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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설레는 고백이 있고 난 후 달라진 건 크게 없었어
뭐 하루 아침에 김종인이나 내 행동이 친구에서 애인으로 바뀌었다고 그럴 일은 없잖아ㅋㅋㅋㅋㅋ
처음에 우리 사귀는 거 그냥 비밀로 하자고 했는데 김종인이 정색을 하는거야
"야,종인아. 그냥 우리 사귀는 거 비밀로 할래? 애들한테 말해봤자 좋을 것도 없잖아."
"싫어, 왜 그래야 되는데."
"우지호도 그렇고...수정이랑 지은이도 놀려댈 게 뻔한데ㅠㅠㅠ"
"그런거 왜 신경써. 내가 너 좋으면 되는거지."
아 얘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말이 엄청 설레게 만들어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좀 있으면 고3되는데."
"왜."
"벌써 너랑 같이 보낸 시간이 14년이 넘어가는데 우리 진짜 오래 지냈다, 그치?"
"그러네."
"그러네는 뭐 그러네야! 아, 근데 넌 나 언제부터 좋아했어?"
저 질문 하면서 진짜 떨렸어ㅋㅋㅋㅋㅋㅋㅋ 일부러 포커페이스 짓고 다른 곳 보면서ㅋㅋㅋㅋㅋㅋ
"기억 안 나."
"...그게 기억 안 나?"
"그 땐 나도 제대로 몰랐으니까. 매일같이 붙어다녔던 니가 중학생 때부터 옆에 없으니까 허전하고"
"허전하고?"
"자꾸 생각나고."
"생각나고."
"뭐 하고 있을지 걱정되고 또 산만해서 사고치진 않을까."
"내가 언제!!"
"보고싶고."
"...어?"
"그래서 혼란스러웠어. 이게 친구로 보고싶은 마음인지 아니면 니가 좋아서 보고싶었던 건지."
"....."
"너 미술학원 다닌다고 집에 맨날 밤 늦게 들어갔었잖아."
"어??어떻게 알았어?! 맞아, 그때 완전 무서워서 일부러 엄마랑 통화하고 그랬는데..."
"그냥 가끔 가봤어."
"우리 동네를? 그 먼거리를?! 뭐야 김종인...말을 하고 오던가."
나 이 말 듣고 진짜 놀랐어
저번에 말했잖아 이사갔던 곳은 원래 살던 곳이랑 차 타고 2시간 거리라고...ㅠㅠㅠㅠ
"위험한데 어두운 곳만 골라다녀, 멍청한 게."
"....."
"교복 치마 짧은 것도 신경쓰이고."
"....."
"남자친구 사귄 것도 신경쓰이고."
"....."
"너 울렸던 그 새끼 이름 뭐였지? 박찬열인가."
"헐...알고 있었어?"
"존나 패주고 싶었는데 그럼 너 또 어디서 맞고왔냐면서 난리칠 거 아냐."
"....."
"아 그럼 또 괜히 걱정할거고."
"....."
"그 때부터 알 것같더라. 너 좋아한건가봐."
"아..."
헐ㅠㅠㅠㅠㅠ 얘는 나 중학교때부터니까 5년동안 좋아해왔었나봐ㅠㅠㅠㅠㅠㅠ
나레기는 그것도 모르고...☆★ 혼자 1년동안 쌩쇼했던거였어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말듣고 멍하게 앉아있으니까 종인이가 나가자 해서 양호실나왔어
교실 들어가자마자 정수정이랑 이지은 눈 엄청 커지고 우리한테 막 뛰어왔어ㅋㅋㅋㅋㅋㅋ
"야!!!이웬디, 너 어디갔었어? 갑자기 학교안으로 들어가서 얼마나 놀랬는지 알..."
"얘들아, 말할 거 있어."
"내 말부터 들어!! 체육 거지같은 놈이 너 이따가 교무실ㄹ..."
"우리 사겨."
"예?"
"종인이랑 나랑 사귄다고...히히..."
"....?"
"...미친..."
얘네 반응이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인거야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그 표정 아직도 생각나 얼마나 놀랬던지
"야...일단 축하해...대박대박.."
"내가 너네 이럴 줄 알았어ㅡㅡ 엮어댈 땐 존나 뭐라하더니 이럴 줄 알았다고ㅠㅠㅠㅠ내 새끼ㅠㅠㅠㅠㅠ"
수정이는 멍한 얼굴로 박수 짝짝짝 치고 지은이는 화내다가 갑자기 나 끌어안고 등 토닥여주는거야ㅋㅋㅋㅋㅋ
딸 시집보내는 엄마도 아니고;;;
나도 지은이 허리 팔로 감싸고 안아주면서 히히덕대고 있는데 옆에 말없이 서 있던 김종인이 내 팔 잡아서 떼어냈어
나니? 갑자기 왜 이런대?
