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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인생에 기생하는건 내 취미가 아니였다. 작은 것 부터 큰 것 까지 내 시간과 삶을 누군가에게 맞추고 맡기는게 싫었다. 세상 혼자사는 잘난 인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평생을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살던 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배운게 그것 뿐이여서 그렇게 살아왔는데, 어떻게 살다보니 제대로 삶을 펼쳐보지도 못한채로 그 마음은 아버지에 의해 손쉽게 깨져버렸다.  

  

일의 시초란 길다면 긴 연극과도 같다. 약 5년 전 아버지가 사장으로써 운영하던 수출 회사의 사업이 동업자에 의해 부도가 났던 적이 있다. 그 영향을 받아 남 부러울것 없이 단란했던 우리 가족은 한 순간에 갈 곳을 잃었고, 그 뒤로 집안 분위기는 때아닌 난장판이 되버렸었다. 내가 학교를 다녀올때면 부모님 두 분은 등을 지고 있거나 아니면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며 싸우고 계셨다. 웃음만 나오는 상황에 나는 아무 말 없이 방 안에 들어가 머리를 싸매고 앉았다.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 당시 나는 수험에 올인했을 나이 열 아홉 밖에 되지 않았었는데, 공부는 커녕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 밤 낮을 생각없이 살았다.
그 뒤로 수입이 없던 우리 집에서는 누군가 돈을 벌 사람이 필요했다. 아버지는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보려 새로운 동업자를 구하러 다녔지만 시간만 흐르고 사람은 찾지 못한채 우리의 생활고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져갔다. 동시에 어머니에게는 홧병이 찾아왔다. 엎친 데 덮친격이였다. 

  

민석아, 미안하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오는 날에는 지겹도록 들은 말이였다. 

  

그렇게 아무 의미없이 하루를 살다보니 나는 어느새 열 아홉을 넘어 스물 한 살이 되었고 그 해 어머니와 아버지는 결국 이혼을 했다. 의외로 가족의 생이별 후 찾아오는 고통은 달리 없었다. 오랫동안 행복했던 시간은 다 지운채 고작 몇 년 힘들었던 것만이 마음에 남아있었기에 딱히 달라질게 없었나보다. 

  

그리고 나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애인이 생겼다. 시작이 반이라더니, 내 애인은 나와 성이 같은 남자였다. 그는 유명한 기업 회장의 외손자였고 처음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 찾아와 그저 나를 좋아한다고 대시했는데, 당황한 나는 그런쪽에는 취미가 없다며 돈을 벌어야 할 시기라 바쁘다고 거절하자 그는 묘하게 웃으며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리 집 위치는 어떻게 알았는지 그가 뜬금없이 아버지에게 찾아가 나를 데려가 키우겠다며 어마어마한 연봉을 제시했고 아버지는 생각도 할 것 없이 한큐에 오케이 했다. 나는 그런 아버지 등쌀에 밀려 얼떨결에 입사를 하게 됐다. 그 뒤로 무언의 계약이 성사된것 마냥 나는 크리스와 자연스럽게 연인관계가 되었고, 그 후 나의 아버지까지 크리스의 권유로 인해 그 회사에 들어가 고위 간부가 되었다. 그 덕분에 아버지는 늘 크리스를 볼때마다 고맙다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동시에 나는 아버지의 귀한 보물이 되었다. 정작 아버지는 나와 크리스의 사이를 한치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지만. 

  

처음엔 계약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했는데, 크리스를 만나다보니 꼭 그렇지 않아도 좋은 사람이라는걸 느꼈다. 보잘 것 없는 나를 데려간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그저 예뻐서라고 한다. 지나가는 사람이 들으면 어이없어서 웃겠다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더니 그게 또 예쁘다고 나를 껴안았다. 그날 우리는 처음 관계를 맺었다. 나에게도 이런 취미가 있을줄은 몰랐지만, 관계를 가지면서 내심 행복했던 적이 많았다.
그렇게 나는 성격과 취향, 말투, 가치관, 습관적이였던 행동이 자연스럽게 바뀌어갔다. 나를 이렇게 만들어준 남자에게 모든걸 맞추기 위해, 그의 옆에 서는 내가 부끄럽지 않기 위해 모든걸 바꿨다. 내 시간과 재능을 포기했고, 그의 마음 안에 기생하며 살았다. 그토록 지켜온 신념이, 어느 사건을 시작으로 유리처럼 쉽게 깨져버린것이다. 

  

아버지는 몇 년 후 크리스의 아버지로 인해 새로운 여자를 소개받아 만났고, 그 여자 또한 어마어마한 여자라고 했다. 얼마전 그 여자와 그의 아들을 소개 받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대단한 여자였다. 명품관의 회장이라니. 나는 살짝 배가 아팠다. 예전 같았으면 아버지를 잘 부탁한다고 먼저 고개숙여 인사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였다. 이제 한 집에 살거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함께 자리한 그의 아들을 보았다. 듣기로는 나보다 한 살 어리다고 했다. 백설기처럼 하얀게 정말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것같이 보였다. 마음에 들면서도 들지 않았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오늘 아침에 들른 명품관에서 본 것 같았다. 나와 크리스의 키스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겠지.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라는 남자가. 그래서 첫 만남부터 나는 다짜고짜 그의 입술을 가졌다. 나에게는 간단한 환영인사 같은 격이였다. 어렵지 않은 사람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가 놀라 나를 밀쳐냈지만 난 이미 그의 눈빛을 읽었다. 부정하고 싶겠지만, 너도 곧 내가 마음에 들거야. 농락하는 듯이 세훈을 놀리자 그는 할 말을 잃은듯 가만히 서있었다. 그의 얼굴을 다정하게 쓰다듬고 테이블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그 뒤로 나는 오세훈과 많이 마주쳤다. 당연한 결과였다. 피가 섞이지 않고, 같은 방을 쓰는 진짜 가족은 아니였어도 우리는 서로의 부모님이 맺어준 의형제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신기한건 그를 마주할때마다 크리스가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다른 남자와 자리를 함께 하면 자연스럽게 크리스에게 미안함을 느끼는게 앞섰는데, 이상하게 오세훈을 앞에 두고 있으면 그렇지 않았다. 처음 그를 만났을때 비밀을 논한건, 내 지난 과거를 너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다는 뜻에서 지껄인 헛소리였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나는 내 마음속에 나도 모르는 비밀을 품게 되는것 같았다. 예를 들어, 새로운 내 사람을 만들고 싶었다던지 하는 것들.  

  

요즘, 한 남자만 보던 나를 서서히 바꿔놓는 그런 사람이 하나 있다.    

