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뭐해'
나 지금 바쁜데..
'알았어. 좀 이따가 전화할테니까 받아?'
그래
짧은 통화를 마치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바쁘게 움직이며
얇은 손목이 어찌 받쳐주는지는 모르지만 생맥주가 가득 담긴 유리컵을 들고는
위험하게 움직이는 재환이다.
후우....
한 숨을 땅이 꺼져라 깊게 쉰 재환은 폰을 들어 30분 전
자신이 씻을 동안 울렸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피식. 소리없는 웃음 뱉고는
남아있는 전화번호를 다시 눌러 전화를 건다.
전화기를 귀 가까이 갖다대자 아직 축축한 머리에서 물이 떨어지지만
그런건 상관없는지 해맑은 표정으로 전화 받기를 기다린다.
'으음..'
뭐야..잤어?
'우씨.. 형이 먼저 안 받았잖아요'
씻고있었어 많이 피곤해?
'에휴.. 오늘도 똑같죠 뭐.. 형도 피곤할텐데 쉬어요'
나보다는 너가 더 피곤할텐데?
'무슨.. 알바라는 알바는 닥치는대로 뛰는 사람이랑 비교가 되요?'
그래도 너는 하루 종일 앉아 있잖아
'아우.. 안그래도 하루종일 짜증났어요'
왜? 녹음이 잘 안 됬어?
'어린 애가 얼마나 딱딱 받아치던지..'
와.. 어린 애야? 너보다 어리다고? 몇살인데?
'이봐요.. 형. 지금 누구한테 관심을 줘. 나한테 다 줘도 모자를 시간에'
에..헤헤 그런가?
'크큭.. 아 진짜 귀여워 어떡해..'
ㅎ,형한테 귀엽다니...!!! 못하는 말이 없어
'귀여운데? 큭.. 형 빨리자요. 내일도 알바 갈려면 힘들텐데..'
그래..너도 빨리 자
'음...형'
어,왜?
'잘자요'
그래, 너도~
'사랑해요'
뚝-
어..어..?
매일 있는 일이였지만 적응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벌써 우리가 서로를 알아온지도 2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원식이는 하루종일 앉아 있을 만큼 신경도 많이쓰는 직업을 지니면서도
짜증나다고 겉으로 툴툴대지만 누구보다 그 일을 하는거에 좋아했다.
하아... 나는 왜 이러고 있지..
통화 전 과는 다른 느낌의 한숨을 쉬고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쳐다보다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설마 봄에 피어나고 있는 꽃이 누군가에게 밟힐 줄은 상상도 못한채.
새로운 글로 찾아왔습니다^^
지금 연재하고 있는 '지속적으로'와 함께 연재할
'The little'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