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웬디야, 미안해 이 정도 밖에 못해줘서 "
" 아냐 아냐 충분해 인아 진짜 다 니가 한 거야? "
" 응 정말 내가.. "
아 진짜, 오늘도 종인이가 나오는 꿈을 꿨다. 헤어진지 일주일이 지났을까. 내 생일날 이벤트까지 해주고, 다음날 이별통보를 한 김종인이 아직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무리할 정도로 돈을 쓰고 친구들한테 부탁해 크게 이벤트도 해줘놓고 헤어지자니, 마지막 선물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청승을 떤지도 일주일이다. 그래 딱 일주일. 웬디야 진짜 미안한데 우리 헤어질래? 너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하며 얼버무리는 종인이를 보고 멍하니 있던 나는 종인이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니가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 라고 말하곤 교실로 들어와버렸다. 그렇게 일주일 김종인에게 문자를 보낼까 말까 하는 고민을 한지도, 내 친구들이 김종인만 보면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것도, 다 일주일만에 일어난 일이다. 헤어질 줄 누가 알았냐구요. 머리를 잡고 아무리 고민해도 답은 나오질 않았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냥 김종인이 보고 싶었다. 교실에 가면 볼 수 있는데, 수업을 듣다 고개를 돌려도 보이는데 왜 자꾸 보고 싶냐고. 그게 의문이였다.
" 웬디야! 저 미안한데 나 수학 공책 좀 빌려주라 "
" ..어? 응! 아 근데 나 중간에 빼먹은 거 있을거야 그건 책 보고 해! "
" 응, 고마워! "
경아였다. 경아가 종인이를 좋아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뭐 누구랑 다르게 예쁘고 예쁘도 또 예뻤다. 웃는 것도, 그냥 다 하나도 안 빼놓고. 경아가 종인이한테 좋아한다고 했을까? 그래서 종인이가.. 아니 내가 왜 이런 생각을! 미쳤네 완전 정신차리자 웬디야. 날씨 한 번 좋네. 무더운 여름이였다. 내 생일도, 헤어진 일도, 모두 다.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렸다.
" 웬디야 체육 하겠어? 쌤한테 내가 말할까? "
" 할 수 있어 괜찮아 "
" 하긴 개뿔 다 죽어가면서 내가 전달할게 교실에 있어 푹 쉬어 알겠지? 어유 예쁘다 "
" 뎡듀뎡~ 고마워 "
친구들이 나가고 나서야 편하게 자리에 누웠다. 예전엔 이러면 종인이가 옆에 와서 계속 얘기 해줬는데, 나 잘 때까지 기다려줬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든 모양이였다. 옆에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자 변백현이 앉아 있었다.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 쳐다보자, 안녕? 하면서 웃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 수업 끝났어? "
" 체육쌤이 가보라길래 나 반장이잖아 "
" 아.. 그랬구나 나 혼자 있어도 괜찮은데 "
" 괜찮이는 나댐이가 조용해서 반이 존나게 조용해 니 하나 안 떠든다고 "
" 죽을래 변백현? "
" 아뇨 누님 사랑합니다 "
한참을 티격태격 하고 있는데 김종인이 겨울 체육복을 들고 교실로 들어오다 나와 변백현을 보고 멈칫 하더니 체육복을 덮고 있는 내 위에 체육복을 하나 더 올리더니 그냥 나가버렸다. 왠지 같이 나가야할 거 같아 문을 열고 나오다 문 옆에 서있던 김종인과 부딪혀 당황해 뒷걸음질 쳤다. 김종인이 나를 보고는 나 아직 너 좋아해 라더니 계단을 내려갔다.
" 종인아 나도 너 좋아해 "
씨씨티비에 찍혀 방송으로 수업시간에 복도에서 연애 하면 벌점이라는 소리 들은 건 비밀
변백현이 연애소설 찍냐며 오글의 극치라고 욕한 것도 비밀
종인이와 다시 사귀는 건 안 비밀!
작가 손 없어진 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