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Death
w/김작가
"다음"
매달 돌아오는 건강검진 날. 몸이 아픈 동생을 이끌고 의료진이 모여 있는 곳에 도착한 난 차가운 주사바늘을 꽂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잔뜩 겁 먹은체 떨고 있는 동생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2024년 제 3차 세계대전 이후 뭉쳐진 Plok Hoy 일명 P.H라 불리는 세력이 전 세계를 지배하면서 생겨난 이 게임은 성인이 된 20세의 남자들만 참가할 수 있는 '생존게임' 에 해당했다.
"다음"
아무 표정없이 사람의 팔에 주사를 꽂는 의료진들 역시 P.H 세력에 속했다. 평범한 민간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이 게임을 서포트 해주는 사람 즉 지지자나 다름 없다고 봐도 될것이다. 어느새 동생 앞까지 다가온 차례에 동생의 팔을 걷어준 나는 동생의 팔 여러군데에 나있는 바늘자국에 살포시 미간을 찌푸렸다.
- 나이 20세, 이상 없음.
"다음"
분명 이건 억지였다. 몸이 아픈 동생이었고, 매달 행해지는 건강검진의 결과는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이라는 말에 나의 옷소매를 잡아 당긴 동생의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걱정마, 이 게임에서 넌 꼭 제외 시켜줄게.
"제 동생은 몸이 아픈 아이입니다. 저번달에도 물어봤던거지만 건강 검진의 결과가 조금 잘못 된 것 같아서요. 게임 참여는 제외 못 해주나요?"
하지만 그들은 내 말을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다만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내가 짜증이 났는지 조금은 커진 목소리로 '다음' 이라는 말만 내뱉고 있을뿐이었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다시한번 질문을 던졌지만 그들의 반응은 아까와 마찬가지였다.
쾅 -
결국 그들이 쓰고 있는 책상을 쎄게 내리치고 나서야 내게 향해진 의료진들의 시선들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모두 내게 집중되게 만들었다. 그 말은 즉 내가 행동하는 모든것을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었다.
"제외 시켜주시죠."
물론 그들이 나의 말을 들어줄리 없었다. 몇달째 부탁해도 그들은 게임 시작 전까지 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할뿐 애초부터 나의 동생을 제외시켜 줄 생각은 없었던것이었다. 나의 옷을 꽉 부여잡은체 덜덜 떨고 있는 동생을 가소롭다는듯이 바라보던 의료진은 살짝 내려온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정신적으로 이상있는게 아니잖아요."
"지금 그게 중요해? 몸이 불편한 얘한텐 게임이고 뭐고 다 불리한 조건이라니까!"
"게임 시작 전까지 기다려주시죠.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서서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항상 이런식이었다. 매번 건강검진을 치룰때마다 걱정할 것 없다고, 어떻게든 결과를 기다리면 이 게임에서 제외 시켜줄 수도 있을거라고. 그리 대답하는 그들의 뻔뻔한 대화 형식은 언제나 반복되었다.
"너넨 이 게임이 그저 사람 죽이는 놀이 같은거겠지, 근데 그거 알아? 너네의 그 휼륭하신 게임은 곧 망하고 말거라는거."
"당신의 그 발언이 얼마나 위험했던건지는 알긴 하시나요?"
"모르면 이렇게 안해 멍청하게 당하고만 있었겠지"
"체포해."
의료진의 말에 그들의 주위에서 서성거리던 사람들이 나의 팔을 하나씩 붙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반항하지 않았다. 난 언제나 이 게임이 왜 진행돼야 했는지 이해도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동생을 그 게임에서 빼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긴 복도의 끝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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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의 말에 잠시 주춤하던 사람들이 잡았던 나의 두팔을 놓아주었다. 울부짖던 동생도 눈물을 머금고만 있을 뿐 더이상 큰 소리로 울거나 떼쓰지 않았다. 잠시 저를 따라오시죠. 무겁게 가라 앉은 그의 목소리에 주변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하기만 했다.
"가기전에, 제 동생은 집으로 보내주시죠."
날이 선 나의 말에 가벼운 턱짓으로 명령을 내리는 남자, 동생과는 반대 방향으로 기계음이 가득한 이곳을 벗어나니 새하얀 오피스텔 하나가 눈 앞에 보였다. 전쟁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이곳에서 일반인들에겐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넓은 오피스텔이었다.
"들어오시죠."
"그냥 여기서 이야기 하시죠."
"왜 이곳이 더럽기라도 합니까?"