  

  

  

  

  

  

  

  

  

  

  

  

  

  

  

  

  

  

  

  

  

  

  

  

  

  

  

  

  

  

  

  

  

  

  

  

  

  

  

  

  

  

  

  

  

  

  

  

  

  

  

  

  

  

  

  

  

  

  

  

  

  

  

요즘Ⅱ
w. Shelter 

  

  

  

  

  

  

  

  

  

  

  

  

  

  

  

  

  

  

  

  

  

  

  

  

  

  

  

  

  

  

  

  

  

  

  

  

  

두 사람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엄마의 얼굴을 보지 않고 말했다.  

  

  

  

"엄마, 그 사람 말이에요. 엄마 애인 말고 그 사람 아들놈. 아니...그 형이요." 

  

  

 
김민석에 대해 엄마는 얼마나 알고 있냐고 물어보려 했다. 혹시, 남모를 애인이 있는지 엄마는 알고 있느냐고 말이다. 내 형제가 될 사람이면 당연히 사전조사 쯤은 끝낸줄 알았다. 그 결과는 충격의 연속이였지만. 하지만 엄마는 피곤했는지 내 첫 마디를 듣고는 곧 바로 잠이 들어버렸다. 머리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두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잡고 있는 모습이 각이 잡혀있어 어이가 없어졌다. 얼마전까지 아저씨와 문자까지 하는걸 봤는데 어떻게 내 얘기는 듣지 않고 바로 잠에 들 수가 있는거지? 그깟 아저씨가 더 중요하다는건가? 나는 화가 나 차 바닥을 쾅 쳤다. 대체 무엇때문에 화난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 

  

  

  

불안한 마음에 이로 아랫 입술을 뜯었다. 그리고는 입술을 만졌다. 여린 피가 베어나왔다. 이 입술, 누군가와 맞닿았을때 상당히 기분이 이상했다. 나쁘다는게 아니다. 나는 여자와 입을 맞췄을때도 아찔하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그 감촉이 아직까지도 생생했다. 나쁘지 않았다는게 더 화가 났다. 정말 기분이 더러웠다면 그 자리에서 김민석의 멱살을 잡고 땅에 곤두박질 쳤을텐데, 그러질 못했다. 그러다 아침에 일어났던 그 일이 떠올랐다. 어느 남자와 진하게 나누던 키스 장면이 분해되어 머릿속을 돌아다녔다. 묘하게 색스러웠다.  

  

남은 문제가 있다. 앞으로 나는 그 남자를 어떻게 봐야 할까. 그냥 아무렇지 않게 친형제 대하듯 대해야 하는게 정답일까. 내가 백날 그렇게 대해봤자 김민석은, 그 놈이 그렇게 안하면 말짱 꽝이 되버리는거 아닌가. 앞으로 내 얼굴에 대고 무슨 말을 지껄일지 안봐도 뻔하다. 내 인생 최고의 고민은 엄마와의 갈등에서 확실히 끝날줄 알았는데, 어떻게 기회가 되자마자 나에게 이런 엿같은 상황이 찾아오는걸까.  

  

나는 다시 한 번 미간을 누르며 고개를 털었다. 몇 년 전 끊었던 담배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그를 만난 후 이틀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은 깨어있는 시간에도, 잠이 들기 직전에도 알 수 없는 감정에 시달리다가 늦게 잠들기를 반복했다. 어제도 나는 밤 늦게 잠이 들었다. 커텐이 쳐진 방에 해가 뜨는게 느껴져 눈을 떴다. 그리고 밖에서는 낯선 이들의 목소리가 섞여 달그락거리고 무언가를 질질 끄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사실은 빛이 아니라 저 소리에 깬 듯 싶었다. 나는 침대에 바른 자세로 앉아 눈을 감은채로 멍하니 입을 벌렸다. 그리고 머리를 정돈하며 하품을 했다. 주말부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지금은 집에 아무도 없어야 정상일텐데. 

  

나는 밖에 나가기 위해 방 문을 열다가 갑자기 들이미는 하얗고 작은 얼굴에 놀라서 넘어질뻔 했다.  

  

  


"...뭐야." 

  

  

  

요 며칠간 나를 잠 못 들게 한 장본인인 김민석이 내 방문 앞에 떡하니 서있는 것이였다. 의도한건지, 아니면 모르고 그랬던건지 등을 보이고 서있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그가 몸을 돌려 내 눈에 눈을 맞춰왔다. 의외의 인물에 놀랐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표정관리에 들어가 담담히 물어오는 나를 보고 김민석은 피식 웃으며 가만히 내려둔 손을 들어 인사했다. 얼마 전에는 머리카락이 먼지 색깔이더니, 언제 또 오렌지 색으로 염색하셨나. 나보다 더 무덤덤하게 인사하는 그가 얄미웠다. 나는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어놓고 그동안 잘 지냈는지 얼굴에 볼살이 오르셨네. 당신은 인사할 기분이야, 지금?  

  

  

  

"안녕."
"네."
"잘 지냈어?"
"네."
"다행이다."
"지금 뭐하는건데요."
"보면 몰라? 이사 중이잖아."
"...뭐, 벌써요?"
"어머님이 빨리 들어오라고 하셔서." 

  

  

  

그래. 정말 빠르게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구나.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집에 오고 난리구나. 언젠가 한 집에 살거라는건 알았지만 그 날이 오늘일거라는 이야기는 엄마의 잠꼬대로도 듣지 못했다. 이렇게 나만 빼놓고 세 사람이 합심한다 이거지.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엄마는 내일 아침에 일찍 출근해야 하니 알아서 아침밥을 지어먹으라고 했다. 밥을 지어먹기는 커녕 아침부터 먼지만 먹게 생겼네. 나는 갑자기 몰려오는 짜증에 혀로 아랫입술을 핥으며 입고 있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김민석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마저 이사 하라며 방 문을 닫으려 했다.  

  

  

  

"세훈아." 

  

  

  

그의 목소리에 순간 미간이 찌푸려졌다. 내 이름 그렇게 다정하게 부르지 마. 하마터면 날카로운 말이 튀어나올 뻔 했지만 나는 애써 꾹 참으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인상을 쓴 내 표정이 많이 썩어있겠지. 미안한데 지금 웃을 기분이 아니라서. 그 날 이후로 김민석을 형처럼 대하기 위해 반말 대신에 존칭을 쓰려 했지만 몰려오는 짜증을 막기란 쉽지 않았다.  

  

  

  

"네."
"시간 있어?"
"...없다면요."
"시끄러워서 문 열어본거 다 알아. 딱히 할 일 없다는것도 알고. 부탁할게 있어."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자 그가 조용히 따라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정색하자 김민석도 똑같이 따라 정색했다. 나는 주머니에 있던 한쪽 손을 빼내어 문틀에 가져다 댔다. 

  

  


"뭔데요."
"어려운거 안시켜. 내 방에 옮겨야 되는 짐들 중에 무거운게 있어서 그러는데, 그것 좀 도와주면 안될까해서."
"내가요?"
"응."
"왜요. 저기 이삿짐 센터 온거 아니에요? 저 사람들한테 도와주라고 하세요." 