"이웬디 왜 이렇게 헤퍼."
"어? 뭔 소리야??"
"여자든 남자든 아무나 막 안지마."
"ㅇ..어! 그럴게ㅎㅎㅎ..."
혼자 얼굴 빨개져서 헤실헤실 웃고 있는데 이지은하고 정수정의 얼굴은 썩어들어감...ㅋㅋㅋㅋㅋ
"벌써부터 지랄이냐?! 존나 싫어~ 우웩."
"아 김종인도 은근 오글거리는 거 잘 해ㅡㅡ 야, 가자가자."
이러고 둘이 수근거리면서 화장실로 떠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둘만 남았는데 멀리서 깝치고 있던 우지호가 우리 둘 보더니 천천히 걸어오는거야
"헐...설마...내가 바래오던 게 이뤄진거야?! 그런거임??"
니가 바래오던 게 뭔데ㅡㅡ 거지호야ㅡㅡ
"우왕아오가왕고아고아왁!!! 얘들아!!얘네 둘 사귄대!! 거봐 내 말 맞지????존나 쩐다!!!"
아니 이 새끼는 목소리가 무슨 학교에서 나오는 방송소리보다 훨씬 큰거야;;;
덕분에 퍼지고 퍼져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교생들 다 알게 됨... 우지호 인맥이 한국뚫고 나갈 기세야...
그 후부터 우린 학교 공식커플이 됐어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들까지 알게 되셔서 수업하러 교실들어오시면 맨날 김종인하고 나 엮으셨음...후...
"우리 교내 공식커플 1호 어디 앉아있니? 자리가 왜 이렇게 멀어~ 좀 붙어앉아^^"
그러면 반 애들은 우우우우~거리면서 야유하고 몇몇 여자애들은 나 째려보고;; 아니 왜? 니들이 뭔 상관?^^ 내가 여친이야
그렇게 하루하루 김종인이랑 행복하게 지내다보니 시간이 엄청 빨리 흐르더라
고3때도 같은 반 되면 진짜 대박인거잖아 그리고 종인이랑 계속 같이 있고싶었어ㅠㅠㅠㅠ
그때가 겨울방학이었는데 (말만 겨울방학. 보충때문에 학교나와야했음ㅡㅡ)
나랑 김종인이 사귄지 100일되기 하루 전날이었어
난 일주일전부터 선물준비하고 전지편지 엄청 큰 종이로 세 장쓰고 그러면서 엄청 들떠있었어
우리 진도? 그 때 양호실에서 뽀뽀 아주 잠깐 한 게 다야...^^ 가끔 내가 춥다고 핑계대면서 종인이 손잡고 그랬었지...
솔직히 나도 사귄다고 갑자기 뽀뽀하고 키스하고 그런 건 별로였어
무엇보다 김종인이 그런 걸 아예 안 해서 고마웠어 참아주는 거잖아..ㅎㅎㅎ
하루 전날에 집에 있기 심심해서 종인이한테 만나자하려고 카톡을 보냈음
내 드립 절대 안 받아쳐줌...나쁜자식...
두껍게 입으래서 룰루랄라 흥얼거리면서 꽁꽁 싸매고 집 나온다음에 아파트 옆 동으로 쏙 들어갔어
밖에 나갔는데 진짜 바람 많이 불고 추웠어;; 김종인 짜식 ^.^ 고나리하기는ㅋㅋㅋㅋ 설레게♥
띵동-
은 무슨 바로 비밀번호 띡띡띡띡 누르고 문 열었지ㅋㅋㅋㅋㅋㅋ
"나 왔어, 김종!!"
문닫고 현관들어와서 신발벗는데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거야
집에 지 혼자 있다고 해놓고 어디 간거지? 거실엔 아무도 없고 화장실에도 없어서 방에 있나? 하고 쪼르르 달려가서 문 열었어
"야, 여기 있으면 대답을 해야...!"
읭? 없어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김종인 방에 화장실이 있는데 거기서 물줄기 소리가 들려오는거야
그래서 샤워하나? 침대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함
얘는 방도 더럽게 넓어;; 지처럼 단호박먹은 인테리어로 꾸며놨어ㅋㅋㅋㅋㅋ 새하얀 벽지로 둘러쌓인 벽, 그것과 대칭을 이루는
하얀 이불과 베개, 검은색의 모던함이 돋보이는 깔끔한 책상!
