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 지금처럼 부끄러운 순간이 없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정신 분열 환자’ 범죄로 기사를 쓰라고 강요당하는 현실. 아마도 사건을 제일 먼저 접한 사람 중 한 명일 것입니다. 사회부 기자니까요. 하지만 한순간 ‘아 또 사건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부끄럽습니다. 어제부터 기사를 계속 쓰는데도 데스크는 제 기사에 제목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이라고 답니다... ‘여성 혐오’ 인터뷰 내용들은 죄다 기사에서 빼버립니다. 오늘도 이 현장에 나를 보내놓고 ‘정신 분열증’ 환자의 범행 논조로 기사를 쓰라고 합니다. 당신이 살아있을 때 아무 것도 하지 못 했고 당신이 유명을 달리 한 뒤에도 아무 것도 하지 못 하는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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