  

  

  

생각나는대로 말을 내뱉었더니, 이번엔 김민석의 표정이 굳어지는걸 볼 수 있었다. 늘 여유있는 미소를 띄우더니, 그런 굳은 표정을 보기란 즐거웠다. 나는 더 생글생글 웃으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다가도 며칠 전 그 일이 떠올라 나는 다시 웃는 얼굴을 거두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마냥 웃지 못하겠다. 기분이 묘해진단 말이지. 기대고 있던 몸을 다시 바르게 세워 똑바로 말했다. 

  

  


"가서 옮겨달라고 직접 말하세요. 집에 있는 사람한테 부탁할거면 저 사람들은 왜 불렀어요."
"......."
"더 할 말 없죠."
"......."
"저는 좀 더 잘게요."
"오세훈."
"왜요."
"보기보다 성격이 강하구나, 너."
"모르셨어요? 저 엄청 센데."
"몰랐어. 그날도 그냥 나한테 당하고만 있길래, 만만한 줄 알았지." 

  

  

  

김민석의 말에 가시가 돋혀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속이 뒤틀렸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럼 그때 내가 너한테 무슨 반응을 해주길 바란건데. 같이 네 뒷통수라도 잡고 만족하게 해줬어야 했을까? 

  

  

  

"먼저 말씀 안하셨으면 묻어두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쪽이 먼저 이야기 하시니까 저도 대답해드리는건데요."
"......."
"그러지 마세요. 애인도 있으신 분이 형제 될 사람한테 그러시는거, 같은 남자로써 보기 안좋거든요."
"......."
"아셨죠."
"나 애인이 있다고는 말 한적 없는데."
"..그렇죠. 직접 말씀하신적은 없죠."
"뭐 들은거라도 있어?"
"들은건 없어요. 본건 있지만."
"......."
"기억나죠. 내가 뭘 말하는지. 사실 처음부터 날 알고 있었잖아요."
"그래, 기억해."
"당황스러웠는데. 아닌가봐요, 그 쪽은."
"나에 대해 잘 알아?"
"잘 아는건 아니고요. 남자 애인이 있다는것 정도는 알아요."
"그게 잘 아는거야."
"......."
"그 사실은, 그 누구도, 그 아무도 모르고, 그 사람과 나만 알아. 그리고 너까지 포함해서 총 셋. 그건 내가 가진 가장 큰 비밀이지."
"그래서요."
"그렇다고 딱히 비밀 운운하면서 너와 멀어지고 싶진 않아." 

  

  

  

김민석은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성격인것 같다. 내가 본 그것은 아니라고, 자신이 아닐거라고 부정할 법도 한데 그저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반응에 당황스러운건 오히려 나였다. 이렇게 확실해졌다. 김민석은, 남자 애인이 있는 보기 드문 게이라는걸. 하지만 그건 이미 알고 있었으니 놀랄것도 없었다. 나와 그러한 이유로 멀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건 두 배로 당황스러웠다. 다른건 다 솔직하게 말하면서 지금 나에게서 구하려는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지 않다. 그 바람에 궁금한건 나였다. 멀어지고 싶지 않다는건 뭘 뜻하는건데. 

  

  


"도와주기 싫으면 말아."
"......."
"들어가."
"저기요."
"......."
"그게 무슨 뜻인데요." 

  

  

  

들어가랄때 들어갈 걸. 괜히 쓸데없는걸 물어보는것 같다. 나도 모르게 뒤를 돌려는 김민석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그의 숨은 뜻이 궁금했다. 우리는 좋게 만나기만 했어도 내가 이렇게 차가운 반응을 보이진 않았을건데. 그러니까. 좋게 가족행세 하려면 물어보는것에 빠르게 대답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더 오해하기 전에.
그리고 김민석은 잡힌 팔을 보고 힘없이 웃었다. 팔을 풀러내기 위한 과정이였다. 

  

  

  

"그런 이유가 뭔데요. 그럼 우리가 가까워지기라도 해야한다는거에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니, 물어보잖아요. 가까워지길 바라냐구요. 멀어지는건 싫다면서요. 그럼 그게 그 뜻 아니에요?"
"맞아. 잘 이해했어."
"그런데 왜 나한테 그런 짓 했어요."
"어떤거."
"...그러니까, 처음 보는 사람한테. 애인도 있는 사람이, 왜 그렇게 들이대서 나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드냐구요. 네? 말 해봐요."
"혼란을 느꼈어?"
"말이 안통해요? 당신과 다른 일반인이, 지나가는 그냥 평범한 사람 붙잡고 내 입장이 되보라고 하면 충분히 나같은 생각 할거에요. 착각할거라고요."
"......."
"아침부터 어떤 남자랑 키스하고 앉아있던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마침 그 사람이 내 형제가 되겠다고 하는데, 그게 형이라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아, 아니. 이건 대답하지 마요. 형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까."
"......왜 내가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냥 좋게 끝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입을 맞췄잖아요. 그게 지극히 평범한건가요, 그럼?" 

  

  

  

대답이 좋건 나쁘건 무조건 김민석에게 쏘아붙였다. 이게 전부였다. 내가 약 사흘간 생각해낸건 이것 뿐이였다. 답도 나오지 않고, 이렇게 대화하지 않으면 평생 혼란스러웠을 그 질문. 그쪽은 대체, 나한테 왜 그랬냐고요. 

  

  

  

"나도...평범한 남자야."
"아니요. 전혀요."
"평범해."
"안그렇다고요. 안그래요."
"그럼 어떻게 하면 내가 너와 가까워질수 있을거라 생각해."
"글쎄요. 당신네 방에 옮겨지는 저 짐들이 언젠가 밖으로 치워질때쯤? 아니면 그 남자랑 헤어지고 예쁜 여자 만나서 결혼할때쯤이요?"
"..성격 세기만 한 놈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영 생각없는 애였네." 

  

  

  

나보다 키가 작은 김민석은, 나의 가슴팍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상처받은 눈을 하고 있진 않았다. 

  

  

  

"내가 원래 성에 대해서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데, 그게 형이라서 싫은거에요."
"......."
"상처받았다면 미안해요. 근데 나는 내 형제 될 사람이 그러는거 좀 별로에요."
"네 위주로 생각하면서, 어른인척 하지마."
"어른인척 하지 않았어요."
"네가 왜 혼란스러운지 알려줄까? 답은 쉬워."
"아뇨. 됐어요. 나한테 왜 그랬는지만 대답해요."
"그건 네가 알아서 찾아봐."
"김민석씨."
"처음 우리가 만났을때도 네가 나를 왜 피하는지 물어봤을때 대답하지 않았어."
"기억 안나요."
"그새 기억을 잃었어?"
"장난할 기분 아니에요."
"내가 형제로써 싫다면 애인은 어때."
"김민석. 너 지랄하지 마요. 진짜."
"말투 봐, 오세훈 너 멋지다."
"내가 진짜-"
"왜 대답 안했는지 알려줘? 너는 지금 내가 애인이 있다는것에 화를 내고 있어. 네 의형제가 남자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이미 나는 애인이 있어서 화를 내고 있는거야."
"...장난해요? 그런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거에요?" 

