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김민규X아내너봉
W. 웨딩밍구
***
자꾸만 메스꺼운 속에 인상이 찡그려진다. 요즘 따라 입맛도 없고 컨디션도 바닥을 쳐서 한창 예민해져 있는데 김민규가 나의 표정을 본 건지 나한테 슬금슬금 온다. -뭐야, 어디 아파? -아픈 건 아닌데... 병원 한번 가보자는 김민규의 말에 문뜩 큰 병은 아닐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안 가고 싶은데.. -진짜 어디 아픈 거면 어떡하게, 준비해. 가자. 그냥 한숨만 푹푹 나오는 상황이다.
"자기야, 일어나"
"으음..."
차 타고 병원 가는 도중 그새 잠이 들었는지 김민규는 날 깨운다. 그 와중에 자기라니 김민규는 나한테 늘 기분 좋은 말만 해준다. 이런 걸 입에 사탕 발렸다고 하지. 차에서 내려 병원 안으로 들어간다. 진료 대기 중에 김민규는 무릎 위에 올려진 내 손을 끌고 가 잡는다. -걱정하지마, 요새 그냥 피곤해서 그럴 꺼야 -그렇겠지.. 김칠봉님! 하고 날 부르는 목소리에 김민규와 같이 진료실로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께선 일단 검사를 해야 한다며 이름만 들어본 검사들을 순식간에 해주셨다. 의사 선생님은 검사 결과를 보시더니 나와 김민규를 번갈아서 쳐다보시곤 웃으시며 "여기 말고 산부인과 가보시죠" 라는 엄청난 말씀을 해주셨다. 김민규는 눈을 크게 뜨며 네? ㅅ..ㅅ..산부인..산부인과요? 라는 드라마에 서나 볼 법한 리액션을 하고는 날 일으켜 세워 안았다. -자기야 -우응... -고마워 생각이 많은 나에 비해 김민규는 마냥 기쁜가 보다. 의사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그 뒤로 김민규와 산부인과에 가서 임신 3주라는 말을 듣고 오니 기쁨과 동시에 걱정으로 머리 속은 가득 차있다. 내가, 엄마...엄마가 된다니
"김칠봉, 자기야, 고마워"
고맙다는 말을 하곤 김민규는 고개를 푹 숙였다. 왜 숙인 건지, 김민규 얼굴을 보니 눈에선 눈물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야..! 네가 왜 울고 그래!!"
"우리 애기가 애를 가졌는데, 어떻게 눈물이 안 나와"
"주책은...."
잔잔해진 분위기에 슬쩍 김민규를 쳐다봤다. 옷 소매로 눈가를 벅벅 닦는 김민규, 날 쳐다보곤 바보 같은 웃음을 짓는 김민규. 걷고 있던 발을 멈추고 김민규의 앞을 가로 막았다. 불완전한 눈빛이겠지. 이런 말 하는 거 웃긴 데
"우리 앞으로도, 잘 살 수 있겠지..?"
"넌, 내가 책임져 앞으로 더 행복 할 꺼야"
확인 받고 싶었다. 다시 듣고 싶었다. 우린 행복할꺼야
나 김칠봉이 태어나서 가장 잘한 짓.
김민규를 만나고, 김민규와 사귀고, 김민규와 결혼한 거.
그리고
김민규의 아이를 가진 거
***
"여보, 나 족발-"
"응? 족발? 어이구 우리 행복이, 족발이 먹고 싶구나!"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금방 사올께! 라며 급하게 자리를 뜬 김민규에 웃음이 나온다. 처음으로 산부인과에 간 지 벌써 4달이 지났다. 배는 4달 전보다 훨씬 부풀어 오르고 몸도 점점 더 무거워 졌다. 아, 그리고 남편과 애기 태명에 대해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눠 봤는데 아무래도 행복하게 사는 것 만큼 좋은 게 없다며 행복이라고 짓자고 하더라, 오랜만에 틀린 말 하나 없어서 그대로 수긍하고 애기는 행복이가 되었다. 오늘 따라 땡기는 족발에 행복이를 앞 세워 김민규 시켜 먹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골골 앓는 소리로 족발을 먹고 싶다고 하니 우다다 달려 나간다. 이럴 때면 꼭 말 잘 듣는 리트리버 같다.
"행복아, 너희 아빠 진짜 좋은 사람이야"
아, 괜히 이런 말 한 걸까 벅차오르는 마음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찡해지는 코 끝에 다시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고 천천히 말을 이어 나간다.
"널 가져서 너무 행복해"
"어서 나와서 우리 잘 살아보자"
도어락 열리는 소리. 남편 왔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관문 쪽으로 나가니 김민규는 놀라서 내 어깨를 조심히 잡고 다시 쇼파로 이끈다. 뭐하러, 현관까지 나와. 그래도 남편 왔는데.. 괜찮으니까 여기 앉아 있어. 족발 먹자! 한손에 잡힌 커다란 봉지에는 맛족발 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다. 한 점, 두 점 먹고 나니 뭔가 배에서 이상한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이게, 뭐지.
"아"
"왜? 맛 없어?"
"아, 아니 그건 아닌데"
설마, 이게 태동.. 인가. 라고 생각이 들 즈음 한번 더 느껴지는 이 느낌에 다급히 김민규의 팔을 잡았다.
"여보, 행복이가 움직여.."
"정말로?"
"행복이가.. 움직였어"
깜짝 놀라며 내 배에 팔을 두르고 뽀뽀를 해 대는 김민규에 행복이가 듣는다고 하니 상관 없다며 자기가 이렇게 행복일 사랑한다고 하는 남편이다. 고개를 빼꼼 든 남편에 눈동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작게 한숨을 쉬는 김민규다.
"참고 싶었는데"
잠시만 저 표정
"한번을 안 도와주지"
아, 행복아 엄마 또 죽어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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