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없이 펼쳐진 하얀 길이 눈 앞에 보였다. 마치 걷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 같았다. 난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까는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바닥에는 꽃잎이 떨어져 있었는지,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생을 마감한 꽃잎이 바스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생을 마감하며 발악을 하는 잎의 고통스런 신음소리에, 난 시선을 내려 내 발에 밟혀 형체를 잃은 갈변한 꽃잎을 바라 보았다.
“땅에 머리 박고, 뭐 하냐.”
“….”
“뭐 땅에 동전이라도 떨어졌어?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뒤에서 들리는 그리웠던 목소리에 난 망설임 없이 고개를 틀었다. 생각하던 그대로 지용이형이 맞았다. 난 웃으며 나에게로 다가오는 형을 바라보며 눈을 껌뻑였다. 어느새 코 앞으로 다가온 얼굴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지용이형…. 난 난리를 피우는 심장을 뒤로하고는 입에서 맴도는 그 이름을 불러보았다. 뭘 그렇게 봐? 왜, 내가 너무 잘생겼냐? 마치 형은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인 것 처럼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뭐야, 왜 이렇게 얼이 빠져 있는데. 그에 그치지 않고 그는 멍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내 볼을 쭈욱 늘려가며 예전과 다를 것 없는 장난을 걸어왔다.
“나 지금 꿈이에요?”
“응?”
“형이 여기 왜 있어…. 지금 나 꿈 꾸고 있는 거에요?”
“응.”
형은 환하게 웃었다. 꿈, 맞아. 안 그러면 내가 여기 왜 있겠어. 웃는 얼굴로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내뱉는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번에는 정말 꿈이 아닌 줄 알았는데. 난 밀려오는 아쉬움에 생글 생글 웃는 형의 얼굴을 슬쩍 노려보다, 나도 모르게 그냥 웃음이 세어 나와 결국 말 없이 형의 팔에 팔짱을 꼈다. 형과 나는 체온을 나누며 바스락 소리를 내는 꽃잎들을 밝으며 걷기 시작했다. 길게 펼쳐진 하얀 길의 끝 부근을 멍 하니 바라보며 정처없이 걸었다. 근데 형은 왜 자꾸 내 꿈에 나와요? 단단한 팔에 머리를 살짝 기대며 물었다. 너가 나 보고 싶어 하니깐 그렇지. 멍청이냐? 꿈인 주제에 너무 현실성이 뛰어난 대사에 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궁금한게 있는데.”
“뭔데?”
“형 정말로 죽었어요?”
“그건 너무 바보같은 질문이다.”
“그렇죠? 아무래도 그렇겠죠?”
“응, 멍청아. 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너무 멍청하다니깐.”
“음 그럼 다른 거. 형 나 사랑해요?”
“그것도 너무 바보같은 질문 아냐? 당연하지.”
난 와하하 웃는 형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형과 한참이나 걸으며 바보같은 질문과, 바보같은 대답을 주고 받았다. 마지막 질문. 내일 꿈에도 올 거에요? 팔짱을 낀 내 손을 풀어 손을 마주 잡는 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응. 다행이도 형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난 정말로 깨고 싶지 않은 꿈이라고 생각 하며 멀어져가는 형의 하얀 뒷 모습을 바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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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브금 정말 다른 좋은 참신한 것으로 바꾸고 싶지만 ... 음슴 .. ㅠㅠ
흑흑흑 ... 요즘 업뎃 자주 하네욤 ♡3♡
댓글 달아 주시고 봐 주시는 분들 증믈 스릉흡느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