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ㅎㅎ
오늘은 수학여행 얘기를 할게!
사실 이번에 제주도를 간다고 해서 기대 됐거든
(근데 난 비행기를 못타는 것이 함..정..)
갈때는 배로, 올때는 차로 이동을 하기로 했는데 그것때문에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좀 걸렸어
여자애들하고는 아직 많이 못친해져서
버스 자리를 어떻게 앉아야 하나 고민을 하는데
막상 누군가에게 말을 꺼내기도 좀 그래서 수학여행을 가는 당일까지 못정했어
아..어떡하지.
맨마지막에 타서 그냥 빈자리에 앉을까
아니면 싫어도 그냥 담임선생님 옆에 앉아야하나..
막 고민을 하는데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
-안타고 뭐해?
종인이가 종대랑 찬열이와 함께 서있어
나는 어어? 하는 사이에 종인이에게 떠밀려 버스에 올랐어
아..어디 앉지 고민하고 있는데
종인이가 그대로 쭉쭉 밀더니 뒤에서 하나 앞자리 창가에 나를 앉혀
그리고 자기가 그 뒷자리에 가서 앉아
자연스럽게 종대와 찬열이는 맨 뒷자리 종인의 옆에 앉고
난 내 빈 옆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는데
-…나 여기 앉아도 돼?
백현이가 조금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어
내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까
세상에 맨 뒷자리에 종대가 찬열이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거야, 가로로.
-누구 앉을 사람있어?
-어? 아..아니!
백현이가 씩 웃더니 자리에 앉아
어쩐지 백현이를 처음 마주했던 날이 떠올라서
기분이 좀 이상한데
백현이도 같은 생각인지 말해
-친구놈들이, 나만 안 앉혀주네.
백현이와 마주보다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어
곧이어 버스가 출발하고
난 어쩐지 이번 수학여행이 되게 기분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은
설렘에 휩싸였지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아이들은 떠들고 먹고 놀았어
나는 애들이랑 나눠 먹으려고 가져온 과자들을
찬열이와 종대에게 나눠주고
종인이에게도 내미는데
종인이는 자는지 눈을 감고 이어폰을 끼고
좌석 깊숙이 몸을 묻고 있었어
-…자나?
고개를 갸웃하다가 다시 앞을 보고 백현이와 과자를 나눠먹기 시작했어
그러다 아이들이 노래방기계를 켜고 노래를 불러대는 통에
조금 시끄러워서 얼굴을 찌푸리려는데
백현이가 말을 걸었어
-OO아.
-응?
-너 음악 좋아해?
-아…. 듣는 거 좋아해.
그러자 귀에 무언가가 쑤욱 들어왔어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어쩐지 달콤한 남자의 목소리가 나와서
나는 노래에 집중했어
백현이가 웃으며 박자를 탔어
'I wanna thank you, 고마워 한마디론 다 표현 못해도
I wanna thank you 고마워 어떻게 더 말해야 좋을지 몰라서
이렇게라도 들려주고 싶었어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그리고 백현이가 저번에 나 아팠을 때처럼
내 손에 뭐라고 적어
'고마워'
-…?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보니까 백현이는 그냥 웃으면서
눈을 감고 다시 노래를 들어
어쩐지 그 모습에 가슴이 떨리는 것 같아서
나는 괜히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어
-으왁..나 죽겠다
종대가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물론 나도 사정이 별로 낫지는 않았어
바람이 장난아니더니, 파도도 장난이 아니었어
배가 출발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활기차던 얘들은 다 사라지고 하나둘씩
방에 드러 누워있는데
어쩐지 멀쩡한 찬열이가 종대의 등을 쓸었어
-아, 김종대 가지가지한다.
-야, 그만 문대봐 토나올 것 같아
으읍. 갑자기 종대가 입을 틀어막더니 어딘가로 급하게 튀어나가
아, 진짜 토하나. 찬열이가 얼굴을 찌푸리더니 종대를 따라가고
여전히 자는지 말이 없는 종인이를 슬쩍 보다가
아까부터 자리에 없는 백현이를 찾아 고개를 돌려보는데
백현이가 우리반이 있는 방에 들어와서 내 곁으로 와
-OO아.
-응?
-괜찮아?
-아..응.
-안괜찮아 보이는데.
-….
-이리와봐.
백현이가 내 손을 잡고 일으키고
종인이를 보고는 종인이에게 다가갔어
-야, 김종인. 죽었냐?
-안죽었다. 근데 곧 죽을 것 같다.
너도 따라와.
백현이가 내 손을 잡고 끌었어
내 뒤로 종인이가 따라오는데 살짝 휘청이길래
팔을 뻗어서 종인이 손을 잡았어
종인이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보더니
이내 가만히 따라오더라
그래서 우리는 기차처럼 가다가
백현이가 이층으로 올라가더니 갑자기 어떤 곳의 문을 열었어
그러자 객실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어있는 곳이 나왔어
백현이가 은밀하게 움직여서
문을 열어줘서 우리는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
-아, 바람쐬니까 살겠다
종인이가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도 따라서 숨을 쉬다가 백현이를 보았어
-백현아, 고마워.