  

  

  

나도 왜 이런 대화를 하는지 모를 대화를 하는 도중 그의 말을 듣고 심장이 저릿했다. 내가 지금 화내는게 그런 이유라고 말하는 김민석이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왜, 그 이상의 생각은 들지 않는건가. 반박을 해야했다.  

  

  


"네가 모르고 있는 뭔가를 하나 깨닫게 해줄게. 그리고 잘 생각해봐."
"..뭘요. 뭘 할건데요."
"네가 싫어하는거. 평범하지 않은 남자가, 평범한 남자한테 하는게 이상한 짓." 

  

  

  

설마설마했다. 내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였고 그는 어느샌가 웃음기를 멈추고 나에게 근접하는 중이였다. 정말, 설마설마 했는데.  

  

  


"답이 생각나면 찾아와." 

  

  

  

목에 훅- 끼쳐오는 뜨거운 숨이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들었다. 이번엔 입술이 아닌 내 목덜미를 훔친 그였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손은 내가 입고 있던 티를 말아올리다가 내 배를 스쳐 지나갔다. 그 손이 허리로 넘어가자 나는 그제서야 그의 손을 잡고 멈추게 했다. 길게 닿았다가 떨어지는 입술이, 바로 내 귀 아래에서 들려오는 그 적나라한 살결이 떨어지는 소리에 나는 다시 우뚝 멈춰서야 했다. 예고도 없이 이렇게 나를 만지는건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난 평범한 남자야."
".....김민석," 

  

  

  

내 손은 어느새 그의 어깨를 잡고 있었고 그는 조금 표독스러운 얼굴로 내 손을 벗어나기 위해 작은 어깨를 한 번 들썩였다. 그러한 몸짓에 나는 힘없이 김민석을 놓아주어야 했고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듯이 다시 이 넓은 집 어딘가로 사라졌다. 멍하니 서있다가, 또 다른 접촉이 이루어진 목덜미를 만지며 자괴감에 빠졌다. 

  

  

대체, 바락바락 대들고 얼굴에 대놓고 너가 게이라서 싫다고 말했으면서. 왜 기분이 이상하기만 하고 싫지가 않은건데. 대체 왜 그러는건데. 나는 분명히 싫다고. 나는 분명히 내 형제가 그런 사람이라는게 싫어. 싫다고.
그런데 왜 막상 다가오면 밀쳐내지 못하는건데. 설마 이게 네가 말하는 내가 놓치고 있는 '답'이라는거야? 

  

  

  

"....씨발, 진짜." 

  

  

  

지금이라도 김민석의 뒤를 쫓아가 머리통이든 어깨든 잡고 돌려세울수도 있었다. 지금 뭐하는 짓거리냐고. 대체 뭘 알려주고 싶어서 말은 안하고 이딴 짓을 하는거냐고 물어볼수 있었다. 하지만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설마 너와 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걸까. 

  

  

  

  

  

  

  

  

  

  

  

  

  

  

  

  

  

  

  

  

  

  

  

  

  

  

  

  

  

  

  

  

  

  

  

  

  

  

  

  

  

  

  

  

  

  

  

  

  

  

  

  

  

  

  

  

  

  

  

  

  

  

  

  

  

  

  

  

  

  

  

  

  

  

  

  

  

  

  

  

  

  

  

  

  

  

  

  

  

  

  

  

  

  

  

  

  

  

  

  

  

  

  

  

  

  

  

  

  

  

  

  

  

  

  

  

나는 밥을 먹지도 않았고, 잠을 자지도 않았다. 엄마가 돌아오고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김민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했다. 지금 내가 느끼는 화를 그대로 받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건 나를 화나게 만든 김민석이였다. 그런데 김민석은 오후에 외출을 했다가 자정이 다 되서야 돌아왔다.
네 말대로 강하기만 하고 정신머리는 어린 나를 두 번째 패닉을 앓게 만들어놓고, 두 번이나 착각에 빠지게 했으면서 본인은 잘난 애인을 만나고 오셨겠지. 오늘은 또 어떤 애정행각을 벌였을까. 늦은 시각에 도어락 눌리는 소리가 들리기에 나는 가만히 침대에 앉아있다가 방문을 열고 나섰다.  

  

내가 미친거란건 안다. 하지만 더 미쳐버리기 전에 시도는 해봐야 했다. 김민석이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는건 맘에 들지 않으면서, 나한테 하는 짓거리에 대해 착각을 느끼는건  대체 어떤 미친 감정인지 알아내야 했다.
문고리가 열리는 소리가 컸다. 김민석이 메고 있던 가방을 가볍게 한 손으로 들고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서 자신의 방 안에 들어가는게 보였다. 나는 들리지 않게 한숨을 쉬고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보통 방에 들어가면 방 문을 닫는게 정상이다. 하지만 김민석은 문을 닫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침대만 달랑 들여놓여진 자신의 휑한 방을 둘러보더니 구석에 가방을 내려둔다. 먼지 없는 곳을 찾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나는 문틀에 기대어 가만히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저 쬐깐한게, 나를 자꾸 가지고 논다. 화나게. 아무래도 내가 널 따라왔다는걸 아는것 같은데 왜 뒤를 안돌아봐. 

  

  

  

"김민석." 

  

  

  

짜증이 났다. 몇 분을 그러고 서있었는데 뒤 한 번 안돌아보고 불도 안켜고 책 정리를 하는게 보기 싫었다. 그래서 불렀다.  

  

  

  

"안들려?" 

  

  

  

대꾸가 없던 김민석이 들리지 않냐는 말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얼굴, 죽어도 얄미워 죽겠다. 아침에 봤던 얼굴과는 또 다르다. 아주 한 대 시원하게 때리고 싶은데 너무 작아서 때릴데조차 없는것 같아 못내 아쉬워진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게 웃겨서 헛웃음이 나왔다. 갑자기 웃는 내 얼굴을 보고는 정색한다. 너도 내가 미친것 같지? 나도 네가 미친것 같아. 결론은 둘 다 조금 미쳤다는거야. 

  

  

  

"왜 그러는데? 정리 좀 하고 있었어."
"어디 갔다 오는데."
"너 이미 알고 있잖아."
"어디 갔다 오냐고 묻잖아요."
"말 놓을거면 놓고, 말거면 말고. 한 가지만 해."
"...그래 그럼." 

  

  

  

나는 그를 뚜렷하게 주시하며 말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시선 피하는 일 절대로 없을거니까. 

  

  

  

"그새 키가 좀 컸니."
"원래 컸어." 

