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김민규X아내너봉
W. 웨딩밍구
***
"어... 어.. 그럼 내일 8시에 만나 응."
요즘 따라 수상해진 남편이다. 같이 있다가도 전화가 오면 안방으로 들어가 소근거리며 전화를 받는 그의 태도에 사실 좀 많이 서운했다. 연애 할 때도 결혼 했을 때도 어떤 전화가 와도 내 앞에서 당당히 받았는데. 말도 안되지만 그렇지만 설마 혹시.. 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요새 우울한가. 우울..? 나는 작게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었다. 그리고 검색창에 산모, 산모 우울증을 검색해 보았다. 밑으로 길게 펼쳐지는 많은 글들에 이마를 짚을 수 밖에 없었다. 우울증. 산모 우울증.
"무슨 전화야?"
"별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다른 사람 이였으면 눈치 못 챘겠지. 민규야 근데 나는 네 아내야. 나의 물음에 살짝 굳어진 민규의 표정에 나는 순간 심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아니 어쩌면 실제로 무너졌을 것이다. 행복아. 엄마 어떻게 해야 해?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아. 잠시 나갔다 오겠다는 민규의 말에 고개만 두어 번 끄덕였다. 별 다른 말 없이 집을 나서는 김민규. 원래 너 나가기 전에는 꼭 뽀뽀 해줬잖아. 이게 뭐야 진짜..
민규가 집을 나선 시간 동안 난 많은 생각에 잠겼다. 어디서 들은 건데 아내가 임신하면 점점 살이 찌는 몸에 질려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말들. 물론 김민규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절대. 진짜.. 진짜 아닌데.. 자꾸만 흐려지는 눈가에 옷 소매로 눈을 벅벅 닦아 나갔다. 왜 이렇게 불안한지. 평소 물어 뜯지도 않던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 나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지쳤는지 거실 쇼파에서 잠이든 나였다.
잠결에 어렴풋이 들려오는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 남편 왔네. 내 옆으로 와선 뭐라뭐라 말을 중얼 거린다. 뭐라고 하는 거지.. 안 들려.
"김여주..... 내가...."
간헐적으로 조금씩 들리는 목소리.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미안..."
미안? 미안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데. 미안하다는게 지금 무슨 의미야? 내가 이 말을 어떻게 판단 해야 하는 걸까? 행복아. 행복아, 엄마 어떡해. 무서워.
***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딱히 그렇다 할 관계 진전도 없었고. 민규의 바깥 출입은 날이 갈 수록 점점 많아 졌다. 그러다가 걸려온 전화 한통. 휴대전화 화면에 떠 있는 이름. 내 남편♥.
"잠깐 나와. 할 말 있으니까."
할 말이 있는데 잠깐 나오라니. 집이 있잖아. 왜 굳이 바깥으로 나오라고 하는지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나는 위에 가디건을 하나 걸치고 천천히 내려가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무슨 말일까. 내가 생각하는 정말 그런 말들일까. 나는 잠깐이지만 머릿 속으로 많은 그림들을 그려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보이는 차 앞에 서 있는 김민규. 타라고 말하는 김민규에 조용히 차에 올라탔다. 운전석에 타고는 안정감 있게 운전을 해나가는 김민규에 얼굴이 붉어진다. 아무리 남편이라고 하지만 진짜 너무 잘생겼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니 나는 문득 이 밤에 어딜 가는지 궁금해졌다.
"어디가는데?"
"... 가보면 알아."
"말해주면 안돼?"
"응"
도대체 어딜 가는지. 묵묵부답인 김민규다. -피곤하면 자고 있어. 도착하면 깨워 줄께. -응..
이젠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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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이제야 온 절 매우 치세요. 진짜 저는 죽어야 마땅한 사람입니다. 아니 사람도 아니죠. 죄송해여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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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