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을읽는소녀
w/김작가
<A 선택하신분은 A를, C 선택하신분은 C를 읽어주세요>
전생을읽는소녀 A 비는 금방 멈췄다. 지나가는 소나기였나, 금세 맑아진 하늘을 바라보며 마루에 앉아 있던 나는 어깨위에 올려져있던 룡포를 벗어 그에게 건네주었다. 흠뻑 젖은 나의 모습을 보자마자 달려온 그는 자신의 룡포를 벗어 내게 걸쳐주었었는데 민윤기 걱정에 지금까지 그가 한 말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덮고 있으세요 빈." "아니에요 비가 와서 더 춥잖아요. 감기 걸리면 모두 제 탓이 되는거니까 어서 받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에 와서 빈이 고생하는거 제가 보기 싫습니다." 벗었던 룡포를 다시 내게 건네는 전정국. 그에게서 룡포를 받아내긴 하였으나 비를 맞고 있던 민윤기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민윤기는 괜찮겠지… 나보다 더 훨씬 오래 비 맞고 서있었을텐데 집에는 잘 돌아갔겠지? 제 말 듣고 있습니까? "네,네?" "혹 어디가 아픈겁니까?" 나의 이마에 손을 대보는 전정국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냥 마음이 조금 복잡할뿐이었다. 나의 이마위에 올려진 손을 잡아 내린 나는 어설프게 나마 그에게 웃어보였다. "아프지 않아요 그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내게 미안할것이 뭐가 있습니까 무언가 심란해 보이는데 나의 빈을 이리 심란하게 만든 제가 잘못인거지요" "여기까지 오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만 줬어요 어쩌면 다시는 못볼지도 모를 사람에게 그리고 이곳에 올때까지 모든것을 참아야만했던 사람에게" "어쩐지 빈의 웃음이 슬퍼보입니다." "정말 그래 보여요?" 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전정국,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웃음이 너무나 어색했던 모양인듯 싶었다. 궐이 많이 낯설지요. 나를 달래는듯한 그 부드러운 목소리는 봄을 많이 닮아있었다. 얼어있던 땅을 금세 녹여줄것만같은 그의 목소리는 꾹 참고 있던 눈물도 쏟아지게 만들었다. "내가 그대를 좋아한것이 그대를 많이 힘들게 했나봅니다." 그냥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했어요, 당신을 만나지 말았어야했고 김태형을 만나지 말았어야했어요 전생에 난 당신을 살리지 말았어야 했어요 민윤기를 사랑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랬으면 난 선택의 길에서 이렇게 헤매이지 않았을테니까요 "잠시만 안겨있으세요 나의 빈" 이 선택의 끝이 어디까지일지, 그리고 이 결말이 무슨 결말일지 알 수 없었지만 조금은 두려워졌다. 누군가는 상처받아야 할 이 결말이 조금은 무서워졌다. 전생을읽는소녀 조식을 먹고 난 후 시작된 세자빈 교육시간, 처음인 만큼 열심히 하려 노력하긴 하였으나 현생에서 접해본적 없는 환경을 적응해 가야만했던 탓에 모든게 낯설고 어렵긴 마찬가지었다. 몇시간째 이어지는 수업에 몸도 마음도 지쳐왔다. 마음이 힘들면 몸도 힘들다는 말이 맞았다. 내 앞에 앉아있는 스승님의 가르침이 지금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조금만 쉬면 안될까요? 너무 힘들어서요…" "이 나라의 국모가 되는것이 어디 쉬운 줄 아십니까 지금 마마께서는 며칠후면 정식으로 세자빈이 되실 분이시옵니다. 현재 계시는 중전마마께서도 겪으신 과정이니 힘드셔도 조금만 견뎌내시옵소서." 내심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 나라를 다스리는 국모라는것이 아무나 되는것이 아니구나. 이 자리를 잠시 탐냈던 내가 처음으로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나보다 더 휼륭한 여인이 이 자리에 오를 수도 있었던건데 "거 참 너무하단 생각 안드시오? 쉬는 시간은 잠깐이라도 드리고 가르치시오." "어? 무사님!" 반가운 마음에 벌떡 몸을 일으킨 나는 신을 신지도 않고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갑작스러운 김석진의 등장에 놀란듯한 스승님은 엉겁결에 몸을 일으켜 김석진에게 인사한 후 앉아있던 마루에서 내려오셨다. "아니… 김석진 무사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빈궁마마를 모시고 오라는 세자저하의 명을 받고 왔소" "허나 수업을 모두 마칠때까지는 마마를 자선당에서 절대 내보내지 말라는 중전마마의 어명이…" "이것 역시 어명이오, 어서 가보시오" "예,예…" 김석진의 말에 허겁지겁 짐을 싼 후 자선당을 빠져나가는 스승님. 