그 위에 얹어져있는 실버색의 노트북, 방안이 참 따사해요^0^
아 진짜 심심해서 집 소개하는 것처럼 저러고 혼자 중얼거리고 놀았엌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방 둘러보고 있는데 침대 옆 서랍 위에 어떤 조그만 액자가 있는거야
거기에 사진이 끼워져 있어서 뭔가하고 보니까 나랑 김종인 어렸을 때 사진이야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완전 해맑게 웃으면서 종인이 볼에 뽀뽀하고 있는데 김종인은 표정이 아주...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음 (부들부들)
애써 햇빛이 너무 밝아서 그런거라 위로하며 내려놓고 옆의 침대에 드러누웠어
엄청 푹신푹신한데다 김종인한테서 나는 좋은 냄새가 나니까 되게 편하고 기분좋더라
그러다가 잠시후에 물소리가 멈추고 샤워부스에서 나오는 소리있잖아 문 텅텅거리는거 ㅋㅋㅋㅋㅋㅋ
침대에 누워서 눈 감고 있다가 몇 분 후에 화장실 문 열리는 소리나서 번쩍 뜨고 그 쪽을 봤는데
헐...김종인 이 자식...다행히 바지는 입었는데 위에는 하나도 안 걸쳐서 살색이 아주... 바람직했어
근데 얘가 춤추고 운동해서 그런지 복근하고 잔근육이 진짜 쩌는거야;;
머리에선 눈돌려!!눈돌려하는데 정작 내 눈은 그렇게 되지가 않음ㅋㅋㅋㅋ(의심미)
"야, 김종...헐...ㅋ"
수건으로 젖은 머리 탈탈 털면서 나오는데 헐...진심 섹시해...;;;
굳어있는 나 한 번 쓰윽 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침대에 걸터앉는거야 (두근두근)
"빨리 왔네."
그럼 그게 몇 분이나 걸린다고? 넌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샤워를 하고 난리야
"어...그, 근데 너 옷 좀 입지?"
"입었잖아."
"아니, 위에...큼!흠!"
내가 저렇게 말하고 얼굴 빨개져서 고개돌리니까 존나 얄밉게 웃어ㅡㅡ
입꼬리 한 쪽 올리고 장난스럽게 웃는거야ㅋㅋㅋㅋ 아 저래도 왜 잘생기고 지랄...막 두근두근거렸어ㅠㅠㅠㅠ
"아, 빨리 입으라니까!!"
침대 위에 있던 베개로 김종인 퍽퍽 치는데 가만히 맞고 있다가 내 손목 확 잡는거야
얼떨결에 한 쪽 손에 들고있던 베개 놓치고 당황해서 종인이 보는데 그놈의 복근으로 저절로 시선이 내려가고;; 어휴 진짜ㅡㅡ 좋아라;;
눈 마주치다가 뻘쭘해서 일부러 벽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니까 얘가 손으로 내 턱 잡아서 지 쪽으로 돌리는거야
턱잡는게 특기인가ㅡㅡ 양호실에서도 그러더니ㅋㅋㅋㅋㅋ
"뭔 생각해? 왜 이렇게 음란해졌냐, 이웬디."
"허!!!참나! 시끄러. 아 턱 아파. 놔줘..."
김종인 손에서 벗어나려고 턱 돌리는데 힘 진짜 세;; 일센치도 안 움직이는거야
할 수 없이 힘빼고 종인이 눈 마주치니까 그제서야 놔주더라
헐 근데 너무 잘생김... 속으로 감탄하면서 걔 얼굴 구경하는데 얘가 갑자기 가까이 다가오는거야
저런 식으로 있었어ㅋㅋㅋㅋㅋㅋㅋ 설명하기 힘들어서 그렸는데 ㅋㅋㅋㅋㅋ
아 저걸 왜 그렸대 땀땀;; (의심미)
그래도 이해가 안 가면 내 똥손을 탓해줘...
"야, 저, 저리가!"
심장 쿵쿵대는 소리 다 들릴까봐 민망해서 막 밀어내는데 김종인이 웃고 있다가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어
눈 내리깔고 나 쳐다보는데 혼자 긴장해서 마른 침 꿀꺽꿀꺽 삼키고...
천천히 다가오면서 손으로 내 얼굴 감싸는거야
놀라서 눈 꽉 감고 숨도 제대로 못 내쉬고 있는데 점점 가까워지더니 얘 숨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렸어
아씨;; 나 비비도 안 바르고 왔는데ㅠㅠㅠ 이 순간에도 그 생각부터 들었어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완전 코앞까지 와서 숨결까지 느껴지는 거리인거야
이 짧은 5초가 나한텐 5분으로 느껴졌어
김종인이 내 얼굴 잡은 손에 살짝 힘주더니 내가 긴장해서 미간 찌푸리니까 갑자기 피식 웃는거야
...뭐지? 감았던 눈 조심스레 뜨는데 내 이마에 쪽하고 뽀뽀하더니 천천히 떨어졌어
"ㅇ..어..뭐야..?"