  

  

  

그가 일어나 허리를 두드렸다. 나는 그 모습에 금새 기분이 나빠져 장난 치려는 마음을 쏙 숨겼다. 원래 컸다는 말은 나름의 조크였는데 허리를 두들기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쌔했다.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했으면서. 

  

  

  

"할 말 있어?"
"어."
"뭔데."
"그 전에 내가 먼저 물어본거 대답해. 어디 갔다 왔는데."
"애인 만나고 왔어." 

  

  

  

알고 있었지만, 기분이 더 더러워졌다. 그러니까 애인이 있는 너는 왜 나한테 자꾸 그런짓을 하는거냐고. 오늘 안에는 알아야겠어. 

  

  

  

"내가 원래 싫으면 관심을 끄거든."
"......."
"한 번만 그랬으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어. 그런데 두 번은 좀 힘들겠는거야."
"엄청 민감하네, 너."
"민감하게 만들었잖아요. 너가."
"답을 찾았나봐. 화 내는거 보니까."
"아니, 아직 확실하게 모르겠어서 온거야."
"애인 만나고 와서 짜증나? 널 그렇게 만들어놓고 금새 애인 만나러 다녀온 내가 싫어?"
".....애인 만나고 다니는건 내가 어쩔 도리가 없잖아. 네 취향인데."
"아침엔 내가 그런 쪽이라서 싫다면서. 형제가 어쩌고 평범함이 어쩌고 할 말 다 했잖아. 아닌가?"
"그런것만 기억하지 말고 네가 한 행동을 생각해. 내가 충분히 착각할만 해, 안해?"
"착각하라고 그런거야."
"......."
"원래 착각속에 답이 있는 법이거든." 

  

  

  

또 이상하게 꼬여가는 대화를 가만히 듣고 대답하자니 절로 인상이 쓰였다. 김민석은 몸의 대화가 아니면 말이 안통하는건가. 자기 세계가 너무 강해서 감히 대화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또 어떻게 당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 나였다. 하지만 그의 말이 맞았다. 나는 김민석이 애인을 만나고 왔다는게 조금 짜증이 난 듯 싶었다.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지만, 서서히 나는 인정하고 있었다.  

  

  

  

"...그냥 왜 그러는지만 말 해주면 안돼? 너무 복잡해서 머리가 터져버릴것 같거든, 지금."
"천하의 오세훈이 나한테 매달리는거야?"
"제발 그렇게만 생각하지 말고 대답을 해."
"네가 나를 거절할까봐 무서워서 말 못하는거라고는 생각 안해?"
"..뭐라고?"
"너는 오늘 아침에도 나를 평범하지 않은 남자라면서 선을 그었어. 그 정도는 기억하겠지, 그때 네 눈빛도 그닥 편해보이진 않았으니까." 

  

  

  

김민석이 입고 있던 니트를 벗으며 말했다. 이 후로는 혹시라도 자고 있을 엄마가 들으면 안될것 같은 나머지 나도 모르게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아버렸다. 김민석은 그런 내 행동을 보면서 피식 웃는게 보였다. 그리고 머리를 다듬으며 니트 안에 있던 티셔츠까지 벗으려고 한다. 저 안에는 맨 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것 같은데. 나는 살짝 당황하며 급히 손짓했다. 

  

  

  

"잠깐만. 김민석."
"......" 

  

  

  

양 손을 교차하며 옷을 벗으려 하는 손이 멈췄다. 뜬금없지만 왜 이런걸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되는건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 남의 애인 몸을 보고 있을 시간이 없어. 그러려고 온게 아니라고. 

  

  

  

"왜."
"너 아무데서나 옷 벗고 그러냐?"
"여기가 왜 아무데서나야? 내 집이잖아." 

  

  

  

한 방 먹었다. 너무 당연하게 말하는데, 할 말이 없어졌다. 오늘만 해도 마른 혀로 입술만 몇 번을 훑어내는지 모르겠다. 

  

  

  

"아니. 알아. 여기 네 집인거 알아. 이제 나랑 같이 사는 한 식구라는것도 아주 잘 알아. 근데 지금 왜 네 앞에 내가 있는데 옷을 훌렁훌렁 벗냐는 말이야."
"형제잖아."
"아직 우리 호적 정리 되진 않았거든. 형제고 뭐고 얘기한건 다 핑계대려고 한거고 우리 아직은 남이에요."
"평범한 동생님, 다른 일반적인 사람이 볼때를 생각해봐. 어찌됐든 남자가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건 이상하지 않은 일이야." 

  

  

  

어디서 많이 들은 구절이라 했더니. 은근히 뒷끝 있는 사람 같다. 내가 한 말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에게 성큼 성큼 다가가 다시 옷을 벗으려는 그 손을 멈추고 결박시켰다. 손목도 작고, 손도 작고 대체 조금이라도 큰데가 어디야. 머리통도 작아. 어깨도 작아. 손도 작아. 한 손에 잡히는게 조금 안쓰럽긴 한데, 나는 아직까지는 그 꼴 못봐. 

  

  

  

"왜 이래."
"안 벗겠다고 약속해."
"어감이 이상하다. 벗으면 어때서 그러는데."
"기분 이상하니까 벗지 말라고!" 

  

  

  

짜증이 나서 소리를 빽 질렀다. 김민석은 안그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리 질러서 미안해."
"......."
"내 앞에서 그러지 말란 소리야. 난 싫어 너 맨 몸 보는거."
"....아직 혼란이 덜 가셨니?"
"그 말이 아니라,"
"무서워서 장난도 못치겠네."
"장난이라니."
"너가 이렇게 힘들어할줄 알았으면 그러지 말걸 그랬어."
"......."
"너한테 뽀뽀한거, 목덜미에 키스한거. 다 장난이야. 됐어?"
"뭐?"
"다 장난이라고. 장난이니까 그만해. 이 손 놔. 나 지금 답답해서 옷 벗어야겠거든." 

  

  

  

장난이란다. 순간 머리를 단단히 굳은 콘크리트로 얻어 맞은것처럼 얼얼해졌다. 지금 내가 잘못들은거니, 아니면 김민석이 이상하게 지껄이는거니. 장난이라고? 내가 며칠동안 그것때문에 잠도 못자고 앓아 누웠는데 그게 다 장난이라고 귀찮다는듯이 말한다. 이제야 상황파악이 된다. 아, 너는 그냥 장난을 쳤는데 내가 이상하게 받아들이니까 자꾸만 말을 돌렸던거구나. 그래서 여과없이 오늘도 애인을 만나고 오셨고.  

  


"진짜야, 그 말?"
"......"
"장난. 맞아?"
"......"
"맞구나. 단순한 장난. 그럼 난, 뭐야." 


  

화가 치솟았다. 너는 내가 어린 열살짜리 애기인줄 알았나보다. 말은 안했지만 그거때문에 너 얼굴만 둥둥 떠다녔는데, 그게 장난이라고 하면 모든게 다 용서되고 내 혼란스러웠던 시간과 감각이 다 후퇴되는줄 알았나보다. 