중전마마의 어명이시라면 아무리 세자저하시더라도 어겨서는 안되는 명이 아니던가, 흐뭇한 표정으로 달아나는 스승님의 뒷 모습을 바라보던 김석진은 멀뚱히 서있는 내앞으로 다가와 정중히 인사했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아씨, 아니 이젠 그토록 원하시던 세자빈 마마라 불러야겠군요" "저하는 어디에 두시고…" "저하께서는 업무를 보시는터라 빈궁마마의 안위를 잠시 맡아달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그랬군요 에? 그럼 스승님께 했던 말이 모두 거짓이란 이야기에요?" "빈궁마마께서 교육을 지루해하실지 모르니 약간의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는 저하의 말씀대로 시행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중전마마의 어명을 어긴셈이잖아요!" "허면 제가 가르쳐드리지요 이리 하면 어명을 어긴건 아니지 않습니까" "정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알고 계시는군요 말이 안된다는걸" "당연하죠 이건…!" "하지만 더 말이 안되는게 있죠" 왜,왜그래요 무섭게. 매섭게 노려보는듯한 눈빛이 나를 꿰뚫는것만 같아 한 발자국 물러서니 그가 나의 손목을 잡고 나를 잡아당겼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며 모든걸 다 알고 있다는듯한 눈빛은 나를 긴장시켜왔다. "누굽니까? 당신은" "세,세자빈" "아니 진짜 당신 말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진짜 나라니요. 나의 정체를 들켜버린걸까? 벗어나려 할 수록 옭아매는 그의 손힘에 의해 손목이 조금씩 아려왔다. "아파요 이거 놔요… 도대체 왜그러는거에요" "이상한 사내들과 하는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 "이곳이 당신이 전생이라면서, 처음엔 참 말도 안된다 생각하였는데 수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 않습니까" "…" "당신이 가지고 있는 책, 그리고 심지어 아미에겐 기억실조증에 걸렸다고 했더군요" "기,기억 실조증 맞아요 저하께서 물에 빠지셨던 날 구하려다가… 그리고 그 책은…" "여인이 책을 읽는다라 그것 또한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거 놓고 말해요! 겨우 그의 손을 풀어낸 나는 아린 손목을 돌려대며 입을 열었다. "무례하시군요 저하의 호위무사라 좋게 봤건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로 저를 이리 농락하십니까?" "농락이라, 재밌군요 조심히 행동하십쇼 저의 농락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굳어 있는 나의 앞을 지나 스승님이 앉아 계셨던 자리에 몸을 앉힌 김석진은 내가 배우던 책을 뒤적거리며 내게 말했다. 뭐하십니까? 와서 앉으십쇼. 그의 말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몸을 앉힌 나는 아무말 없이 책을 읽고 있는 그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제가 변명해도 소용 없는거죠?" "무엇을 말입니까?" "다 알면서 왜 자꾸 놀리려고 해요…" 읽던 책을 덮고 책을 괸 체 나를 바라보던 김석진은 앞에 놓여진 상을 밀고 내 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제가 무섭지 않으십니까?" "전 빈궁마마를 해칠 수도, 그리고 빈궁마마의 일을 망칠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나는 그를 향해 고개를 내 저었다. 무섭지 않아요. 나의 말에 코웃음을 치던 그가 물어왔다. 어째섭니까 "날 도와주실분인걸 아니까요" "어떻게 확신합니까" "눈이요" "…" "당신의 눈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아무리 무섭게 노려봐도, 그 매서운 눈빛속엔 세자저하에 대한 걱정이 서려있어요 나를 해칠 수 없다는걸 잘 알아요 세자저하께서 날 많이 좋아하고 계신다는걸 무사님도 알고 있으니까요. 그만큼 당신은 세자저하를 많이 아끼시고 계시니까요 전생을읽는소녀 그 이후로 김석진은 말이 없었다. 