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남자가 사랑하는 방법
w. 웨딩밍구
***
나는 그 날 이후로 김민규에게 본격적으로 붙어있기 시작했다. 아니 이건 좀 말이 그런가? 어쨌든 말도 많이 걸고 초콜렛도 주고 내가 아끼는 츄파츕스도 줬다. 먹으면서 한번만이라도 날 생각해 달라는 작은 의미였다. 근데 눈치가 없는 건지 이렇게 며칠이 지나도 변함없는 김민규의 태도에 나는 점점 당황하기 시작했다. 왜 안 먹히지.
그렇게 서로의 관계의 진전이 없는 의미 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사건이 터져버렸다.
오늘도 난 김민규 자리 옆에 슬그머니 가서 사탕을 놓아 뒀다. 슬그머니 돌아 가려는데 손목이 붙잡혀 버렸다. 처음엔 당황해서 그냥 가려 했지만 꽤 억세게 잡혀오는 손목에 다시 김민규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
"나한테 이런 거 주는 이유가 뭔데?"
이유를 말하라고? 네가 여자한테 철벽을 쳐, 근데 그게 나의 승부욕을 자극 시켰어 나중에 네가 날 좋아하기 시작하면 난 널 포기할꺼야 왜냐고? 난 금사빠니까. 라고 지금 내 입으로 말하라는 거야? 민규야 난 이 말을 할 용기가 없어.
난 아랫 입술을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당황과 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쏘아보듯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슬그머니 돌렸다. 아, 나보고 어떡하라고.
"너 나 좋아 하냐"
좋아 하냐고? 난 순간 많은 생각에 휩싸였다. '좋아 한다'라.. 이걸 좋아한다고 말해야 하는 건가? 물론 난 잘생긴 사람을 좋아한다. 변명이라도 해야하나 싶어 어떻게 대답할까 눈동자를 여기저기로 굴리며 골똘히 생각을 하는데 날 가만 지켜보던 김민규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 진 듯 보였다. 그리고 내 손목을 잡고 있던 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벌떡 일어서는 김민규.
"어?"
"따라와"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김민규는 다짜고짜 따라오라며 내 손목을 끌었다. 여기서 하지 무슨 말을 하려고 이래?
우리가 걸어 도착한 곳은 학교 뒤 편 창고 앞 이였다. 김민규는 도착하자 잡고 있던 나의 손목을 풀어주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진지하다면 진지하고 굳어있다고 하면 굳은 표정. 나는 그저 김민규의 말을 듣고 있었다.
"나 좋아하냐"
김민규가 꺼낸 말은 표면적으로는 의문이겠지, 근데 아니다. 난 알 수 있다. 그냥 자기한테 찝적대지 말라고 하는 말이였다. 그렇게 내가 싫은지 내가 그렇게 맘에 안 드는지. 그동안 떨어져 나간 언니들만 수두룩 하다던 다빈이의 말이 확 와 닿았다. 그래 뭐 이 정도만 해도 잘 버틴 거 아닌가? 김민규의 목석 같은 행동은 끈기 따위 존재하지 않는 나에게 빠른 포기를 안겨주었다. 안 좋아한다고 말, 해줘야겠지.
"아니"
"그럼 왜 자꾸 말 거는데"
"......"
"왜 자꾸 챙기는데"
"......"
"나 싸가지 없는 거 알면서 왜 챙겨 주냐고"
확실히 그동안 내가 김민규한테 했던 행동들은 누가 봐도 '나 쟤 좋아해' 할만한 행동이긴 했다. 일부러 그런 게 맞으니까. 그러니까 여기서 난 우물쭈물 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다 좋게 끝내고 싶은 걸. 너 완전 철벽 인 거 인정하고 나는 이제 새로운 사람 찾으면 되는 일이다. 그래 변명. 변명 거리를 생각해 내야 한다.
"그래, 뭐 처음엔 관심 있었어"
"......"
"지금은 마음 접었어,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불편했지? 야, 미안하다."
"......"
한참 동안 말이 없는 김민규에 괜히 마음이 불편해진 나는 반이라도 먼저 가봐야겠다 싶어서 김민규의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 나 먼저 가볼..."
"김여주"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이름을 덜컥 부른 김민규는 반에 가려고 돌아선 내 어깨를 잡고 다시 돌렸다. 뭔데, 왜 부르는 건데.
"나 사탕 오렌지 맛 안 좋아해. 콜라, 콜라 맛이 좋아"
이거 무슨 의민데?
"나 먼저 간다"
사탕? 그 얘길 왜 하는데? 너 내가 떨어져 주길 바라는 거 아니였어? 그 의미 내가 함부로 해석해도 돼? 나한테 어쩌라고 이래?
놓아주겠다고 김민규. 왜 이제 와서 이러는데?
****
밖은 시끄러운 매미 소리로 가득했고 교실은 선풍기를 틀었다지만 여전히 더웠다. 기온이 극한으로 치솟는 날씨에 없던 짜증, 스트레스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럴 때 부채라도 있었으면...
"무슨, 날씨가... 이렇게 더워..."
"들고 다니던가"
"뭐?"
"부채"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두리번 거리니 옆자리인 김민규였다. 내가 안 그래도 부채 생각하고 있던 건 어떻게 안 건지 여러모로 대단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시선에 잡히는 김민규 손에 있는 부채. 아니 내가 이러고 있는 게 보이면 자기 껄 빌려주던가...
내 시선이 자신의 부채에 가 있는 것을 본 건지 날 쓱 보더니 말을 건다.
"왜, 줄까?"
"주면 나야 좋지"
"그래, 너 해라"
그 때 그날 후로 김민규와 나. 우리 사이엔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상한 흐름이 생겨버렸다. 금사빠 근성 안 사라진다고 지금 딱히 예전만큼 김민규가 좋거나 하지 않았다. 여태까지 다 그래왔고. 근데, 근데 말이야. 나는 김민규가 나한테 점점 편하게 대하는 게 자꾸 신경 쓰이거든?
"시원하냐?"
내가 마음을 돌리니 변하는 네 모습이 나는 신경 쓰인다고.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역시 망작을 들고 온 저입니다. 죄송해요ㅜㅜ 아니 저 쓰차로 7일동안 글을 못 올렸네요ㅜㅠㅠㅠ 흐어엉엉엉 진짜 죄송해요ㅜ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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