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몇신데…. 이제서야 들어와? 잔소리를 하려던 승현의 입술이 그대로 먹혔다. 이새끼가 진짜! 또 이렇게 넘어가려는게 분명하다고 중얼거리던 승현이 지용의 어깨를 힘을 주어 밀쳐냈다. 왜 뒤늦게 내숭이냐는 표정의 지용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다시 승현에게 다가왔다. 요 며찰 동안 계속 예고도 없이 늦게 들어오는 지용에 승현은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오늘도 늦게 들어오면 죽을 줄 알아! 아침 밥상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무튼 경고를 했던 승현이였다. 아침의 대화를 회상하던 승현이 술냄새를 폴폴 풍기며 엉겨오는 지용을 다시 떼어내며 습관적으로 시계를 쳐다보았다. 자정이 넘어, 새벽 3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며칠 간 받았던 스트레스가 한번에 폭발하는 기분이 들어, 그는 숨을 한번 내뱉은 후에 지용의 멱살을 잡고 크게 소리쳤다.
“야 권지용!!”
“야? 권지용? 야 권지용?”
“그래!”
“하늘같은 서방님한테 야 권지용?”
“하늘같은 서방님 좋아하시네. 넌 저기서 자.”
난 여기서 잘꺼니깐.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던 지용을 확 밀어버린 승현이 이내 이불과 베개를 얼굴로 확 던져버렸다. 아파!! 술김에도 고통은 느껴지는지 정통으로 맞은 눈두덩이를 쓸어 내리는 모습에 승현이 더욱 열이 뻗치는지 소리를 질러대며 지용을 방에서 밀어냈다. 문까지 완벽하게 잠군 승현이 화를 식히려는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을 감았다. 문 밖에서는 당장 열으라며 쾅쾅거리는 지용이 있었지만, 승현은 아랑곳 않고 불을 끄고 눈을 붙였다.
* * *
속아파…. 쇼파에서 일어난 지용이 엉킨 머리를 대충 빗으며 주방으로 향했다. 눈은 제대로 떠 지지도 않고, 전날밤에 술을 너무 무리해서 마신 터라 속도 말이 아니였다. 이쯤되면 시원한 국을 끓여 줄 승현이 보일 법 했는데, 어쩐지 보이질 않았다. 으으 추워! 술김에 벗어던진 옷들을 바라보던 지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뭔 놈의 회사가 회식을 이렇게 자주하는지…. 머리도 아파왔고, 속도 쓰렸고, 몸도 부슬부슬 떨려왔다. 승현아아!! 해장국 좀 끓여달라고!! 얘가 어딨는거야. 전 날의 기억이 도통 나질 않아 인상을 찌푸리며 화장실 문을 벌컥 열어제꼈다. 어라? 없네…. 집안에 어쩐지 한기가 도는 것 같아 덥고 잤던 이불을 대충 몸에 두르고, 안방으로 몸을 돌렸다.
“이승현 여깄냐?”
“나가.”
“야 나 속쓰려….”
“나가라고.”
“너 왜그래? 어디 아프냐?”
이불 안에서 웅얼거리며 말을 내뱉는 승현이 어쩐지 수상해, 지용은 제빨리 이불을 확 젖혔다. 아침마다 얼굴이 붓는게 스트레스였던 승현이였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배로 더 심해진 붓기에 지용이 놀라며 얼굴을 부여 잡았다. 너 얼굴 꼴이 왜 이따구야? 어제 뭐 먹었냐? 볼에 엉겨붙은 눈물자국은 보이지도 않는지, 눈치도 없이 내뱉는 지용의 얼굴을 승현이 한참을 노려보다 다시 이불 안으로 몸을 숨겼다.
“진짜 싫어.”
“애기야 왜그래. 아파?”
“누가 형 애기야? 왜? 또 술이나 쳐먹지 그래.”
“슬 먹어서 삐졌어?”
“혹시 여자 만나?”
뭐? 미쳤어? 어처구니 없다는 지용의 음성에 승현이 이불안에서 확 나오더니 지용의 멱살을 별안간 잡아 흔들었다. 그럼 왜 맨날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오는건데!! 뜬금없이 멱살을 잡힌 지용이 힘으로 풀며 왜 그러냐고 승현의 얼굴을 디시 부여잡았다. 씩씩 숨을 고르며 노려보는 모양새가 어쩐지 애 같이 느껴진 지용이 승현의 볼을 마구 잡아 당기며 우리 애기 서운했어~? 라며 되도 않는 애교를 날렸다.
“하지말라고 진짜!!”
“야…이쯤하면 쫌 풀어라!”
“내가 가정부야? 형이 늦으면 올때까지 기다리고, 술먹고 새벽에 들어와도 속 쓰리다고 하면 아무 말도 없이 기다렸다가 네 하고 해장국 끓여 받쳐야 하는 가정사냐고 내가!”
눈치가 코치에 붙었냐고 놀림을 받던 지용도 승현의 눈물에 입을 꾹 다물고, 미안해. 라고 사뭇 진지하게 운을 띄었다. 서운했지…. 울 준비를 하는 승현의 볼을 다정하게도 쓰다듬으며 그대로 껴안았다.
이런다고 내가 풀릴 줄 알어? 끌어안고 머리를 부비는 저를 애써 밀어내는 승현의 허리를 꽈악 끌어안은 지용이, 살짝 몸을 풀어 부은 얼굴에 입술을 맞췄다.
“앞으로 안 늦을게. 술도 안 먹고.”
“거짓말쟁이.”
“거짓말 안 한다니깐? 울지마, 뚝.”
이쁜 얼굴 다 망가진다. 퉁퉁 부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하는 지용의 모습에, 승현이 슬쩍 웃으며 안기라는 듯이 벌려진 지용의 품으로 와락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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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오글거려.............. 그렇지만 뇽토리니깐 봐주세요 뇽토리니깐 흐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