무섭지 않냐는 자신의 물음에 그리고 아니라고 대답한 나는 어느새 함께 마루위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김태형은 정말로 내 꿈에,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는 그 얼굴이 조금은 그리웠다. 다시 나타나지 않는 이상은 정말로 기억속에서 잊혀질것만같았다. 점심과 석식을 먹고 난 이후에도 쭉 내 옆에 있던 김석진은 업무를 모두 마친 세자저하가 나타나고 나서야 발걸음을 뗐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었다. 아무말 없이 계속 앉아있기만 할거였으면 차라리 스승님이랑 있는게 훨씬 나았을 뻔했다.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하십니까?" "아무것도 아니에요, 동궁전엔 안가시고 여긴 어쩐일로…" "저의 지친 몸을 달래줄 수 있는건 빈 뿐입니다. 이리 보니 세상 근심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찌 그런말을 하십니까, 제가 뭐라고…" "나의 빈이 아닙니까" "…" "아 어제 잠시 홀로 산보를 나갔다가 정말 좋은곳을 찾아냈습니다." "좋은 곳이요?"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이 밤에요?" "이 궐이 답답할때 제가 몰래 빠져나오던 방법이 있다하지 않았습니까, 빈이 우울해보이니 가고싶었던곳도 모두 다 들려보고 제가 말했던 곳도 함께 들려봅시다." 활짝 웃으며 자신의 손을 내미는 전정국, 어색하게 그의 손을 맞잡은 나는 그와 함께 자선당 뒤로 나있는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두운데 앞이 보여요?" "이 길은 수도 없이 올라가서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까마득한 산길을 아무렇지 않게 오르는 모습은 참으로 대단했다. 아무리 많이 다녔다 한들 거칠고 험한 산길일텐데 "저하, 천천히 가요." "거의 다 왔습니다." 나의 손을 이끄는 전정국은 힘들어보이지도 않았다.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 체력은 진짜 무지하게 좋네… 조금만 올라도 숨이 차는 나와는 다르게 그는 너무나 쌩쌩해 보였다. "여긴 비밀 정원이잖아요" "이쪽으로 천천히 내려와 보겠습니까" 나보다 밑으로 내려가 있던 전정국의 손을 잡고 천천히 정원을 내려오기 시작하니 저잣거리로 통하는 입구가 보였다. 어? 여긴 저잣거리네요 "저번에 함께 와봤던 길인데 금세 잊은겁니까" "아 맞다…" "기억에 남지 않을 만큼 중요한 추억은 아니였던 모양입니다." "그,그건 아니에요…" "농입니다." 당황하는 나를 보며 유쾌하게 웃어보이는 전정국, 저 놀리는게 재밌습니까? 그의 말투를 따라하며 괜히 비아냥 거리던 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그를 먼저 앞질러 걸었다. 나를 따라오며 여전히 웃음을 흘리던 그는 나의 손목을 잡아 당겨 걸음을 멈추게 한 후 내 앞으로 다가와 눈을 맞췄다. "재밌기 보단…" "귀엽습니다." 그거 알아요? 저하께선 정말로 짓궂으십니다. 괜히 부끄러워지는 기분에 그의 시선을 피하던 나는 그를 피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혹 가고싶은 곳 있습니까" 가고싶은 곳… 잠깐 들리고 싶은 곳은 있는데… 전정국의 물음에 머릿속에서 민윤기의 얼굴이 떠올랐다. 괜찮을까, 이곳까지 오는데 꽤 많은 양의 비를 맞았을텐데 "잠깐 들리고 싶은곳도 괜찮아요?" "빈을 위한것이니 괜찮습니다." 그의 말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민윤기를 직접 보진 못해도 그의 흔적이라도 찾고 싶었다. 그와 내가 항상 만났던 장소, 복잡한 저잣거리를 벗어나 골목으로 돌아서던 나는 골목을 도는 순간 심장이 멎는듯 했다. 민윤기가 그곳에 서있었다. 두 눈을 감은체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 그는 여전히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왜 그럽니까 세자빈? 전정국의 물음에 민윤기를 바라보고 있던 두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아는 사람입니까, 전정국의 물음에 몸을 돌린 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몰라요 모르는 사람이에요… "헌데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들리려 하던 곳이 어딥니까" "우리 그냥 돌아가요…" "하지만 보고싶다했던 곳이…" "제발요" "…그래요 그럼 그럽시다." 떨리는 나의 어깨를 감싼 전정국의 손도 왠지 조금씩 떨려오는것만 같았다. 내가 그를 불안하게 한걸까? 