멍때리면서 중얼거리니까 옷장에서 니트 하나 꺼내더니 입으면서 나 계속 쳐다봐ㅋㅋㅋㅋ
아씨...몸에 힘 스르르 풀리고 완전 쪽팔려서 두 손으로 얼굴 가렸어ㅠㅠㅠㅠㅠ 이게 뭔 망신임
"왜? 기대했어? ㅋㅋㅋㅋ"
"...죽을래, 너."
"ㅋㅋㅋㅋㅋㅋㅋ"
"...아아, 미친ㅠㅠㅠㅠ쪽팔려ㅠㅠㅠㅠ"
너무 쪽팔려서 침대에 있던 베개랑 쿠션들 김종인쪽으로 막 던지니까 얘가 막 웃는거야
그렇다고 막 하하하하 웃지는 않고ㅋㅋㅋㅋ 그 특유의 비웃는 듯한 웃음....ㅅㅂ
"꺼져!!! 진짜 짜증나!!"
"ㅋㅋㅋ아, 잠깐만."
"좋냐? 좋아?!"
"야, 살살...아!"
하나 남은 베개 퍽 하고 완전 세게 날렸는데 거기에 맞더니 갑자기 무릎꿇고 고개 숙이는 거야
헐;; 너무 세게 던졌나?
내가 던져놓고 내가 놀래서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김종인한테 천천히 다가갔어
"야...많이 아파?"
"....."
"김종인?"
"....."
"헐, 어떡해 미안ㅠㅠㅠ"
당황해서 허둥대다가 김종인 어깨에 조심스레 손 얹는데 고개 들더니 탁-하고 내 손목을 잡는거야
이 자식의 헐리우드 액션에 제대로 낚인 거였음ㅡㅡ
짜증나서 김종인 어깨 주먹으로 퍽퍽 때리는데 갑자기 쑥 다가오더니 내 입술에 짧게 뽀뽀하는거야
그 날 고백한 이후로 처음 하는거라 놀라서 때리던 손 멈추니까 한 번 더 쪽 하더니 떨어지고 또 한 번 하고ㅋㅋㅋㅋ
그렇게 한 다섯 번은 한 것 같아
마지막엔 좀 더 길게 입맞추더니 손으로 내 옆머리 귀 뒤로 쓱 넘겨줬어
"예쁘다."
"....."
"더 하고 싶은데, 그럼 때릴거지?"
아냐!! 안 때릴게!! 더 해 더!!
순간 내 진심이 나올 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종인이 흘겨보는데 얘가 진짜 뭐라하지.. 완전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나 내려다보는거야
아, 그 표정보고 김종인이 날 진짜 좋아하는구나하고 느꼈어
"뭐야...놀랐잖아."
"이웬디."
"응?"
"이제 가, 빨리."
"뭔 소리야? 나 온지 30분도 안 됐거든?ㅡㅡ"
"가라니까."
"아, 왜! 싫어싫어싫어."
손으로 귀 막으면서 계속 저러고 한참 투닥거리니까 말 멈추더니 김종인이 한숨 쉬는거야
아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뽀뽀하면서 설레게 만들 땐 언제고 가라고 자꾸 재촉하니까 되게 서운했어
뚱한 얼굴로 완전 삐져서 바닥에 앉아있으니까 천천히 일어서더니 내가 벗어둔 패딩 들고 왔어
그리고 억지로 팔 넣고 입히더니 지퍼까지 위로 쭈욱 잠그는거야
"늦었어, 내일 또 볼거잖아."
"늦긴 뭘 늦어. 아직 7시도 안 됐어!"
"이웬디."
"아, 뭐!! 너 갑자기 왜 그러는데?"
"....."
"이제 할 거 다 했으니까 꺼지라 이거냐? 알았어, 갈게."
진짜 기분 나빠져서 벌떡 일어난 다음에 현관으로 걸어갔어
쭈그려 앉아서 신발 구겨넣고 있는데 뒤에서 김종인 발걸음 소리 들리더니 내 옆에 서는거야
무시하고 신발 다 신은 다음에 문 열려고 손잡이 잡는데 갑자기 얘가 뒤에서 끌어안았어
"미안, 지금 안 보내면 안 될 것 같아."
"...뭐?"
"나도 남자야."
