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다비치 - 이 사랑 (inst)
툭.
내 머리 위에 있는 김태형의 손을 쳐내자 나를 보듬었던 그의 손이 허공에서 어중간하게 멈췄다.
"하... 진짜."
김태형은 그런 자신의 손을 내리며 한숨을 내쉬었고 나는 고개를 내려 음료수가 튄 흔적이 방울진 회색 바닥만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야."
김태형은 나를 부르며 내 손목을 잡아끌었고
"사람 몸에서 피나는 거, 보기 싫다."
따끔한 느낌에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살짝 올리자 김태형은 어디서 난 건지 내 손에 서투르게도 연고를 바르고 있었다.
입으로 밴드를 주욱 뜯어 꾹꾹 눌러가며 내 상처를 가리고 난 후에야 그는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내 손목을 놓아주었다.
"이런 거 해달라고 한 적 없는데."
분명 고마웠지만 그에게 내가 한 말은 다소 날카로웠고, 이런 내 말에도 그는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발짝, 두 발짝 뒤로 물러났다.
"알아."
내게서 차츰 멀어지는 그 모습에 마치 눈을 감았다 뜨면 그대로 김태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자꾸 뒷걸음질 치는 게 사람을 불안하게만들었다.
너도 박지민처럼 날 밀어내는 걸까. 내게서 멀어지려는 걸까.
김태형은 몇 발자국 물러서다 그 자리에 잠시 멈추더니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그 상태로 한참을 서있었다.
듣는 사람의 기분마저 바닥으로 치닫을 듯 깊은 한숨을 쉰 그는 다시 내 앞으로 걸어와 화내듯 소리쳤다.
"너는 애가 왜 이딴 식이야!"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주위의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지나갔고 놀란 내가 그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자 그는 입만 옴짝달싹하다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곤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곤 다시 고개를 들어 말을 이었다.
"네가 먼저 좋아했잖아! 그럼 어떻게든 네가 지킬 생각을 해야 할 거 아냐! 여기서 이렇게 질질 짜고 있으면 뭐가 해결이라도 돼? 네가 그렇게 울면 박지민이 와서 너 달래주면서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럴 줄 알았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그의 말에 입술을 꾹 깨물고 바닥으로 고개를 떨궜다.
물론 그의 말 중에 틀린 말은 없었다.
김태은보다 내가 먼저 박지민을 좋아했고, 김태은은 제대로 상상조차 못 할 만큼 나는 박지민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나는 이곳에서 울던 그때부터 박지민이 마법처럼 나타나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김태형이 와서 실망했었나?
솔직히 아주 조금은. 그래. 아주 조금은 실망했었다.
짧게 스쳐간 생각이지만, 차라리 아무도 없는 게 나았을 거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래서 김태형은. 왜 여기 왔을까.
바닥을 향한 내 시선 한구석에는 김태형의 운동화 앞코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한 듯 곧 미련 없이 사라지는 운동화에 입이 먼저 움직여 그를 찾았다.
"뭐 하나만 물어보자."
이번에는 시선을 내 운동화에 옮긴 채 입을 열었다.
과연 그가 자리에 멈췄을지, 아니면 무시하고 갈 길을 갔을지는 모르겠다.
고개만 조금 들면 바로 알 수 있는 일인데 뭐가 그리 무서운지, 아니면 자신이 없는 건지.
나는 그가 아직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그곳에서 그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왜 왔어?"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쳐 내가 고개를 들어 그가 있던 곳을 바라봤을 때.
그는 자리에 없었다.
마치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그가 남기고 간 유일한 흔적은 내 손가락에 감긴 밴드뿐이었다.
피부로 느껴지는 오돌토돌한 밴드의 감촉에 괜히 주먹을 꽉 쥐고 뒤를 돌았다.
내 질문을 듣고 간 건지, 아니면 내가 부르기도 전에 이미 갔던 건지는 김태형만 아는 유일한 진실이겠지.
여전히 반대편 손에 꼭 쥐여져 있던 구겨진 캔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어느새 텅 비어버린 길가를 울렸다.
짧은 한숨과 함께 들어 올린 캔은 이미 잔뜩 구겨져 원래 어떤 모양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형태가 무너져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박지민에게, 이런 형태조차 없는 사람일까. 이렇게 구겨지기 전 원래의 내가 누구인지 그는 알고 있을까.
캔은 더 이상 펴지지 않을 터였고 힘겹게 펼쳐본들 이리저리 패여 더 흉한 모습일 게 뻔했다.
그럼 나는 너에게 내 이런 흉한 모습을 보여줘도 되는 걸까. 아니면, 애초부터 펼쳐볼 수 없는 가엾은 사람인 걸까.
"이건 뭐. 바보도 아니고."
고개를 저으며 애써 생각을 비워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자 나만 더 머리 아픈 일이겠지.
괜히 쓰레기로 시답잖은 감상에 젖었다며 옆에 있던 쓰레기 더미 사이에 구겨진 캔을 던져 넣고 별 뜻 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정처 없이, 하릴없이 주변을 빙빙 맴돌다 돌아간 집에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잠에만 들었던 것 같다.
아니면 잠에 들었던 것 자체가 악몽이었을 수도.
-
[야. - 김태형]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확인한 문자에는 그의 이름이 떠있었다.
그리고.
[일어나면 전화해. - 박지민]
박지민의 이름도 떠있었다.
한참을 뒹굴거리던 침대에서 일어나 박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무성의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넘어왔고 왜 문자 했냐는 내 물음에 박지민은 천천히 운을 뗐다.
"음... 너 오늘 저녁에 바빠?"
"아니, 안 바빠."
"그럼 좀 나와. 갈 데 있어."
뜬금없는 그의 말에 내가 되묻자 그는 7시. 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무슨 상황인지 파악을 하기도 전에 저질러진 일에 뒷머리를 긁적이며 김태형에게 답장을 보냈다.
[왜,]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돌아오는 답장을 확인하자
[너 오늘 저녁에 뭐 하냐. - 김태형]
마치 방금 전 박지민이 한 말 같은 그의 말에 약속이 있다고 하자 곧바로 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전화를 받아 한 마디 제대로 내뱉기도 전에 그가 폭포수를 쏟아내듯 말을 뱉어냈다.
"무슨 약속? 누구랑? 몇 시에? 어디서?"
"박지민이랑 보기로 했는데."
"몇시에."
"7시 라던데. 왜?"
"어디서 보기로 했어?"
"아니, 그니까 왜."
묘하게 바빠 보이는 말투에 이상하다고 생각할 즈음 김태형이 아이씨, 라는 말과 함께 아무것도 아니라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을 정리해봤지만 아무리 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지금 상황에 김태형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박지민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따라 모든 게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정국에 뷔온대 사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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