저잣거리를 돌아 산길을 오르고 비밀정원을 지나 자선당까지 도착할때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말도 건네지 않았다. 자선당에 도착한 나는 딱딱하게 굳어있는 전정국에게 고개 숙여 인사 한 후 침소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세자빈" 하지만 전정국의 부름으로 침소 안으로 들어서던 발걸음은 금세 멈춰졌다. 그러나 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항상 나를 향해 웃고 있던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너무도 훤했기 때문이였다. "전에도 말했듯이 난 항상 빈 옆에 있을겁니다. 그러니 숨기지 마세요." A결말 과정이기 때문에 창 닫고 계속 읽어 주시면 됩니다. <여긴 A결말 과정이기때문에 B선택하신분들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세자빈. 여러번 물어오는 전정국의 물음에도 앉아있는 민윤기에게로 다가간 나는 그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여기서 뭐하는거야" 나의 목소리에도 민윤기는 눈을 감은체 벽에 기대어 있기만 했다. 뭐하냐고! 그의 몸을 거칠게 흔들며 소리치던 그때 힘없이 흔들리던 그의 몸이 내 어깨위로 닿았다. "오빠?" 온 몸이 불같이 뜨거웠다. 두 볼 위로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낼 기세 없이 전정국을 바라보던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전정국을 향해 입을 열었다. 도와줘요 나좀 도와줘요.A ![[방탄소년단] 전생을 읽는 소녀 09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3/25/0/b1fcc3ae652407cc2a972fa8d44c27d0.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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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B결말 과정) 민윤기에게 다가간다. (A결말 과정)
| C |
전생을읽는소녀 C 궐 안은 새로운것들로 가득했다. 어찌보면 활기가 가득찬 곳, 어쩌면 가장 엄격하고도 조용한 곳 내게 궐 안은 생기로 가득찬곳이었다. 전정국이 내게 쥐어준 꽃을 들고 마루에 앉아 있던 나는 나무에 피어난 매화나무를 바라보았다. "뭐가 그리 재밌으셔요?" 그러다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옆을 돌아보면 환히 웃고 있는 아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의 소중한 사람이 있는 곳, 더이상 어머니와 아버지의 감시를 받지 않아도 되는 곳 이곳은 그런곳이었다. "아미 왔구나" "즐거워 보이시네요 궐 안이 마음에 들으셨나봐요" "마음에 안들거야 없지 너가 있잖아" "아씨, 아니 마마도 참…" "갑자기 마마라고 부르려니까 어색하지? 그냥 너 편한대로 불러." "어휴 큰일날 말씀을 하시네요, 중전마마나 전하께서 보시기라도 하는날엔 저 이세상에 없을수도 있어요" 그렇겠구나, 맞아 이곳은 궐이였지… 행동 하나하나 조심해야하는 곳. 왠지 아미의 아씨라는 말을 더이상 듣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참, 이거 어떤 분이 전해주라고 하시던데요" "이게 뭔데?" "몰라요 어떤 할아버지가 주고 가셨어요" 두루마기 종이를 두르고있는 끈을 풀어낸 나는 그 안에 적혀있는 내용을 눈으로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어…? 한글이네, 이곳 사람들은 한글 못 읽는거 아니였나? 천천히 글씨를 읽어 내려가던 나는 내용으로 보나, 문체로 보나 민윤기의 것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이름이라도 적어놓고 가지… "무슨 내용이에요? 전 도통 무슨 글씬지 모르겠는데요… 뭐 이런 요상한 글씨가 다 있다냐" "그냥 별 내용 아니야" "마마는 저 글씨를 다 알아본거여요?" "대충 해석하면서 본거지 근데 아미 너 여기 계속 있어도 돼?" "아 맞다. 나인들 옷 빨래해야하는걸 깜빡했네요. 아씨, 아니 마마 저 다음에 또 올게요" 내게 손을 흔들며 자선당을 빠져나가는 아미를 바라보던 나는 편지 내용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김태형이 민윤기에게 매일 궐에 들려서 나의 안위를 부탁했다는거지…? 괜히 이곳에 들락날락 거리다가 괜한 오해사면 어쩌려고. 