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로이킴 - 휘파람 (Inst.)
로이는 나에게 정말 재미있는 친구이자 동생이었다. 뭐 친구해도 상관 없을 정도로 조오금 노안이기도 하고… 는 장난. 로이가 안 듣길 바랄 뿐이다. 조금만 건드려도 놀란 듯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던가, 조금 달래주면 또 뭐가 좋은지 싱글벙글 웃는 표정은 정말이지 잘생겼다. 크고 서글서글한 눈과 오똑한 코 그리고 항상 오물조물 멈추지 못하는 입술까지 모두 귀여워 미치겠다.
그를 닮은 한 소녀가 제 환각에서 자꾸 나타나는 것이 아무래도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로이를 좋아하고는 있다. 진짜 단지 형 동생 사이에서의 호감일 뿐, 전혀 이성적인 호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 환각 속에서의 소녀는 너무나도 귀여워서 항상 가까이 가지만 저를 멀리한다. 왜일까? 로이가 나를 싫어하나.
“로이야. 로이는 나 어때?”
“형. 형 혹시 낮술했어요?”
쩝. 민망함과 함께 침만 꿀꺽 삼켰다. 거실에서 드러누워 있는 정환이, 그리고 그 옆에 앉아있는 로이. 저 둘을 보면 왜 자꾸 속이 허 하고 비는건지가 의문이다. 아이고, 자야겠다 하고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아지랑이가 일어올랐다. 그리고 그 아지랑이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무언가가 나의 호기심을 이끌었다. 가까이 다가갔지만 그것과 나의 사이는 여전히 멀었고 점점 멀리가는 듯한 기분에 손을 뻗었다. 어린아이가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듯, 또 아티스트가 무언갈 디테일하게 그리듯 내 머릿 속 어둠에 그림이 그려졌다.
그 소녀가 또 나타났다. 또 혼자 있었고, 혼자 있었고, 외롭고, 쓸쓸해보였다. 약간 네덜란드 풍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다. 초풀로 가득 채워진 들판이 넓고 또 깨끗했기 때문에.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외쳤다.
“야, 야. 야! 야! 너 왜 거기 혼자 있어?”
소녀가 나를 쳐다보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 소녀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나보다. 하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 하나가 있었다. 그 소녀의 맑고 예쁜 눈꼬리 끝에 눈물이 아슬아슬 그렁그렁하게 맺혀 있었다. 조금만 건드리면 톡 하고 떨어질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왜일까? 마음이 그냥 저려왔다. 그냥. 그냥 속상했다.
“형, 잠꼬대를 뭐 그렇게 해요.”
정환이의 말이 저를 다시 깨게 해주었다. 아, 분명히 잔 건 아니었는데. 뭔가 더 피곤해진 느낌이고 무엇보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에라, 모르겠다. 한숨 섞인 말을 뒤로 하고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쇼파에 앉았다. 물론 그 반대쪽으로 다시 눕긴 했지만. 둘이서 뭐가 재밌다고 키득키득 거리는데 나를 슬쩍슬쩍 쳐다보는 게 기분이 나빠서 눈꼬리를 치켜세우는 걸로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니?' 라는 말을 대변해주었다. 그러자 웃음을 참고 있는 듯한 로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뭐, 누가 혼자 있기라도 했어요?”
“? …설마 들었냐.”
“응, 되게 크고 맑은 목소리로 물어보던데.”
“잠꼬대 수준이 아니었지.”
…아. 제기랄. 쪽팔리다.
안녕하세여! 으악입니다.
너무 너무 오래 기다리셨죠 ㅠㅠ 제가 요즘 넘 숙제가 많아가지고..
이 글도 그렇게 긴 장편으로 갈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많이 사랑해주실거죠? (+, 불마크만 있는 게 아니지만)
로이킴 게이만들기에 이어서 좀 문체를 많이 바꿔봤어요
글도 준영 입장에서 쓴 글이고요
암호닉 받습니다! 다음 글부터 암호닉 거신 분들 써드릴게요♥
암호닉 거실 분은 그냥 댓글 앞에 "암호닉)" 하고 댓글 달아주시면 될 것 같네요..
제가 김칫국 마셨나요? 암호닉을 벌써.. 제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 거 ㅅ같지만..
여하튼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자주 뵈요 ㅎㅎㅎ