이러는데 얘가 무슨 말 하는지 이해돼서 되게 고마운거야...
아까 아무것도 모르고 짜증낸 것도 미안하고ㅠㅠㅠㅠ
내가 고개 끄덕거리니까 손 스르르 풀더니 내 머리 쓰다듬는데 좀 부끄러웠어
"...흠흠, 나 갈게 그럼!"
문 열고 나와서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니까 김종인이 다시 원래의 무뚝뚝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잘가라고 말함ㅋㅋㅋㅋㅋ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면서 생각했어 역시 남자는 다 늑대구나...ㅋㅋㅋㅋㅋ
그러고 집에 와서 밥 먹고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워서 잤어
내일 만날 거 생각하니 벌써 좋아죽겠어ㅋㅋㅋㅋㅋㅋㅋ
김종인이랑 처음 사귄 날부터 오늘까지 있었던 일들하고 벌써 내일 100일인 거 떠올리면서 실실 웃다가 잠든 것 같아
일어난지 얼마 안 돼서 비몽사몽한 상태인데 저거 보고 잠 확 깼어
실없게 웃으면서 캡쳐하고 갤러리에 저장함ㅋㅋㅋㅋㅋㅋ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고 이불 정리하는데 엄마가 방문 열고 들어왔어
"이웬디 일어ㄴ...어머!"
"일어났어, 이미."
"세상에, 니가 혼자 일어날 때도 다 있니?! 웬일이야...그것도 토요일에."
"종인이 만나려고 일찍 일어났어."
"너 요즘 종인이 자주 만난다? 어떻게 어렸을 때보다 더 붙어다니니?"
엄마는 우리 둘 사귀는지 몰라ㅋㅋㅋㅋㅋㅋㅋ
종인이한테 부모님한테만은 얘기하지말자고 조르고 졸랐어
"뭐가~ 예전이랑 똑같은데."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는 엄마 시선 피하고 씻으러 욕실들어갔어
콧노래 흥얼흥얼 거리면서 샤워하고 나오는데 벌써 9시 10분인거야ㄷㄷㄷ
시간 얼마 안 남아서 허겁지겁 드라이기로 머리 말린 다음에 옷 갈아입었어
옷장 열어서 일주일 전에 산 하얀색 원피스 꺼내듬 후우후우....
2월이라 엄청 추운데도 종인이한테 예쁘게 보일거 생각하면서 참고 위에는 좀 두꺼운 검은색 가디건만 걸쳤어
그리고 화장대에 앉아서 평소에 귀찮아서 비비랑 틴트만 바르다가 오랜만에 완벽하게 화장하기로 함ㅋㅋㅋㅋㅋ
다 하고 거울보는데 와...진짜 내가 봐도 화장은 매우 중요한거라고 새삼 느낌
20분전의 내가 아니라 딴 사람이 와 있는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록달록한 종이백에 넣어둔 종인이 선물이랑 편지들고 신나서 현관으로 뛰어갔어
"엄마, 나 갔다올게!!"
"몇 시에 들어올거야?"
"몰라, 늦을 것 같아~"
룰루랄라 엘레베이터 거울보면서 웃다가 1층 도착하고 내리면서 표정관리했어ㅋㅋㅋㅋㅋㅋㅋ
1층 자동문밖에 서 있는 종인이 뒷태가 보이는거야
키도 커서 어깨가 딱 벌어졌는데 검은 코트까지 입으니까 진짜 남자임bbb 내 남자ㅠㅠㅠㅠ
내가 완전 좋아하는 패션인진 어떻게 알고ㅠㅠㅠㅠㅠ 그냥 모델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
"종인아!"
핸드폰 만지고 있다가 고개들고 뒤 돌아보더니 나 위 아래로 훑어봤어
(기대기대)
마침 김종인도 하얀셔츠에 검은색 코트입어서 어쩌다보니 나랑 커플룩인거야ㅋㅋㅋㅋㅋㅋ 되게 좋았어
"...이웬디?"
진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함ㅎㅎ.....슬프다
"어, 니 여친 맞으니까 빨리 가자."
밖에 나오니까 추워서 손 비비는데 종인이가 내 손 깍지껴서 잡더니 자기 코트에 그대로 넣었어
그러더니 인상 찌푸리면서 말함
"왜 이렇게 차가워."
"추워서ㅠㅠㅠㅠ"
"안 그래도 손발 찬 게 이렇게 입고 나와?"
"대신 니가 손잡아줬잖아~"
이러면서 헤헤 웃으니까 따라서 픽 웃더니 걷기 시작했어
"어디 갈거야? 이번에 개봉한 영화보자!!"
"어떤 거?"