  

  

 
"벗은거 보기 싫으면 너가 나가면 되잖아."
"뭐라고 했냐고."
"...대체 뭐가 그렇게 맘에 안들어서,"
"지금 너가 장난이라고 했다고 해서 모든게 다 정리될것 같아? 대답해."
"......."
"대답 안해? 네 대답은 '아니. 안돼.'여야 해." 

  

  

사람을 앞에 두고 뭐하는 짓인지 싶었다. 나는 너에게 한낱 장난을 칠 대상밖에 되지 않았던건가. 너는 단지 우리 엄마가 운영하는 명품관의 VIP회원에서 그칠수 있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생각하려던 내 인생에 네가 쳐들어온거잖아. 내 신경을 모두 쏠리게 한건 다름아닌 너잖아. 이틀 전에도, 오늘 아침에도 내 몸을 만진건 너잖아. 근데 그게 다 장난이라고 하면 뭐가 되는데, 난. 애인 있는 새끼 건든것 밖에 더 돼? 

  

  

  

"싫으면 나가라고 했어. 나 원래 잘때 옷 벗고 자거든, 그러니까 신경 꺼."
"벗어봐."
"뭐?"
"벗으라고. 그럼." 

  

  

  

어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과감히 미친놈이 되어줘야 김민석이 다시는 나에게 그런 장난을 치지 않을거라 생각이 들었다.  

  

  

  

"호모 포비아인줄 알았으면 너한테 그렇게 하지 않았을거야."
"시끄럽고, 벗으라고."
"..오세훈."
"관심없는 놈한테 그렇게 들이댔으면, 네 말대로 한 번쯤은 쉽게 보여줄수 있는거 아니야?"
"..너 지금 화 많이 난것 같다. 네 방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내 손으로 벗겨줘?" 

  

  

  

화가 많이 났다. 내 지인들이 나에게 명품관을 물려받지 않은건 최대의 수치라고 말 할때에도, 이만큼 화나지는 않았다.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사람은 세상에 딱 두 명 있었다. 건물을 물려받으라는 엄마와, 그리고 그 지인들. 여러명이였지만 늘 나에게 같은걸 강요하는 그들이 싫었다. 그런데, 지금은 단 한 명만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내 눈앞에 있는 김민석. 이게 나를 가장 화나게 만든다. 

  

나는 조금 당황한듯한 김민석의 손을 풀고 어깨를 밀었다. 그는 제 옷을 힘겹게 붙들며 뒤로 물러났다. 

  

  

  

"장난이라며."
"오세훈."
"나도 너한테 장난 좀 치려고."
"너, 이런거 싫어하잖아."
"좋아. 장난치는거 좋아해."
"그 장난, 받아들여도 괜찮아? 내가 받아들여도 정말 좋겠어?"
"....한 번 받아들여보던지." 

  

  

  

화가 머리 끝까지 난다는 표현을 처음으로 쓰고 싶은 순간이였다. 나는 명백한 노멀이였고,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김민석이 내 목덜미에 그런 짓을 한게 하루종일 생각났던 어찌보면 순진하다면 순진한 사람이였다. 그러다가도 내일 영업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고도 생각한 평범한 일상을 가진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 나는 김민석의 티셔츠를 벗기려 하고 있다. 모든게 장난으로 치부되서 상황이 종료된다면, 나도 그렇게 해줘야지. 그 평범한 일상이 파괴된다 해도, 나도 똑같이 되갚아줘야 마음이 편해지겠다. 

  

  

  

"나라고 남자 안건드리고 싶었던건 아니야." 

  


아니. 그런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세훈아-, 잠깐만-"
"너가 내 앞에서 그 새끼랑 키스할때, 되게 기분 더러웠어."
"잠시만,"
"그리고 네가 나한테 키스했을때는 나쁘지 않았어." 

  


그것이 진실이라는건 인정한다. 

  


"....오세훈,"
"장난이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기분 나쁘네. 나도 지금 너한테 장난으로 네 애인한테 맞을짓 할거니까 너랑 그 놈 둘 다 기분 좀 나빴으면 좋겠어." 

  

  

  

나는 그대로 김민석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술 먹었구나. 술맛이 난다. 와인을 마셨어. 고고하게 생겼더라, 그 새끼. 그래서 너한테는 값싼 소주나 맥주같은건 안먹일것 같았어. 그래서 그거 먹고 둘이 뒹굴었니. 그리고 돌아와서 나한테 한다는 소리가 고작, 장난이라고 하는거니. 차라리 술취해서 그랬다고 말해. 

  

  

  

"오세훈,"
"이름 부르지 마." 

  

  

  

예상대로 김민석은 침대 위로 넘어갔다. 허리를 받쳐주고 싶었지만 지금의 나로써는 그럴수가 없었다. 내가 먼저 자발적으로 김민석을 건드리는 날이 오게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는 단지 오늘 그에게 답을 들으러 온 것뿐이였다. 모든걸 고심한 상태로 마음 먹고 찾아온것이였다. 곱게 대답만 듣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장난이라니. 민석아. 

  

  

  

"아-!" 

  

  

  

화가 나서 물고 있던 김민석의 입술을 깨물어버렸다. 사실은 시늉만 하려고 했다. 키스하는 시늉만 하려고 했단 말이다. 하지만 입술이 조금 닿자마자 나는 나도 모르게 입술을 물었다. 조금 세게 물었는지 그의 입에서는 비명이 나왔다. 이렇게까지 아프게 하고 싶진 않았는데, 그냥 내 욕심이 이틀 사이에 커져버려서 그런거니까 이해해. 그의 눈을 보고 대충 말을 전달하니 김민석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게 보였다. 뭘 잘했다고 우는데. 나도 너처럼 장난 좀 쳐보겠다는데 이게 뭐 어때서. 

  

며칠전에 닿았던 그 느낌과 다를게 없었다. 그땐 내가 무슨 감정을 가졌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알겠다. 나는 네 말대로 네가 애인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화났던 것이다. 너와 내가 처음 접촉을 한 이후로.  

  

끝내 나는 김민석의 실오라기를 끌어올렸다. 불을 켜지 않았지만 창문에 비치는 달빛에 그의 살결이 보였다. 얼굴만 하얀줄 알았더니 속살도 무척이나 하얗다. 배에는 그 답지않게 십일자 복근이 있었는데, 손으로 힘있게 배를 누르듯이 만지니 김민석이 내 손을 잡는다. 나는 그 손을 쳐내고 손을 들어올려 그의 뒷통수를 강하게 잡았다. 머리를 잡아당기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 배려 없는 사람 되니까. 

  

  

  

"살살해, 제발."
"조용히. 내 맘대로 할거야." 