"긴 이야기 하기 싫으니까 간단히 용건만 이야기 하라는겁니다."
"앉아서 차라도 한 잔 하려 했더니"
차가 들은 주전자를 잠시 들어올린 그가 자신의 찻잔에만 차를 따른 후 아쉽다는 듯 주전자를 다시 내려놓았다. 이 남자에 대해 알지 못하는 나였기에 의심을 놓아서도, 방심해서도 안됐다. 물론 이 남자가 직접 이야기 하지 않는 이상 P.H 세력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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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그렇게 살리고 싶어?"
우습다는 듯 미소를 머금은 체 차를 마시는 그를 바라보던 나는 잠시 가라앉았던 화가 또 다시 치밀어 오르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 내가 그의 손에 조롱 당하는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간 끌지 말고 할 말만 하시죠."
"그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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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영웅놀이 했다가 죽지 말고. 동생 살리고 싶으면 가만히 있어."
Game of Death ( D + 7 )
미친 새끼. 오피스텔을 빠져나오며 그에게 내뱉은 한마디였다. 마음같아선 침이라도 뱉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혹여나 동생에게 불이익이 갈까 속으로 참고 또 참았다. 집으로 돌아오니 건강 검진 센터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집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 내 동생의 모습을 감시하는 듯 보였다. 지저분한것보다 깔끔한것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 상황이 사뭇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저분하게 남의 집이나 훔쳐보는 신세라니, 불쌍하다못해 안쓰럽게까지 느껴지는 그들을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서자 동생을 달래주고 있던 김남준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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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괜찮아?"
동생과 함께 한껏 지친 내 곁으로 다가온 김남준이 물어왔다. 그도 막 건강 검진을 마치고 온 듯 걷어져 있는 소매 위로 드러난 팔에는 밴드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묻지마 그 사람 완전 또라이니까. 내가 화내는 모습부터 끌려가는 장면까지 모두 지켜봤을 김남준에게 그 남자 이야기는 꺼내고싶지 않았다.
"건강 검진 끝나면, 게임 참가자 뽑아 내는거 알지"
"응 알아"
"거긴 너 동생도 포함이야"
"응 알아"
"만약 너 동생이 게임에 참여하게 되면 내가 대신 지원할게."
"뭐?"
"물론 그 전에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았을때 할 수 있는 이야기긴 하지만 말이야"
나는 그의 말이 정말 말도 안되는것이라 생각했다. 그 바보같은 게임에 직접 지원까지해서 참여하겠다니, 만약 동생이 그 게임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난 절대 내보낼 생각은 없었다. 세계대전 당시 잃어버린 부모님과 흩어져 지내는것도 서러운데 하나뿐인 동생마저 잃게 된다면 정말 못살것같았다.
"미쳤어 제 정신이 아니야. 도대체 왜 그 게임에 참여 하려는거야? 정말 죽고싶어서 그래?"
"죽으려고 참여 하는거 아니야. 보여주는거지, 우린 너희 같이 비인간적이지 않다고"
"결국 게임에 참여하게 되면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바뀌게 될 걸? 그런 생각 조차 하지마."
김남준의 무릎을 베고 누운 동생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나는 하얀 동생의 손에, 아니 어쩌면 동생 대신 피를 묻힐 김남준을 생각하니 자꾸만 화가 치솟아 올랐다. 애꿎은 한 사람의 생명을 그런곳에 버리게 하고싶진 않았다.
위잉 -
집합을 알리는 경보음이 마을에 울려퍼지고 집안에 들어가 있던 사람들이 속속히 바깥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징집된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제 2회 P.H 게임이 어느새 일주일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저희 Plok Hoy는 마지막 지역인 이곳에서 P.H 게임 추첨자를 뽑기 위해 총 8명의 게임 참가자를 추려냈습니다."
"추첨된 참가들은 빠르고 남다른 대처사항을 가진 자, 명석한 두뇌를 가진자를 우선으로 뽑았으며 이후에 P.H 게임에 참가하게 됩니다."
"첫번째 참가자입니다."
조용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속에서 잠시후 첫번째 참가자의 이름이 불리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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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무덤덤한 표정으로 군인들을 따라나서는 민윤기라는 사람의 모습에서는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따금씩 군인들이 자신의 팔을 잡아올때 미간을 찌푸리는것 외엔 별 특별한 행동은 없어보였다.
"두번째 참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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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추
처
아까 민윤기라는 사람과는 다르게 왠지 많이 불안해 보였다. 입술을 깨물며 이리저리 눈동자를 돌리던 그는 군인을 뒤 따라 가면서까지 무척이나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것외엔 특별한 행동은 없는듯했다.
