모닝빵 / 복분자 / 하늘토끼 / 빵빠레 / 망나니 / 바움쿠헨 / 페스츄리 / 1 / 에이블 / 츄파츕스 / 피자호빵 / 버블티 / 일게수니 / 랄랄 / 세상마상 / 망고 / 11시 58분 / 연두 / 777 / 태쮸 / 당근 / 사과폰 / 퐁당 / 굥기형 / 프레시 / 낮누 / 리리아 / 미키부인 / 베어베어 / 자몽소다 / 젤리말랑 / 노닝 / 아야어여 / 슈가 / 쿱쿱 / 슙뚜뚜루슙슙섀도 / 자몽 / 소리 / 감자감자의감자농심클레오파트라호잇 / 매직핸드 / 아담 / 소뿡 / 유리꽃 / 호루라기 / 1230 / 덜RUN / 꾸엉 / 모찌부 / 홈매트 / 707 / 돌이돌이돌이 / 버뚜 / 늉늉기 / 민꿉 / 준나 / 두둠칫 / 새벽 4시 / Ban / 챈 / 촤롸뢍 / 미학 / 광어회 / 몬무이 / 원늘보 / 앨리 / 미성년 / 마이홉 / 십칠원 / 비바 / 디기 / 홍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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