다음을 기약하며 떠난 김태형도 바보같았지만, 김태형의 마지막 부탁이라며 덥썩 물어준 민윤기도 너무나 바보같았다. 그세 둘이 정이라도 들었나보네… 하긴 나도 그 못난 김태형의 얼굴이 계속 떠오르긴 하니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매화나무를 향해 마루에 앉아 있던 나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재빨리 시선을 옮겼다. "누구세요?" "아니 세자빈 마마, 날도 추운데 안에서 기다리지 않고 뭐하시는겁니까?" "네?" "아아 소개부터 했어야 했는데, 우선 세자빈 마마가 되신것을 감축드리옵니다. 저는 앞으로 마마의 교육을 맡게 된 허 윤이라 하옵니다." 아 맞다. 오늘부터 수업같은거 한다고 했었지,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나를 안으로 안내하는 허 윤을 따라 방안으로 들어선 나는 갑작스레 시작 된 수업에 적응하려 애써야만했다. 마음만은 사서삼경이든 사서오경이든 다 떼고 싶은 심정인데 눈 앞에 놓여진 책들을 보니 그럴 마음 역시 싹다 사라져버렸다. "이게 다 제가 공부할 책인가요?" "이게 다라니요" "그럼 더 있다는 말씀… 이신가요?" "이건 오늘 공부하실 양입니다. 마마." 수북히 쌓인 책만해도 앉아 있는 내 키를 넘을 정도 인데, 이게 다 오늘 공부할 양이라니… 밤을 새도 모자랄것같은데 오늘 하루동안 이걸 다 어떻게 가르친다는걸까 마음같아선 묻고 싶은 질문도 참 많았는데 괜히 질문만 길게했다가는 정말로 밤을 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우선 궐안에서는 마마께서 쓰시는 그 이상한 말투부터 싹 다 고쳐야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는 황공합니다. 죄송합니다는 송구합니다." "감사합니다는… 황공합니다… 죄송합니다는… 송구합니다" "왕의 얼굴은 용안" "왕의 얼굴은 용안…" 아직 한 페이지도 다 공부하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막막해 왔다. 이 짓을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국혼을 치루기 전까지 계속해야 한다는게 싫었다. "저기 스승님…" "왕의 말은 옥음" "스승님?" "왕이 앉는 자리는 옥좌" "스승님!" "아무리 소리를 지르셔도 수업은 들으셔야 합니다. 왕이 입는 정복은? 곤룡포" "양좀 줄여주시면 안돼요?" "배움엔 끝이 없는 법입니다 마마 이정도만 하는것도 다행인줄 아십시오" "…" "그리고 그 말투 제가 무조건 궁중말투를 쓰라 하지 않았습니까, 어색하더라도 계속 사용해주셔야 적응이 될겁니다." "아,알겠습니다." "다시 책에 집중하세요." 아무래도 수업을 끊기는 힘들 것 같았다. 투덜거리며 시선을 책으로 옮긴 나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은 수업을 점심이 될때까지 반복해야만 했다.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수업을 시작하겠다는 말은 나를 좌절시키기엔 딱 좋은 말이었지만, 조식도 대충 먹고 끝낸터라 매우 배가 고팠기때문에 지금은 수업보단 밥이 더 중요한 상태였다. 궐 안에선 정말 쉬운게 아무것도 없구나, 중전마마도 참으로 대단하시다 어떻게 이 머리아픈짓을 매일 빼놓지 않고 하신걸까… 나도 어서 궁중의 법도에 익숙해져야할텐데. 책이 잔뜩 쌓인 상을 치워내고 궁인들이 가져온 밥상을 받아낸 나는 괜스레 이런 생각이 들어왔다. 전생에 내가 세자빈이 되는 업적을 이뤄야 했고, 그 꼬인 인연속에 진짜 인연이 전정국이었다면 난 왜 참된 선택이 아닌 민윤기를 선택한걸까 민윤기와 나는 전생에 어떻게 만났을까 또 어떻게 사랑에 빠졌을까. 김태형의 말로는 나의 결말이 아직 바뀌지 않았다 했는데 그 이유는 도대체 뭘까, 김태형이 있어야 물어보든 말든 할텐데. "나쁜 자식…" 괜히 억울했다. 이렇게 보내놓고 혼자 가버릴거면 해답이라도 가르쳐주고 가지. 혼자 꾸역꾸역 밥을 먹던 나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인물에 놀라 몸을 일으켰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밥을 먹느라 누가 오는지도 몰랐나보다. "앉으세요 세자빈" "주,중전마마" "식사중에 제가 불편하게 한 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닙니다." "수업이 많이 지루하시죠 허나 그것이 세자빈이 되는 과정이고 그것이 옛 선조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관습이다보니 어찌 할 수 없습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껄끄럽고 불편했던 자리를 꼽으라면 난 당장 이 자리를 선택했을것이다. 