"세번째 참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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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김태형 역시 정호석이라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조금 불안해 보일뿐 별 다른 행동이나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습관인지 뭔지 손으로 자꾸만 머리를 매만진다는 것.
"네번째 참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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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김석진이라는 사람은 아까 민윤기라는 사람과 꽤 비슷해 보였다. 전혀 긴장하지 않은듯한 표정과 여유로운 몸짓까지 다만 그와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면 가끔씩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보인다는 것 쯤이였다.
"다섯번째 참가자입니다."
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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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무표정없는 그의 얼굴엔 약간의 걱정이 실려 있었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 보였던 정호석과는 다른 또 다른 모습이였다. 물론 그도 똑같이 긴장하고 있는건 맞는듯했다. 그 외에 특별한 점은 딱히 없는것같다.
"여섯번째 참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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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부디 아니길 바래왔던 결과가 나타났다. 내 동생이든, 김남준이든 그 누구도 게임에 참여하는걸 원치 않았는데 운은 날 더럽게도 안따라 주었다.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짓는 그를 바라보다 착잡한 마음으로 동생을 돌아봤을때엔 지금 이순간 내가 남자가 아닌것이 미치도록 싫었다.
"일곱번째 참가자입니다."
![[방탄소년단] Game of Death : 프롤로그 및 반응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3/31/8/1a1df769013c6e716cfbb834c3288180.jpg)
"전정국"
아까 보았던 그 사람이었다.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걸음을 옮기는 전정국의 모습은 수상한점이 한 두개가 아니였다. 다만 의외인건 그가 분명 P.H일거라 생각했는데 게임에 참여하는걸로 보아선 P.H는 아닌듯했다.
"마지막 여덟번째 참가자는 잠시 룰 변경 후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게임의 룰을 변경한다는 말에 이곳저곳에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이 무슨짓을 꾸미고 있던간에 부디 내 동생만은 이 게임에서 제외되기를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물론 하늘은 바라고 바라는 자에겐 한 없이 자비를 베풀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겐 이 게임이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수용하여, 정신적.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들은 게임 참여 조건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하늘이 베푸는 자비는 언제나 자비로운것만은 아니었다.
"마지막 참가자는 원래 예정된 바, 참가자들을 뽑는 기준에 따라 뽑아야 하지만 게임 기획자들과 그 외 여러 참가자들의 의견에 따라 성별 상관 없이 앞 번호 사람의 추천에 따라 뽑기로 하였습니다."
발표자의 말에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던 술렁거림이 더욱 더 심해졌다.
남성만 참가할 수 있는 게임에 여성이 참여한다는건 매우 불리하고, 어려운 게임이 될것이 분명하다는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여덟번째 참가자는 일곱번째 참가자 전정국 참가자의 추천으로 최초의 여성 참가자인…"
모두의 비난속에서 나의 이름이 호명되어지고, 전정국에 의해 난 원하지도 않았던 이 게임의 최초 여성 참가자가 되었다.
Game of Death
* 간단한 게임 룰 설명 *
이 글속에서 나타는 P.H 게임은 마피아 게임이랑 거의 비슷합니다.
마피아 게임에서 나오는 마피아와, 의사, 경찰이 나오지만.
이 글 속에서는 추격꾼이라는 직업과 파수꾼이라는 직업이 추가되어집니다.
게임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은 게임에 참여하게 되면 기본기억을 뺀 나머지 기억들을 모조리 삭제 시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추격꾼은 마피아나 파수꾼을 찾아내서 죽여야 하고.
파수꾼은 추격꾼이나 경찰들을 피해 마피아를 도와야 합니다.
마피아는 자신이 마피아임을 들키지 않고 파수꾼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죽여야 합니다.
의사는 게임에 들어갈시에 시계가 주어지는데 그곳에는 다친 사람 또는 사망자의 명단이 뜹니다.
그것을 잘 확인해가면서 마피아와 파수꾼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을 살려내야 합니다.
경찰은 추격꾼을 도와 마피아와 파수꾼을 찾아내서 죽여야 합니다.
물론 직업을 갖지못한 일반인도 있습니다.
이 일반인은 자신이 스파이가 되어 마피아를 돕거나, 마피아를 잡는 일에 동조할 수 있습니다.
ㄷㅇ
프롤로그, 반응편입니다. 전생을 읽는 소녀 완결나면 연재할게요~ 혹시 암호닉 신청하고싶으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세요! 암호닉 받겠습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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