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였다. 모른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눈을 감으면 무언가 그림이 그려졌다. 마치, 아이들이 크레파스로 그리는 선명하면서도 유치한 그림색으로 눈을 감으면 보이는 어두운 도화지에 천천히 그려졌다. 나는 눈을 감아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두 사람의 과거를 보고 있다. 한국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넓고 푸른 들판이 펼쳐진 곳에 나란히 앉아있는 두 남매. 어디서 본 듯 나는 내 눈을 의심하게 되었지만 둘의 얼굴이 자세하지 않아 보이지 않았다. 똘망똘망하고 큰 눈을 가진 예쁜 여동생과 늠름한 오빠의 모습이었다. 둘은 함께 뛰었다. 처음에는 둘의 표정이 날카로웠다. 무조건 이기려는 듯 온 힘을 다해 뛰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끝내 둘은 달리기를 멈추고 숨을 몰아쉰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보이는 표정으로.
“준영이 형, 우리 연습해야죠. 뭐해요, 얼른.”
“아, 아…. 좀 졸았다.”
아니다. 사실 내 정신은 멀쩡했다. 하지만 눈을 떴을 때 비추는 대기실의 환한 빛이 너무 눈을 부시게 했고, 약간 미간을 찡그린채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눈에 확연히 띄는 건 로이와 정환이였다. 늠름한 모습의 정환이와… 똘망똘망하고 큰 눈을 가진 그 예쁜 여자 애가 로이였어? 이럴수가. 진짜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로이였구나. 아니, 잠깐만 근데 왜 로이는 여자야. 아, 잠깐만. 완전 멘탈 붕괴잖아? 예뻤는데…. 아쉽다…. 입맛 다시듯 입만 쩍쩍 벌렸다. 아, 로이 볼 때마다 그 여자애 생각나잖아. 왜 그런 과거를 가져서 나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해? 노래나 해야겠다. 아니, 과거를 조금만 더 들춰볼까. 아, 아니다. 연습해야지, 연습. 의자를 뒤로 내빼고 흔들거리다 기타를 쥐려고 손을 뻗었다. 아, 조금만 더… 내 팔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시선이 나에게 고정이 되었고, 나는 의자와 함께 뒤로 엎어진지 오래였다. 아, 안 아픈 척 해야되는데…
일단 짧게 프롤로그 쓰고 갑니다! 너무 짧은가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구도를 쓰려고 했더니 자꾸 로이수가 머릿 속에 남아서 그런가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로이킴 게이만들기에 이어서 과거를 잃은 사나이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편도 그렇게 긴 장편이 되지는 않겠지만 로이킴 게이만들기와 달리 점을 열심히 찍고 있어요..
이어가도 괜찮겠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