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어? " " ……. " " 기운 좀 차려봐. " " 상태는 어떠셔. " 고작 한 말이 결국 또 재환에 대한 걱정이였다. 결국 어떻게해도 씻어낼 수 없는 그의 존재에 대해 학연이 뜨거워진 숨을 뱉어냈다. " 몰라. 나는 말만 하고 와서. 그나저나 너 오늘 일 할 수 있겠어? " " 해야지.. " " 정 힘들면 내가 니 것까지 해줄테니까 오늘은 쉬어가면서 해. " " 고마운데, 할 수 있어 원식아. " " 그럼 다행이고.. " " 걱정은 고맙다. "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이곤 원식이 그대로 나갔다.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힐 지조차 가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티를 내긴 싫어서 꿋꿋하게 제 할 일을 하러 밖으로 나왔다. 매서운 바람이 눈가를 스칠 때마다 눈물이 터져나올것만 같았다. 수십번을 그저 그렇게 주저앉아 울어버리고 싶었다.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고작 갈라진 목소리만을 들은 채 그대로 곁을 떠나왔다. 재환의 목소리는 바람이 불 때 마다 메아리치듯 학연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 마음을 더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 학연이 맞지? " " 예. 여긴 왜.. " " 내 방앞에 온 걸 왜라고 물으면 뭐라 답해야 하는게야? " 보조개 짙은 웃음을 지어내는 홍빈의 표정이 시리도록 무섭다. " 아까 원식이가 널 보러 가는 것 같던데, 원식이는 보지 못하였느냐? " " 예. 저는 계속 이 곳에 " " 형님이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는 들었겠지? " " …예. " " 너도 참 딱하다. 어찌 저런 놈을 만나서. " " 상태는 좀 나아지신 겁니까? " " 모르지. 아무도 들지 못하게 하였다. " " ……. " " 지금 아버지를 보아선 그냥 저 상태로 담양에 보낼 듯도 싶고 …. " " 담양, 말입니까? " " 넌 당연히 모르겠지. 뭐 우리나라에 그런 곳이 있다. " " 멉..니까? " " 꽤 걸릴껄. 뭐 들은 말이 있었느냐? " " 없습니다.. " " 시간이 좀 지체됐구나. 난 그만 가볼터이니 너는 니 갈길 가거라. 아, " " 이재환이, 널 애타게 찾을 것이다." 홍빈은 그렇게 아무일 없다는듯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방으로 들어가지도 않은 걸 보아하니 아무래도 일부러 학연을 찾아온듯 싶었다. 홍빈이 남긴 마지막 말. 그 한마디는 학연의 가슴을 찌르듯 깊숙이 패여 들어가 가슴 속 깊은 어딘가에 계속 남았다. 꺼내려고 하여도 어디에 자리잡은 건지 그 위치를 몰라 꺼내려고 할 수록 자신을 더 파고들었다. " 연아. 큰 도련님 담양가신대. " " 들었어 " " 너 뭐 좀 먹었어? " " 아니 " " 이게 진짜 죽고싶어 환장했나. 얼른 이거라도 " " 치워. " 날카롭게 곤두서버린 학연의 신경은 원식이 건넨 호의조차 마다한채 그렇게 점심을 건넜다. " 연아- " 하얀피부에 하늘색 한복. 까만 머리칼을 휘날리는 재환이 학연의 손을 잡고 언덕배기 위로 뛰어 올라갔다. 언제나 한결같이 눈이 휘어접힌 웃음을 지어보이며 길을 걷는 둘의 눈 앞에 찬란한 분홍빛 벚꽃이 흩날린다. 마치 눈처럼. 화사하게. " 연아, 예쁘지? " " 진짜 예쁘네요. 처음 봐.. " " 거봐. 내가 고울 거라했잖아. " " 그러게요. 나중에도 꼭 " 흩날리던 벚꽃들이 순식간에 거뭇한 잿덩어리로 변해버렸다. 쏟아지는 잿덩이 속에 잡고있던 재환의 손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광경은 일순간에 암흑속으로 흩어졌다. " 가지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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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요즘 신날때마다 이 말투 나오는데 너무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