"그거 뭐지? 남자사용설명서인가?"
"제목부터 이상해."
투닥투닥 거리면서 한참 걸어가니까 영화관 도착했어ㅋㅋㅋㅋㅋㅋ얼어죽는줄ㅠㅠㅠㅠ
영화관 들어가서 시간대보니까 상영 시작하기 10분전인거야
"헐, 빨리 사자!! 좀 있으면 시작한다!!"
두다다 달려가서 티켓 두 장 끊고 팝콘사러가는데 난 카라멜팝콘 아니면 안 먹는단말야
근데 김종인은 단 거 싫어해서 평소에 영화보러오면 맨날 고소한 맛으로 시켰어
그 날도 그럴 줄 알고 팝콘 큰 거 카라멜 추가 안 하고 사려했지 당연히
"카라멜 추가 해드릴까요?"
"아뇨, 그냥 고소한 맛으로 주세요."
"카라멜로 해."
"어? 너 그거 엄청 싫어하잖아?"
"이제 좋아."
"....? (당황)"
"그럼 카라멜 팝콘으로 드리겠습니다~"
내가 카라멜맛 좋아하니까 자긴 싫은데도 일부러 배려해준 거잖아ㅠㅠㅠㅠㅠ
그거에 또 고마워서 팝콘 끌어안고 종인이 쳐다보니까 상자에 들어있는 팝콘 한 줌 집더니 입에 쑤셔넣는거야
하여간 1분을 못 가요 1분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입에 넣어주니까 받아먹긴 먹었어 왜 안 먹어 먹어야지ㅎㅎㅎㅎㅎ
"야, 재미없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30분 후)
"야, 졸려."
후우...참자 참아
내가 영화에 완전 집중하고 있는데 자꾸 옆에서 저렇게 중얼거리는거야
귀찮아서 아까 김종인이 했던 것처럼 팝콘 엄청 집어서 입에 쑤셔박으니까 그제서야 조용히 함
근데 그 상영관에 커플이 엄청 많았어 아무래도 영화 장르가 장르다 보니까ㅋㅋㅋㅋㅋ
여기저기서 쪽쪽거리고 히히덕 웃는 거 다 들려;;
진짜 내 앞뒤로도 다 커플이었어ㅋㅋㅋㅋㅋㅋ
만약 거기 솔로였을 때 갔으면 영화 끝나기도 전에 울면서 나왔을 걸....
"야, 종인아. 우리 앞에 커플 봐봐."
하필이면 앞에 앉은 남녀커플이 자기들끼리 분위기타더니 키스하기 시작하는거야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을 못 배웠나 ㅡㅡ
혼자 뻘쭘해져서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었어ㅋㅋㅋㅋㅋ 그래서 옆에 앉아서 턱 괴고 있는 종인이 팔 툭툭 건드림
"어차피 여기 커플석이잖아."
"그래도...큼큼..."
"왜? 너도 하고싶어?"
완전 아무렇지도 않게 저렇게 말하는데 기가 막혀서ㅋㅋㅋㅋㅋㅋㅋ
슬금슬금 옆으로 몸 움직여서 종인이 피했어
그러니까 얘가 얼굴을 쓱 들이미는거야 완전 가까이
"(속닥속닥)ㅇ..야! 하지마!"
"왜."
저렇게 말하는데 딱히 할 말이 없었어... 우리도 지금 사귀고 있잖아?ㅋㅋㅋㅋㅋㅋㅋ
"어...그게...그러니까..."
당황해서 막 횡설수설 하는데 종인이가 다시 멀어지더니 내가 마시고 있던 콜라 드링킹함
"안 해, 걱정마."
"....."
"아, 목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탄대ㅋㅋㅋㅋㅋㅋㅋㅋ 핑계대고 있네
결국 앞에 그 커플은 영화 다 끝날때까지 애정행각 쩔게 하고 떠들고 그랬어....(부들부들)
영화 다 보고 나오니까 1시쯤 된거야
"나 배고파. 뭐 먹으러 가자~"
"뭐."
"스파게티먹고 싶어."
"가던가."
후....저게 우리 대화임 ㅋㅋㅋㅋㅋㅋㅋ
100일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거 절대 없었어....김종인 거지자식ㅎㅎㅎ
그 때 갔던 레스토랑에서는 평소와 다를 거 없이 밥만 먹고 나왔어ㅋㅋㅋㅋ
영화랑 팝콘은 종인이가 사서 점심은 내가 사려고 지갑꺼내는데 직원이 말하는거야
"남자친구 분이 이미 계산하셨어요."