어쨌든 이곳에서, 어쩌면 세자저하만큼 자주 보게 될지도 모르는 사이였기때문에 친하게 지내야하는건 사실이었다. 중전마마 역시 그럴 목적으로 내게 찾아온것일테고 나 역시 살갑게 대해주시는 중전마마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긴 하였으나 마음이 그닥 편해지진 않았다. "궁궐은 지낼만 합니까, 하루 지내보니 어떠십니까" "좋습니다. 궁인분들도 친절하시고 궁궐도 아름답고…" "혹 간밤에 부모의 곁이 그립진 않으셨습니까" "아니요 마치 이곳이 원래 나의 집이였던것처럼 아주 잘 보냈습니다." "금세 적응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아아, 제 눈치 보지 마시고 어서 식사하세요." "아닙니다. 스승님께서 그건 궁중법도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나의 말에 웃음을 흘리시는 중전마마, 입을 가리고 한참동안이나 웃으시던 중전마마는 괜찮다며 나의 손에 숟가락을 쥐어주셨다. 전정국의 말로는 이분은 친어머니가 아니실텐데… 그래도 이리 다정하시고, 따뜻하신 분을 그렇게 끔찍히 싫어해야만했나 "세자는 어떠합니까" "네?" "세자빈을 보고 참으로 좋아하던 아이가 아닙니까, 세자에게 내 직접 묻고싶으나 그 아이가 나와 대화하는것을 무척이나 꺼려하여…" "조,좋습니다. 친절하시고, 다정하시고" "그 아이에게도 그런 면모가 있었군요 실은 제가 그 아이 친모는 아닙니다. 얼떨결에 중전자리에 앉았고 폐위된 중전의 아이를 제가 양자로 삼았죠" "…알고 있었습니다." "세자가 이야기 해준 모양이군요" "예." "가엾은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이 궁궐을 싫어하는일이 없도록 빈이 세자 모시는데에 최선을 다해주세요." "네 마마" "제가 세자빈의 식사를 방해한것같으니 전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살펴가세요! 아니, 살펴가십쇼!' 흐어… 완전 불편했다. 내가 대답한것들중에 실수한건 없겠지? 중전마마가 돌아가시자마자 긴장이 확 풀린 나는 또 다시 배고픔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 세자저하 완전 보고싶다. 유일하게 편한 사람이 아미랑 세자저하뿐인데, 아미는 일하느라 바빠서 같이 놀 시간도 없고. 전정국이라도 빨리 업무 마치고 왔으면 좋겠다… 헐,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나 방금 전정국 보고싶다고 한거야? 나도 모르게 드는 생각에 숟가락을 든 손으로 머리를 콩콩 때리고 있으니 옆에 있던 상궁이 내게 물어왔다. "혹, 어디 아프십니까 마마…?" "네? 아,아니요!" 이젠 아주 전정국이 무의식까지도 스며 들어버렸구나, 시간이라는게 참 무서웠다. 아무 관련 없는 사람도 시간이 흐르면 인연이 되기 마련이였고, 인연이라는게 익숙해지면 나의 일부가 되버리게까지 만들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돼버리기전에 어서 빨리 현생으로 돌아가서 이곳의 기억을 모두 잘라내야 할텐데 하지만 이곳에서 정을 쌓은 사람이 그곳에선 없던 사람이 된다는게 참으로 가슴아픈일이었다. 아미도 전정국도 김태형도 중전마마도… 모두 다 없던 사람이 되겠지. 전생을읽는소녀 점심을 마친후에도 지속되는 수업은 나를 거의 울기 직전까지 만들어놨다. 계속 되는 시험에, 계속 되는 스승님의 잔소리 또 반복되는 책 읽기와 외우기 현생에서도 해본적 없는 이 스파르타식 교육은 가만히 앉아만 있던 나를 상당히 지치고 힘들게 만들어왔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나 좀 여기서 꺼내줬으면 좋겠다. "자 이제 제가 지금까지 말했던것들을 나열해 보십쇼" "전부다요?" "예, 전부다." 국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계셨던것같은데… 안그래도 지루한 수업 집중도 안되는데 외우지도 못한것을 나열해보라하니 머리만 아파왔다. "저 잘 모르겠… "제가 지금 국혼에 대한것만 몇번째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하십니까 세자빈 마마" "조금만 쉬었다 하면 안될까요? 저 정말 머리도 아프고 집중도 안되는데…" "말투 역시 고치라고도 수 없이 말하였건만…!" 결국 참고 참았던 호통을 내치는 스승님의 행동에 참았던 눈물이 벌컥하고 쏟아졌다. 현생에서 살다 온 사람이 궁중용어를 어떻게 알고, 한자를 어떻게 알고 예법을 어떻게 알겠냐고요… "마마 용루를 어서 그치옵소서 세자저하께서 오십니다." 세자라는 말에 설움이 더욱 더 북받쳐 올라왔다. 어서 눈물을 그치라는 궁녀들의 말에도 자꾸만 새어나오는 눈물은 기어코 비집고 흘러나왔다.