  

  

  

다시 보니까 살이 빠진것 같기도 하다. 아침에는 부어서 볼살이 조금 있어 보였던건지, 지금 다시 내려다보니 그의 얼굴은 살이 없다 못해 말랐다. 내 밑에 누워 조금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김민석은, 어느순간 애증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내가 어디까지 갈 것 같은데?"
"아-"
"말해봐. 내가 어디까지 갈 줄 알고 살살 하라는건데."
"세훈,"
"네 애인은 네가 살살 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줘?" 

  

  

  

그의 대답따위 듣지 않고 다시 입을 맞췄다. 나는 생전 처음으로 남자에게 시도하는 키스인데, 김민석은 익숙할거 아니야. 이거 너무 불리한 게임이야.
예상대로 김민석은 내 움직임에 맞춰 따라 움직였다. 얼마 전 사내 둘이서 혀를 옭아매는걸 보고 헛구역질이 올라왔는데,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는게 믿기지 않았지만. 

  

그의 혀를 혀로 만지다 조금 부은듯한 느낌에 아랫입술을 다시 물자 역시나 입술이 부은게 느껴졌다. 아까 너무 세게 깨물은 탓에, 그새 부은듯 했다. 하지만 미안한 마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다시 물어뜯듯이 입술을 만져댔지만 쓰라릴법도 한데 김민석은 소리를 참는듯 내 옷을 작은 손으로 꼭 잡았다.  

  

  

  

"아프면 소리 내던지."
"됐어-,"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고개를 떼내어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입술에서 조그맣게 피가 나오고 있었다. 김민석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더니 작은 혓바닥을 내밀어 그 아랫입술을 슥 훑어냈다. 그리고 침을 한 번 삼킨다. 나는 그 모습을 홀린듯 바라보다가 그의 앞머리를 매만졌다. 땀이 많은지 그새 땀에 젖은 앞머리를 반반씩 갈라냈다. 김민석은 숨을 몰아쉬며 좋지 않은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지금 밑에 있는 주제에 더 해주길 바라는거야? 귀여운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더는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풋내기인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괜찮아." 

  

  

  

김민석이 겁을 잃고 나에게 그렇게 말해왔다. 지금 나는 폭주하는 중이다. 그래서 그런거야. 평소의 나라면 상상도 못했을 짓이란 말이다. 풋내기고 나발이고, 지금 내가 이러는 이유를 제발 설명 좀 해봐. 

  

나는 다시 그에게 키스하며 닫혀있던 입술을 다시 열어내고 혓바닥을 끌어냈다. 순순히 넘어오는 혀를 계속해서 가지고 놀다가 두 손으로 그의 티를 벗겨냈다. 머리를 빼기 위해 잠깐 입술을 뗀 것 뿐인데, 아무것도 닿아있지 않다는게 무섭도록 허전했다. 이제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만져지는 맨 살이 부드러워서 손을 뗄 수 없었다. 김민석은 두 손을 들어 올려 빠르게 내 목에 팔을 교차시켰고 나는 마르고 앙상한 그의 옆구리를 지분댔다. 이제는 내 얼굴을 그의 얼굴선을 타고 내려와 목덜미에 정착시켰다. 생각보다 처음해보는 이 짓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김민석이라서 그런가. 올려다본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흥분에 젖어있는 듯 했다. 지긋이 눈을 감고, 앞머리는 이미 뒤로 다 넘어가고, 입술은 살짝 벌린채로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평소에도 눈에 띄던 목덜미를 탐냈다. 말할때마다 움직이던 목젖이 지금은 숨이 헐떡대는 바람에 상하로 움직였다. 그걸 멈추게 하고 싶어서 그만 목젖을 핥았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움직여왔다. 그의 몸에서는 알 수 없는 과일 향기가 난다. 와인의 냄새가 아니다. 이 남자만의 체취라는걸 알 수 있다. 나는 그 향에 더 취해 목 이곳 저곳을 탐했고 김민석은 입술을 깨물며 나오려는 신음소리를 참았다. 

  


"깨물지마."
"하아-,"
"피. 나잖아." 

  


어쨌든 나때문에 아픈건 싫으니까.  


달빛에 비치는 몸이, 붉었다. 어느샌가 정신을 차리고 그의 상체를 똑바로 쳐다보니 누군가 이미 표시해둔 자욱이 여기저기에 가득했다. 들뜬 숨을 내뱉으며 천장을 바라보던 김민석이 이내 눈을 내려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저, 똑같이 장난을 치고 싶었던것 뿐이다. 하지만 어느새 내 몸짓 하나하나에는 진심이 담겨졌다는걸, 짧은 시간 안에 느껴버렸다. 

  


"....김민석."
"......."
"넌,"
"......."
"내가 왜이러는줄 알아?"
"......."
"그건 나도 몰라. 그런데, 이제 조금 알것 같아."
"...그게, 뭔데."
"..네가 아는걸지도." 

  


김민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교차시켰던 팔을 풀어내고 내 뒷통수를 쓰다듬었다. 오렌지색 머리가 유난히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넌. 


그를 농락하기 전에, 김민석은 애인이 있다는걸 알아야 했다. 아무리 격하게 널 끌어당긴다 해도 네가 좋아하는건 내가 아니라 그 남자이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너를 기분 나쁘게 하기 위해 이 짓거리를 해도 너와 내 사이에는 범접할 수 없는 거리가 있다는걸 안다. 그는 애인이 있다는걸, 나는 알아야 했다. 이 남자 몸에 붉게 새겨진 자국들을 보고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김민석을 탐하려 했는지, 순간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였다.  


나는 그만 거기서 손짓을 멈춘 후 김민석의 앞머리를 다시 가지런하게 내려주며 그의 몸 위로 일어났다. 더는 건들지 않았고 김민석은 말리지 않았다. 그리고 벗겨버린 티를 다시 그의 옷 위에 곱게 올려주었다.
입히는건 못해. 너가 입어. 


나는 머리가 아파옴을 느꼈다. 미숙한 첫키스였지만, 그는 나를 받아내려고 애썼다.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내 서툰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알게 해준것도 그였다. 그래야 했다. 그렇게 만든게 너였으면 끝도 네가 봐야지. 나도 더 이상은 부정하지 않으려 했다. 다만, 그에게 말하지 않을뿐. 

  


"두 번 장난이라고 하면 사람 죽이겠어."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장난 치지마."
"........"
"..그리고, 미안." 

  


나는 김민석의 볼을 한 번 톡 건들고는 차가운 표정을 짓고 빠르게 방을 나섰다. 아침까지만 해도 먼저 당해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는데, 사람이 정말 화가나면 어떻게든 그 상대에게 벌을 준다는게 사실이였다.  