읭?뭐지? 하면서 입구 쪽 보니까 빨리 나오라는 얼굴을 하고있는 김종인이 보였음
"아, 뭐야! 내가 내려고 했는데ㅡㅡ"
"됐어."
"지금 가는 데는 내가 낼거야. 먼저 내지마, 죽어."
"...그러던가."
그리고 시내에서 이 가게 저 가게 싸돌아다니다가 연인들의 필수코스 ㅋㅋㅋㅋㅋㅋ스티커사진 찍는데로 들어갔어
사람 되게 많아서 좀 기다리다가 우리 차례 와서 기계있는데로 들어가서 섰어
입구쪽에 가발이나 이상한 악세사리같은 거 많잖아ㅋㅋㅋㅋㅋ
거기중에 파란색 리본인가? 그거 집어서 종인이 씌우려는데 얘가 진짜 완전 정색하면서 고개 뒤로 빼는거야
"아, 쓰라고!!"
"싫다고."
"이쁘다니까, 쓰라고!!!!"
"싫어."
"....(불쌍한 척)"
"싫어."
"....(우는 척)"
"싫어."
"자기야, 제발 써줘ㅠㅠㅠㅠ"
다 안된다고 할 땐 언제고 갑자기 자기야 한 마디 하니까 말 없이 고개숙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자기야라는 말 엄청 좋아해;; 자기야성애자도 아니고;;
그래서 가끔 내가 이거 이용해서 화난 종인이 풀어줌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엄청 약았어
결국 똥씹은 표정으로 파란색 리본머리띠쓰고 난 빨간색리본 머리띠쓰고 안에 들어왔어
"읏으, 스므을~ (웃어, 스마일)"
ㅂ_ㅂ 웃으라는데 계속 이 표정으로 앞에 카메라만 멀뚱히 쳐다보는거야
"야, 웃으라고!"
고개 돌려서 김종인한테 소리치는데 카메라새끼가 그 타이밍을 찍어버림...ㅎㅎ...
찰칵!소리 들리고 다음 컷 준비하는데 김종인은 계속 안 웃고;;;
결국 나 혼자 웃고있는거 9장찍고 이제 한 장만 남은거야ㅠㅠㅠㅠㅠㅠ
"제발 웃어, 종인아ㅠㅠㅠㅠ 어?"
"이게 웃는거야."
"....."
그러면서 내가 한숨쉬고 있는데 하나~둘~ 하는 카운트다운 소리가 나오는거야
완전 뚱한 표정으로 있다가 억지미소 지으려는데
가만히 앉아있던 김종인이 내 허리 잡아당기더니 볼에 뽀뽀했어....
찰칵!!
사진은 나오고 이제 꾸며야되는데 나 혼자 멍하게 앉아있으니까 김종인이 팔잡고 끌고 나옴ㅋㅋㅋㅋ
난 스티커사진에 뭐 많이 꾸미는 거 싫어해서 그냥 100일♥ 오래가자
이거 하나 썼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김종인이 내가 펜으로 쓰고 있는 거 멀뚱히 구경하더니
옆에 있는 거 하나 손에 집더니 사진 위에 뭘 쓰는거야
"뭔데? 뭐 써?"
뭐 쓰나 하고 궁금해서 고개내밀고 보니까
'예뻐'
아까 김종인이 뽀뽀한 사진에 내가 놀래서 눈 크게 뜨고 있는데 거기다가 예쁘다고 씀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난 또 그거 가지고 좋아서ㅋㅋㅋㅋ
스티커사진들고 나오는데 벌써 오후 다섯시인거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시간 엄청 빨리가;;
100일을 이렇게 빨리 보낼 순 없어ㅠㅠㅠㅠㅠ 종인이랑 더 돌아다니려고 팔잡아끄는데
이번엔 얘가 어디로 데리고 가려는거야
말없이 따라가주는데 조금 걷더니 도착한데가 노래방이었어
웬일?? 얘가 노래방을 먼저 다 가고 ㅋㅋㅋㅋㅋㅋㅋ
난 또 노래부를 생각에 좋아서 종인이 따라 들어갔지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노래방 들어가는 데가 원래 이렇게 어둡나? 지하도 아니고 1층에 있는데 엄청 깜깜한거야
내가 어두운 거 엄청 싫어해서 그냥 가만히 서 있으니까
"잡아."
그러면서 자기 손 내밀길래 얼른 잡았지
"여기 원래 이리 어두워? 좀 무섭다..."
거의 입구 쪽에 다 온 것 같아서 고개숙이고 있다가 드려는데 바닥에 불빛 같은 게 하나 보이는거야
천천히 걸으면서 보니까 그 불빛이 촛불이었어...