"무슨 소란이냐, 누가 빈을 울린것이냐" "송구하옵니다 저하." 자선당의 문이 열리고 방안으로 걸어들어오는 전정국은 무척 화가 나있는듯 보였다. 그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그의 허리를 끌어 안은 나는 참았던 서러움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왜 이제야 왔어요 나 진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머리는 아프고 용어는 어렵고 하나도 안외워지는데 스승님은 자꾸 다그치시고 쉬지도 못하게하고…" "세자빈의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꼭 그리 하여만 했느냐, 쉬엄쉬엄하게 해달라 내 그리 입버릇처럼 말했거늘" "송구하옵니다 저하, 하지만 교육이 교육인 만큼…" "내게 딴지를 거는것이냐?" "그것이 아니옵고…" "듣기 싫다 다음날도 내 널 눈 여겨 두고보고 있을터이니 오늘은 여기서 물러나도록 하거라!" 고개를 조아리며 자선당을 빠져나가는 스승님을 바라보던 나는 눈물을 닦아내고 전정국의 품에서 벗어났다. 아직 서러움이 다 가시진 않았지만 전정국덕에 조금은 나아진것같았다. "너희들도 다 나가있거라." 자선당 내부를 지키는 궁녀들과 상궁들까지 모두 내쫓은 전정국은 여전히 훌쩍거리는 나를 바라보다가 나의 손을 잡아 당겨 나를 품안에 가두었다. 나의 등을 토닥이는 손길이 꼭 어린 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우리 빈은 우는 모습도 어쩜 이리 예쁠까" "그런 말 하지마세요…내가 마음속으로 얼마나 저하를 찾았는데…" "날 찾았었습니까?" 나의 등을 토닥이던 손을 거두고 나의 양 어깨를 잡으며 활짝 웃어보이는 전정국, 헙… 내가 또 무슨 말을 내뱉은거야? 몰려오는 민망함에 고개를 돌리니 그가 어깨를 잡고 있던 한 손으로 나의 고개를 돌려내었다.
"이제 대답할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내가 보고싶었습니까?" 그의 물음에 뭔가에 홀린 듯 어느새 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세자빈 그의 부름에 고개를 올리자 살짝 입꼬리를 올려 웃던 그가 순식간에 나의 입술위에 짧게 입을 맞춰왔다. 나도,나도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전생을읽는소녀 저녁식사후에 나와 잠시 어디좀 가주겠습니까? 어색한 적막속에서 그가 제일먼저 꺼낸 말이었다.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인 나는 지금 이렇게 자선당앞에서 전정국을 기다리고 있다. 봄이 다가오는듯 따스하지만 조금은 차가운 저녁공기를 타고 매화꽃의 향기가 풍겨져왔다. 현생에선 마주할 수 없는 아니 어쩌면 마주하기 힘든 봄의 기운이였다. "세자빈" 매화나무를 바라보며 서있던 나의 등뒤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봄을 닮은 미소를 짓고있는 전정국을 볼 수 있었다. 오셨어요? 약간은 수줍은듯한 나의 물음에 그도 날 향해 멋쩍게 대답해왔다. "많이 기다렸습니까" "아니에요 이 넓은 궐을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그랬습니까, 지내다보면 이 궐이 저 밖보다는 좁다는것을 알게 될겁니다." "네?" "얼마나 이 궐이 좁은곳인지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나의 손을 잡은 전정국이 어디론가 나를 이끌고 가기 시작했다. 좁지도 크지도 않은 딱 적당한 숲길사이로 봄의 향기가 풍겨져왔다. 오른쪽을 봐주시겠습니까? 그의 말에 오른쪽을 바라보니 궐에서는 보지못했던 아름다운 벚꽃나무들이 펼쳐져있었다.