-아냐.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아침에 멀미약 탈걸 그랬어.
종인이는 한쪽 구석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고
나도 바다구경을 하는데 백현이가 옆에 섰어
-바다 색깔 예쁘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는데 백현이가 고개를 끄덕였어
-정말 그렇네.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꽤 청량한 바다 색깔에
나는 조금 기분이 좋아지려는데
옆에 있는 백현이가 가만히 내 어깨에 기대
-순둥아.
-…응?
-아까 들려준 노래, 있잖아.
-응.
-그거 지금 연습하는 노래거든.
-아, 그래?
-아마 이 노래로 이번 월말평가 볼 것 같아.
-아….
부드럽고 달콤한 노래가 어쩐지 백현이랑 잘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백현이가 갑자기 말해
-그 전에 네가 먼저 들어줄래?
-…응?
백현이가 나한테 기댔던 몸을 떼더니 조금 쑥쓰럽다는 듯이 말을해
-사실 나 다른 사람 앞에서 노래부를 기회가 별로 많지가 않거든.
-….
-이노래 불러도 될지, 네가 말해줄래?
-…그렇게 중요한건, 찬열이나 종인….
백현이가 고개를 수그렸다가 천천히 들더니
'네가 들어줬으면 해서' 라고 짧게 말을 해.
나는 어쩐지 백현이 말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
[언젠가부터 맞잡은 두 손이 자연스러워 보여
설렘보단 편안한 마음 어느새 길들여진 걸까
이대로도 좋다고 따뜻한 말투와 여전한 미소로
언제나 곁에서 서툰 나의 걸음을 맞춰주는 넌
내가 왜 또 여기서 노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게 해]
백현이는 엠피쓰리를 나랑 나눠끼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눈을 감고 노래를 하는 백현이의 모습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백현이의 목소리에 조금 넋이 나가는데
[기대어도 좋다고 작지만 포근한 그 어깨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른한 휴식이 되주는 넌
내가 왜 또 여기서 이 노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게 해
So I'm gonna let you hear something]
백현이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봐
조금 수줍다는 듯 웃으면서도 노래를 멈추지 않아
[I wanna thank you and I love you
한 마디로 다 표현 못해도
I wanna thank you 고마워 어떻게 더 말해야 좋을지 몰라서
이렇게라도 들려주고 싶었어
고맙다는 말]
나는 백현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피하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백현이를 바라봤어
노래를 마친 백현이가 나를 보다가 웃더니 이내 말해
-네 옆자리에 앉게해줘서 고마워
-….
-이말 너무 늦게 했다, 그치.
-….
-나랑 친구해준 것도.
-….
-생일 선물도.
-….
-그리고….
순간 방송이 흘러나와 우리학교 학생들은 다 모이라는 그런 방송이었어
백현이가 어쩐지 아쉬운 표정이 되더니 이내 주위를 둘러봐
-아, 근데 김종인 이자식은 어디갔어?
아, 맞다. 종인이.
내가 종인이가 있던 곳을 바라보자 그 곳은 비어있었어
그때 문을 열고 종인이가 고개를 내밀어
-야, 너네 안오고 뭐하냐.
-간다, 가.
백현이가 문을 열어주고 나는 안으로 들어가
곧 제주도에 도착한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을 듣고
뭐 빠뜨린게 없는지 다시 짐을 살피는데
백현이가 살짝 속삭여
-비행기도 옆자리에 앉아줄 거라서, 고맙다고.
내가 백현이를 보니까 백현이가 씨익 웃어
-그래서 이 노래 불러도 될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어쩐지 좀 과하게 끄덕였던 것 같지만
백현이는 그냥 웃었어 조금 부끄럽다는 듯이.
그리고 본격적인 수학여행의 시작!
-
고맙다는 말은 제가 독자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죠
사실 저는 읽으시는 분들이 기분이 좋아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이야기들로 크지 않게 설레는,
그래서 보다가 실실 웃을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꽤 큰 욕심을 부려봤는데
요즘 글이 점점 나아지지는 못하고
정체되어있는 것을 느껴요
사실 첫 편이었던 롤편이후로 롤편만한 작품이 없는 것같아서
좀 죄송스럽기도 하구요
아
행쇼를 원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처음부터 저는 사귀기전의 몽글몽글함이 좋아
글을 쓰기 시작하나 거라서,.. 하지만 많은분들이 원하시는 것 같아
제 생각이 잘못된건지도 고민이 됩니다.
아!
너무 진지해졌네요
항상 읽어주시는
됴경스님 긍정이님 도리님 동네북님 딤첸님
유후님 미어캣님 핫바님
늘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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