알록달록한 양초들이 입구따라 줄지어서 길처럼 돼있었는데 난 이때가지 눈치 못 채고 있었어
"우와~ 이 노래방은 시설이 되게 특이하다..."
"그러네."
계속 그 촛불들따라 걸어가는데 카운터에는 아무도 없고 거기에도 촛불들이 쫙 깔려있는거야
천장에는 분홍색 풍선들이 엄청 많이 있고ㅋㅋㅋㅋㅋㅋ
노래방엔 노래 소리가 들려야되는데 아무것도 안 들리고 사람들도 없고
뭐겠어?ㅋㅋㅋㅋㅋㅋㅋ
순간 그제서야 눈치채고 완전 멍하게 종인이 쳐다보니까 얘가 손 다시 잡더니 계속 걸으면서 끝에 있던 방에 멈춰선거야
완전 심장 쿵쿵 뛰고 벌써부터 눈물나오려하고...
진짜 나 기념일 이벤트 그런 거 기대도 안했거든
우리가 친구로만 몇 년 지냈는데 다른 커플들처럼 뭘 그런 거 일일히 챙겨 그냥 데이트나 하는거지
이런 생각밖에 없었어ㅋㅋㅋㅋㅋ
근데 얘는 나 몰래 이런거 준비하고 있었다는 거 아냐..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말없이 고개숙이니까 종인이가 문을 열었어
".....헐....야...."
진짜 보자마자 소리지를뻔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예쁘게 저렇게 하트로 촛불 깔려있고 거기에 사랑해라고 적혀있는데
진짜 너무 감동받아서 울었어
벽에는 우리가 같이 찍었던 사진들 폴라로이드로 엄청 많이 붙어있고 중간에는 현수막처럼 돼있는데 글씨가 적혀져있는거야ㅠㅠㅠㅠㅠ
----
이웬디
아직 100일이야
우리 사귄지 3달 넘었는데 한 3년은 흐른 것 같다
너랑 14년이란 시간 같이 보내오면서 나도 많이 변한 것 같아
14년중에 5년은 너 좋아했는데 이젠 친구가 아닌 내 여자친구로 부를 수 있게 돼서 행복해
내가 무뚝뚝하고 신경 많이 못 써주는데도 나 좋아해줘서 고마워
주위에 달라붙는 여자들 많은데도 신경 안 쓰는 척 다 참아줘서 고마워
1년동안 일부러 티 안내고 나 좋아해줘서 고마워
애정표현도 못 하고 다른 남자들처럼 달달하지도 않은데 그래도 나 믿어줘서 고마워
이제 10년 20년 30년 계속 같이 보내자
나 이런 거 길게 못 써
그냥 한 마디로만 말할게
사랑해
----
아 김종인 진짜ㅠㅠㅠㅠㅠㅠ 사람 미치게 만들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거 읽고 진짜 머리 아플때까지 운 것 같아
아무 말 못하고 계속 엉엉 울기만 하니까 김종인이 아직 안 끝났다고 그러는거야
"너 츄파춥스 좋아하잖아."
그러면서 츄파춥스 통 내밀어
"커플로 뭐 맞추는 것도 좋아하고."
또 그러면서 똑같은 신발 두 개 바닥에 내려놓고
"인형도 엄청 좋아하고."
방 구석에 앉혀놓은 엄청 큰 곰인형 손으로 가리키고ㅠㅠㅠㅠ
"정수정이랑 이지은도 좋아하고."
그러니까 뒤에 커튼 쪽에 숨어있었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
정수정 이지은이 동시에 나오는거야
"근데 난 너 좋아해."
그러면서 코트주머니에서 커플링 꺼내더니 하나 내 손에 끼워주는데 진짜 떨렸어
질질 짜면서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보다가 웃고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끼고 있었는지 자기 손도 보여주더니 나 꽉 안아주는거야
"축하해!!!!"
"부럽다, 오래 가라."
"2세는 언제쯤??"
커텐뒤에 김종인 친구들도 있었나봐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 시끄러운 김종대랑 오세훈 튀어나오는데 진짜 놀랐어
"이웬디 김종인 100일축하해ㅠㅠㅠㅠㅠ"
"나도 서러워서 남자사겨야겠다...야, 김종대 나랑 사귈래?"
"미쳤냐, 넌 내 취향 아니거든?"
이지은이랑 정수정도 저렇게 말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걔네들 노는 거 웃으면서 보고있는데 김종인이 내 볼 두 손으로 감싸더니 자기 쪽으로 돌리는거야
그러면서 가까이 다가오는데 내가 눈 감았어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짧게 뽀뽀만 하고 떨어짐
"다른 건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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