지기 시작한 노을과 얼룩져 흩날리는 벚꽃잎은 나를 숨죽이게 만들어왔다. 보여주고싶은건 아직 더 많이 남았습니다. 나의 손을 이끄는 전정국을 따라 숲길을 더 오르면 내가 보았던 그 장소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곳들이 많았다.
그와 지나치는곳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광경속에서 난 넋을 잃어갔다. 이런 장소는 항상 어디서 발견하시는거에요? 나의 물음에 미소를 띠고 있던 그가 조금은 굳어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궐은 내게 그다지 좋은곳이 아닙니다 방금 보았듯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곳이 많습니다. 그런곳을 두고 벽 안에 갇혀 살아야한다는건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닙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 넓은 세상에서 이런곳을 찾아내는건 그리 어려운일이 아닙니다. 어서 움직입시다 아직 보여줄게 많습니다." 이미 아름다운것은 많이 본 것 같은데 이것보다 더 아름다운것이 있다는게 놀라웠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럴줄알았으면 등잔이라도 들고 올걸 그랬나 "어두워지는데 그만 돌아가야하지 않아요? 길도 안보이는데" "이제 곧 등잔이 필요하지 않다는것을 알게 될겁니다." "어째서요? 길이 이렇게 어두운데…" "아, 드디어 다왔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네? 어,어디가요?" "기다리고 계세요." 잡고 있던 나의 손을 놓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전정국, 그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 어디 가냐 소리쳐도 그는 아무런 대답없이 없었다. 그렇게 몇분이나 지났을까, 한참동안이나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그가 걱정되어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부스럭 소리에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세자빈"
그리고 내가 바라본 그곳엔 아름다운 홍등과 반딧불이들이 어두워진 숲길을 밝혀내고있었다. 어서오세요 빈. 내게 손을 내미는 그의 손을 붙잡은 나는 눈앞에 펼쳐진 진귀한 풍경에 가슴이 쿵쾅거렸다.
"너무나,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등잔은 필요 없다고" 한양이 모두 다 보이는 이곳은 전정국이 말한 넓은 세상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참으로 넓지 않습니까 이 세상이라는게. 꼭 보여주고싶었습니다 나의 빈에게. 그가 추구하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그가 원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도 조금을 알 것 같았다. "오늘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항상 좋은것만 보여줄 순 없어도 세자빈에게 좋은 남편이 되도록 노력할것입니다." "아니에요 저 힘들지 않았어요" "좋아합니다 나의 빈"
아름다운 반딧불이 수놓은 밤, 나는 왠지 모를 죄책감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껴야만했다. 내가 가고나면 그에게 난 없던 사람이 될까, 난 그에게서 영영 잊혀지게 될까 아님 날 평생 잊지 못하고 지내게 될까 어떤쪽이던지 너무나 비극적이고 잔인한 결말임은 틀림없었다. 그렇게 우리의 밤은 천천히 깊어져만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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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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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앤크
태태
흥탄♥
으허허허허허 여러분 전 정말 거짓말쟁이에여ㅠㅠㅠ
오늘 아침까지 올리기로 해놓고 글을 미처 올리지못한 김작가 고개 조아려 사과드리옵니다ㅠㅠㅠ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다 해놓고 이번에도 늦어버렸어!!
뭐.. 아무튼 오늘 B결말까지 추가 됐는데 아마 C과정 선택하신분들에게는 B과정이 없었을거에요
C과정은 C과정 그대로 계속 갑니다. <이미 결말은 정해져 있는거나 다름없어요>
오늘 제가 사진을 좀 많이 썼어요.. 아닌가? 뭔가 체감상으로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는데ㅋㅋㅋㅋㅋ
혹시 렉같은건 안걸리나요? 쓸데 없는 움짤 빼달라고 하시면 다음글쓸때 조금 줄여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요즘에 글이 거의 끝나가서 새로운 소재를 구상하고 있는데요
저는 현실적인 소재보다 약간 전생을 읽는 소녀처럼 비현실적인 소재 짱짱 좋아하거든요?
여러분은 비현실적인거 괜찮으신가요?
선택지에 대해서도 묻고싶은데, 다음글에 선택지는 넣을까요 말까요?
독자님들의 의견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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