그런데 과연, 그게 벌이 맞았는지 모르겠다는것이다. 누구를 위한 시간이였는지. 나는 단지 나에게 장난을 친 김민석을 만족시키기 위해 흔한 남자 정부의 짓을 한건지, 아니면 내 마음을 알기 위해 그런 짓을 벌인건지 전혀 모르겠다. 김민석은 도통 대답이란걸 해주지 않는다. 이젠, 내 마음을 알아내는 짓은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믿고 싶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나는 김민석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말로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에 게이라 싫다고 밀어냈지만, 그건 내 마음을 부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였나 싶다. 만난지 단 두 번만에, 그의 현란한 '장난'으로 인해서였다. 그가 남자 애인이 있어도, 오늘은 잠시나마 나의 것이였다는것에 조금 심장이 뛰었다. 그의 말 몇마디에 놀아나다가 생긴 있을수 없는 비논리적인 일이지만, 일어난 일을 가늠해서 생각해보면 굳이 비논리적인것도 아니였다.  


그의 입술을 내가 먼저 가질때,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내 마음을. 내가 혼란스러워 하던 이유를. 그리고 어느 정도 알게 되자, 나는 그 마음을 알리지 않기로 했다. 이미 그에게는 애인이 있었으니까. 앞으로 최대한 모르는척 그에게 다가서야 했다. 그리고 어느순간 그 남자보다 나를 그리워하게 만들어내야 했다. 내가 나쁜놈이 되긴 싫었다. 나빠도, 나를 먼저 이렇게 만들어낸 김민석이 나빠야 했다.  


형과 동생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나는 네 앞에서 가족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널 나의 '비밀'이라 부르기로 했다. 너도, 그 누구도 모르는 비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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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이든 / 너구리 / 치즈스틱 / 연 / 두부 / 텐더 / 히융융 / 초코푸딩 / 모카 / 노란색연필 / 변골반 / 낑깡 / 낫닝겐 / 핫바 / 조무래기 / 홍홍아직도랩을한다 / 올빼미 님♡ 

  

세훈아....민석이의 말은 그저 장난이 아니야...(눈물을 훔친다)
뭔가 급전개죠? 오늘은 불맠을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급작스럽게 멈춘 세훈이 덕분에 불맠은 다음 기회로...
장난이란 말에 상당히 화가 난 세훈이는 오늘 드디어 일을 치려다...말곤 합니다.. 

  

사실, 단편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페이지를 빼내야 해서 중간에 좀 말이 안되는 장면이 나와도 이해해주시길 바라요..ㅇ 

  

세훈이가 혼란스러워 하는 이유는, 여러분 모두가 아시다시피 '이 남자가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한테 들이대는걸 보니, 좋아하는거야? 말하는 행세가.. 하지만, 나도 나쁘지 않단 말이지.' 뭐 이정도쯤 될까요 ㅜㅜ 그래서 결국 데후니는 홀렸네여. 예. 저처럼 민석이에게 홀렸어요 너는 오늘부터 담백한 간장이댜 

  

  

+ 1에서 달아주신 댓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ㅠ_ㅠ 또 다시 감동의 눈물을 흘렸더라죠..예예..ㅠㅠ
꿈에서 저에게 암호닉을 신청해주셨다던 그 독자님!! 암호닉 언제든지 신청하셔도 되요!! 저는 언제나 열려있답니다~ ㅎㅎ 

  

그럼 다음편에서 봴게요~ 12병원도 곧 들고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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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이요~
10년 전
독자4
꼼꼼히 정독했습니다! 근데 마지막줄 즈음에 제이야기가 뙇!하고 있어서 너무 놀랐네요ㅋㅋ 제 12병원알고 된 뒤부터 댓글 쭈욱 달았는데 항상 브금이 좋아요! 매번 쓰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오늘 브금은 더더욱이 좋네요. 항상 그랬지만 오늘은 브금하고 배경. 그리고 내용의 삼합이 정말 좋았어요! 민석이하고 세훈이하고 대화하는 부분에서 정말 감탄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글의 하이라이트는 저 대화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부분이 제일 머릿속에 잘 그려졌어요. 굳이 상황묘사를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쎄한 분위기에 감탄했어요! 진짜 매번 글 마다 항상 너무 놀랍습니다!ㅠㅠ 좋은글 너무 감사합니다. 매번 좋은글을 이렇게 댓글 달면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할 따름이네요ㅠㅠ 오늘도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2
올빼미에요!! 오세훈이 김민석에게 걸려들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민석이랑 세훈이랑 그렇고그런사이가되고 나서 만약에 그 사실을 들키게되면 크리스는....... 그러니까 제가 궁금한건요..... 크리스가 사실은 민석이네 집을 다시 일으켰던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럼 민석이네 가족(민석이랑 민석이 아빠)들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세훈이는 원래 잘 살던 애라 상관 없을 것 같기는 한데.... 세훈이 엄마가 민석이 아빠랑 계속 살까요? 크리스의 반응도 궁금하고..........으익 궁금해라ㅋㅋㅋㅋㅋㅋ 12병원도 빨리 만나고 싶어요!!
10년 전
독자3
와.. 진짜 분위기 장난 아니에요. 세민으로 이런글을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벅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저번에 말씀 드렸나요? 사랑합니다 작가님. 뒤에 내용도 너무 기다려져요 T_T
10년 전
독자5
우와 저 치즈스틱이에요! 이런분위기 너무 좋아요ㅠㅠㅠ 엉엉ㅠㅠㅠ 진짜 홀린듯이 읽었어요 와 스크롤을 다읽고 까만 배경이 아니라 익숙한 흰색배경이 눈에 들어오는데 느낌이 아 아쉽다.. 하는 기분? 아 작가님글을 진짜 책으로 만들어서 가지고 있든가 해야지ㅠㅠ 밀지 않는 커플링까지 밀게 만드는 이런 금손작가님..♥ 대단하세요 진짜.. 와 이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이 그 으.. 모르겠어요 그냥 분위기도 약간 그렇고 담백한 간장이 된 세훈이가 머리 아파하면서 고민하길래 저도 같이 머리아파하면서 고민했어요.. 근데 오세훈 이 바보야 민석이가 장난이라고 한건 장난이 아니라고! 민석이가 어? 너처럼 나름의 조크를 친걸수도 있잖아! 힝 아님말구..☞☜ 어쨌든 작가님 오늘글도 너무 좋아요ㅠㅠ 작가님 덕후인 저는 오늘도 눅눅해지도록 웁니다ㅠㅠ 그저 웁니다ㅠㅠ 인티하면서 제일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작가님 글 읽을수 있다는점ㅠㅠ 이렇게 좋은글을 읽을수 잇다니ㅠㅠ 감쟈해요! 오늘도 좋은 글 써주시느라 수고하셨구요 헤헤 사랑해요♥
10년 전
독자6
쓰니야 스포츠에 글이 있어!
10년 전
Shelter
아이구ㅋㅋㅋㅋ왜거기에가있ㅈ...수정했습니다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7
비회원인데 작품이너무재밌어서 글남겨요 암호닉신청해도되요?망고주스로신청할게요!!작품진짜 꿀잼!열심히글써주세요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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